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over Heels" Drama Transcript: Episode 1 (Full)

장선이 저래서 어쩐데? 어디서 도망친 무당만 셋이래. 네? 아이고, 네 번째란 말이야? 물러서시여, 물러서! 악취에 머물면 냄새가 베요. 산자의 몸을 차지한 죽은 자를 산자들이 어찌 감당합니까? 죽어.


저거 사람이야 귀신이야. 저건 또 사람이야 귀신이야. 오늘 잔치한다고 구경들 많이 오셨네.


자 경기도 목주시 백제당 대동 안에 터주명당 잡으시고 금천강씨 가정 임시명당 경신생의 장남자 손나비가 원인 없는 병이 들어 이 정성을 드립니다. 신령님들 이 정성 잘 받으시고 하루빨리 쾌차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네. 망자님 열두구거리 환불이 다 하고 조상신 내 사장님 내 다 불러매셨습니다.


이제 가실 때예요. 아까야. 저는 보내드려야 마음이 편하겠습니다.


알람 끄세요. 끄세요 알람. 찾아서 부셔 내가 한참 집중하시는데 어디 불경스럽게.


이모님 7시 반이에요 앞으로 10분. 안 돼요 선녀님. 10분 10분 내로 천도됩니다.


할 수 있죠? 가자. 아아. 미안해요.


내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10분 내로 천도 못하면 나 망자님 포기해야 되거든. 간다고? 내가 바쁜 일이 있어서. 이 굿보다 바쁜 게 뭐야.


있어요 엄청 바쁜 일 그러니까 빨리 천도 되자. 너 내가 귀신이라고만 말해봐. 어디서 나를 봐. 나 오늘 중간고사야.


나만 대학 못 가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고딩이 내 신 말아먹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당신 지옥은 저 삼도천 넘어야나 했지 내 지옥은 바로 지금 여기 당장이야. 아 천도 될 거야 말 거야. 아. 아 지각이잖아.


나이스 캐치. 뭐야. 너가 왜 여기 있어? 너 기다리고 있었지.


나를? 왜? 진짜 몰라서 물어? 너 없으면. 너 없으면. 내가 우리 반 꼴찌야.


내 등수 챙겨주는 건 너밖에 없다고. 아이씨 재수없어.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오늘 왜 늦은 거야? 너 뭐 했는데 자꾸. 야 너 시험 공부했어? 아니 내가. 너 뭐 했는데.


그게 왜 저기서. 나 바로 뒤에 있는데. 남들이면 화나고 곤란하고 민망스러울 순간에.


나는 그냥 웃는다. 아무 일 아니라며 스스로를 달래듯. 조금은 억지로.


그런데. 지금은 웃지 못하겠다. 자 다들 머리에 손. 맨 뒷사람이 앞으로 걷어와.


오늘 또 고생했어. 수고하셨습니다. 많이 망했냐? 그렇다고 셀프로 벌을 서고 그래.


휴지요. 어떡하지? 나 이대로 사는지 못 갈 것 같은데. 지금 니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는.


중학교 밖에 없긴 하지. 야이씨. 미안.


습관적으로. 아휴. 두고 봐. 오늘은 일 안 하고 공부만 할 거야.


내일 시험은. 무조건 잘 볼 거야. 저 오늘 학교에서 공부하고 늦게 가요.


빨리 오셔야 하는데. 부담여지고 진짜. 역시 자사고를 갔어야 했어.


시설 개구려. 성아야. 거꾸로 걸어다니는 사람은.


애궁끼여서 곧 죽을 사람이야. 사람은 이렇게 걸어다녀야지. 이거 줘? 어? 줄게.


명심해. 이게 니꺼야. 이렇게 놀 거야.


나 귀신 봤어. 화장실에서 물 귀신. 진짠데.


아휴. 몸이 많이 허한가 보다. 근데 단별로 이상한 거 본 거 같은데.


