"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Drama Transcript: Episode 16 (Full)
Part 1:


8
00:01:07,160 --> 00:01:08,220
오징어볶음 더 주세요.

9
00:01:08,700 --> 00:01:08,840
네.

10
00:01:14,780 --> 00:01:24,440
이룰거야 말거야 여섯마리

11
00:01:24,440 --> 00:01:26,320
다리 진짜 고가 맞지?

12
00:01:26,700 --> 00:01:26,860
네.

13
00:01:38,800 --> 00:01:42,720
드디어 숲속 종소리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14
00:01:43,680 --> 00:01:48,920
가드 소리와 함께 나 아주 애쓰니때매 은퇴를 못해요

15
00:01:49,920 --> 00:01:53,420
쓰레기만두 파동으로 송만두집들까지 휘청거립니다.

16
00:01:54,060 --> 00:02:01,160
조리도 깡패 치킨집들이 문닫느라 내가 이거 싸줄게 기가

17
00:02:01,160 --> 00:02:12,240
막히게 하나 싸줄게 나

18
00:02:12,240 --> 00:02:18,000
안먹고 이거 아버지가 먹어 영원히 누구 줄거야?

19
00:02:18,000 --> 00:02:20,540
외할아버지 줄거야 친할아버지 줄거야 누구?

20
00:02:26,620 --> 00:02:29,220
입 벌리고 물어보는게 어딨어요?

21
00:02:30,260 --> 00:02:31,720
여기 오징어국 좀 더 주세요.

22
00:02:32,000 --> 00:02:32,200
네.

23
00:02:32,680 --> 00:02:34,100
여기도 국 좀 더 주세요.

24
00:02:34,800 --> 00:02:35,140
네.

25
00:02:35,920 --> 00:02:38,500
야 너 오징어를 왜 그렇게 때려넣어?

26
00:02:38,620 --> 00:02:42,980
그러니까 한 손씩 꺼먹지 오징어국 메뉴에 올려야지 안

27
00:02:42,980 --> 00:02:49,160
돼 주라다 주라 다 거덜나 사람 봤어야 돼

28
00:02:49,160 --> 00:02:53,120
당신 힘들어 안 돼 누가 그래 나 힘들다고?

29
00:02:54,300 --> 00:02:58,020
그놈의 돈 엄마를 춤추게 했다.

30
00:03:01,180 --> 00:03:03,900
왜 계단을 그렇게 내려가?

31
00:03:04,740 --> 00:03:06,000
갱년기 다 끝났어?

32
00:03:07,460 --> 00:03:12,580
몰라 이상해 그렇게 신이 나 이게 돈 맛인가?

33
00:03:13,220 --> 00:03:17,880
새벽부터 밤까지 진짜 바쁘잖아 근데 돈통이 막 쭉쭉쭉쭉

34
00:03:17,880 --> 00:03:22,700
차니까 힘들지가 않아 좋아?

35
00:03:23,140 --> 00:03:28,640
어 나 진짜 너무 좋아 하늘이 이렇게 물방울을

36
00:03:28,640 --> 00:03:34,140
주려고 그렇게 짜게 굴었었나봐 월드컵에 배달했지?

37
00:03:34,300 --> 00:03:36,180
제주 면세 풀렸지?

38
00:03:36,340 --> 00:03:38,100
제주에서 올인 찍었지?

39
00:03:39,540 --> 00:03:41,520
중고나라가 철용이 잡아줬지?

40
00:03:42,220 --> 00:03:43,780
정민이 광고해줬지?

41
00:03:43,780 --> 00:03:51,040
어떻게 이래 이제야 막 보너스를 때려받는 것 같아

42
00:03:51,780 --> 00:03:54,920
여보 우리 있잖아 이제 막 여행도 가고 그러자

43
00:03:54,920 --> 00:03:59,300
관도 가고 중국도 가자 미숙이년은 가는데 나는 왜

44
00:03:59,300 --> 00:03:59,880
못 가?

45
00:04:02,740 --> 00:04:05,080
미숙이년 왜 맨날 미숙이년이야?

46
00:04:07,820 --> 00:04:23,840
요즘 같으면 막 천년만년 살고 싶어 미숙이년

47
00:04:23,840 --> 00:04:30,160
돌밭을 일구던 나의 성실한 부모는 랜드마크를 만들어버린 사람들이었다

48
00:04:46,680 --> 00:04:53,740
저 놈의 미숙이년 누게가 원조냐 누게가 제주 오징어

49
00:04:53,740 --> 00:04:58,460
다 전세 냈대요 오징어로 특허냈대요 그러면 너는 뭐

50
00:04:58,460 --> 00:05:01,100
남의 밥상에 숟가락 대는 특허를 냈냐?

51
00:05:01,760 --> 00:05:05,380
아니다 너는 발꼬락을 갖다 대나?

52
00:05:06,840 --> 00:05:13,760
그거는 발꼬락에 쥐가 났다고 간판 바꿔라 메뉴 바꿔라

53
00:05:15,260 --> 00:05:20,400
냅둬 오히려 땡큐야 같은 오징어로 덤비는 게 더

54
00:05:20,400 --> 00:05:26,120
좋아 왜?

55
00:05:27,020 --> 00:05:27,300
왜?

56
00:05:28,240 --> 00:05:41,960
원래 미란다 옆에 있어야 환타가 잘 팔려 미숙이년

57
00:05:44,660 --> 00:05:56,800
그런 엄마도 백전백패하는 사람은 있었다 그래

58
00:05:58,880 --> 00:06:14,320
나에게도 있었다 미운 서른일곱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다 아니

59
00:06:14,320 --> 00:06:18,920
아무리 미운 녀석이라도 어떻게 이래 내가 지 밥

60
00:06:18,920 --> 00:06:32,030
먹였다고 이래 지가 떠먹을 건데 내가 떠먹였다고 나는

61
00:06:32,030 --> 00:06:40,130
애만 보고 엄마는 나만 봤다 어떡해 이 아저씨

62
00:06:40,650 --> 00:06:45,790
쑥스러워가지고 내 딸 표정은 청계를 알면서 엄마의 표정들은

63
00:06:45,790 --> 00:06:53,450
많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때는 몰랐다 사진에 남은 어색한

64
00:06:53,450 --> 00:06:58,870
얼굴들로만 엄마를 기억하게 될 날이 오는 줄은 몰랐다

65
00:07:06,150 --> 00:07:14,890
똥꼬지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엄마는 손주여도

66
00:07:14,890 --> 00:07:22,830
내 딸 진월 너무 빼면 밉지 새봄이가 세상에서

67
00:07:22,830 --> 00:07:32,150
제일 막하는 사람이 할머니한테는 제일 아까운 사람인데

68
00:07:32,150 --> 00:07:40,820
딸 좀 봐줘

69
00:07:40,820 --> 00:07:47,300
할머니 딸 좀 오래오래 지켜줘 응?

70
00:08:00,290 --> 00:08:05,810
고맙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가면 꼭 그렇게 촌스러워졌다

71
00:08:05,810 --> 00:08:11,330
누가 청소해달래 화장실 청소는 왜해 너 자 쉬는

72
00:08:11,330 --> 00:08:15,690
날이라며 엄마 이러니까 내가 아주 부르기가 싫다고 야

73
00:08:16,270 --> 00:08:20,470
니는 서른일곱 고마우면 그냥 고맙다 해 나도 니

74
00:08:20,470 --> 00:08:24,690
눈썹만 봐도 니 속 다 알아 그럼 해

75
00:08:24,690 --> 00:08:34,210
내려놔 허리 부황 뜬다며 나는 진짜로

76
00:08:34,210 --> 00:08:38,590
이렇게 뜻대로 안 되는 거 일생에 박새봄이가 처음이야

77
00:08:39,559 --> 00:08:43,049
어떻게 저렇게 말을 안 들어 어떻게 한 번에

78
00:08:43,049 --> 00:08:48,050
내를 안 해 아유 고소하 딱 저 같은

79
00:08:48,050 --> 00:08:56,250
딸을 낳았네 솔직히 엄마한테 짜증났지 애 셋을 어떻게

80
00:08:56,250 --> 00:09:01,210
키워 닭다리도 니가 먹고 너 할 거 하면서

81
00:09:01,210 --> 00:09:05,150
살아 니 인생에 너도 있어야 부하도 안 나지

82
00:09:05,150 --> 00:09:09,450
자꾸 본전 생각나고 이게 맞나 싶잖아 그럼 애도

83
00:09:09,450 --> 00:09:14,870
다 알아 엄마 표정만 봐도 눈치가 빠네 새봄이한테는

84
00:09:14,870 --> 00:09:24,730
니가 지 우주라고 지금 근데 어차피 그거 오래

85
00:09:24,730 --> 00:09:31,110
안 가 어차피 나중에는 자식 인생에서 니가 제일

86
00:09:31,110 --> 00:09:36,610
뒷광찰이 될 거니까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87
00:09:36,610 --> 00:09:44,950
더 해 엄마는 후회하지 엄마 하고 싶은 거

88
00:09:44,950 --> 00:09:53,630
다 못해서 나는 좋아서 했어 천혜고하 오혜순이 식모사리

89
00:09:53,630 --> 00:10:00,130
오혜순이 여고 중태 오혜순이 내가 가져본 타이틀 중에서

90
00:10:00,130 --> 00:10:06,590
금명이 은명이 엄마가 제일로 근사했는데 나는 나대로 기똥차게

91
00:10:06,590 --> 00:10:13,400
산 거야 니 인생 좀 까니 부지마 아니

92
00:10:14,220 --> 00:10:18,440
난 보성이 없나 어떨 땐 너무 화가 나고

93
00:10:20,560 --> 00:10:25,700
애한테 막 소리도 찔러 내가 미쳤나 봐 처음부터

94
00:10:25,700 --> 00:10:29,560
뚝 떨어진 엄마가 어딨냐 애도 크고 너도 크고

95
00:10:29,560 --> 00:10:36,120
그러는 거지 새봄아 내일 아침에도 밥 백 번

96
00:10:36,120 --> 00:10:36,720
씹을 거야?

