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공시 준비만 5년째거든요. 붙었어 정말요?
그건 됐고. 여자가 남자랑 하이파이브하다 실수로 손깍지를 낀 거야.
이렇게 했는데 이렇게. 근데 남자도 이렇게 같이 끼는 거야.
이거 남자가 여자한테 관심 좀 있는 거 맞지?
진짜 몸이 부서져라 희생만 했거든요. 고생했네.
근데 남자가 이렇게 손깍지 끼면 관심 좀 있는 거 맞지?
약간 이렇게 끼던데. 어! 손깍지! 얼른!
좋지? 설레 죽겠지? 그래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아 진짜 소금 뿌리면 안 돼요! 신딸이에요!
집중 안 돼.
안녕하세요 오옥순 님. 여기 엄청 센 악기 산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랬지. 근데 금줄은 왜 달고 황토는 왜 뿌려요?
이거 보통 큰 신 모실 때 하는 거잖아요. 신랑님 잘 부탁합니다.
자 우리 굿 할게요. 우리 지금 너무 저자세 아니에요?
좀 자존심 상하려고 그래요. 잘 봤다. 오늘 이거 귀신한테 부탁하는 거 아니야.
그럼요? 사람한테 부탁하는 거야. 사람 누구요?
나 구할 수 있다. 바로 잡을 수 있다. 마음 잡으려는 거야.
아 이놈이 좀 까다로워요 말이지. 이 애미 쫄려서 이러는 거니까 잔말 말고 협조 좀 해.
어머니 어머님 진짜 멋진 무당이세요 진짜로.
멋졌으면 첫 판에 제대로 했겠지. 아직 포기 안 하셨잖아요?
그럼 계속 첫 판인 거예요. 저도 견우 계속 그렇게 지키고 있거든요.
남들이 다 삼칠일 안에 죽는다고 해도 전 절대 포기 안 할 거거든요.
짠. 오늘로써 벌써 13일째. 이제 8일만 지나면 견우도 액운 훌훌 벗고 자유의 몸이 될 거예요.
이 심각한 때에도 네 머릿속에는 그저 이 녀석 생각뿐이냐?
네. 사랑밖에 모르는 진짜 멋진 무당이 되려나 보죠 뭐.
응 형님들 이번 폐가는 진짜 권지용 저리 가라 해요.
듣고 놀라지 마. 여기 알려준 사람이 누구냐면 경찰이야.
걔들도 여기는 무서워서 아무나 못 들어간대.
앞으로 남은 8일 동안 더 철저하게 지킬 거예요. 완전.
그래, 절대 지지 말고. 안 져요.
싸움과 도피
안 지기네. 너 얘 이길 수 있어? 음... 1대1은 좀... 에라이.
견우 여기 못 오게 하면 되죠. 악귀랑 안 만나면 안전하거든요.
그렇지. 그렇게 해야지.
어? 못 이길 싸움은 피하면서 거짓말도 치고 도망도 다니면서.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튀어. 명심해. 걔 지킬 사람 너밖에 없다는 거.
네. 절대 지킬게요. 야, 문이 안 열리고.
저 젠놈들은 뭐냐? 아, 형님들 주작이 아니라 진짜 안 열리는데요.
잠깐만요. 뭐 하냐? 아, 깜짝이야.
왜? 들어가게? 가지 마. 여기 들어가면 못 나와.
혹시 무당이에요? 아닌데.
밑에 진짜 무당이 있어. 까불지 말고 가라.
그건 제가 알아서 할 거고요. 혹시 여기 찐으로 악기가 있다던데 그거 처리하러 온 건가?
처리했으면 들어가라 했지. 못해도 적당한 귀신이면 냅둬.
근데 들어가면 진짜 뒤지니까 내가 말리는 거야.
너 딱 보니까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하고 다니는 개자식이다.
근데 그 개자식도 뒤지면 슬퍼할 부모는 있으니까 내가 말리는 거야.
이 눈이 겁을 넘어지신다.
아, 그러지 말고 우리 같이 갑시다. 같이.
원래 쪽수 앞에 장사 없잖아.
쟤들도 4대 1은 빡세. 내가 장담할게. 우리 같이 가요.
뭐 하는 짓이야? 빼지 말고 우리 업계에 진출시켜 줄게요.