박성아의 또 다른 별명. 잠자는 숲속의 전교 꼴등. 또 시작이네.


빨리 가. 간다. 빠이. 조만간 보내드릴게.


조금만 기다려요. 맛집이네. 늦었구나.


무당이. 구슬하다 말고 도망을 쳐? 어머니. 도망을 친 게 아니고요.


오라. 뚫린 입이라고 말을 하시겠다. 오라.


말을 안 하시겠다. 어쩌라고요 어머니. 너야말로 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이 미치고 팔딱뜨게 사랑스러운 신딸아. 아시잖아요. 대학? 무조건 4년제로.


과는? 전공은? 나와서 할 거는 있고? 생각이 없지. 넌 어차피 대학이니까. 어차피 무당을 할 거니까.


대학? 그거 단순한 네 욕심이야. 다른 애들한테는 그게 인생의 목표고 기회일지 몰라도 너한테는 그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허명이라고. 쌍칼잡이 아무나 해? 녹슨 칼 잡으려고 벼려진 칼을 버려? 딸아.


네가 지금 딱 그 짝이다. 이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가 굶어 뒤져요. 대학 축제 가보고 싶다고요.


잔디밭에서 징굴구 파전 먹고 막걸리 마시고 그러다 막 시험 째고 학생 경고 막 받고. 거기까지? 꿈이잖아요. 어머니.


저는요. 모르는 사람이 저기 학생이라고 부르는 게 좋아요. 교복을 입고 있으니까 학생인 거예요.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평범하게. 실은 이렇게 무당인데.


알아요. 저도. 저 지금 그냥 꿈꾸고 있다는 거. 평범한 애라는 꿈. 그니까 제가 조금 더 꿈속에 있게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 네? 말은 하여튼 청산유수로 잘해요.


가르친 보람 있게. 그래도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하자. 손님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할 것. 오늘같이 무책임한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 알겠니 성아야? 네 어머니.


자 이제 들어오세요. 취직이 너무 안 돼가지고요. 울지마. 


다 방법 있어. 인생이 위기를 만나 휘청거릴 때 사람들은 무당을 찾는다. 사업 실패만 벌써 세 번째예요.


이번 건 무조건 돈 돼야 됩니다. 돈 없는 사람은 돈이 갖고 싶고 퇴근하면 보안님만 기다리고 있는 게 너무 쓸쓸합니다. 결혼 못한 사람은 결혼이 하고 싶고 이번엔 길 잃지 말고 제대로 찾아왔으면 해서요.


아이가 없는 사람은 아이를 키우고 싶고 독립하고 싶어요. 한국 언제 떠요? 집이 안 풀려서 울고 싶어요. 울고 싶어요.


인생의 위기는 갖고 싶은 게 내 손에 들어오지 않을 때 찾아온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며 불행해진다. 당신이 이미 손에 쥔 것을 보라 말해주고 싶지만 실은 나조차도 그러지 못해.


나는 당신들이 다 부러워요. 딱 한 부류만 빼고 이래서 마음 보고 사귀면 안 되는 거야. 마음 안 보면 뭘 보고 사귀어요? 얼굴 돼? 처음부터 얼굴만 좋아했어 봐. 마음 바뀌어도 얼굴은 그대로잖아.


울 일이 뭐가 있어? 바뀌는 게 없는데. 그 얼굴로 나 안 좋아하면 상관없지. 내가 그 얼굴을 좋아하는데 의장님 연애 한 번도 안 해보셨죠? 못해, 솔로죠.


마음이 뭐가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거. 얼굴처럼 확실하게 보이는 거 냅두고 그딴 거에 휘둘려서 울고 울고 아우, 진짜 이해한 거. 당연한 거 아니야? 마음 없이 어떻게 좋아해? 난 해. 얼굴만 보고 해. 마음같이 이랬다 저랬다는 거에 안 휘둘려, 나는. 그러시든지. 되게 잘생겼어.


