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내 보물들 모아놓는 곳. 어머, 이거 서은미 작가님 작품 믿더바디 아니야? 역시 뭘 아는구나. 근데 여기 이렇게 천으로 덮어둔 작품은 뭐야? 아, 내가 제일 아끼는 작품들은 보전을 잘해야 돼서. 너네 요새 뜨고 있는 한국계 스타 아티스트 류관모 작가라고 알아? 나 알아.
나 뉴스에서 봤어. 그 사람 엄청 유명하잖아. 미국 유명 명문 미술대에 나와서 마르떼 미술관에 전시도 하고.
와, 마르떼 미술관이면 셋이의 터줏대감인데 엄청 유명한 아티스트만 전시하는 곳이잖아. 내가 그 사람 작품 정말 힘들게 구했거든. 얼마에? 3억? 와, 3억짜리 그림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다니.
자, 그럼 류관모 작가의 피에스타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장난하는 거지? 뭐가? 저게 얼마라고? 3억? 내가 실수하랬나? 왜 그래? 야, 나 저 그림 우리 집에 있어. 뭐? 우리 집에도 있다고.
제발 거짓말 좀 하지마, 예진아. 거짓말? 어, 엄마. 어, 네. 엄마 집이야? 어. 그 우리 안방에 있는 그림 좀 비춰봐.
어, 잠깐만. 헐. 어, 엄마. 고마워.
끊어. 거짓말은 누가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저걸 3억 주고 샀다고? 너무 웃기다.
야, 나 예전에 저거 벼룩시장 갔다가 10만원 주고 샀어. 10만원? 짝퉁이네. 이 그림 카피한 거. 에이, 그렇겠지.
누가 피에스타 모조품을 벼룩시장에 팔았나 보네. 옆에 이거 그려진 날짜 아니야? 24년 9월이면 6개월 전이네? 근데? 난 그 그림 1년 전에 샀는데. 뭐? 짝퉁은 네가 가지고 있는 이게 짝퉁이고 서영아, 어쩜 그렇게 여전하니? 중학교 때도 짝퉁 신발 신고 와서 내가 짝퉁이라 그랬더니 아니라고 그렇게 웃기다가 샵 가서 물어봤더니 짝퉁이였잖아.
그거 진짜 웃겼는데.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친 거야? 아니, 난 네가 시장에서 옷대다가 막 라벨갈이 해가지고 돈 좀 많이 벌었다길래 이제 안 그러는 줄 알았지. 근데 뭐, 본성이 어디 가겠어.
라벨. 갈이. 야, 네가 뭘 안다고 함부로 짓거려.
그리고 네가 갖고 있는 게 짝퉁이면 어쩔 건데? 그럴 리 없겠지만, 그렇다면 내 목 뒤에 난 짝퉁이라고 문신 새길게. 대신 네 게 짝퉁이면 네 목 뒤에 이렇게 새겨? 짝퉁맨이야. 뭐? 왜? 자신 없어? 아니.
자신 있지. 그래. 그렇게 하자.
들었지? 임신했어. 6개월 차야. 놀랐다면 미안.
얘기할 겨를이 없었어. 너 정말... 어떻게... 어떻게 당신이랑은 아기 안 갖는다고 하고 원준 씨랑 아기 가졌냐고? 마음이 바뀌었어. 그 무거운 얘기를 그 한마디로 그렇게 한다고? 그게 사실이니까.
30대 중반 넘어가니까 아기에 대한 생각이 내 마음이 바뀌더라. 당신이랑 연결 짓지 마.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 나랑 상관이 없어? 20대랑 30대 초반엔 그냥 나한테 집중하고 싶었을 뿐이야.
당신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만약 당신이 아직도 내 옆에 있었다면 당신 아이를 가졌겠지. 여전히 미안해하고 있어.
일방적으로 당신이 아빠 될 기회를 박탈한 거. 아, 그리고 향수. 아기가 그 향이 싫은가 봐. 입덧이 심해서 6개월 차 향수 한 번에 만들어보라고 했어. 아기 낳고 또 만들어줄게.