눈이 감동하셨어. 오빠들? 나 칼 있는데.
대박이야. 계속 찍어. 이거 진짠데? 오, 야. 야.
뭐야? 누가 보면 진짜 칼인 줄 알겠다.
보셨죠? 절대 안 지는 거. 간다. 드디어 간다. 이제야 가.
물타기 하지 마, 형들. 이건 주작이 아니야. 야, 가자. 드디어 이겼네.
형님들, 아까 다 보셨죠? 저 진짜 목숨 걸고 들어온 거예요.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건 뭐야? 반지? 장난치지 마.
인간 부족하는 이의 채취가 담긴 물건 중 눈코입을 가진 걸 분신으로 주어라.
닿지 못할 때 그것이 대신 수호할 수 있다.
무당한테 눈코입 있는 물건이 어딨냐고.
어릴 때도 잡귀 들릴까 봐 인형도 안 갖고 놀았는데.
눈코입? 까꿍. 립밤 어떻게 자연스럽게 주지?
우정의 증표라고 할까? 아니야.
누가 우정의 증표로 쓰던 립밤을 줘. 그건 학교 폭력이지.
날씨 좋다. 날씨? 이거다.
화창한 날씨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돼.
그럴 때일수록 건조해지지 않게 잘 관리해야지.
그중에서도 가장 촉촉해야 하는 게 뭔지 알아? 바로 입술이야.
입술? 응, 입술. 입술이 사막이 되면 생명이 숨 쉴 수는 없잖아.
자, 우리 촉촉하게 살자. 왜 이래? 글쎄.
오늘 유독 비정상이네. 안 되겠는데? 새끼손가락.
변우의 안내. 난 지온 줄 알고.
변우와 진웅
왜 지온 줄 알았대? 나도 동심 있어.
알아둘게. 아기랑... 잠자고 있는 아기는 천사지.
그건 귀신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다행이야. 진살령부가 제대로 벗겨져서 변우한테 해롭진 않겠어.
어머, 어머, 어머. 미안해. 하다하다 이젠 멱살을 잡냐? 괜찮아.
날씨 좋다. 같이 가. 날씨... 속상하네.
셋이서 친구하니까 이런 게 불편한데? 나만 소외당하는 느낌?
방금 내가 습관적으로 의자를 뺐어.
너가 늘 옆에 앉았으니까. 근데 넌 그걸 지금 싹 무시하고 변우 옆에 앉았어.
좀 너무하지 않냐? 미안해.
미안하면 다인가? 이리로 오라고.
새 친구한테만 잘하지 말고. 헌 친구한테도 좀 잘해줘.
유치해. 초딩이야? 유진이다. 아니, 이걸 들어준다고?
가줘야지. 더 유치해지기 전에.
야, 여기는... 당분간 같이 먹어. 생년 수행 끝날 때까지.
너 정신 사납게 서 있어. 앉아. 야, 좀 비켜라.
야, 빨리빨리 좀 가라. 가서 먹어. 가서.
자리도 많은데 왜 저기다가 비키라고.
와, 저건 또 무슨 신종 괴롭힘이냐. 생각 봐.
김준호 못된 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
야, 오늘 금식 죽인다. 야, 공부했어? 죽인다, 죽여.
엄마, 나는 수행 평가 같은 거 관심 가지면 안 되냐? 그건 아닌데.
아니, 그러니까. 이 동물권이 뭐냐고.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왜 발표 주제로 뽑은 거야.
내가 동물권을 알아야 될 이유가 있다니까. 그게 뭔데?
그걸 네가 알아서 뭐, 어디다 써먹게? 귀여워.
이거 진짜 아니다, 이거. 견우 좋아한다며. 첫눈에 반했다며.
응. 견우까진 이해해. 잘생겼고 양궁도 잘하고. 잘생겼으니까.
잘생겼다고 두 번 말했다. 두 번 말할 정도로 잘생겼어.
그러니까 이해한다고.
야, 근데 김진웅은. 김진웅이 대체 왜 귀여운 건데?
네가 아까 그랬잖아. 김진웅 귀엽다고.
내가? 내가 언제? 왜? 너도 한 대 피울래?
얘가 귀엽다고? 어디가? 아니. 그래. 오줌이나 싸라.
시원하게. 뭘 쳐다봐, 자꾸. 뭐 한판 뜰까?