근데 살인자야. 그래도 해? 야, 그건... 아니네. 얼굴만 안 보네. 


딴 것도 보네. 그건 예시가 너무 극단적이잖아. 그래서? 얼굴 말고 또 뭘 볼 건데? 모르는 사람이 길가에서 혼자 울고 있어.


왜? 모르지, 모르는 사람인데. 근데 그래도 그 사람 옆에 가서 달래줬으면 좋겠어, 내가 좋아하는 애는. 너무 쉬운 거 아니냐? 그걸 어떻게 그냥 지나가, 인정머리 없이.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 달래줄 사람 없나 보다, 울 것도 없나 보다 하면서 그냥 지나가. 아, 얼굴은 이만하면 됐고 이제 우는 사람만 달래면 되나? 어떠냐? 탈락. 


얼굴에서 탈락. 야, 나 정도 묻게 생겼어. 완전 탈락.


우리 신 딸 오늘도 돈 많이 벌겠네. 저, 여기가 천지선녀님 법당인가요? 예, 맞아요. 아, 예. 감사합니다.


맛된다. 겨누야, 가자. 손자분이 참. 예, 잘생겼어요.


그런 말 많이 들어요. 예, 그렇네요. 참 잘생겼네요.


마지막 손님 들어가십니다. 들어오세요. 찾았다.


너무 잘생겼어. 완전 내 이상형. 샤프한 눈,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


어쩜 거꾸로 봐도 잘생겼... 어? 잠깐만. 거꾸로? 명심해. 이게 네 거야.


이렇게 하면 돼. 설마 그게 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법이 어딨어. 저기, 우리 손자가 너무 애교내 시달려서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는지 몰라요.


인서, 몸 관수할 수 있는 부족함을 써주십사하고. 아, 네. 죽기 아까워. 너무 잘생겼어.


제발 우리 손자 좀 살려주세요. 예? 그치만 죽어. 남은 수면 길어야 3, 7일.


견우야, 넌 뭐 드릴 말씀 없어? 없어요. 저기, 손자분? 길에 모르는 사람이 울고 있어. 혼자야.


길가다 우연히 그걸 봤어. 어떻게 할 거야? 어... 내가 좋아하는 애는... 옆에 서 있겠죠? 그리고, 그 사람 옆에 가서 달래줬으면 좋겠어. 서 있어요, 그냥. 


눈물 그칠 때까지. 안 달래? 제가 뭘 안다고 달래요? 내가 뭐라고?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근데, 서 있는 건 해줄 수 있잖아요. 몰라도.


너, 합격! 살려. 살렸니? 내가 살릴게.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애군 다 막을게.


할머니, 손자? 3, 7일 동안 꼭 살린다, 내가. 잘 가! 또 와! 응? 살려? 누가? 누굴? 어... 그게... 이모님! 액대 몹시다! 그만 가자. 가자.


아, 어머니! 의뢰를 취소하라뇨? 제 손님이에요! 감당할 능력은 있고? 있어요! 어머니가 조금만 도와주시면... 야, 이 미련퉁아! 화로집 사장 살리려다가 같이 저승 달려갈 뻔한 거 잊었어? 그때는... 어? 거꾸로? 항상 지니고 있어야 돼. 알았지? 응? 그 자식... 응? 이게...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 아! 톡톡이 당한 게 언제인데 고세를 못 참고 또 팔랑거려. 거꾸로 서서 들어올 수준이면 그때부터는 등깍이 완이야. 걔 목숨 하나 살리려면 네 목숨 하나 걸어야 돼. 할 수 있어? 그니까... 어머님 도움 받아서... 걔 죽이려던 세상 온갖 잡기랑 맞짱 떠야 돼. 내가 아무리 장군신을 받았어도 백혈병에 걸려야 돼. 백 대 일, 천 대 일을 어떻게 이기냐? 그래도 좀만 힘을 내면... 힘을 왜 내? 걔가 뭔데? 첫눈에 반했단 말이에요! 왜 그래? 시험 많이 망쳤어? 설마... 황점 맞은 거야? 힘 없어. 