어... 정리를 해보면 이서영 씨가 작가님의 작품 피에스타를 3억 원에 구매를 했는데 황예진 씨라는 분이 똑같은 그림을 피에스타가 그려지기 전 시점에 10만 원 주고 구매를 했다. 그래서 이서영 씨가 작가님을 상대로 사기와 저작권법 위반으로 소를 제기했고 본인이 구매한 피에스타가 원작이고 황예진 씨가 구매한 그림이 위작이라는 판결만 받으면 모든 소를 취하겠다고 한 거죠? 네, 살다 살다 이런... 모욕적인 일은 처음 겪습니다, 어떻게. 카피한 것도 모자라 갤러리도 아닌 그냥 프리마켓에 그것도 고작 10만 원에 팔 수가 있죠.
이 치욕적인 모욕감을 안겨준 그 파렴치한 도둑놈. 매장시켜버릴 겁니다. 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은 다 취해주세요.
네. 왜 이렇게 소화가 잘 안 돼? 검사 좀 받아봐. 의사도 가는 장소 없다. 검사야.
소화 좀 해볼까? 잠시만요. 저기요. 여기 신관 맞아요.
어디 가세요? 왼쪽 코너로 돌아가시면 거기 있어요. 감사합니다. 아니 수어는 언제 배웠대? 혹시 교회 다녀? 응? 아니 수어는 보통 교회에서 많이 배우잖아.
아니야. 얘기가 좀 길어. 왜? 어디서 배웠는데? 깜짝아.
오. 그러니까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수어를 배워서 너를 가르쳐라? 응. 내가 왜? 난 난독증 걸려서 책을 못 읽으니까. 그런데? 그러니까 너가 읽고 수어를 가르쳐달라고. 나 고3인데? 나도 고3이야.
세 번째 고3이긴 하지만. 아니 갑자기 왜 수어를 배우려는 건데? 쌍둥이 언니 만나겠다잖아. 언니랑 대화하고 싶어서 그렇지.
그냥 보고 싶었어 오래전부터. 언니를 만나면 마법이 풀릴 것 같아서. 난독증 말이야.
너 밖에 알려준 거 맞아? 어 당연하지. 언니가 못 알아듣는 것 같은데. 혹시 너네 공부한 거 영어 수어 아니야? 한국어 수어 말고? 그냥 말해.
나 구화도 해. 아 정말? 나도 그때 알았어. 청각장애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어만 쓰는 건 아니더라고. 효민이 언니도 수어, 구화 둘 다 할 줄 알았거든.
그 구화가 뭔데? 입술의 움직임을 읽어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방법이야. 아아. 그렇구나.
언니 이게 뭐야? 아는 동생이 받은 소장인데 좀 심상치 않아 보여서. 내 동생이 유능한 변호사라서 보여주면 좋겠다 했어. 아 알겠어.
읽어보고 문자할게. 원고가 류관모 씨인데 그 사람 유명한 작가잖아. 그리고 원고 소송 대리인이 리엔서잖아.
심각해 보이는데? 송달받은 지 꽤 됐을 텐데 왜 이제야 보내? 아, 이 친구가 아직 어리고 이런 걸 처음 받아봐서 그냥 책상에 놔둔 거야. 내가 오늘 발견하고 너한테 급하게 보내는 거지. 판결 선고 기일이 오늘 두 시인데? 그게 뭔데? 소장이 송달됐는데도 30일 내에 답변서 제출도 안 하고 법정 출석도 안 해서 판결 선고 기일이 정해진 거야.
그게 오늘이고. 그래서? 안 좋은 거야? 이대로 가면 원고에 무변론 승소 판결이 내려질 거야. 그러면 피고.
그러니까 언니 친구 정혜 씨는 한 소로만 다툴 수밖에 없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불리한 상황이네? 응. 지금 당장 법원 가서 무변론 판결 선고 기일 취소 요청을 해야 돼. 혹시 그렇게 해줄 수 있어? 그럼. 언니 친구인데 해줘야지.
형, 고마워. 위임장 제출한 거 확인했고 일단 선고 기일은 취소하죠. 네, 감사합니다.
다만 이 사건의 원고인 류강모 씨와 관련해서 동일한 쟁점의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라 시간을 많이 드릴 순 없어요. 아, 예. 일주일 내로 서면 제출하시고 기한 준수해 주세요. 일주일이요?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예. 선배. 왜? 얘 뭐야? 강 변호사. 선임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수임하면 어떻게 해? 너무 급박하기도 하고 친하게 친구이기도 하고.