97
00:10:37,440 --> 00:10:38,580
옷 열 번 갈아입을 거야?

98
00:10:39,680 --> 00:10:41,560
아침마다 왜 이렇게 땡깡 부려?

99
00:10:42,340 --> 00:10:42,480
응?

100
00:10:43,760 --> 00:10:48,820
왜 이래 내가 밥 빨리 먹으면 엄마 더

101
00:10:48,820 --> 00:10:52,820
빨리 가 내가 밥 다 먹고 옷 다

102
00:10:52,820 --> 00:10:59,080
입으면 엄마 회사 가 그래서 그랬던 거야?

103
00:11:00,200 --> 00:11:00,960
불 싫어서?

104
00:11:05,380 --> 00:11:09,720
엄마가 저번 날에 막 소리 질러서 미안해 엄마

105
00:11:09,720 --> 00:11:19,660
잘못했어 엄마가 우리 새봄이 사랑해 우리 새봄이

106
00:11:19,660 --> 00:11:28,660
엄청 사랑해 엄마의 딸이 또 엄마가 되어갔다 아이를

107
00:11:28,660 --> 00:11:37,460
품은 딸의 시간이 너무 곧 오지 않기를 엄마는

108
00:11:37,460 --> 00:11:50,480
사는 내내 자기 시간을 잘라다 붙였다 자기야 우리

109
00:11:50,480 --> 00:11:54,580
새봄이 피아노 사기로 한 돈 그거 우리 엄마

110
00:11:54,580 --> 00:11:55,900
아빠한테 좀 써도 돼?

111
00:11:57,640 --> 00:12:02,420
그냥 괜히 지금 안 쓰면 좀 후회할 것

112
00:12:02,420 --> 00:12:11,820
같아서 자기야 뭘 물어 자기는 그냥 결정만 하면

113
00:12:11,820 --> 00:12:19,940
되는 사람이야 어떻게 나 양말 다시 벗어?

114
00:12:22,660 --> 00:12:31,070
그래서 얼만데?

115
00:12:32,610 --> 00:12:35,090
서울은 건강검진이 더 비싸지?

116
00:12:35,710 --> 00:12:41,290
내가 이렇게 결제를 해버려야 고만 미루지 부모도 자식한테

117
00:12:41,290 --> 00:12:47,270
효도해야 돼 건강해서 효도해 나는 피검사만 해 아빠

118
00:12:47,270 --> 00:12:51,810
무릎도 그게 만성이고 엄마는 무슨 부왕이 만병통치인 줄

119
00:12:51,810 --> 00:12:52,090
알아?

120
00:12:52,650 --> 00:12:54,070
그래서 둘이 합쳐 얼만데?

121
00:12:54,070 --> 00:13:04,080
나는 피검사만 해 어이

122
00:13:04,080 --> 00:13:12,260
용근이 나 서울 아이 나 못 가 요새

123
00:13:12,260 --> 00:13:17,260
좀 살만하니까 어 그렇지 기타 배우러 다녀 통기타

124
00:13:18,000 --> 00:13:18,680
아빠가?

125
00:13:19,120 --> 00:13:20,020
기타를?

126
00:13:20,980 --> 00:13:24,560
어 나 빼고 진도 나가 남들 기타 치고

127
00:13:24,560 --> 00:13:27,420
낭만 찾을 때 아빠는 한 번은 못 해봤잖아

128
00:13:28,000 --> 00:13:35,620
김강석이 그렇게 멋있네 평생 처음으로 취미 하나 생겼다

129
00:13:45,820 --> 00:13:53,920
검버섯 좀 빼자니까 언제 이렇게 늙었어 아니 그게

130
00:13:53,920 --> 00:14:03,160
아니고요 잘 안 간다고요 왜

131
00:14:04,180 --> 00:14:06,260
누가 자꾸 어딜 오래?

132
00:14:07,600 --> 00:14:18,920
내가요 죽대를 싸우러 가면 안 돼 내가

133
00:14:18,920 --> 00:14:30,040
죽대를 싸우러 가면 안 되는 거야 동병이가

134
00:14:32,300 --> 00:14:41,920
절대로 동병이가 동병아

135
00:14:44,600 --> 00:14:54,680
동병아 아버지가 동병아 동병아

136
00:14:54,680 --> 00:15:03,360
내놓지 못하던 그 이름을 동병아 아빠는 한참이나 불렀다고

137
00:15:03,360 --> 00:15:16,390
했다 동병아 엄마는

138
00:15:16,390 --> 00:15:26,750
그날 아빠의 감옥을 처음 보았다 죽대?

139
00:15:28,450 --> 00:15:34,230
그날 죽대를 싸러 가지를 말 걸 가지를 말

140
00:15:34,230 --> 00:15:43,850
걸 그러더라 아빠가 그러면서 동병아 동병아 그러는데

141
00:15:43,850 --> 00:15:50,210
나 이제야 알겠대 우리가 왜 동병이 얘기를 못하고

142
00:15:50,210 --> 00:15:58,730
살았는지 아니 나는 마치 언제 할 거냐고 했더니

143
00:15:58,730 --> 00:16:04,210
나가래 끝났대 아빠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144
00:16:04,590 --> 00:16:07,410
내가 다 사줄게 삼겹살?

145
00:16:07,810 --> 00:16:08,450
삼겹살?

146
00:16:08,590 --> 00:16:18,020
어 그들의 가슴에는 아주 작고 아주

147
00:16:18,020 --> 00:16:47,450
커다란 무덤이 있었다 미쳐

148
00:16:48,510 --> 00:16:50,990
계속 혼자 와서 그러고 있었어?

149
00:16:52,210 --> 00:16:58,180
나 내일 올 줄 알고 오늘 왔지?

150
00:16:59,100 --> 00:17:03,280
내일이 당일이니까 당신 오늘 올 것 같아서 나

151
00:17:03,280 --> 00:17:10,280
따라왔어 동병이도 생일날은 엄마 아빠 같이 보고 싶겠지

152
00:17:12,420 --> 00:17:18,660
참 다르네 부모 누운 자리는 식구들 다 와서

153
00:17:18,660 --> 00:17:27,680
잘만 보더만 자식 누운 자리는 참 내가 당신

154
00:17:27,680 --> 00:17:44,910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 아기가

155
00:17:44,910 --> 00:17:59,320
혼자 어떡해 무서워서

156
00:17:59,320 --> 00:18:09,660
어떡해 무서워서 어떡해 반들반들한

157
00:18:09,660 --> 00:18:17,300
길이 나고 아이가 누운 자리는 사시사철 가장 깨끗했다

158
00:18:44,030 --> 00:18:54,440
동병이 자리엔 더 귀엽고 아픈 것들이 누웠다 가자

159
00:19:11,130 --> 00:19:22,460
집에 가자 집에 우리가

160
00:19:27,480 --> 00:19:34,860
왜 동병이를 못 내놓고 살았는지 나 이제야 알겠대

161
00:19:34,860 --> 00:19:43,870
그리움 보다도 죄책감이 더 크면

162
00:19:43,870 --> 00:19:54,230
추억이 안돼 막내라 너 얼마나 예뻤는데 그냥

163
00:19:54,230 --> 00:20:03,870
천사였잖아 천사를 4년은 안아봤는걸

164
00:20:04,750 --> 00:20:10,390
그거 다 또 하래도 나는 또 해 이제

165
00:20:10,390 --> 00:20:15,230
또 올라가 보면 되지 볼 날도 맨날 맨날

166
00:20:15,750 --> 00:20:25,510
간가워지잖아 나는 싫어 나 죽을 때

167
00:20:25,510 --> 00:20:31,410
동병이 안 왔으면 좋겠어 나는 그냥 동병이가 우리

168
00:20:31,410 --> 00:20:35,290
다 까먹게 해달라고만 맨날 빌었어 내가 애 보고

169
00:20:35,290 --> 00:20:43,800
싶듯이 애가 혼자 엄마 아빠 찾으면 참 애가

170
00:20:43,800 --> 00:21:03,050
참겠나 애가 참겠나 싶어서 그거

171
00:21:03,050 --> 00:21:11,110
나 언제 보여줄거야 자 오늘 쉬는 제목이 뭔데

172
00:21:16,240 --> 00:21:24,280
잘도 아꼬운 삼촌 동명이 삼촌 애들한테 동명이 삼촌이야

173
00:21:24,280 --> 00:21:33,660
하는데 이상하대 이상한데 좋아 우리

174
00:21:33,660 --> 00:21:40,900
동명이가 덜 외롭겠어 이상하게 있잖아 내가 덜 나쁜

175
00:21:40,900 --> 00:21:47,700
엄마가 된 것 같아 이거 봐 원칙적으로 당신이

176
00:21:47,700 --> 00:21:51,600
나쁜 놈일 수가 있어 개가 개를 낳지 소가

177
00:21:51,600 --> 00:21:57,580
소를 낳지 천사를 누가 낳겠어 동명이 천사라며 내가

178
00:21:57,580 --> 00:22:01,360
당신 잘 때마다 당신 등대기 단속하느라고 무진장 했어

179
00:22:01,360 --> 00:22:05,900
그 등대기에서 날개 튀어나오는 거 쑤셔넣느라고 나 잠도

180
00:22:05,900 --> 00:22:14,060
못자 아버지 양스타가 전화 받으래요 엄마 말고 아빠?

181
00:22:14,740 --> 00:22:15,260
나바꾸래?

182
00:22:15,820 --> 00:22:24,540
애들 껴어 집에 가게 어이 양스타 왜?

183
00:22:24,960 --> 00:22:26,080
너 어디 심은 애 난데?

184
00:22:26,840 --> 00:22:27,100
엄마?

185
00:22:27,480 --> 00:22:34,120
옆에 있는데 아빠 바꾸라며 어 나바꾸래지 어?

186
00:22:37,350 --> 00:22:47,320
아아 들어왔는데 반짝 더

187
00:22:47,320 --> 00:22:52,100
살만하게 반짝 더 털어내게 그래?