농담할 기분 아니야. 혹시 너 아파? 빨리 빨리 앉아봐. 시험들 잘 치고 있지? 다들 바쁠 테니까 본로만 얘기할게.


자, 오늘 우리 반에 새로운 친구가 왔다. 엥? 시험 기간에 전학을? 시기가 겁나 이상한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처음이라 말이 낯설 테니까 적응할 수 있게 잘 좀 도와주고 알겠지? 네. 별루야, 들어와라.


우와, 정말 성공적이야. 연구생 아니야? 아이고, 천재다. 우와... 왜, 박성환 뭐 아는 애야? 아... 아니요.


뭐야, 근데 왜 그렇게 놀라? 관심 필요하냐? 아니요. 근데 왜 일어났어, 임마? 맨날 엎드려 퍼질러 잘 때는 언제고. 왜? 전학생 잘생긴 거 보니까 눈이 번쩍하고 뜨여? 볼떡 일어나고 싶냐? 완전 남미세네.


와, 성화야. 혜리가 너보고 남미세래. 야, 맹주서영. 


너 조용히 안 해? 나 좀 그래 보이나? 야, 저 정도면 뜻 모르는 거다. 이게 뜻을 알면 웃을 수가 없지. 성화야, 남미세란 건 말이야.


남자의 미친...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박성화? 본 거 같다고 막 인사해도 되죠? 어, 어, 그럼, 그럼. 안녕, 나 백현우야.


잘 부탁해. 박성화. 자, 그럼 결혼은 그 끝에 빈자리 가서 앉으면 되겠다.

일찍 끝났다고 어디 다른데 놀러갈 생각하지 말고 공부해라, 공부. 응? 아직 시간 안 끝났다. 네. 끝까지 집중해, 알겠어? 네. 저기... 나 너 본 적 없어. 


오늘 처음 봐. 어? 근데 아까는... 너 진짜 뭐 남... 그런 거야? 아니, 나 그런 거 아니야. 그럼 그런 말에 웃지 마. 웃는다고 나쁜 일이 좋아지는 거 아니잖아. 천지선녀를 알아본 게 아니고 그냥 아는 척해준 거야? 처음 보는 애인데... 편들어준 거야? 그냥? 멋있어. 


그게. 멋있는 건 아닌가? 어. 섹시한 건가, 그럼? 어? 완전 내 이상형. 근데 그 살날 얼마 안 남았다며. 


무당집 거꾸로 들어오는 사람은 곧 죽는다며. 안 죽게 해야지. 어떻게든.


어떻게? 저, 저! 어, 조혜리. 왜? 야, 우리 오늘은 꼭 같이 스카 가기로 했잖아. 그랬나? 아, 뭐야. 


가자. 응?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약속 있었어? 혜리랑 가야지, 그럼.


표주, 나 먼저 간다. 야, 박상아. 아까 교실에서 한 말, 너 들으라고 한 말 아니다? 아, 알지, 반장.


그냥 못 들은 셈 쳐. 그리고 뭐, 아예 없는 말 한 것도 아니고. 응, 괜찮아. 나 신경 안 써. 어, 그, 나 먼저 가봐야겠다. 


얘들아, 공부 열심히 해. 안녕. 안녕. 내일은 늦지 마라. 


안 받아준다. 어. 그럼, 그런 말에 웃지 마. 웃는다고 나쁜 일이 좋아지는 거 아니잖아. 무당은 내가 아니라 걔가 해야겠네.


자, 경민아. 드로잉 과감하게 해. 어깨 힘 빼고. 3, 2, 1. 야, 너 처음 아니야? 저기, 화장실 같이 안 갈래? 공부 너무 많이 해서 미친 거야? 시험 시험해, 친구야.