안 붙어? 모르겠다.
좋았냐? 야, 그거 진웅이 아니야. 진웅이 아니면 뭔데?
걔 때문에 웃었어. 진웅이, 걔, 보기.
걔? 응. 김진웅이 걔가 있어? 난 김진웅이 걘 줄 알았는데.
늘 같이 다녀. 수호령인가 봐. 쬐끄만데 용맹해.
엄청 귀여워. 아, 수호령. 보기는 착해서 견우한테 해는 안 끼쳐.
근데 그게 사실 되게 어렵다.
그냥 평범한 귀신들은 견우를 보면 막 시비 걸고 싶고 괴롭히고 싶어진단 말이야.
살아생전 공부가 많이 됐거나 아니면 되게 착하거나 해야 견우를 안 건드리는데 보기가 그래.
자기 주인밖에 몰라. 오, 신기하네.
그냥 보기엔 진웅이가 해로워 보여도 무당 눈엔 진웅이는 괜찮아.
위험한 존재와 결단
진짜 위험한 건 사실 도연이지. 구도연?
응. 도연이한테 붙은 악의령은 다루기 어렵거든.
구도연한테 귀신 붙었어? 걘 위험해서 내가 미리 조치를 좀 취해놨어.
넌 이상한 거 못 느꼈어? 도연이 옆에 있으면 숨 막히고 머리 아플 수도 있는데?
아, 답답해. 아, 머리 아파. 토할 것 같아.
와, 맨날 하는 인성질이라 진짜 일도 눈치 못 채.
근데 난 아무렇지도 않던데? 역시.
예전부터 느꼈지만 넌 기가 진짜 세.
좋은 거지? 엄청. 아, 견우가 네 체질 반만 닮으면 좋겠다.
아니다, 반에 반만 닮아도. 또 견우. 기승전 견우.
어쩌겠어. 내가 너무 사랑에 빠진 소녀인걸.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는데 어때? 나 좀 예뻐? 응? 응?
눈치야 좀 있어라.
안 예뻐? 견우가 더 예뻐. 됐냐? 응. 인정. 응. 견우 좋아.
견우 보고 싶다. 견우 지금 왔다. 어쩐대요?
그년 왜 혼수 상태래요? 둘 다 간당간당하대.
그 때야 돼. 한시라도 빨리. 그 때는 안 된다고 했잖아요.
지금이라고 될 것 같아? 전에 그 노무현 무당 봤지?
그 성님이 만신들 모으고 있어.
걔들 오기 전까지 부정굿이라도 할라 그래. 예?
아, 뭐라도 해보는 거야. 애들 뒤지기 전에.
다섯 잡아먹은 귀신보다 셋 잡아먹은 귀신이 할 만할 거 아니야.
아이고, 어머니. 아, 징그러워.
기어이 기어들어 갔어. 이 육실놈들.
천천히. 야, 오른쪽. 야, 낙엽 묻히자.
벌 청소 끝나지 않았나? 쟤네 왜 또 저러고 있냐? 글쎄다.
네, 여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네. 아, 미안.
나 알바 때문에 먼저 가봐야 될 것 같아.
데려다 줄게. 아니야. 나 혼자 갈게. 그게 편해. 그럴래.
아, 맞다. 마지막으로 인간 부자. 변우야, 내일 보자.
야, 너도. 안녕. 부정고 타기 전에 두 놈 혼부터 건지자.
네, 어머니. 가자. 네. 변우야, 내일 보자.
상문아, 안녕. 왜 당신이 여기 있어? 너 보러.
내가 언제까지 너한테서 너네 가족을 지켜야 할까?
벽사부, 귀신 쫓는 부적. 익숙하지?
내 얼굴만 하면 되잖아요. 왜? 왜 할머니 얼굴이냐고?
성불 못 하실까 봐. 워낙 네 옆에 오래 계셨잖아.
너네 아버지가 걱정 많이 하셔. 너 나타날까 봐.
눈 감아. 자, 우리 촉촉하게 살자.
어, 알바가 많이 피곤한가? 그러게.
예측 불가능한 상황
자, 실존주의는 크게 두 가지로 양분화된다.
하나는, 박성아 죽었니? 네, 네.
실존주의는 크게 두 가지로 양분화된다.