188
00:22:52,880 --> 00:22:59,940
그래 뭐야 밀린 임금을 몰아주는 것처럼 천국에서 자꾸

189
00:22:59,940 --> 00:23:06,020
소리를 냈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냥 한 번 더

190
00:23:06,020 --> 00:23:10,080
보는 거야 그냥 거의 아닐 거고 맞다 쳐도

191
00:23:10,080 --> 00:23:14,900
고치면 돼 요새 다 고쳐봐 양관식님 양관식님 네네

192
00:23:14,900 --> 00:23:21,940
체육실 앞에서 대기하세요 이런 짖통수가 어딨어 무쇠가 이러는

193
00:23:21,940 --> 00:23:31,540
게 어딨어 아빠 걱정하지마 겁먹지마 나 여기 있어

194
00:23:31,540 --> 00:23:33,200
나 여기 있을 거야 알지?

195
00:23:34,540 --> 00:23:42,540
하나도 하나도 걱정한대 내 몸을 내가 몰라 몰랐다

196
00:23:43,390 --> 00:23:56,840
무쇠가 얼마나 얼마나 약한 사람인지 엄마

197
00:23:58,950 --> 00:24:05,160
의사가 뭐라고 하든지 울지마 아빠 아니야 아빠는 아니야

198
00:24:05,160 --> 00:24:11,120
아빠처럼 착한 사람은 세상에 어딨다고 엄마 엄마 응

199
00:24:11,120 --> 00:24:16,180
나 못 믿어 만약에 아프다고 해도 그냥 내가

200
00:24:16,180 --> 00:24:25,860
고친다니까 믿어 믿어 그러니까 아빠 앞에서 울지마 아빠도

201
00:24:25,860 --> 00:24:34,420
지금 놀랬어 류마티스 관절염을 오래 아르셨네요 아픈 걸

202
00:24:34,420 --> 00:24:40,220
너무 참으셨어요 다발 골수종으로 인한 증상을 류마티스 관절염

203
00:24:40,220 --> 00:24:45,240
증상으로 오인해서 발견이 늦는 경우들이 덜어 있어요 다발성

204
00:24:45,240 --> 00:24:50,580
골수종이라는 게 혈액암의 일종인데 백혈병에 먼 친척쯤 된다고

205
00:24:50,580 --> 00:24:55,420
보시면 됩니다 아는 유행가 하나가 제대로 없고 걸그룹이

206
00:24:55,420 --> 00:25:01,840
나오면 맨날 제가 성유리냐고만 묻던 아빠가 답답했다 아빠는

207
00:25:01,840 --> 00:25:06,060
딸에게 말을 걸고 싶었단 걸 아빠도 기타를 치고

208
00:25:06,060 --> 00:25:10,740
싶어 한 사람이었단 걸 몰랐다 모른 채 했다

209
00:25:10,740 --> 00:25:15,700
잘 참는 분들이 오히려 병을 키워서 오세요 이미

210
00:25:15,700 --> 00:25:22,760
신장장애까지 진행됐는데 인지를 못하셨어요 굉장히 피곤하셨을 텐데 그럼

211
00:25:25,560 --> 00:25:27,040
어떻게 해요?

212
00:25:28,680 --> 00:25:34,500
지금 상태는 당장 조치를 안 하면 위험한 정도로

213
00:25:35,930 --> 00:25:44,340
참 그렇습니다 이제야 김광석을 좋아하게 된 내 아빠에게

214
00:25:44,340 --> 00:25:54,220
하늘은 그토록 야박하게 굴었다 어어 뭘

215
00:25:54,220 --> 00:25:59,200
데리러 와 금영아 하루 이틀 다닐 것도 아닌데

216
00:25:59,200 --> 00:26:28,890
그러지 마 지쳐 너 지쳐 걱정도

217
00:26:28,890 --> 00:26:34,450
하지 마 내가 당신 고쳐 놓을 거야 내가

218
00:26:34,450 --> 00:26:54,790
고쳐 놓으면 돼 스물

219
00:26:54,790 --> 00:27:03,110
네번의 항암은 무쇠를 녹였다 엄마는 계절을 잊었다 어이

220
00:27:03,110 --> 00:27:09,890
꽃순이 꽃 좀 봐 이런 걸 봐야 시도

221
00:27:09,890 --> 00:27:13,370
나오지 신은 쓰고 있는 거야?

222
00:27:14,510 --> 00:27:18,990
그거 나 언제 보여주게 그렇게 꽃 좋아하는 사람

223
00:27:18,990 --> 00:27:23,750
내 발만 보고 가네 당신 넘어지면 큰일 나

224
00:27:24,410 --> 00:27:45,430
좀 봐 같이 좀 보게 내년엔

225
00:27:45,430 --> 00:27:50,690
단풍 보러 장가게 가자 미숙이년도 갔다 왔대 엄청

226
00:27:50,690 --> 00:27:57,370
사랑해 손을 왜 이렇게 꾹 잡고 다녀 누가

227
00:27:57,370 --> 00:28:02,430
나 뺏어갈까 봐 당신 없으면 나 아무도 없어

228
00:28:02,430 --> 00:28:02,910
알지?

229
00:28:04,190 --> 00:28:09,290
왜 없어 애들 있는데 없어 애들 다 뒤집고

230
00:28:09,290 --> 00:28:18,710
있잖아 애물단지 애물단지에 순이 어렸어도 작은 아버지 집에서

231
00:28:18,710 --> 00:28:23,350
당신만 조구 못 먹고 잘 생각하면 나 성질이

232
00:28:23,350 --> 00:28:30,270
나서 잠도 안 오대 그때부터 애물단지 하나가 속에

233
00:28:30,270 --> 00:28:39,770
콕 박혀가지고 그러니까 이겨내 호롭 많은 애들한테 또

234
00:28:39,770 --> 00:28:47,710
애물단지야 나 외롭게 늙게 하지마 그럼 두고는 못

235
00:28:47,710 --> 00:28:57,030
가지 그놈의 애순이 두고는 못 가지 아빠의

236
00:28:57,030 --> 00:29:05,910
시간은 벚꽃같이 흘렀다 힘들었지?

237
00:29:07,030 --> 00:29:08,090
안 매서 걸렸어?

238
00:29:08,550 --> 00:29:12,650
별로 별로 안 아파 아프지 뭐가 안 아파

239
00:29:12,650 --> 00:29:18,210
아프지 뭐가 안 아파 양도한 선생님 아 네네

240
00:29:18,730 --> 00:29:20,970
아시고 아세요?

241
00:29:21,470 --> 00:29:21,570
어?

242
00:29:25,510 --> 00:29:30,770
삐 검사 하고 올라오셨냐고요 아니 아까 밑에서 여기

243
00:29:30,770 --> 00:29:35,490
먼저 가라고 해가지고 여기 다 순서 써있잖아요 아이고

244
00:29:36,350 --> 00:29:37,950
나가세요 네?

245
00:29:38,350 --> 00:29:43,090
나가세요 아니 아니 들어오지 마시고 앞에 주시라고요 앞에

246
00:29:43,090 --> 00:29:51,670
제가 못 봐가지고 써있잖아요 박 경단님 들어가실게요

Part 2:


1
00:00:00,500 --> 00:00:02,120
고기는 상관이 없고요.

2
00:00:02,580 --> 00:00:05,980
누구는 또 고기가 안 좋다고 해가지고...

3
00:00:06,260 --> 00:00:07,280
잘 드시면 좋죠.

4
00:00:07,600 --> 00:00:09,280
그럼 다음 달에 뵐게요.

5
00:00:09,660 --> 00:00:12,620
저기, 뜸은 떠도 되는지...

6
00:00:13,620 --> 00:00:16,060
뜸이 좋다고 하던데...

7
00:00:16,620 --> 00:00:18,940
인터넷에서 찾은 걸 여기 와서 다 모르시게요?

8
00:00:26,840 --> 00:00:28,840
이게 아니에요.

9
00:00:29,540 --> 00:00:32,300
번호가 832번 맞는데...

10
00:00:32,300 --> 00:00:36,000
추납처에 접수처 번호표를 갖고 오시면 안 되는 거예요.

11
00:00:37,380 --> 00:00:38,220
아...

12
00:00:38,220 --> 00:00:39,800
그럼 이 번호는...

13
00:00:39,800 --> 00:00:40,940
저기 써 있잖아요.

14
00:00:47,420 --> 00:00:48,880
835번 안 계세요?

15
00:00:51,620 --> 00:00:52,460
해줘요.

16
00:00:53,440 --> 00:00:54,320
그냥 해줘요.

17
00:00:55,060 --> 00:00:56,660
여기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18
00:00:57,340 --> 00:00:59,660
모르는 사람은 그냥 좀 해주면 되지 왜...

19
00:01:00,800 --> 00:01:01,640
그래...

20
00:01:01,640 --> 00:01:03,099
왜 한숨을 쉬어요?

21
00:01:03,099 --> 00:01:05,500
왜 사람 면전에다 한숨을 푹푹 거려요?

22
00:01:06,340 --> 00:01:06,980
여보...

23
00:01:06,980 --> 00:01:08,020
처음 하면 다 모르지?

24
00:01:08,420 --> 00:01:10,420
매일 면박 주고 왜 하루 종일 혼만 내고?

25
00:01:10,940 --> 00:01:11,960
자기들만 대장인가?

26
00:01:12,400 --> 00:01:15,020
자기들 아는 것만 죄에 만들어 놓고 못 따라가면

27
00:01:15,020 --> 00:01:16,440
다 등신천치 만들고!

28
00:01:17,040 --> 00:01:18,040
이 사람도 똑똑해요.

29
00:01:18,260 --> 00:01:18,940
더 똑똑해요!

30
00:01:19,020 --> 00:01:19,160
더!

31
00:01:19,500 --> 00:01:19,960
왜?

32
00:01:20,080 --> 00:01:20,180
왜?

33
00:01:20,320 --> 00:01:20,420
왜?

34
00:01:20,600 --> 00:01:21,020
엄마 왜?

35
00:01:21,220 --> 00:01:22,360
뭐가 바빠서?

36
00:01:23,180 --> 00:01:24,120
뭐가 그렇게 바빠?