아니, 그러지 말고 한 번만 같이 가자. 왜 이리 징그럽게 해. 혼자 가, 새끼야. 그냥 좀 같이 가주라. 


너 착하잖아. 너랑 같이 화장실 갈 정도로 착하진 않아. 전학생, 거기서 뭐하냐? 안 들리냐? 못 들은 척하는 거 아니지? 저, 저, 못 들은 척하는 저거.


지금 나한테 상처 주네. 뭐하고 있던 거야, 여기서? 친구야. 예? 아까부터 여기서 지켜보고 있었지? 아니요. 


전 방금 왔고 여기 있던 거 다르네. 야, 이거, 이거. 우리 친구 몸이 좋네. 


어? 예, 뭐 제가 몸 좋다는 소리 많이 듣긴 합니다. 그치? 양궁하자. 갑자기? 친구는 결심만 해. 나머지는 내가 다 만들어. 


어? 정신 좀 차리세요. 전국 꼴찌 팀이라고 아무나 막 봤습니까? 와, 아니. 싸가지까지 없네. 


어? 양궁하기 딱이야. 이걸 왜 아직도 안하고 치는 거야, 내가. 천장만 안 보면 돼. 천장만.


3, 2, 1 3, 2, 1 3, 2, 1 3, 2, 1 거꾸로 서서 들어올 수준이면 그때부터는 등깍이 완이야. 걔 목숨 하나 살리려면 니 목숨 하나 걸어야 돼. 할 수 있어? 지금이라도 화로집 사장 천도 시켜주면 되지 뭐. 야, 괜찮아? 너는... 아, 안괜찮다. 너 뭐야? 너 뭔데 뛰어들어와? 어? 난 너 구하려고 저기 간판이 떨어지길래.


근데 니가 널 구해버렸네. 미안, 나 때문에 많이 다쳤어? 됐어. 신경쓰지마.


야,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다쳤는데. 오지랖이 넓은 거야 아니면 위기의식이 없는 거야. 야, 너 이렇게 뛰어드는 거 착한 거 아니고 멍청한 거야.


구하러 와줘서 고맙다고 할 줄 알았어? 야, 그래도 난 고마워 방을 구해줘서. 근데 너 왜 안 놀래? 자주 이래? 늘 이런 거야? 손님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건 어머니세요. 이신 딸 그 약속을 지킬 뿐입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어머님께 늘 꽃도령인 본받으라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굳, 백날해야 소용없어. 돈은 말이야, 부적 잘 쓰는 애들이 제일로 벌어. 그 꽃도령 같은 애들, 걔들은요 작두도 안 타요.


발바닥이 아주 보들보들하다고. 아우, 그 놈의 발바닥. 얄미운 발바닥.


부적 쓰는 건 용왕심받은 꽃도령이 최고라고. 그래? 네. 내가 좀 잘 쓰긴 해. 근데 네 건 안 돼. 못 써. 안 써. 왜요? 왜 안 돼요? 몰라 물어? 니네 신엄마 동천장군 있잖아. 니네 엄마 칼 있잖아.


있으시죠? 허락도 없이 부적 써줬다가 그 칼에 두들겨 맞으면 내 발바닥이 나만 알 것 같아? 발바닥 맞은 적 있구나? 제가 꼭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래요. 남자, 남자야? 좋아해? 네가 아주 사랑에 단단히 미쳤구나. 야, 좀 나와. 


왜 이렇게 붙었니? 방해되게. 죄송합니다. 어? 그게, 나는 여기 두 개. 여기 조금 아쉽네.


다시. 아, 이거 아니야. 이거 왜? 이거 왜? 다시.


다시. 다시. 견우야, 내가 너 살린다.


남자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대. 뭐야, 근데 왜 다 죽어있어? 이 개새끼. 이 개새끼.


안 아파. 오지가 않아. 견우야, 이제 괜찮아. 