지난번에도 도시가스 절도 조사한다고 무단 결근까지 해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래도 그건 잘 마무리가... 멘붕 없습니다. 수임료는? 트로우 번호로 안 될까요? 그건 특별 승인 사항이야.
아, 미치겠네. 야, 승인받는다고 치자. 어? 일주일 만에 재판을 어떻게 준비할래? 법정에 서보기나 했어? 지난번에 그 비접촉 교통사고권에서 변론 준비 기일에... 그건 판사 앞에서 재판 계획을 그냥 말한 것뿐이지.
법정에서 진짜로 붙어본 건 아니잖아. 예. 경험 없습니다. 자랑이다, 자랑이야.
아, 잠깐만. 아, 씨... 프로번호는 홍도연 변호사님이 멘토링하는 구존데. 응? 지난번에 들이받아가지고 잔뜩 벼르고 있을 텐데.
일단 윤 변호사님이랑 상의해보자. 빨리하고. 응. 그래서 기일이 언제입니까? 다음 주 수요일이요.
준비기간이 일주일밖에 안 남아서 심히 걱정이 됩니다. 오자마자 자꾸 왜 이렇게 튑니까? 죄송합니다. 또 죄송.
변론은 어떻게 할 겁니까? 자신 있어요? 아니요. 없습니다. 원고 대리인은? 리엔서입니다.
리엔서? 그 원고가 류간모라고 세계적인 작가다 보니까 리엔서 붙였겠죠. 정관도 붙었나요? 아니요. 파트너 한 명에... 없어요.
이렇게 일찍 와서 내가 해줄 게 없네요. 행정처리는 해줄 테니까 변론 준비도 알아서 하고, 결과에 책임도 지고. 나가보세요.
트레이닝 세션으로 변론 연습이라도 시켜볼까요? 프로번호는 홍도연 변호사 담당이라 법정에서 강변 옆에 앉아 있을 텐데. 강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꼬투리 잡아서 내쫓을 기세요. 생각만 해도 골치 아파.
저거 진짜... 어떻게 변론 연습 진행할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자, 스티커판 오래간만에 보죠. 이 칭찬 스티커판에 스티커를 가장 먼저 채운 사람은 실무수수평가에서 가점을 받게 됩니다. 오늘의 트레이닝 세션에서는 변론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조만간 법정에서 변론을 하게 될 테니까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될 겁니다. 그리고 오늘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이 될 거고, 오늘의 우승자는... 짜잔! 칭찬 스티커 세 장. 좀 가식적인데? 토너먼트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네, 계속하세요.
자, 그럼 오늘의 토너먼트 대결표 지금 공개합니다. 시작하시죠. 오상철 최월면허사 앞으로 나오시죠.
피고는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재무구조가 상당히 불량한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관계회사의 신주인수에 참여함으로써 회사의 손해를 야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회사 및 그룹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신주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피고의 행위는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에 있어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는 이사회를 소집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당시 재반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였습니다.
자, 승자는... 오상철! 세리머니 화끈하네. 둘 다 잘했는데, 오변이 좀 더 귀에 꽂힌 딕션과 여론 제스처들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자, 다음 대결은 지국현 대 깡예민!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 처분청원 별도의 법적 근거 없더라도 스스로 일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행정행위는 수익적 행정처분이므로, 일을 취소할 때에는 그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그리고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여야 합니다. 둘 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는데, 지면은 중간에 말이 점점 빨라져서 전달력이 좀 떨어진 측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결의 승자는... 깡예민! 패배자는 들어가야지.
자, 이번 대결은 각 대결의 승자인 오상철, 깡예민 변호사의 대결이고, 이번에는 두 분한테 같은 서면이 제공됩니다. 이 서면은 윤변호사님이 직접 쓰신 서면으로, 이 서면을 바탕으로 변론하시면 되겠습니다. 자, 여기 서면.
감사합니다. 이 사건 계약체 구조체 2항은 지체상금이 계약금의 배액에 달하는 경우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체상금이 계약금의 배액에 달하기 전까지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피고는 이행지체에 관하여 규칙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행지체가 발생한 이상 피고에게 과실이 존재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자, 피드백은 건너뛰고 오늘의 최종 우승자는 오상철! 축하합니다. 오변이 우승자입니다.