37
00:01:24,780 --> 00:01:26,020
병원 올 땐 꼭 같이 와.

38
00:01:26,120 --> 00:01:26,300
꼭!

39
00:01:26,900 --> 00:01:27,960
그건 이제 규칙이야.

40
00:01:28,640 --> 00:01:29,000
규칙!

41
00:01:31,460 --> 00:01:33,340
아빠가 아파서 그래.

42
00:01:34,400 --> 00:01:36,040
아프니까 짜증이 들지.

43
00:01:37,400 --> 00:01:42,660
변두통만 와도 사람이 짜증이 나는 건데 너한테 와는

44
00:01:42,660 --> 00:01:43,160
거 아니야.

45
00:01:43,640 --> 00:01:44,120
알지?

46
00:01:46,280 --> 00:01:49,820
엄마는 아빠가 절대적으로 내 편인 것 같지?

47
00:01:50,760 --> 00:01:51,100
아니야.

48
00:01:51,980 --> 00:01:53,100
엄마랑 나랑 굳잖아?

49
00:01:53,900 --> 00:01:55,540
아빠 100% 엄마 편이야.

50
00:01:56,540 --> 00:02:00,140
내가 1번이면 엄마는 0번, 5번.

51
00:02:01,180 --> 00:02:04,460
아빠한테 엄마는 절대 반지라고 본다.

52
00:02:04,660 --> 00:02:06,040
건들면 죽어.

53
00:02:13,500 --> 00:02:20,160
아빠 눈에는 엄마가 보였다.

54
00:02:22,870 --> 00:02:28,870
먼 훗날 여기 혼자 앉아 있을 엄마가 보였다.

55
00:02:37,600 --> 00:02:38,520
몰라.

56
00:02:40,240 --> 00:02:41,540
내일부터는 4인실로 해.

57
00:02:42,500 --> 00:02:46,000
아빠 말고 엄마 불편할까 봐 잡았어.

58
00:02:46,960 --> 00:02:47,560
됐지?

59
00:02:49,300 --> 00:02:53,960
아빠는 너 아파도 1인실 못 해줬을 텐데 나는

60
00:02:53,960 --> 00:02:55,320
딸 하나는 땡 잡았네.

61
00:02:55,780 --> 00:02:57,400
그럼 빨리 나아서 갚아.

62
00:02:59,060 --> 00:03:02,660
새범이도 좀 봐주고 사위 공기도 잡고 해.

63
00:03:05,500 --> 00:03:06,580
계속 잘하지?

64
00:03:06,980 --> 00:03:07,400
너한테.

65
00:03:08,600 --> 00:03:09,720
깜빡 죽지.

66
00:03:18,020 --> 00:03:21,780
내일은 오빠랑 일찍 와서 머리 감겨드리고 가게?

67
00:03:22,960 --> 00:03:23,340
왜?

68
00:03:24,120 --> 00:03:24,660
가지마?

69
00:03:25,360 --> 00:03:27,320
맨날 빨리 가라고만 날리더니 왜?

70
00:03:28,820 --> 00:03:29,380
자고 가.

71
00:03:29,540 --> 00:03:30,260
1인실인데.

72
00:03:37,280 --> 00:03:39,980
1인실은 보호자 베개도 준다.

73
00:03:40,220 --> 00:03:41,180
되게 좋아.

74
00:03:41,900 --> 00:03:43,940
그래서 얼마인데?

75
00:03:44,500 --> 00:03:46,060
당신 금명의 집 가서 씻고 와.

76
00:03:47,300 --> 00:03:49,320
오늘은 금명의가 있겠대.

77
00:03:54,010 --> 00:03:55,050
미쳤다.

78
00:03:55,650 --> 00:03:56,650
물심양면 때문에?

79
00:03:57,350 --> 00:03:59,630
그래서 진짜로 엄마 반장을 뺏었다고?

80
00:03:59,990 --> 00:04:01,250
그 단위 미친놈이네.

81
00:04:01,310 --> 00:04:01,790
개놈.

82
00:04:02,670 --> 00:04:03,290
개놈.

83
00:04:03,290 --> 00:04:05,190
와, 무서워?

84
00:04:08,290 --> 00:04:11,650
그래서 엄마가 박치기를 했다고?

85
00:04:13,770 --> 00:04:17,209
연숙 여자 코를 다이다이로 깼어.

86
00:04:21,190 --> 00:04:23,050
그래서 아빠가 봤어?

87
00:04:23,570 --> 00:04:26,390
엄마가 동명이산소 가서 누워있는 거.

88
00:04:27,490 --> 00:04:28,130
봤지.

89
00:04:29,150 --> 00:04:33,830
엄마가 바다에 뛰어들기라도 할까봐 몰래 쫓아다니다가.

90
00:04:34,130 --> 00:04:35,750
어떻게 살아.

91
00:04:36,830 --> 00:04:40,750
그때 엄마가 스물여덟이었어.

92
00:04:42,550 --> 00:04:43,630
스물여덟.

93
00:04:46,790 --> 00:04:52,990
결혼하자 할 때 내가 육지대학 시인 중에 하나는

94
00:04:52,990 --> 00:05:00,850
꼭 해주기로 했는데 하나를 못해주고 가나 했더니 그래도

95
00:05:00,850 --> 00:05:02,030
요새는 뭘 쓰긴 써.

96
00:05:03,130 --> 00:05:05,590
그것만 보면 나는 좋아 죽겠지.

97
00:05:06,670 --> 00:05:13,490
엄마가 원래로는 백일장 장원 출신인데 요구고 1등 출신인데

98
00:05:15,130 --> 00:05:17,770
엄마가 그렇게 근사한 사람이야.

99
00:05:19,690 --> 00:05:21,590
말도 못하게 아까운 사람이야.

100
00:05:26,700 --> 00:05:27,380
잘해줘.

101
00:05:27,880 --> 00:05:28,980
잘 부탁해.

102
00:05:29,340 --> 00:05:29,440
응?

103
00:05:32,460 --> 00:05:33,740
아빠 짜증나.

104
00:05:34,400 --> 00:05:36,500
그 말 하려고 너 붙들었지.

105
00:05:38,900 --> 00:05:41,520
아빠는 딸한테 끝까지 미안하네.

106
00:05:42,400 --> 00:05:44,240
내 각시까지 다 옮기고 가고.

107
00:05:45,380 --> 00:05:46,400
뭘 가.

108
00:05:46,860 --> 00:05:47,420
가기는.

109
00:05:48,400 --> 00:05:49,320
내가 싫다고.

110
00:05:50,640 --> 00:05:52,400
나 아직 다 안 컸어.

111
00:05:53,320 --> 00:05:54,200
더 키워놓고 가.

112
00:05:55,400 --> 00:05:56,640
왜 이렇게 빨려갈라 그래.

113
00:05:59,340 --> 00:06:06,260
분명히 너는 꼭 내가 막 통통배로다가 고래를 낚은

114
00:06:06,260 --> 00:06:07,000
것 같았어.

115
00:06:08,380 --> 00:06:12,360
구구단도 제일 먼저 뛰고 막 서울대를 가버리는데.

116
00:06:16,080 --> 00:06:17,620
벅차고도 미안했지.

117
00:06:19,260 --> 00:06:20,480
맨날 미안했지.

118
00:06:22,180 --> 00:06:29,000
그래도 딸한테는 그냥 미안한데 엄마 생각하면 미안하고 죽겠어.

119
00:06:31,480 --> 00:06:33,100
잠이 안 와.

120
00:06:34,220 --> 00:06:35,400
잠이 안 와.

121
00:06:36,640 --> 00:06:38,740
아빠가 엄마 옆에 있어주면 되지.

122
00:06:40,060 --> 00:06:41,180
그냥 좀 더 있어.

123
00:06:41,740 --> 00:06:41,920
좀.

124
00:06:43,560 --> 00:06:44,020
분명.

125
00:06:45,220 --> 00:06:47,200
아빠도 그러고 싶지.

126
00:06:49,100 --> 00:06:51,140
너무 그러고 싶지.

127
00:06:54,920 --> 00:07:00,260
아빠한테는 엄마가 진짜 귀한 사람이거든.

128
00:07:02,500 --> 00:07:03,520
성가시하지마.

129
00:07:04,320 --> 00:07:05,380
답답해하지마.

130
00:07:06,520 --> 00:07:10,720
짜증내지 말고 다정해줘.

131
00:07:15,420 --> 00:07:16,680
다정해줘.

132
00:07:20,230 --> 00:07:27,970
내가 아빠랑 어떻게 헤어져.

133
00:07:29,850 --> 00:07:30,710
어?

134
00:07:34,840 --> 00:07:36,560
아빠.

135
00:07:40,500 --> 00:07:42,860
아빠 미안해.

136
00:07:43,300 --> 00:07:44,020
미안해.

137
00:07:45,600 --> 00:07:47,380
짜증나서 미안해.

138
00:07:48,640 --> 00:07:53,220
내가 맨날 전화 빨리 끊으려고만 해서 미안해.

139
00:07:54,060 --> 00:07:58,880
근데 진짜 짜증나서 그런 거 아니야.

140
00:08:01,700 --> 00:08:02,720
아니야.

141
00:08:08,640 --> 00:08:10,040
알지.

142
00:08:11,640 --> 00:08:12,900
다 알지.

143
00:08:14,620 --> 00:08:15,820
우리 딸 최고인데.

144
00:08:19,320 --> 00:08:22,380
내게는 다정한 아빠가 있었다.

145
00:08:23,300 --> 00:08:25,240
그래서 아빠는 온다는 거야.

146
00:08:25,300 --> 00:08:26,080
안다는 거야.

147
00:08:27,340 --> 00:08:30,440
아빠에게는 다정한 딸이 없었다.

148
00:08:31,700 --> 00:08:33,240
개천에서 용 났단 소리.

149
00:08:34,860 --> 00:08:36,220
나 왜 그렇게 듣기 싫지.

150
00:08:37,380 --> 00:08:40,000
개천에서 용이 나면 누구한테 좋은 거야.

151
00:08:41,059 --> 00:08:42,340
기동, 누나, 장녀.