내가 해냈어. 내가 너 살려야 하는데 눈앞이 왜... 자야 돼. 한숨도 못 잤어. 돌아인가 진짜.


견우야, 시험 끝나고 같이 코너 가지 않을래? 나는 둘째 줄 두 번째 반장 조혜리. 어허, 이것들 정말. 마지막 시험이라고 공부 안 하지. 


어? 학생 내 거 찍으러 가자. 애쉬 윌이 부시러 가자. 귀신 안 볼게. 


착한 애 할 수 있어. 나 버리지 마. 나 버리지 마. 얼마나 잔 거야. 어? 나 부적.


아, 부적 줬어야 됐는데. 원래 내 계획은 부적을 딱 주면서 내 정체를 팍 밝히면서 연애의 물꼬리를 팍 주는 거였는데. 아이, 최고의 계획이었는데.


정체 밝혀지는 거 싫다면서요. 가리개도 그래서 하시는 거면서. 그거는 손님일 때 문제고요. 


원래 사랑 앞에서 숨기는 게 없어야 되거든요. 스파이더맨도 MJ랑 키스할 때 복면 벗잖아요. 반만 벗어요.


그랬나? 왜 그랬지? 첫 키스라 부끄러워서 그랬나? 어쨌거나 신어머니 아시면 이제 부를 놈이. 아이, 몰라 몰라. 어머니 말만 맨날 정답이에요? 가끔 제가 맞을 때도 있는 거지. 


사람 살리는 걸 왜 말려요? 이해가 안 가, 정말. 아휴, 저는 모르겠습니다. 손님 오셨나 보네요.


부적 받으러 왔습니다, 천지선장님. 저기, 부적 주신다고. 손자는? 아휴, 걔는 원래 이런데 잘 안 와요. 


그날도 제가 억지로 끌고 온 거예요. 아, 그러면 안 되는데. 예? 그, 이 부적이 본인이 직접 보고 설명을 들어야만이 효력이 있는 부적이라 당사자가 이 자리에 꼭 있어야 돼. 꼭. 어, 그래.


앞에 다 왔답니다. 어, 겨누야. 아, 아침에도 잘생겼고 저녁에도 잘생겼네. 


거꾸로 봐도 잘생겼어. 아우, 잘생겨. 어? 겨누야, 너, 너 빼빠져 죽니? 아, 아이스티. 


아, 아메리카노. 성아야, 괜찮아? 귀신 안 볼게. 착한 애 할 수 있어. 


버리지 마. 버리지 마. 버리지 마. 어떡해. 이렇게 확실해 보이는 거면 하루도 안 남은 건데. 얼굴이 그게 뭐야? 그 잠깐 사이에 애굔이 제대로 끼었네.


그치만 이제 이 부적만 있어. 주소 얼만데요? 어? 얼마 받아야 할지 생각 안 했는데? 공짜로 주면 너무 속 보이려나? 아, 부적으로 고백하는 건 좀 그렇잖아. 가격은... 천? 이천? 아니면 장당 천만 원씩 해서 억인가? 아니면 이번에 싸게 부르고 다음번에 더 다쳐서 오면 굿까지 세트로 묶어가지고 비싸게 부르려나? 겨누야, 그게 무슨... 사기꾼.


아이고, 겨누야. 나랑 할머니랑 당신 같은 사람 한두 명 본 줄 알아요? 어차피 도와줄 생각 없잖아요. 돈만 뜯으려는 거잖아요.


어디서 함부로 그런 망언을 내뱉어! 천지선녀를 뭘로 보고. 그거 알아요? 불행은 전염돼요.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 곁에 안 온대요.


적서는 해도 밥은 같이 안 먹는다고요. 근데 같이 밥 먹자고 덤비는 거? 바보랑 사기꾼밖에 없거든요. 근데 그쪽이 바보는 아니잖아요. 


그럼 사기꾼 맞지. 가요, 할머니. 겨누야.