수고들 많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 정리들 하자.
머릿속이 정리가 잘 안됐었나봐. 최종 우승자 오상철은 여기 칭찬 스티커 3장.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여기 정리 좀 하고. 네. 고생들 했어.
고객님, 새로운 발견인데? 아, 그럼그럼. 원래부터 잘했어. 피고 소송 대리인으로 윤림에서 1년차 혼자 붙었단 말이야? 네. 뭐야? 피고가 변호사 붙일 돈이나 있겠어요? 윤림에서도 그냥 1년차 트레이닝 시킨다 생각하고 던져준 거겠죠? 그래? 그럼 트레이닝 제대로 시켜줘야겠네.
이 소송 민변호사가 해. 제가요? 그럼 1년차 상대를 내가 해. 아, 네. 대차게 밟아줘. 네, 알겠습니다. 나가봐.
네. 아, 근데 그 윤림 1년차는 누구? 강효민입니다. 강효민? 네. 준비 철저히 해. 실수만 안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권이야. 아니, 실수해도 이길 권이야.
무조건 승소해. 네. 피고가 변호사 붙일 돈이나 있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필요한 사실은 등을 심심해요.
재단으로 접근했다는 사실. 네, 알겠습니다. 어? 정신차려.
정신차려, 강효민. 상대는 리엔서라, 한성찬의 팀이라고. 강효민, 한성찬 앞에서 절대 절지 마라.
절대, 절대, 강효민 정신차려. 강효민. 커피 따러 가기 귀찮은데.
이게 있었구먼. 맛있어서 잠이 확 깨네.
아유, 깜짝이야. 퇴근 안 했어요? 원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음, 잘 썼네요.
주장도 부드럽게 잘 읽히고. 문제는 이걸 어떻게 법원에서 프레젠트하는지가. 잘 쓴 서면이 있겠다.
뭐가 문제죠? 제가 잘할 수 있을지가... 음, 그럼 여기서 한번 해보세요. 예? 내가 봐줄 테니까 한번 해보라고요. 그게... 재판 내일 아니에요? 네. 내 앞에서도 못하면 법정에는 어떻게 서려고? 해보세요.
언론 기사를 통해 원고 저장문을 접했을 거라고 주장하지만, 근거가 부족합니다. 기사의 원고 작품이 작게 실린 것은 사실이나, 그 정도의 이미지로는 세부 표현이나 특수한 기법을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양 작품은 회화에서도 드문 기법으로 제작되며, 이는 기사 이미지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피고 작품이 동일한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은 원고 측이 피고 작품을 모방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자기 목소리 녹음해서 들어본 적 있어요? 아니요. 아, 누가 들어도 거짓말 잘 못하는 사람이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번 토너먼트 때 왜 강유민 씨가 오상철 씨한테 진 줄 알아요? 그 서면 내용 어땠는지 말해보세요. 괜찮으니까 말해보세요. 여러 로지컬 패러시가 있었습니다.
어떤? 전권 부정의 오류, 매개념 부주연의 오류, 그리고... 순환동법도 있었죠. 맞습니다. 그 중 전권 부정이 여러 번 나왔던 것 같습니다.
맞아요. 필요 조건과 충분 조건을 혼동해서 언뜻 듣기에는 논리적이나 오류였죠. 그리고 그걸 강유민 씨는 읽자마자 파악했고 오상철 씨는 그러지 못했어요.
오상철 씨는 내가 썼다는 얘기를 듣고 그 서면이 완벽하게 쓰여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래서 자신감 있게 변론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오상철 씨의 그 자신감이 그 오류 가득한 주장을 꽤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들리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강유민 씨는 본인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해야 했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거짓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들렸고 설득력이라고는 없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강유민 씨는 이미 의뢰인이 그 그림을 카피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뉴간모는 미국 명문대 출신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전도 유망한 아티스트고 의뢰인은 그냥 초라한 아마추어니까. 선입견을 걷어내고 본질을 봐요. 모두 자리에 일어나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재판부가 보기에도 원고의 작품 피에스타와 피고의 작품 놀이동산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이 된다는 점은 다툼이 없는 것 같고 의거성에 대한 다툼만 있는 것 같습니다. 원고 작품 피에스타는 2024년 10월에 발표되어 같은 해 11월에 전시되었고 여러 매스컴에도 노출되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피고가 전시회 방문 및 이러한 보도 자료를 통해 피에스타를 모방하여 놀이동산을 그렸다고 넉넉히 추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피고 작품 놀이동산이 원고 작품 피에스타 이전에 그려졌다면 오히려 원고가 피고 작품을 모방하게 됩니다. 놀이동산은 피에스타가 발표되기 전인 2024년 3월에 그려졌습니다.