152
00:08:42,580 --> 00:08:43,780
아 나 지긋지긋해.

153
00:08:44,060 --> 00:08:44,600
장금경.

154
00:08:45,760 --> 00:08:51,680
엄마에게 다정해달라는 그 다정한 당부가 아리게도 남았다.

155
00:08:52,560 --> 00:08:53,900
나보고 아버지처럼 살라고요?

156
00:08:54,360 --> 00:08:54,960
진짜 원해요?

157
00:08:55,680 --> 00:08:57,460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서 그랬어요.

158
00:08:57,780 --> 00:09:00,620
평평껏 딱 가진 만큼 그게 싫어서요.

159
00:09:00,620 --> 00:09:03,340
아버지 맨날 파스 냄새 진동하고 살아서 나한테 뭐

160
00:09:03,340 --> 00:09:03,800
해줬는데요.

161
00:09:05,020 --> 00:09:09,860
우리는 아빠를 영원히 가진 것처럼 굴었다.

162
00:09:11,420 --> 00:09:12,820
내려와 계셔도 되는 거죠?

163
00:09:14,240 --> 00:09:15,640
그렇게 원을 해.

164
00:09:16,260 --> 00:09:18,400
얼마라도 집에 있고 싶다고.

165
00:09:19,500 --> 00:09:20,660
바다 좀 보고 싶다고.

166
00:09:21,980 --> 00:09:24,800
집에 계시면 뭐 더 좋아지시지.

167
00:09:25,920 --> 00:09:26,020
너.

168
00:09:39,320 --> 00:09:43,200
아버지 이거는 앉아서 타는 거기 때문에 허리가 일정히

169
00:09:43,200 --> 00:09:48,000
괜찮고 이 여자 앉아서 빈강석이 들으면 뭐 내가

170
00:09:48,000 --> 00:09:58,380
이거 LP를 구하려고 인터넷 뒤져갖고 아버지 기타 왜

171
00:09:59,490 --> 00:10:03,560
왜 그래 왜 그렇게 말랐어?

172
00:10:05,420 --> 00:10:12,840
아빠 아빠 아빠 왜 아이고 아이고 애 아버지가

173
00:10:12,840 --> 00:10:20,300
창피하게 아빠 왜 그래 내가 나 좀 봐주라고

174
00:10:20,300 --> 00:10:27,880
했잖아 내가 벤스 사준다고 내가 벤스 사준다고 다

175
00:10:27,880 --> 00:10:34,860
봤어 아버지 다 봤어 너 효도 다 했어

176
00:10:37,460 --> 00:10:41,920
나 다 알아 원래 다 아는데 내가 아빠

177
00:10:45,620 --> 00:10:50,680
동생 갓날이 너 생일 3일 기타 생일 없다고

178
00:10:50,680 --> 00:11:02,780
살라 동생이 어딨어 나 알아 나 알아 은명희

179
00:11:02,780 --> 00:11:12,940
나와 은명희

180
00:11:12,940 --> 00:11:16,980
너 택해 생일 때 집에서 떡하는 거랑 중국집

181
00:11:16,980 --> 00:11:19,360
탕수육 중에 뭐가 좋아 두 개는 못해 하나만

182
00:11:19,360 --> 00:11:26,980
골라야 돼 그럼 아버지가 생일 때마다 몰래 계속

183
00:11:26,980 --> 00:11:27,920
사줘 말아?

184
00:11:28,360 --> 00:11:34,860
사줘 대신 비밀 꼭 지켜 근데 누나한테는 또

185
00:11:34,860 --> 00:11:41,380
말할 거지 아이고 족쇄 내가 볼 땐 아버지는

186
00:11:41,380 --> 00:11:50,840
누나보다 나를 더 좋아한다 나만 사주고 나만 몰래

187
00:11:50,840 --> 00:11:57,500
주고 나 사실 다 아는데 내가 다 좋은

188
00:11:57,500 --> 00:12:05,080
것만 기억하고 족쇄 족쇄 또 다 말해버리네 나는

189
00:12:05,080 --> 00:12:17,400
개새끼야 너는 애비를 먹여버리냐 이모들이

190
00:12:17,400 --> 00:12:22,920
다 땄어 그놈의 바닥 저도 속상했는지 당신 아픈

191
00:12:22,920 --> 00:12:29,140
거 알고 더 내주더래 평생을 벗어도 끝없이 내어주는

192
00:12:29,140 --> 00:12:36,180
바닥 엄마 아들 왔네 얼른 씻어 씻고 와

193
00:12:36,180 --> 00:12:46,920
밥 먹어 우리에겐 아빠가 바다였다 우리는

194
00:12:46,920 --> 00:13:14,340
다 거기 기대 살고 있었다 제가

195
00:13:14,340 --> 00:13:19,400
지목할 다음 릴레이 명사는 세상의 판을 바꾸는 사람

196
00:13:19,400 --> 00:13:32,790
에버스터디 양금명 대표입니다 우리는

197
00:13:32,790 --> 00:13:40,450
갚아야 했다 별의 귀환길을 방파래로 밝혔다 안녕하세요 양금명입니다

198
00:13:41,230 --> 00:13:46,430
일본 유학 시절엔 이걸로 강의를 녹음해서 듣고 또

199
00:13:46,430 --> 00:13:51,710
들었거든요 일단 말이 안 되니까 의지할 게 이거밖에

200
00:13:51,710 --> 00:13:58,410
없더라구요 이렇게 손안에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201
00:13:58,410 --> 00:14:03,690
하다가 고향 집에 내려가서 책장을 보고 머리를 한

202
00:14:03,690 --> 00:14:12,730
대 탁 맞은 느낌이었어요 거기엔 아주아주 오래된 엄마의

203
00:14:12,730 --> 00:14:19,230
대인문제집이 있었습니다 쟤가 내 얘기를 해 저희 어머니는

204
00:14:19,230 --> 00:14:26,870
정말 근사한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명석하고 성실하고 그리고 정말로

205
00:14:26,870 --> 00:14:32,030
공부를 하고 싶어 하던 사람 저희 엄마에게 그때

206
00:14:32,030 --> 00:14:38,270
손안의 교실이 있었더라면 여한없이 공부했을 텐데 분명히 날아올랐을

207
00:14:38,270 --> 00:14:43,710
텐데 대치동에 안 살아도 고액과외 못 받아도 섬에

208
00:14:43,710 --> 00:14:51,110
사는 문학소녀도 공부하고 싶으면 해야 한다 저는 누구든

209
00:14:51,110 --> 00:14:57,030
언제든 어디서든 공부하고 싶으면 할 수 있어야 된다고

210
00:14:57,030 --> 00:15:06,470
생각합니다 에버스터디는 그렇게 저희 어머니의 꿈에서 시작됐습니다

211
00:15:12,570 --> 00:15:18,650
나 몰라 쟤 왜 저래 언니는 약도 잘

212
00:15:18,650 --> 00:15:26,030
빠진다 뭐야 그런데 때마침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213
00:15:26,030 --> 00:15:31,290
천만 명을 돌파하고 또 때마침 PNP가 나오더라고요 이산가족도

214
00:15:31,290 --> 00:15:35,610
화상으로 만난다는 거예요 인터넷 강의 시대가 올 거라고

215
00:15:35,610 --> 00:15:41,930
확신했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무자비한 성실함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내 얘기

216
00:15:41,930 --> 00:15:47,970
됐다 내 얘기 우리는 아빠에게 반드시 보여줄 것들이

217
00:15:47,970 --> 00:15:53,130
있었다 제주 해녀의 자존과 역사를 기록한 해녀 박물관이

218
00:15:53,130 --> 00:16:00,930
오늘 개관했습니다 제주 해녀의 자존, 역사를 담은 박물관

219
00:16:00,930 --> 00:16:07,750
개관을 통하여 우리는 해녀의 시계와 나아가 시계의 문화재

220
00:16:07,750 --> 00:16:16,550
두 공재를 위하여 살아있고 살아있는 문화로서 살아있고 살아있어

221
00:16:18,570 --> 00:16:24,330
올해는 살아있고 제주 해녀의 강인한 개청정신을 이게 맞아?

222
00:16:25,090 --> 00:16:26,450
네가 이러고도 효자가 될 수 있겠어?

223
00:16:26,970 --> 00:16:29,270
어떻게 아빠 지갑을 털어서 아름이 머리띠를 마!

224
00:16:29,470 --> 00:16:29,570
어?

225
00:16:29,790 --> 00:16:36,110
아름이가 아니고 정아름 그리고 애 브릿지 이거 당신이

226
00:16:36,110 --> 00:16:36,530
넣어줬어?

227
00:16:37,810 --> 00:16:38,330
아세요?

228
00:16:38,950 --> 00:16:44,190
호락선이가 너 브릿지 넣고 아름이랑 연애하려고 학원 다니지?

229
00:16:44,370 --> 00:16:47,290
아빠 다 알아 아빠는 다 알아 박사 박사

230
00:16:48,970 --> 00:16:51,390
근데 아버지는 왜 자꾸 웃는 것 같지?

231
00:16:51,930 --> 00:16:54,310
내가 애랑 싸울 때마다 자꾸 웃는다는 느낌이 드네

232
00:16:54,890 --> 00:16:56,930
인생이 공수교대다 그치?

233
00:16:57,610 --> 00:17:06,010
반드시 뿌린 대로 와 꼬수께슬이 뭐야?

234
00:17:14,300 --> 00:17:14,660
왜?

235
00:17:15,460 --> 00:17:16,240
왜 또 뭐?

236
00:17:16,700 --> 00:17:21,220
아 어떡해 아니 이놈의 집구석은 뭐 파랑 잘날이

237
00:17:21,220 --> 00:17:23,280
없어 왜 또 뭐?