사기꾼이든 바보든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딱 한 번만 믿어. 믿는다고 손해 안 보니까. 믿으면 돈 잃고 불행해지잖아요. 


안 믿으면 그냥 불행한대. 가자, 할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겨누는 익사할 운이고 부적은 아직 내 손에 있고. 앞으로 3주. 


무조건 너 지킨다. 뭘 그렇게 열심히 해? 익사할 만한 데 찾고 있어. 갑자기? 어떡하지? 너무 많아. 


몇 군데도 남아.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는 데 몇 군데 없을 텐데 그냥 어디 어디 가봤나 물어볼까? 아, 너무 수상하려나. 어떡하지? 아, 전학생? 많기도 하다.


이거 다 전학생 주지 말고 한 장 정도는 범생이한테도 줘라야. 어제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119 실려갔잖아. 그건 몸이 약해서 그렇지.


아니야. 오늘인가 보긴 본 것 같아. 전날에는 나보고 밤에 화장실을 같이 가자고 그러더라니까.


그건 네가 만만해서 그런 거고. 너는 진짜. 야, 그리고 범생이는 안 돼. 왜? 얼굴이 겨누가 아니잖아.


이번 건 진짜 나빴다. 어? 아, 이 신규학생 선. 쫄긴 왜 쫄아? 내가 천지선인 거 모를 텐데. 근데 여기 왜 이렇게 축축해? 이거 한 장 정도는 범생이한테도 줘라야.


어제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119 실려갔잖아. 화장실에서 물귀신 봤단 말이야. 현장에 매달려있다고. 


입이 쭉 찢어져가지고는 너무 무섭다고. 자고야 앉아. 뭐야? 박성화 안 자고 어딜 갔네? 어디 갔냐? 화장실 갔나 보죠.


물귀신을 만나면 접싯물에도 사람이 빠져 죽지. 죽고 싶냐? 죽고 싶냐고. 그러게 나쁜 짓은 애초에 하는 게 아니야.


놀래키다 보면 깃발고 싶고 깃발다 보면 잡아먹고 싶고 그렇게 악기가 되는 거라고. 너무 걱정하지마. 내가 성불시켜줄게.


대신 이제 애들 안 노리는 거다. 알았지? 자, 약속해. 약속했다. 


그럼 나 이제 갈게. 아, 여자 화장실로 옮겨라. 그래야 천도하기 쉽지.


나 진짜 간다. 얌전히 있어. 성화야, 왜 이래? 성화야, 성화야. 


매니저한테. 야, 성화야. 야, 방에서 너 재밌지 않냐? 야, 뭐야 이거? 누구 있네.


누구 있어? 어떡하지? 간접 보면 연락 와. 냄새 좋지? 야, 죽은 거 아니냐? 아니야. 전학생? 야, 너 얼굴 뭐냐? 그렇게 생기면 진짜 살 맛 나겠다. 안 나, 살 맛. 전학생 포스 보소.


야, 성화야. 야, 뭐야? 왜 거기서 나와? 뭐하냐, 너? 어... 그게... 그... 너를... 그... 지켜... 요즘따라 좀 달라진 표정 자꾸만 내가 신경이 쓰여 시키려 해도 시선은 고정 I think I'm livin' crush on you Oh, let me know 터질 듯한 이런 느낌들에 넌 모를 걸 빨리 설명 못했네 

30일 내내 쉴 때도 없이 찾아오는 게 애국인데 자세히 듣기에는 손해든 놈 전학생들 방화 몰래 거리도 멀리도 불쌍한 애 도와주고 싶어서 안 달랐어? 잘생겨도 살인자는 안 된다네 근데 난 남들보다 많은 걸 보잖아 난 소문 같은 거 안 믿어 내가 본 걸 믿지 친해지자 우리 그냥 사람은 날 싫어 난 지금부터 너에게 갈 거야 그래도 난 널 구할 거야 나가자 우리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