피고 측의 주장은 자의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피고는 놀이동산이 그려진 시점에 대해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피고는 피에스타가 발표되기 전 놀이동산을 벼룩시장에 판매한 사실이 있습니다. 피고의 작품을 샀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황예진씨로 황예진씨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서면에 상세히 서술하였습니다.
네, 황예진씨와 원고의 작품을 구입한 이서영씨와의 관계를 이유로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 잘 보았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주변인들의 진술서도 잘 읽어보았습니다. 피고 측, 황예진씨가 놀이동산을 벼룩시장에서 2024년 4월에 샀다는 증언 외에 다른 객관적인 증거는 없나요? 있습니다. 증거 제시를 위해 서면에서 요청드린 대로 원고와 피고에 대한 당사자 신문을 허락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기존 그림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피에스타를 그리셨는데 어떻게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게 되셨는지 설명해주시죠. 제가 싸이계에서 공부할 때 아시죠? SAIC 시카고 예술대학. 아실 텐데, 천재 아티스트를 대거 양산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 전문대인데 이게 상식이 아닌가? 뭐 알투의 문의 아니면 그럴 수 있죠.
그랬으니 저기 저런 사람을 데려야겠죠. 잡소리 못하게 빨리빨리 컷해라. 증인, 대리인이 묻는 말에만 답변하세요.
다시 묻겠습니다. 어떻게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게 됐는지 설명해주시죠. 예술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인 일에 의한 심경 변화가 작품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 작품 피에스타를 그리기 얼마 전 제 아이가 되어났습니다. 난생 처음 내 아이를 내 손으로 직접 안았을 때의 그 기쁨, 환희, 인류의 모든 새로운 이 모션이 제 작품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 예전 작품들의 특징으로는 여백의 미, 흑백의 할머니가 아주 도드라졌다면 제 작품 피에스타의 경우 드리핑 기법과 제가 개발한 독특한 마티에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화려한 색채를 기반으로 한 아주 유의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죠.
라 피에스타, 스페니시로 축제입니다. 음, 말 그대로 축제죠. 아이의 탄생은? 드리핑 기법과 마티에르 기법은 무엇인가요? 드리핑은 물감을 캔베스에 부어 작품을 만드는 기법이고 마티에르는 시각적인 텍스처를 표현하기 위한 아주 독특한 기법입니다.
제 작품 피에스타의 경우 물의 농도와 물감의 양을 아주 미세하게 조절해 번지는 값을 아주 정확하게 예측한 정교한 드리핑을 바탕으로 캔베스 위에서 화려한... 네, 알겠습니다. 하게 완성했습니다. 누가봐도 류 감모가 이 새로운 기법의 창시자네.
문정일 작가님이 그린... 아니, 요즘 개나 소나 말이나 다 작가야, 요즘. 작가님이 그린 모든 작품이... 아, 작품? 원고, 좌중하세요. 피고 대리인, 계속하세요.
작가님이 그린 모든 작품은 동일한 방식으로 그려졌는데, 어떻게 이 기법을 사용하게 됐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네, 그게... 그... 그러니까... 그냥 그렸어요. 작가님께서 어릴 때 아빠와 함께 간 놀이동산에서 본 화려한 퍼레이드... 재판장님, 피고 대리인은 지금 유도심문을 하고 있습니다. 피고직 대리인, 피고직이 신청한 증인에 대한 유도심문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릅니까? 작가님이 그린 의도를 있는 그대로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몰라요. 정혜씨, 정혜씨가 그린 모든 그림은 색감이 화려한데,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다양한 색감을 사용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몰라요.