238
00:17:24,319 --> 00:17:43,170
당신 약속 지켰어 셋 중에 하나 지켰어 두고

239
00:17:43,170 --> 00:17:51,890
가는 마음에게 제주도동동 오애순 어려서는 손붙들고 있어야 따신

240
00:17:51,890 --> 00:17:57,170
줄 알았는데 이제는 곁에 없어도 당신 계실 줄을

241
00:17:57,170 --> 00:18:04,030
압니다 이제는 내게도 아랫목이 있어 당신 생각만으로도 온

242
00:18:04,030 --> 00:18:08,810
마음이 데워지는 걸 낮에도 달 떠있는 것 아는

243
00:18:08,810 --> 00:18:17,510
듯이 살겠습니다 그러니 가려거든 너울너울 가세요 50년 만에

244
00:18:17,510 --> 00:18:25,950
훌훌 날을 내려두시고 아까운 당신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까운

245
00:18:25,950 --> 00:18:37,930
당신 복삭 속았수다 하여튼

246
00:18:37,930 --> 00:18:48,340
눈물만 늘어가지고 봐봐

247
00:18:48,340 --> 00:18:51,100
당신 약속 하나 지켰지?

248
00:18:52,640 --> 00:18:59,200
나도 책에 놨으면 시인이지 나만 안 만났으면 진직이

249
00:18:59,200 --> 00:19:04,160
됐지 당신 없었으면 못 썼어 그런 거 쓰지도

250
00:19:04,160 --> 00:19:15,160
못했어 저놈의 애순이 저놈의 애순이 좋아?

251
00:19:16,800 --> 00:19:30,370
좋아 난 너-무 좋아 할머니

252
00:19:30,370 --> 00:19:38,460
뽀뽀한다 아 참고 애들 보는데 진짜 자중 좀

253
00:19:38,460 --> 00:19:41,400
해요 아버지 엄마 그러니까 애들이 연애가 최고인 줄

254
00:19:41,400 --> 00:19:45,060
알지 엄마 책 100번 사서 5천개 돌려 반드시

255
00:19:45,060 --> 00:19:45,560
돌려!

256
00:19:45,900 --> 00:19:46,320
알았다?

257
00:19:51,720 --> 00:19:58,860
시간이 그날에 멈추기를 보너스 트랙이 끝나지 않기를 엄마는

258
00:19:58,860 --> 00:20:08,240
그 밤이 새도록 바랐다 여보

259
00:20:08,240 --> 00:20:17,760
이렇게만 살자 나 딱 이렇게 5년만 더 살고

260
00:20:17,760 --> 00:20:27,740
싶어 아니 우리 한 계절씩만 더

261
00:20:27,740 --> 00:20:34,340
보자 셋 중 하나도 못 보고 갈까봐 미치겠더니

262
00:20:34,340 --> 00:20:39,480
아니 그래도 시 쓰는 건 보고 가서 내

263
00:20:39,480 --> 00:20:48,300
밤이 훨씬 낫네 훨씬 나아 다음 세상에는 5개

264
00:20:48,300 --> 00:21:02,500
10개 들어줄게 다음에도 너 몰래 다음에도

265
00:21:02,500 --> 00:21:06,020
만날 수 있을까?

266
00:21:06,700 --> 00:21:10,540
왜 안 만나고 싶어서?

267
00:21:16,480 --> 00:21:23,900
그런 복은 내리야 안 와 어떻게 나만 꽃동산에

268
00:21:23,900 --> 00:21:33,730
살아 나만 낫고생만 직사겠지 나 당신 덕에

269
00:21:33,730 --> 00:21:40,610
하루도 안 외로웠어 하루도

270
00:21:40,610 --> 00:21:49,110
그런 인생 또 어딨어 혜순아

271
00:21:49,110 --> 00:21:58,850
나 부탁 하나 있는데 나 막판에

272
00:21:58,850 --> 00:22:07,790
너무 울지마 오혜순이가 울면 나는 그렇게 죽을 맛이

273
00:22:07,790 --> 00:22:17,050
돼 그럼 난 너무너무 못 가 내가 막판에

274
00:22:17,050 --> 00:22:26,490
정말로 보고 가고 싶은 건 당신 웃는 거

275
00:22:28,190 --> 00:22:33,130
당신 그 웃는 통에 내가 얼마나 한평생 힘이

276
00:22:33,130 --> 00:22:46,410
났는데 아이고

277
00:22:46,410 --> 00:22:48,070
말도 안 들어

278
00:23:00,010 --> 00:23:29,130
혜순아

279
00:23:31,010 --> 00:23:41,030
어서 자라 어서 자라 절에

280
00:23:41,030 --> 00:23:49,170
가는 검두기야 때 오는

281
00:23:49,170 --> 00:23:58,230
검두기야 우리 애기 재워주라

282
00:23:59,230 --> 00:24:08,670
너 내 애기 재워주마 힘든 날은 있었어도

283
00:24:08,670 --> 00:24:18,730
외로운 날은 없었다는 엄마의 인생은 돌아보니 낙원이었다 사는

284
00:24:18,730 --> 00:24:24,150
내내 우리 등만 두드려준 아빠는 마지막까지 우릴 위해

285
00:24:24,150 --> 00:24:29,260
온 힘을 다해주었다 자기야 사고나 사고 운전하지 말고

286
00:24:29,260 --> 00:24:31,460
일단 차 세워 내가 지금 거기로 갈 테니까

287
00:24:31,460 --> 00:24:37,980
아니야 차가 없어 길에 차가 없어 차가 없다고?

288
00:24:38,900 --> 00:24:44,820
아빠 나 보고 가 하늘이 마지막 인심을 써줬다

289
00:24:45,540 --> 00:24:48,800
마지막 에스코트를 할 수 있게 아빠 나 왔어

290
00:24:48,800 --> 00:24:52,960
아빠 나 여기 있어 아빠 나 여기 있을게

291
00:24:52,960 --> 00:25:02,340
아빠 겁먹지마 엄마 겁먹지마 아빠 미안해 아빠 사랑해

292
00:25:02,340 --> 00:25:11,740
아빠 미안해 아빠가 본

293
00:25:11,740 --> 00:25:17,860
우리의 마지막 얼굴은 생전 본 적 없이 슬픈

294
00:25:17,860 --> 00:25:34,930
얼굴들이었다 생각할수록

295
00:25:34,930 --> 00:25:48,190
선명해지는 초라한 나의 마음은 언제나

296
00:25:48,190 --> 00:25:54,810
처음과 같은 기다림 몸 좀 아껴서 살지 왜

297
00:25:54,810 --> 00:26:04,350
그렇게 빨리 늙었어 당신은 똑같다 나도

298
00:26:04,350 --> 00:26:13,790
늙었지 아니 똑같아 내 눈에는

299
00:26:13,790 --> 00:26:31,150
50년 내내 똑같았어 소년의

300
00:26:31,150 --> 00:26:39,770
일생에는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일평생 그 소녀의

301
00:26:39,770 --> 00:26:49,230
세상을 지켰다 여보 고마워 당신 정말 잘

302
00:26:49,230 --> 00:26:58,560
살았어 잘 살았어 괜찮았어?

303
00:27:00,880 --> 00:27:04,980
나랑 산 세월이 괜찮았어?

304
00:27:06,600 --> 00:27:18,090
더 할 나위 없이 더

305
00:27:18,090 --> 00:27:26,250
할 나위 없이 좋았어 일생에 각인한 한 사람을

306
00:27:26,250 --> 00:27:37,610
그렇게 담고서 아빠는 처음으로

307
00:27:37,610 --> 00:27:50,570
늦잠을 잤다 마지막 선물들을

308
00:27:50,570 --> 00:27:57,530
남기고 아버지가 너 주래 꼭 꼭 너 주래

309
00:28:02,260 --> 00:28:07,060
아빠는 내가 보낸 그 알량한 돈들을 한 번도

310
00:28:07,060 --> 00:28:11,860
출금하지 않았다 뱃 쓰지도 않는 놈이건 통장 정리는

311
00:28:11,860 --> 00:28:16,360
꼭꼭 하길래 물었더니 딸내미가 보내낸 10만원 15만원 그

312
00:28:16,360 --> 00:28:21,860
마음이 그렇게 좋더래 아니 왜 안 써 니가

313
00:28:21,860 --> 00:28:30,630
10만원을 보내면 니 애비는 100만원어치 행복하다란다 그래놓고 지꺼는

314
00:28:30,630 --> 00:28:37,010
농안칸이 다 낸 농안칸 아 나 진짜 짜증나

315
00:28:37,630 --> 00:28:48,720
아빠의 짝사랑이 끝나고 나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놈의

316
00:28:48,720 --> 00:28:56,300
팬츠 아버지가 사준다고 넌 멋있게 살래 너는?

317
00:28:57,780 --> 00:28:59,930
몇 킬로 탄거래요?

318
00:29:02,100 --> 00:29:23,820
너는 진짜 내 딸이랑 참 많이 닮았다 이놈의

319
00:29:23,820 --> 00:29:28,340
핀 맨날 쓰고 맨날 찾아 사주면 뭐해 맨날

320
00:29:28,340 --> 00:29:58,150
잃어버리는 거 엄마의

321
00:29:58,150 --> 00:29:58,800
보물섬엔

Part 3:

1
00:00:00,100 --> 00:00:01,540
내 다정이 들어 있었다.

2
00:00:18,100 --> 00:00:21,520
영영 그치지 않을 마음이 들어 있었다.

3
00:00:34,770 --> 00:00:41,930
어머 나 어떻게, 어떻게 살아.

4
00:01:05,440 --> 00:01:06,900
계란말이 그만해.

5
00:01:10,040 --> 00:01:13,500
동명이 가고나서 수제비도 못 먹는 사람이 나 없으면

6
00:01:13,500 --> 00:01:15,000
계란말이만 봐도 울겠네.

7
00:01:35,900 --> 00:01:39,420
애들이 나중에 같이 살자고 하든 못 이긴 척

8
00:01:39,420 --> 00:01:40,080
따라가.

9
00:01:41,080 --> 00:01:46,160
당신 혼자 여기 있으면 나 울어.

10
00:02:20,340 --> 00:02:23,260
이걸 언제 다 내려놨어.

11
00:02:41,240 --> 00:02:44,100
바빴네, 바빴네 우리 신랑.