자, 하나는 유신론적 실존주의, 또 하나는 무신론적 실존주의.
근데 중요한 건, 진우 이 때문에 맨날 라면만 먹고 이게 뭐야.
밥 먹고 싶다. 나도 밥 먹고 싶다.
어? 이거 우리 동네 아니냐? 뭔데?
어제 봉수동 폐가에서 혼수 상태로 발견됐다는 뉴스 예능.
지금쯤 뒤졌을 듯. 명복을 빈다. 우리 동네 맞는 것 같은데.
야, 이거 우리 같이 보자. 재밌겠다.
같이 보자니까. 같이 보자 이거. 안 보자니까.
야, 이거 물귀신 아니거든. 같이 보자니까. 싫어. 쫄기는.
선생님들, 이번 폐가는 진짜 불리합니다. 근데 밑에 진짜 무당이 있어.
무당이 왜 있냐? 나불대지 말고 가라.
그건 제가 알아서 할 거고요. 혹시 여기 찐으로 악기가 있다던데, 그거 처리하러 온 건가?
오빠들? 나 칼 있는데. 오! 이거 진짠데?
박성아! 내가 진짜 쩌는 거 보여줄게.
빨리 일어나 봐. 이거 안 보면 진짜 후회한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뭔데?
이게 짠하. 이거 진짠데? 혹시 무당이야?
뭐가 그렇게 심각하냐? 어? 아니야 그냥.
그냥이 아닌데. 그냥 억지로라도 깨워서 밥 먹일까 하고.
어? 성아 오늘 잡채 나왔잖아. 한 번만 해줘. 그건 좀...
아 야 이게 뭐가 어려워? 나 칼 있는데 이거 진짠데.
어려워 이게? 그게... 어렵지는 않은데 이게 참 가만 보니까 은근히 웃음으로 때우려고 하네.
얘가 자꾸 이러면 니가 무당이라는 의심을 더더욱 거둘 수가 없어.
완전 닮았으니까. 안 그래? 봐봐 완전 닮았지?
어? 야 임급동팔이 임급동팔이! 어? 완전 닮았다니까.
지금 뭐 하는 거? 야야야야야야. 니들이 볼래?
이리 와봐 이리 와봐. 이 무당 완전 박성아지 않냐?
우리 동네 폐가 들어간 너튜버가 사고 났거든?
현장에 있던 무당들이 라이브에 찍혔는데 그 중 한 명이 너무너무 박성아 같은 거야.
이 사람? 다 가리고 있구만 뭘. 진짜 맞다니까.
나 무당 아니야. 진짜. 그러니까 확인을 해보자니까. 무당인지 아닌지.
자 칼 들고 따라 해봐. 나 칼 있는데. 나 칼.
뭐, 왜? 야, 박성아. 너 무당이야? 어? 아니... 아닌데 왜 시키는 거 다 하고 있어? 야, 맹주성. 너 무당이 뭔지 알아? 어? 그게 뭔지 알고 하는 소리냐고.
대답해. 대답하라고. 왜 그래? 야, 차라리 사람을 죽였냐고 물어봐.
살인자는 벌이라도 받아, 알아? 미쳤는데? 왜 화난 거야? 괜찮아? 야, 성아. 말 좀 해. 화난다고 그러면 어떡해. 좋게 말할 수 있잖아.
좋게? 당하는 애가 웃고 있는데. 어떻게 좋게 말해? 미안해. 다음부턴 똑부러지게 말할게.
나한테 미안할 게 아니라 너한테 미안해야지. 남미세라고 해도 웃고 무당이라고 해도 웃고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일단 사과부터 하고 보는 너한테 미안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너 뭐 진짜 무당이라도 돼? 아니. 야, 성아가 왜 무당이야? 근데 왜 자꾸 웃어? 근데 왜 자꾸 쟤네가 하라는 대로 해? 약점 잡힌 사람처럼.
그건... 무당이니까! 진짜 무당 맞으니까. 너 3, 7일 동안 안 죽게 하라고 내가 지금 몸이 10개라도 모자라거든? 뭐 물귀신, 불귀신 다 맞고 인간 부적이나 구도현 악일형까지 재웠다고. 나도 너 속이기 싫다고.
너랑 하고 싶은 거? 사랑밖에 없다고. 넌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못대입 구던데? 야, 백현우. 너 한마디만 더 해봐.