집에 가도 될까요? 뭘 자꾸 물어? 아니, 100개 그린 사람이 뭘 안다고? 괜찮으십니까? 그게 아니라... 잘못했습니다. 잘못... 잘못했다며? 사람 이름을 멱칠해 놓고, 저런 사람은 평생 그림을 못 그리게 법으로 금지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엄마, 엄마. 정혜야.
정혜야. 야, 야, 뭐해? 이거 엉망진창이네, 이거 진짜. 가지가지 한다, 진짜.
끝난 것 같은데요.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용! 증인신문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10분간 휴정하겠습니다.
예? 지적장애인이요? 네. 몸은 21살이지만, 지적수준은 13살 정도예요. 아니, 그렇다고 뭐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고요. 전부 다 가능하고... 어, 네. 제가 장애인으로 살게 하는 게 싫어서 등록을 안 했어요.
그만하면 안 될까요? 여기서 멈추시면 폐소하게 돼요. 그러면 손해배상금도 우리 애가 감당할 수 있지. 그리고 제가요, 우리 정혜가 장애인이라는 거 알려지는 게 싫어요.
그래서 제가 면담도 대신 한 거고. 장애 얘기도 안 하신 거고요? 별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아이고, 이 모질아. 얼마나 모잘라면은 지 의뢰인이 지적장애인인지도 모르고 그따구 전략을 세웠어? 이 분야 최고 전문가랑 장애인 앉혀놓고 미술 기법에 대해 설명하라 그러면 누가 더 잘하겠냐고.
그만하시죠. 어떻게 할 거야, 그래서? 나가세요. 저기요, 프로그너 담당은 나예요.
왜 나한테 나가라 말아야. 제 옷 쏘니까 제 관할입니다. 아이, 뭐 챙기는 게 눈물 겹네.
똑바로 합시다! 죄송합니다. 전혀 몰랐어요? 네. 의뢰인 면담에는 정혜 씨 어머니가 대신 참석을 했고, 이 사건을 소개한 분도 청각장애인이라 정혜 씨가 장애가 있는 걸 몰랐던 것 같습니다. 아이, 그럴 수도 있지 뭐. 청각장애인이랑 관청인간의 소통의 한계가 있으니까 그저 소통의 오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
준비 기간도 너무 짧았잖아요. 어떡하죠? 아락도라면 증인석에 앉히지 않았을 텐데. 이미 벌어졌고.
개정하면 건강 문제로 신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뭐? 지적장애인? 네. 재밌게 돌아가네.
그러게요. 피고, 반드시 증인석에 앉히고 압박신분을. 네. 재판장님, 피고가 몸이 안 좋아서 신분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재판장님, 당사자 신문을 신청한 것은 피고 측입니다. 그리고 현재 피고 작품이 그려질 시기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피고 본인에 대한 당사자 신문밖에 없습니다. 피고가 기존에 그린 여러 작품들의 연관성을 통하여 충분히 입증할 수 있습니다.
피고가 그렸다는 여러 작품을 피고가 직접 그린 것인지, 혹시 사건이 발생한 후 최근에 그린 것이 아닌지 확인하려면 피고 본인에 대한 당사자 신문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피고 본인이 출석했으니 당사자 신문은 진행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진행 중 몸이 안 좋다고 판단되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충돈하겠습니다.
피고, 피고는 미술을 배워본 적이 있나요? 증언을 녹취하고 있으니 소리 내서 답변해주세요. 네. 어디서 배웠죠? 주미미술학원에서... 크게 말씀해주세요. 주미미술학원입니다.
네, 판사님. 주미미술학원은 비전문가가 가르치는 동네 미술학원입니다. 네. 그 학원 다니는 유성은 씨라고 아시죠? 네. 소리 내서 답변해주세요.
네! 유성은 씨 말에 의하면 학원생들과 종종 미술방람회, 전시회를 다녔고 거기서 본 작품들을 그대로 그려보는 연습을 했다고 하던데, 맞나요? 네. 이 그림, 보신 적 있나요? 네. 따라 그려본 적 있나요? 네. 미술학원에서 확보한 피고의 스케치북입니다. 그 안의 그림 중 유관모 작가의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린 그림이 몇 점 발견되었습니다. 증거로 제출합니다.