12
00:02:46,060 --> 00:02:49,900
낮에도 달 떠 있는 것 아는 듯이 엄마는

13
00:02:49,900 --> 00:02:52,760
그저 아빠와 함께 살았다.

14
00:03:22,280 --> 00:03:27,600
많이 왔네, 많이 왔어.

15
00:03:32,560 --> 00:03:35,440
또 잘 가보자.

16
00:03:44,340 --> 00:03:54,140
흰눈이 세상을 덮듯이 세월이 소란한 슬픔을 덮고 완연한

17
00:03:54,140 --> 00:03:55,180
겨울이 왔다.

18
00:03:58,280 --> 00:04:01,940
나 갔다 올게, 갔다 올게.

19
00:04:11,740 --> 00:04:28,660
아니 우리 아저씨가 저기 계셔서 봐봐,

20
00:04:29,800 --> 00:04:33,120
나 한 건 다 썼어, 다 썼어.

21
00:04:38,520 --> 00:04:42,980
잊혀지면 안 될 이야기란 생각에 저희 부모님의 70년을

22
00:04:42,980 --> 00:04:43,500
보냅니다.

23
00:04:44,520 --> 00:04:48,120
양관식 오해순의 장녀, 양금명 울림.

24
00:04:53,940 --> 00:04:56,180
양관식 오해순의 장녀, 양금명 울림.

25
00:05:00,060 --> 00:05:02,960
살면서 제일 마음에 담아둔 말 있잖아요.

26
00:05:03,760 --> 00:05:05,840
그런 거 쓰시면 인생 쉬지.

27
00:05:21,160 --> 00:05:24,220
내 것 좀 치리드라, 애순이 선생님.

28
00:05:26,040 --> 00:05:28,980
뭘 맨날 다 해달래.

29
00:05:28,980 --> 00:05:31,920
혼자 해버릇 좀 하셔야지.

30
00:05:32,900 --> 00:05:40,420
혼자 그림도 그리고 혼잣말도 좀 하고 파투도 치고

31
00:05:40,420 --> 00:05:43,480
그래야 다들 안 아프시지.

32
00:05:44,340 --> 00:05:46,280
외로움은 병나요.

33
00:05:47,540 --> 00:05:50,160
왜 자꾸 나를 주셔.

34
00:05:51,040 --> 00:05:53,900
나 어제 똘 사이랑 식당 갔죠.

35
00:05:54,620 --> 00:05:56,580
나 먹을 거 나가 시켰다.

36
00:05:56,580 --> 00:05:57,900
네 덕이다, 네 덕.

37
00:05:58,640 --> 00:05:59,900
애순 선생님 덕.

38
00:06:00,980 --> 00:06:03,580
까막눈이 전공예 물질한다.

39
00:06:04,600 --> 00:06:05,480
학교 못 가.

40
00:06:05,920 --> 00:06:08,800
나 평생 창피하였다.

41
00:06:09,440 --> 00:06:14,630
메뉴 피고 뭐 시킬래 물으면 가심 철렁하였다.

42
00:06:15,860 --> 00:06:20,760
그런데 어제는 나 먹을 거 내가 시켰다.

43
00:06:21,200 --> 00:06:22,780
특초밥 시켰다.

44
00:06:23,140 --> 00:06:25,520
꿀꼬치 맛났다.

45
00:06:26,580 --> 00:06:27,360
똘이 선생님.

46
00:06:29,470 --> 00:06:30,580
먹어라, 선생님.

47
00:06:31,290 --> 00:06:33,220
왜들 자꾸 나를 주셔요.

48
00:06:33,900 --> 00:06:35,940
예뻐, 예뻐.

49
00:06:36,240 --> 00:06:37,560
또 따님 생각나셔서?

50
00:06:39,130 --> 00:06:43,820
우리 똘도 선생님 주로 책상에 앉아서 살면 얼마나

51
00:06:43,820 --> 00:06:44,560
좋았겠나.

52
00:06:45,180 --> 00:06:48,620
너도 선생님처럼 문자 쓰고 책상에 앉아서 살면 얼마나

53
00:06:48,620 --> 00:06:48,920
좋아.

54
00:06:54,860 --> 00:07:00,220
나도 귤까지 너 엄마 좀 있었으면 나도 특초밥

55
00:07:00,220 --> 00:07:01,840
좀 먹여주고 싶네.

56
00:07:02,820 --> 00:07:05,920
살면서 어제 하고 싶었던 말.

57
00:07:07,800 --> 00:07:08,240
엄마.

58
00:07:10,240 --> 00:07:11,500
엄마.

59
00:07:13,060 --> 00:07:13,480
엄마.

60
00:07:20,950 --> 00:07:26,090
남들은 90살, 100살까지 살도 사는데 뭐가 그렇게 바빠서

61
00:07:26,090 --> 00:07:29,450
이제 온 세상 다시 좀 태어났어?

62
00:07:30,510 --> 00:07:34,330
그 원하던 책상에 좀 앉아서 여봐라 좀 하고

63
00:07:34,330 --> 00:07:35,090
살지.

64
00:07:45,380 --> 00:07:47,700
어, 엄마 왜?

65
00:07:49,520 --> 00:07:50,720
맨날 그냥 있지.

66
00:07:51,280 --> 00:07:52,480
일이 뭐 있어.

67
00:07:54,300 --> 00:07:54,520
어?

68
00:07:56,360 --> 00:07:57,440
갑자기?

69
00:08:00,990 --> 00:08:02,770
이번 달도 못 온다더니.

70
00:08:03,990 --> 00:08:07,390
아휴, 묵은지를 고문해 주지를 말걸.

71
00:08:08,330 --> 00:08:12,170
엄마, 그만 내놓고 좀 앉으셔 앉아.

72
00:08:12,490 --> 00:08:16,730
너는 신 걸 좋아하고, 은명이는 생 걸 좋아하고.

73
00:08:17,270 --> 00:08:19,250
아휴, 꼭 따로 해야 돼, 꼭.

74
00:08:19,850 --> 00:08:20,970
내가 못 살아.

75
00:08:22,030 --> 00:08:26,870
어제까지 외로웠던 엄마는 금세 다시 소녀가 된다.

76
00:08:28,810 --> 00:08:31,370
그들의 배가 만선이 됐다.

77
00:08:35,080 --> 00:08:37,960
어머니, 임영웅 나오네, 임영웅.

78
00:08:40,940 --> 00:08:42,179
어머, 어머.

79
00:08:47,180 --> 00:08:49,940
아니, 임영웅을 왜 그렇게 좋아해?

80
00:08:51,280 --> 00:08:53,660
아버지 김광석 좋아했어.

81
00:08:54,780 --> 00:08:56,680
저 노래 치려고 기타 배웠대.

82
00:08:57,600 --> 00:09:00,320
근데 노래는 영 안 불러줬어.

83
00:09:01,320 --> 00:09:02,240
나 운다고.

84
00:09:02,240 --> 00:09:06,480
그때 영웅이가 저 노래를 하는 거야.

85
00:09:07,860 --> 00:09:10,740
아, 나 막 눈물 났어.

86
00:09:12,480 --> 00:09:15,500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영원히 소녀야?

87
00:09:16,520 --> 00:09:26,510
여전히 꽃잎 같고, 여전히

88
00:09:26,510 --> 00:09:27,410
꿈을 꾸고.

89
00:09:29,530 --> 00:09:31,210
그 병원은 나랑 꼭 같이 다녀.

90
00:09:31,950 --> 00:09:33,330
애들한테 아쉬운 소리 말고.

91
00:09:34,210 --> 00:09:36,290
당신 아프면 내가 책임져.

92
00:09:37,290 --> 00:09:40,010
본인이나 책임지셔, 본인이나.

93
00:09:41,210 --> 00:09:42,410
저 배를 어쩔 거야.

94
00:09:43,750 --> 00:09:45,150
사위, 며느리가 욕해.

95
00:09:45,810 --> 00:09:47,370
염색도 좀 하고.

96
00:09:50,290 --> 00:09:50,870
해줘.

97
00:09:51,930 --> 00:09:53,490
나 해줘.

98
00:09:57,430 --> 00:10:00,290
첫사랑 나의 제안이 있대.

99
00:10:00,430 --> 00:10:01,290
또 떠들지도 마.

100
00:10:03,130 --> 00:10:04,710
없으면 이제부터.

101
00:10:04,710 --> 00:10:05,870
나따 내려, 내려.

102
00:10:06,030 --> 00:10:07,950
뭘 달리는 차에서 내릴라 그래.

103
00:10:08,830 --> 00:10:10,650
앞만 봐, 운전해.

104
00:10:11,970 --> 00:10:13,170
내가 니 기사냐?

105
00:10:15,030 --> 00:10:21,930
여전히 아이 같은 계절에, 여전히 꽃 물든 엄마가

106
00:10:21,930 --> 00:10:22,830
있었다.

107
00:10:24,170 --> 00:10:27,210
에휴, 우리 엄마 참 늙지도 않아.

108
00:10:29,330 --> 00:10:31,030
늙는 게 뭐 별거냐.

109
00:10:31,030 --> 00:10:35,590
너는 삼십, 사십, 아니 다르든?

110
00:10:36,190 --> 00:10:37,290
이런데도 똑같아?

111
00:10:38,610 --> 00:10:39,210
지겨워.

112
00:10:40,890 --> 00:10:41,490
똑같아.

113
00:10:43,410 --> 00:10:45,210
그냥 똑같아.

114
00:10:47,170 --> 00:10:55,330
속은 똑같은데, 어느날 거울을 보면, 맨 노인네가 들어앉아있어.

115
00:10:55,990 --> 00:10:57,510
그게 늙는 거더라.

116
00:10:58,050 --> 00:11:00,050
엄마, 왔어, 왔어.

117
00:11:01,030 --> 00:11:02,290
OX 피싱이 아니었네.

118
00:11:04,670 --> 00:11:06,450
난 분명히 말했어.

119
00:11:06,890 --> 00:11:08,070
우리 누나 잘 나간다고.

120
00:11:08,410 --> 00:11:09,370
나 체인점 사장이라고.

