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고 했다.
양선아 타라고. 안 탄다고? 타라고.
양선아 살면서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들이 있다. 드세요.
아니 봐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이 선들을 보아왔다.
자라면서 이 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뭐라고 적었어.
이 선들을 볼 수 있는 사람도 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저주받은 아이였고.
엄마를 미치게 만들어 아빠를 죽인 아이였다. 으 으 으.
나에게는 당연했던 붉은 선들이 점점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내가 붉은 선을 본다는 사실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나는 입을 다물고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죽지 않았다. 두 분과 나를 약 올리듯이 나는 매번 살아났고.
어느 날 완벽하게 혼자가 되었다. 나는 결심했다.
어차피 살아야 한다면 이 선이 왜 생기는지라도 알아야겠다고.
누가 이 선을 만들었으면 나 말고 누가 이 선을 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저주를 없앨 수 있는지.
저기요 계세요? 저 여기 앞동에 며칠 전에 이사 왔거든요.
원래는 떡을 돌리려고 그랬는데 요새 사람들이 떡 잘 안 먹잖아요.
그래서 과일 좀 사봤어요. 과일 좋아해요?
저는 어렸을 때는 과일 잘 안 먹었는데 크고 나니까 없어서 못 먹겠더라고요.
여기 앞에 두고 갈 테니까 상하기 전에 꼭 드세요.
야 니 하나 더. 에? 아니야.
이따가 형 설마 또 제 차 긁었어요?
야 오늘 무슨 날이야? 니가 왜 이 시간에 등장하냐?
그러게요. 뭐 한다고 간만에 삼촌 놀이 좀 해보려고 했다니만 역시 사람은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돼.
아 그 고등학생 조카? 요새 고딩은 상전인데.
물론 상전이지. 근데 어쩌냐 나밖에 없는데.
그럼 한 형사님 결혼하면 어떡해요? 결혼?
내 결혼식 올 거지? 내 결혼식을 왜 가?
직장 돌려오니까 왜?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나서.
섹스 중독인 줄 알았는데. 근데 은근히 까다롭네.
미안. 나대지 말라고 했지? 왜 이렇게 멀리 가 있는 거야.
야 나 좋아. 이리로 와. 이리로 와.
적당히 나대라 해라 병신아.
선아야 괜찮아? 선아 아파?
선아야 선아야. 갖고 오라는 돈은 안 갖고 오면서 왜 쌩큐질이야 니가 있지.
야 잡아. 아이고 선아야 선아야. 너 더 낮아야 돼.
일어나. 야 니네 삼촌 경찰이라며. 뻔하잖아.
그리고 내 전화랑 문자는 왜 씹어. 무겁네.
웃어? 한번만 더 싱구하면 나 진짜 여기서 일어버린다. 알았어? 알았지?
어 형 왔어요? 친하면?
29세 여성 혼자 거주하고 있구요. 인근 카페에서 매니저 일했었고.
가족은? 형제는 없고 부모님 두 분만 계시는데 지방에 살고 있대요.
애인은? 그건 아직 확인해보겠습니다.
집은 개판을 쳐놨는데 물건은 그대로고 시체는 깨끗하고.
무슨 연구 무대를 갖다 놓은 것 같네.
어? 이 집 맛있는데 유명한 집이에요? 아니.
주민만 아는 맛집. 체크. 예.
하 형사님. 아까 1층 주민 증언 받았는데요.
어젯밤 새벽에 헬멧 쓴 남자가 여자가 사는 빌라 쪽으로 올라가는 걸 봤다고 합니다.
헬멧? 음식점 배달원인 것 같다는데요.
형 근데 이 새끼 목적이 도저히 뭔지 모르겠어요.
아니 돈도 그대로 있고 성폭행 흔적도 없고.
아니 피해자가 원하는 사고 다닐 스타일도 아니고.
그냥 사팬가? 세상에 그냥 사팬가 어딨냐?
배달집은 어떻게 됐어? 그 여자 집에서 자주 시킨 건 맞는데 그날은 시킨 적 없대요.
여자 애인 관계는? 조사해봤어?
애인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뭐 거의 1년 전에 끝난 모양이에요. 찾아볼까요?
여러분 NFL 뉴스 안주영입니다. 7월 25일 화요일 뉴스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오후 신우동 빌라 당시에 처사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대 여성 한 명이 숨졌고 최근 신우동 인근에서만 세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났지만.
아직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경찰들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근 주민들까지도 모두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박성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오늘날 신우동 한 빌라에서 혼자 사는 20대 여성의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당제 침입 흔적이 다분한 것으로 무발적인 강도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최근에도 신우동 근처에서 혼자 사는 30대 여성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
혼자 사는 여성은 수백 개 S라인을 가진 사람도 잊기 힘들지만.
단 한 개 S라인을 가진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 건 아니다.
더군다나 살인사건 현장에서 뭔가를 엿들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상한 소리는 못 들었어?
네 긴급신고 111입니다. 맞은 손집에 헬리스 남자가 듣고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여보세요.
어떤 마을에 회색 늑대가 가축들을 많이 잡아보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화가 난 거야.
사람들 환영을 허가해주세요. 자 그럼 어떻게 될까. 늑대가 자취를 감추게 되겠지.
안 온다 이거지 뭐야 이게 뭘까. 아, 깜짝아.
너 학교 안 갔어? 삼촌. 나 돈 좀 줘.