이의 있습니다. 피고가 다른 그림을 따라 그린 적이 있다고 해서 피고가 피에스타를 복제했다는 증거는 될 수가 없습니다. 의과성과 관련 있는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원고, 계속하세요. 저기 앉아계신 유관모 작가의 작품 전시회도 다녀온 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네. 어떤 전시회였죠? 그, 그게... 그거는 잘... 유성은의 진술서를 제출합니다. 유성은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를 포함한 여러 학원생들이 함께 2024년 11월 3일에 열린 유관모 작가의 전시회에 다녀왔고, 피에스타가 전시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게임 오버. 네. 진술서 잘 받았습니다. 피고는 전시회에서 피에스타를 본 후 똑같이 따라 그린 뒤, 벼룩시장에 10만 원 받고 팔았죠? 그, 그게 아니라... 남의 작품을 똑같이 그리는 것은 범죄입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허위 사실을 증언해서도 안 되고요. 뭐해? 보고만 있을 거야?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피고는 11월 3일에 열린 유관모 작가의 전시회에 다녀왔고, 거기 전시된 피에스타를 본 후 똑같이 따라 그린 다음에 금전적 이득을 취했죠? 집에 갈래.
대답하시라고요. 네. 네. 네. 이상입니다. 뭐하냐고.
피고 대리인, 방관심문 하시겠습니까? 선입견을 걷어내고, 본질을 봐요. 피고 대리인, 피고 대리인, 괜찮으십니까? 재판장님, 잠시 휴정해도 될까요? 그래, 그래. 네가 그래봤자 신입이지.
잘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수습해줘? 도와주세요 선배님 해봐. 도와줄게. 아니요, 제가 합니다.
끝까지 잘난 척이구나?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될 거 아니야. 그냥 카피했다고 인정해. 제 의뢰인입니다.
제가 알아서 합니다. 아, 이게 또 까부네. 왜 이렇게 까불어? 뭡니까? 그냥 가요, 그냥.
왜 이래? 아이, 진짜. 정혜 씨. 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나는 정혜 씨 변호사예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나는 완벽히 정혜 씨 편이에요. 그리고 정혜 씨가 나한테 어떤 말을 해도, 난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아요.
나한테 그림 얘기해 줄 수 있어요? 네. 피에스타는 뭘 그린 그림인가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만석인 미나토 작가님과 스페인에서 빛에 대한 축제를 즐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작가님과 나눈 아이의 탄생에 대한 다양한 이모션을 그 축제 풍경으로 묘사한 일정의 풍경입니다. 풍경 그림이란 말씀이시죠? 혹시 그 안에 숨겨진 다른 이미지는 없나요? 네. 이거 왜 물어보시죠? 없단 말씀이시죠? 네. 이상입니다.
정혜 씨. 저 그림, 뭘 그린 그림이에요? 아빠 얼굴이요. 아, 아빠 얼굴이요?
사진 있어요. 사진 있어요? 보여줄 수 있어요? 네. 피고 부친의 사진을 증거로 제출합니다. 근데 제 눈엔 정혜씨 그림에서 아빠 얼굴이 안 보이는데요? 엄마가 아빠 그림 그리면 슬퍼할까봐 숨겨놨어요.
어디에요?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어요? 어두운 데서 빛을 비추면 보여요. 제가 한번 확인해도 돼요? 법정한 조명을 어둡게 해주길 요청드립니다. 아빠에요.
아빠 그렸어요. 아빠요? 제 눈엔 안 보였는데? 아니에요. 아빠 그렸어요.
근데 비밀. 엄마가 불 꺼주면 보여요. 아빠 얼굴.
좋아. 그래서 행복해요. 아빠 그림 그릴 때도 행복하고 아빠 그림 볼 때도 행복해요.
정혜는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하고 엄마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 정혜는 특별한 사람이다. 지적 능력이 낮다기보단 모든 탤런트가 한쪽으로 몰려 다른 쪽의 분배가 덜 된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정혜는 테트라 크로멧이다. 일반인의 경우 보통 백만가지의 색을 볼 수 있는 반면 테트라 크로멧은 1억가지의 색을 볼 수 있는 절대 색감의 능력자다. 그 천재적인 능력으로 그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은 오로지 하나.
그리운 아빠. 정혜의 아빠는 정혜가 12살이 되던 해 정혜와 엄마를 버리고 떠났다. 아빠가 떠난 후 엄마는 아빠 사진을 다 태워버렸고 아빠가 그리워 아빠 얘기를 할 때마다 화를 내는 엄마의 모습에 정혜는 더 이상 아빠 얘기를 할 수가 없었다.