입을, 입으로 확! 막아버릴 테니까. 이럴 수는 없잖아. 됐다.
그만하자. 그래도 무당이 싫은 거지 내가 싫은 건 아닐 거야, 그치? 속도 좋다. 안 밉냐? 응. 안 밉네.
난 좀 밉다. 백현우! 잠깐 얘기 좀 하자. 무슨 얘기? 몰라, 나도 아직.
해봐야 알 것 같아. 양궁 하러 오냐? 아니요. 그래? 할 건데요.
가자, 양궁. 야, 너. 그럴래? 보기보다 무겁네? 일단 그 팔 내리고 어깨 넓이로 서 봐. 이게 스퀘어 스탠스야. 이렇게? 응. 제대로 서는 게 먼저야.
표적 보기 전에 너가 어디 있는지부터 확인해. 바람이 강한지 약한지 좋은 자리인지 나쁜 자리인지 그냥 눈으로 봐서 몰라. 직접 서 봐야 알지.
오케이. 몸으로 느껴보겠어. 여기 나쁜 자리네.
바꿔줘. 왜 이렇게 활이 안 좋나? 얘기하자며. 할 거야.
활 다 쏘고. 성아 그렇게 웃는 거 내가 가르쳐 준 거야. 입학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인가 밥 못 먹고 있는 애가 있더라고.
자리 하나를 못 잡아서. 응. 웃어야지. 네? 너랑 같은 1학년.
쫄릴 때일수록 웃으면 좋아. 웃으면 여유 있어 보이거든. 나처럼.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꿀팁인데. 고마워. 웃는 거. 고마워.
쿨해지면 그만이라고. 당당한 척하다 보면 진짜로 당당해질 거라고. 그러니까 성아 보고 너무 뭐라 그러지 마라.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이니까. 그 얘기 하자고 부른 거야? 나 성아 좋아해. 여기서 더 좋아지면 내가 치사해질 것 같거든.
그땐 너한테 이런 얘기 안 해줄 거라서. 난 소중한 건 소중하게 대할 거야. 오! 거봐! 너 내가 쟤는 있을 거라고 했지? 너 무당이 뭔지 알아? 차라리 사람을 죽였냐고 물어봐.
살인자는 벌이라도 받아. 진짜 무당이라도 돼? 근데 왜 자꾸 웃어? 약점 잡힌 사람처럼. 앗! 뜨거! 부정을 씻어야 하는데 태우고만 있네.
그러게요. 부정도 타고 손도 타고.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네, 어머니. 어머니 무슨 걱정 있으세요? 너는? 저요? 뭐 늘... 그놈의 사랑이 걱정이겠지.
네. 어머니, 저는요 스파이더맨이 부러워요. MJ가 거미를 싫어하진 않잖아요. 견우는요... 무당을 싫어해요.
걔만 그런 거 아니야. 무당 좋아하는 사람 원래 별로 없다. 귀신 보는 게 어디 제주든 천영이고 숙명이지.
괜찮아. 아이 꼬라지 들키지만 않으면 되잖아. 스파이더맨 쫄쫄이 입었을 때나 거미지.
평소에는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야. 만약에요. 진짜 만약에 들키면 어떡해요? 그거는 그때 가서 생각하는 거야.
어머니, 한지 좀 사과할까요? 부정 소지 내일 다시 태우게. 그래. 어? 내일 사요.
왜? 견우. 뒤에 견우? 그러네. 가. 어? 저기요.
저기요? 저기요. 말하지마. 토끼야.
토끼야. 토끼야. 토끼야.
폐가 그 무당 맞으시죠? 잠깐만요. 잠깐. 아니, 왜 무시해요? 들었잖아.
저기요. 그 얼굴에 이거 한번 벗어주시면 안 돼요? 너 뭐야? 뭐하는 놈인데 내 신딸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저기요. 그 제 친구가요.
오늘 학교에서 그쪽으로 오해받아서 되게 곤란했거든요. 그 진짜 죄송한데 얼굴 사진 하나만 찍어주세요. 오해 좀 풀어주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응? 응이라고? 그걸 벗겠다고 옆에서? 응이 아니고 안 돼요.
들었지? 얼굴 공개 안 돼. 저리 가. 아니, 방금 된다고 그러셨잖아요. 아, 그거야. 말이 헛나온 거고.