121
00:11:10,210 --> 00:11:13,770
이 출판사 놈들이 막판에 가면, 시집을 내려고든 돈을

122
00:11:13,770 --> 00:11:14,310
좀 보태라.

123
00:11:14,550 --> 00:11:16,170
난 막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고.

124
00:11:17,030 --> 00:11:18,890
근데 이게 피싱이 아니었네.

125
00:11:20,170 --> 00:11:21,750
나 진짜 미쳤나 봐.

126
00:11:24,150 --> 00:11:25,830
OX는 시집이래.

127
00:11:26,890 --> 00:11:31,970
엄마, 아빠가 이제야 빵빵 웃겠다.

128
00:11:32,370 --> 00:11:33,010
그치?

129
00:11:37,270 --> 00:11:39,850
할머니도 치트키 쓰신다.

130
00:11:57,870 --> 00:12:11,220
오늘 꽃

131
00:12:11,220 --> 00:12:13,580
보러 나오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132
00:12:14,340 --> 00:12:16,720
꽃보면 첫사랑이 생각나지.

133
00:12:17,040 --> 00:12:18,200
첫사랑, 예, 그렇죠.

134
00:12:19,020 --> 00:12:19,740
가사로.

135
00:12:19,740 --> 00:12:22,620
어, 혜란아, 지지.

136
00:12:23,040 --> 00:12:23,400
지지.

137
00:12:29,760 --> 00:12:31,600
애기 엄마, 왜 거기 서 있어?

138
00:12:32,120 --> 00:12:33,040
나 여기야, 여기.

139
00:12:34,180 --> 00:12:35,860
누구 쫓아왔어요, 누구?

140
00:12:36,440 --> 00:12:39,000
아니, 우리 어머님이 예쁜 아줌마 쫓아가라고.

141
00:12:39,640 --> 00:12:41,260
아유, 그럼 누구야?

142
00:12:42,400 --> 00:12:42,960
누구겠어?

143
00:13:51,580 --> 00:13:52,180
우세요?

144
00:13:57,850 --> 00:13:58,610
아니, 나 왜 이래?

145
00:14:00,490 --> 00:14:01,630
왜 막 눈물이 나지?

146
00:14:04,240 --> 00:14:04,900
그렇게 좋아요?

147
00:14:07,500 --> 00:14:08,500
그냥...

148
00:14:10,380 --> 00:14:11,380
너무...

149
00:14:11,380 --> 00:14:12,060
너무...

150
00:14:16,230 --> 00:14:17,570
이걸 뭐라 그래야 되지?

151
00:14:20,790 --> 00:14:21,310
장해.

152
00:14:22,650 --> 00:14:23,910
너무 장해.

153
00:14:32,940 --> 00:14:35,320
데뷔 기념으로 뭘 해줘야 되나?

154
00:14:36,980 --> 00:14:39,160
못내기는 척 말이나 해봐.

155
00:14:39,740 --> 00:14:40,800
엄마 딸 잘 나가.

156
00:14:41,780 --> 00:14:43,520
막 집도 사주는 딸인데.

157
00:14:44,700 --> 00:14:46,940
자주 와, 자주 좀.

158
00:14:46,940 --> 00:14:50,520
나 죽기 전에 소원이 바쁜 딸 백 번만

159
00:14:50,520 --> 00:14:51,740
더 보는 거니까.

160
00:14:54,640 --> 00:14:56,820
너무 쓸데없는 소리를 해.

161
00:14:58,280 --> 00:15:02,480
바빠서 1년에 열 번도 못 보잖아.

162
00:15:04,580 --> 00:15:07,080
백 번 보면 너무 좋지.

163
00:15:10,630 --> 00:15:13,330
그럼 나 따라서 그냥 서울 가지니까.

164
00:15:14,070 --> 00:15:16,190
요양원은 뭘 그렇게 열심히 다녀?

165
00:15:19,060 --> 00:15:22,860
늙어도 세상에서 한자리 좀 하고 싶지.

166
00:15:22,860 --> 00:15:26,060
깍두기 지금만 하면 더 싫어.

167
00:15:26,880 --> 00:15:29,140
나 같으면 그냥 냅다 놀겠네.

168
00:15:30,000 --> 00:15:32,780
평생을 그렇게 종종 좀 바빴으면서.

169
00:15:34,080 --> 00:15:37,400
근데 나 사실은 신나서 가는 거야.

170
00:15:39,870 --> 00:15:42,950
가면 나 보고 다 혜순이 선생님이래.

171
00:15:43,870 --> 00:15:47,830
말하자면 내가 지금 인생 엄청 승진한 거잖아.

172
00:15:52,700 --> 00:15:57,980
바닥 나가 맨날 울던 해녀 딸에서 세상 창피한

173
00:15:57,980 --> 00:16:02,860
것도 그렇게 많던 문학 소녀의 이제 집도 있고

174
00:16:02,860 --> 00:16:04,560
배도 있다.

175
00:16:05,100 --> 00:16:14,320
미치고 팔짝 뛰게 좋던 선장 마누라의 오계장의 시장통

176
00:16:14,320 --> 00:16:20,180
생선 아줌마에다 나의 이름에 선생님 소리를 다 듣고

177
00:16:20,180 --> 00:16:27,340
이제 오혜순 시인까지의 인생 진짜 오해봐야 아는 거지.

178
00:16:28,240 --> 00:16:31,940
중간에 때려쳤으면 어쩔 뻔했어.

179
00:16:33,300 --> 00:16:36,200
살아보길 천만 잘했지.

180
00:16:37,760 --> 00:16:41,400
그래서 엄마는 지금 또 봄이야?

181
00:16:42,820 --> 00:16:43,080
응.

182
00:16:44,280 --> 00:16:45,180
또 봄이지.

183
00:16:46,380 --> 00:16:46,780
봄.

184
00:16:48,560 --> 00:16:55,560
인생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가는 줄 알았더니

185
00:16:59,860 --> 00:17:06,520
그냥 때때로 겨울이고 때때로 봄이었던 것 같아.

186
00:17:10,480 --> 00:17:13,640
수많은 날이 봄이었더라.

187
00:17:17,560 --> 00:17:20,640
70년의 별들이 모여 은하수가 되었다.

188
00:17:21,640 --> 00:17:26,260
반짝반짝한 순간들이 너무 많았어.

189
00:17:27,160 --> 00:17:36,760
너무 70년짜리 꽃동산이 여기

190
00:17:36,760 --> 00:17:37,720
다 들었다.

191
00:17:38,920 --> 00:17:43,410
가슴에 묻어온 무수한 것들이 비로소 만개했다.

192
00:17:44,540 --> 00:17:47,780
그래서 너 좋아.

193
00:17:51,060 --> 00:17:53,570
응, 좋아.

194
00:17:54,750 --> 00:17:57,770
나 너 너무 좋아.

195
00:17:59,630 --> 00:18:03,470
엄마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있다.

196
00:18:06,700 --> 00:18:14,530
오로지 당신께 아홉 살 적부터여 적지 당신 덕에

197
00:18:15,290 --> 00:18:18,290
나 인생이 만날 봄이었습니다.

198
00:18:20,910 --> 00:18:24,770
당신 없었으면 없었을 책입니다.

199
00:18:26,510 --> 00:18:32,990
다시 만날 봄까지 만날 봄인듯 살겠습니다.

200
00:18:33,910 --> 00:18:41,980
나는 나중에 시인 되면 오멩라니 같은 투피스도 사입을

201
00:18:41,980 --> 00:18:42,200
거야.

202
00:18:42,880 --> 00:18:47,380
그리고 부자 되면 2층집 양옥집에다가 뽀삐같은 강아지도 키울

203
00:18:47,380 --> 00:18:47,560
거야.

204
00:18:48,260 --> 00:18:50,420
애들 피아노도 가르칠 거야.

205
00:18:50,920 --> 00:18:53,140
그리고 외식도 거의 자주 할 거야.

206
00:18:53,940 --> 00:18:56,240
나는 지부차 탈 거야.

207
00:18:57,100 --> 00:18:57,880
라이방도 뛸 거야.

208
00:18:58,600 --> 00:18:59,260
차를 좋아해?

209
00:19:00,100 --> 00:19:00,580
어.

210
00:19:02,080 --> 00:19:03,180
좋아하는 것도 있었네?

211
00:19:03,860 --> 00:19:06,680
너랑 그거 타고 천지사방 다 놀러 다닐 거야.

212
00:19:07,700 --> 00:19:08,480
미국도 갈 거야.

213
00:19:09,060 --> 00:19:09,800
좋아?

214
00:19:12,460 --> 00:19:15,180
보란돌안 가면서 다 하면 되지.

215
00:19:16,040 --> 00:19:16,400
좋아.

216
00:19:16,400 --> 00:19:17,980
나도 좋아.

217
00:19:18,800 --> 00:19:22,240
우리 사는 내내 진짜 별거 말고 다 하자.

218
00:19:22,720 --> 00:19:24,300
하고 싶은 거 막 다 하자.

219
00:19:37,520 --> 00:19:46,100
너무나 어렸고 여전히 여린 그들의 계절에 미안함과 감사

220
00:19:47,320 --> 00:19:53,180
깊은 존경을 담아 복싹 속았수다.

221
00:20:27,080 --> 00:20:37,080
그댈 생각하며 생각할수록 선명해지는

222
00:20:40,620 --> 00:20:49,680
초라한 나의 마음 하나 언제나

223
00:20:49,680 --> 00:20:59,250
처음과 같은 기다림 이름을

224
00:20:59,250 --> 00:21:08,870
불러주세요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아요 물

225
00:21:10,500 --> 00:21:19,680
끝 짓궂은 눈과 같은 이

226
00:21:19,680 --> 00:21:29,730
세상에 또 한

227
00:21:29,730 --> 00:21:47,050
번 길을 잃고 다시 기다린다도 괜찮아요 그대는

228
00:21:47,050 --> 00:21:56,690
항상 나의 곁에 나란히 걷고

229
00:21:56,690 --> 00:22:07,170
있으니 웃고 있어

230
00:22:52,980 --> 00:23:02,700
짓궂은 눈과 같은 이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