일단 이걸로 쓰고 있어. 내일 더 뽑아다 줄게.
얼마도 줄 수 있는데? 야, 너 얼굴 왜 이래? 맞고 다니냐?
뭔 상관인데? 돈이 왜 필요한데? 어, 왜? 신고일지가 어딘데?
나동? 방주경찰서 한지옥 형사입니다. 안에 계십니까? 어?
S라인 이렇게 많은 사람을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다. 안녕하세요.
아, 소용없어요. 안 나올걸요? 동네에서 키코너리로 유명한데 쓰레기 버려주는 사람들도 있다니깐요.
안녕하세요. 잠깐이면 됩니다. 어제 경찰로 신고하셨죠?
목격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을 해주세요. 인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 부모님 있어요? 잘못 봤어요. 네?
잘못 보고 신고한 거라고요. 그 당시 상황을 좀 자세히 말해줄 수 있어요?
헬멧 쓴 남자가 와슴편동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여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여자요? 아저씨 옆집 204호에 이사 온 여자분이요.
요새 사건이 많이 일어나니까. 근데 애인이었어요.
근데 학생 아니에요? 학교 안. 아 요새 새끼들 진짜.
근데 내가 저기서 하는 걸 어떻게 아는 거지?
가짜 강의. 아, 뭐야? 왜 안 사요? 안 사요?
삼촌이랑 추억하는 거야? 신기하다 진짜. 얼마야? 얼마?
얼마 아닌데? 돈 먹어서 줘서. 아우, 장난하지 마. 아우, 야우. 아이쇼. 장난이잖아.
형. 그 신호동 살인사건 여자 전 남친 있잖아요.
우정민이라고 방주고등학교 교사인데. 이 사람 주소지가 완성빌라 나동 303호인데 너무 가까운 게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아니, 그리고 저번 달에 있었던 살인사건. 그 여자도 불과 몇 주 전까지 우정민이랑 같은 헬스장 다니고 있었어요.
동선 겹쳐요. 나동 303호? 사진 있어?
응. 안 나올걸요? 동네에서 이끼 커무르로 유명한데 쓰레기 치워주는 사람들도 있다니깐요.
303호 이 새끼가 살해된 두 여자랑 모두 면식에 있었다는 얘기네? 너무 우연이다.
그치? 그쵸? 이런 우연을 또 저희가 그냥 두진 않죠.
여보세요? 네. 야, 너 먼저 가있어. 나 어디 좀 들렀다 올게.
예? 한호성 환자 가족분 되세요?
새로 오신 요양 보호사분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라지셔가지고 저희가 지금 내부를 다 뒤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놀라셨겠지만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그래. 차라리. 빨리 와요.
빨리. 아이고. 어르신.
왜 올라가셔가지고. 거기 위험해요. 내려오세요.
와, 이게 뭐야? 어, 가고 있어.
형, 여기 이상해요? 뭐가 이상해? 도착했어? 뭐가 이상하냐고. 여보세요? 동식아.
오동식! 이제 하나 남았네. 왔어? 정민 씨. 잘 지냈어?
우리 모두 구원받는 길이야. 그만 둬. 아래치 비키구나.
그걸 왜 찌르게? 찔러봐. 왜 이렇게 더러워. 찔러보라니까.
못 찌르겠어? 어? 안경 어디 있어? 안경 어디 있어?
괜찮아. 내 안경 어디 있어? 안경 어디 있어? 야!
뭐야? 뭐야, 쟤? 야, 가만없으면 되는데 죽어 야!
사람이 없어지고 있네. 그 남자는 나처럼 메스라인을 봤던 걸까?
안경? 안경? 너 진짜 병원 안 가봐도 돼? 아까 죽은 남자 누구예요?
뭐 나중에 말해줄게. 나 어차피 경찰서 한번 나와야 돼.
삼촌 무슨 일이야? 야, 너 왜 연락이 안 돼?
오밤중에 선글라스는. 너네 서로 알아? 왜?
돈 줄 거 아니면 들어오지 마. 내가 무슨 네 ATM기냐?
너 뭐 학교에서 무슨 일 있어? 말을 좀 해봐.
말하면 뭐가 달라져?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해야지.
해결? 뭘 어떻게 해결해? 뭘 해결할 건데?
뭐 보호자인 척 하면서 나랑 같이 학교라도 가게?
어차피 이러다 또 사라질 거잖아. 언제부터 챙겼다고 지랄이야.
뭐 지랄? 이 기집애가 진짜.
근데 쟤 신현우 왜 집 밖에 있었던 거야?
너 쟤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 중학교 동창.
쟤 어릴 때 엄마가 아빠 죽이고 도망갔잖아. 몰라?
처음으로 내가 본 S라인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얘들아 니들 조심해. 다쳐.
오늘은 새로운 친구가 우리 반에 왔어. 이름은 신현흡.
너 뭐 보이는 거지? 이 안경 쓰면 붉은 선.
너도 그게 보인다고? 근데 이거 왜 또 보고 있어요?
범인 잡았잖아요. 찝찝해. 뭐가요?
왜 죽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
안경 계속 갖고 있을 거야? 당연하지.
너 뭐 잘못 먹었냐? 이제는 너가 쪽팔리겠지.
내가 왜 쪽팔린데 선아야. 아무리 그래도 폭력은 나쁜 거야.
죽여버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