그리고 니 친구 곤란한 게 내 신딸 문제야? 니 친구 문제지? 이럴 시간이 있으면 가 니 친구나 챙겨. 어디서 버르장머리 없이 사진을 찍자마자 얘가 니 친구야? 말씀이 맞습니다. 근데 제 친구가 곤란했던 거는 그 친구 문제가 아니라 제 문제였어가지고.
그럼 전 친구한테 사과하러 가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성아야.
밤 늦게 미안. 잠깐 볼 수 있어? 할 말이 있어. 아니, 사과하고 싶어.
뭘 봐? 눈 안 깔아? 확! 해 걸릴까 봐 나도 모르게. 답장은 했어? 그걸 어떻게 해요. 내가 눈을 깔라고 했는데.
성아야. 어때? 이쁘냐? 예뻐요. 이쁘네.
근데 갑자기 옷은 왜요? 잘 생각해봐라. 쫄쫄이 입었을 때나 스파이더맨이지. 안 그래? 뭐해? 빨리 앉혀가고.
어머니 사랑해요. 다녀올게요. 스며드는 햇살이 위로가 되는 날 이 그리움이겠지.
온 세상이 하얗게. 견우야 어디야? 나 유월공원. 너는 어디야? 금방 갈게.
찾았다. 견우야. 성아야.
내가 미안해. 내가 말 심하게 했어. 아니야.
내가 미안해. 내가 답장을 너무 늦게 했지. 아니야.
그게 뭐 별건가? 맞아. 이렇게 만났으면 됐지. 다른 건 다 별거 아니야.
내가 미안하겠지? 어? 정전이다. 어둡다. 달려온다고 힘들었지? 그래도 다행이야.
오늘 날씨가 되게 시원하네.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근데 정전도 가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조용하네.
아닌가 좀 어슬슬한가? 어둠은 음의 영역. 은기는 귀신을 불러들인다. 나는 어릴 때 정전 엄청 무서워했는데.
왜? 그냥 어두워서? 응. 깜깜한 게 싫었어. 밤이 너무 무서워서 불도 다 켜고 잤어. 그거 알아? 손이 따뜻하면 마음도 안심되는 거. 어머니 처음 만났을 때 손을 이렇게 잡아주시면서 그러는 거야.
이 어미가 아침을 불러올 수는 없어도 아침까지 이러고 있어줄 수는 있다. 아직까진 무섭냐? 이 상꼬맹아. 그때 알았어.
사람 은기의 대단함을. 어때? 이제 안 으스스하지? 난 사실 네가 억지로 웃는 게 싫어. 내 옛날 모습 보는 것 같아서.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웃는지 좀 알거든 나도. 나쁜 사람들은 웃으면 더 괴롭혀. 울 때까지.
그치만 너는 너고 난 난데. 널 멋대로 나한테 대입하고 멋대로 화내서 진짜 미안해. 이제 옛날 생각하지 마. 앞으로 나쁜 일 절대 없을 거야.
내가 다 물리칠 거거든. 나 엄청 따뜻해. 안녕 좋은 아침.
오늘은 자전거 타고 가자. 나 자전거 없는데. 내가 많아.
어지러워. 모른 척해도. 아 차가워.
너에게 닿을 것 같아. 이 오묘한 거리에 숨을 곳이 없어 나. 하늘의 구름보다 내가 느려도 은은한 달빛 속에 꼭꼭 숨겨도 난 너 몰래 새어나오잖아 네 맘에 닿을까 봐. 가까워진 거리 그 안에 멈춰버린 발끝. I'm still with you.
너의 그림자에 나란히 서 있는 나잖아. 손깃이 닿을 듯해. 아스트라 깊은 눈물로.
하늘의 구름보다 내가 느려도 은은한 달빛 속에 꼭꼭 숨겨도 난 너 몰래 새어나오잖아 네 맘에 닿을까 봐. 아주 하라는 양궁원 안하고 자식이 새콤달콤해. 꿈을 꿔도 참. 꿈 아니다. 꿈 아니야! 난 또 천지선녀 일이라고.
무당판에 여마 어찌 사는지 모르는 사람 어디 있다고 굳이 양양까지 행차를 해요? 개나 소나 붙잡고 물어보면 되지. 그래서 어찌 사는데? 알잖아 나쁜 짓 많이 하고 삽니다. 나쁜 짓 구체적으로 뭐? 돈 되면 물불 안 가리나 보던데.
왜요? 물어봐줘? 아니 뭐 그거까지는. 여보세요 여마니? 어 여마야. 궁금해하실 필요 없다고 전해.
끊어 바빠. 이제부터 갈 때도 자전거 타고 갈까? 갈 때는 조금. 그치 하루 두 번은 좀 그렇지.
인정?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양궁 끝나고 가면 너무 밤이라서. 양궁? 양궁 다시 시작하기로 완전히 마음 먹은 거야? 아니. 어? 끝나고 좀 보자.
창고로 와. 와. 와. 너도 한 대 필래? 놀았냐? 쌤 쟤네 안에서 담배 피웠네요. 뭔데? 무슨 일이야? 그럴 일이 좀 있어. 내가 쌤한테 말할게.
아니야 괜찮아. 진짜 괜찮겠어? 응. 안 나갈 거니까. 죽일까? 아니 아니 계속 하는 거야? 왜 계속 오는 거래? 자리까지 다 잡았네.
아직 헤어지는 중이시랜다. 나쁜 남자. 너 얘랑 헤어지기도 전에 다른 소녀를 만나? 너 그렇게도 지저분한 남자였어? 양궁한테 미안하지도 않니? 안 미안한데요.
나쁜 남자. 할 거니까요. 양궁.
어머니는 이렇게 중요한 곳을 앞두고 참 공사가 다망하시지. 많은 걸 다 혼자 준비하라고. 야 가자 가자.
암몽괴승의 함몽귀신아. 동백경동의 사레귀신아. 괴요염의 흑역귀신들아.
인골음장의 사레저주귀신들아. 화낭박새의 문역귀신들아. 상문재극의 동폐귀신들아.
인문재문의 동극. 아이고 아이고 힘들어. 뭐야.
안녕.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부정고수는 다 했나봐? 아직이요.
근데 얼마 안 남긴 해서. 근데 진짜 누구세요? 아. 그 왕어머니께서 섭외하신 만신 분? 아. 그러시구나. 혼자 오셨어요? 어머니께서 여러 분 오신댔는데.
어. 좀 일찍 도착했네. 아. 네. 왜? 아. 그. 안에서 나오시길래 안에 있는 애랑 토킹오바웃 좀 잘 됐나 싶어서 저도 구경 한번 가보려고요. 아. 넌 아직 안 돼. 그보다 얼마나 잘 준비해왔는지 구경이나 해볼까? 아. 왜만 바꿨어? 허락도 없이.
그냥 좋아하니까요. 아. 진짜로? 그래. 이렇게 밀당을 잘하는데 니가 양궁을 하지.
누가 양궁을 하겠니? 얘들아. 신고식 가자. 네. 뭘까요? 우리 양궁부는 대대로 신입생이 치러야 될 신고식이 있다.
우리 동네 귀신 나온다고 소문난 폐가 알지? 거기를 1시간 컷으로 찍고 돌아온다. 늦을 시 벌칙. 운동장 50바퀴.
신입. 준비됐어? 아니. 시작.
출발. 1시간. 4. 5. 4. 얼마나 예쁜지 보려고.
네. 주세요. 잘 추면. 근데 이거 둘이서 추는 건데요.
누가 뭐래니? 나쁜 일은 운명 같았다. 늘 준비되어 있으니까.
좋은 일은 기적 같았다. 일어나질 않으니까.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올 때까지 옆을 지켜주겠다는 애가 있다.
개순이 참 따뜻해서 나도 한 번쯤은 행복해져도 되겠다. 헛된 꿈을 꾸었었다. 잊고 싶다.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데 쫄지도 않고 맞담배보다 더하다는 맞춤을 추니? 부당맞네 진짜. 뻔뻔한 게. 내일부터 5일만, 딱 5일만 나랑 더 친구하자. 너가 지금까지 나한테 했던 말들 중에 거짓말 아닌 게 몇 개나 있어.
네가 바라는 것보다 내가 훨씬 더 불행할게. 귀신 보는 거 재주 아니야? 저주지. 내가 너는 몰라도 부당은 좀 알거든?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인간부족의 효력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