아빠 갔어. 아빠 우리랑 안 살아 이제. 정혜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할 수 없자 대신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하지만 엄마를 너무도 사랑한 정혜는 엄마가 아빠 그림을 보면 슬퍼할까봐 엄마 모르게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미술 천재의 테트라 크로멧이었던 정혜에게는 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모든 그림은 앞에서 보면 화려한 색감에 풍경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특정 조도로 비추면 그 안에 고의 간직한 아버지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
정혜는 타고난 감각만으로도 단 한 번의 오차 없이 부터치를 조절하며 시각적 질감과 색채의 강약, 명도를 정밀하게 쌓아갔다. 그리고 형광색을 활용해 아무도 모르게 오직 빛의 조도에 따라 아버지의 형상이 떠오르도록 그림을 완성했다. 정혜가 그린 그림들이에요.
마침 차에 있어서 가져와 봤어요. 아, 손님 가져왔어. 근데 이건... 아, 우리 애기.
정혜야. 응. 엄마가 미안해. 응? 엄마가 정말 몰랐네.
우리 정혜가 아빠를 왜 이렇게 그리워하는지. 그래서 그랬던 거였구나. 응? 그래서 그렇게 그림 다 그리고 나면은 그림을 그렇게 콕 안아줬던 거였구나.
괜찮아. 아빠를 그리워하는 것도 또 아빠 그림 그리는 것도 그리고 엄마랑 아빠 얘기하는 것도 다 괜찮아. 정혜씨.
법정에서 내가 그림에 대해 물어보면 다 말해줄 수 있어요? 응. 정혜야. 아빠 그림 그린 거 다 얘기해도 돼. 엄마 정말 괜찮아. 응? 응? 네. 그럼 피에스타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해 볼까요? 원고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어떻게 원고 작품 안에 피고 아버지의 얼굴이 들어가 있죠? 그게... 아까 숨겨진 이미지가 없다고 하셨죠? 모르셨겠죠? 저 그림을 처음 그린 사람은 작가님이 아니니까요. 피고가 원고 그림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 그림을 복제한 거죠.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한 것은 오히려 원고이지 않습니까? 그래놓고 이 그림에 비밀이 있는 줄도 모르고 피고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소송을 제기한 거 아닙니까? 야! 원고! 대답하세요! 네, 맞습니다.
사과하세요. 편견을 악용해 문정혜 작가를 무고한 점. 자신의 도둑질을 덮기 위해 신성한 복장에서 문정혜 작가를 조롱하고 무시한 점. 사과하시라고요. 이해했습니다.
피고 대리인은... 사과? 미쳤어? 미쳤어? 사과는 내가 아니라 신이 나한테 해야지. 저런 미친 재능을 내가 아닌 이런 애송이한테 준 걸 나한테 사과해야지, 당신. 당신은 나한테 고마워하시고요.
당신 작품...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모르는 저 문의 안에 한순간에 스타가 되게 생겼잖아. 내가 뼈를 갈아 고름 짜내면서 만든 이 공들탐에 당신 무임질 짜는 거라고! 모방은 가장 절실한 형태의 찬사죠. 동경과 선망의 대상에게 예의도 못 갖추는 당신이야 말로.
예술의 옛자도 모르는 문의 안입니다. 정식으로 합당하게 충분히 사과하셔야 될 것입니다. 물론 보상도 하셔야 되고요.
법은 당신 같은 사람들 상대하라고 있는 겁니다. 나는 내가... 야! 원고! 야! 원고 조용히 하세요! 내 안목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 작품 발견하지 않았으면 당신 작품을 그냥 스플릿 마켓에... 원고 자주 하세요. 내 안목이 아니었으면 이게 아니었다고요! 원고! 자리에 앉으시죠.
강유민, 내가 그동안 본 모습 중에 제일 멋있었다. 진짜? 데뷔 축하해요. 부럽다.
아니 근데 홍도연 변호사님이 안 보이네. 아니 아까 휴정하고 개정할 때부터 안 보이시던데. 그러니까.
한방 날림도 보셨어요? 강유민 씨. 강유민 변호사. 저 부르셨어요? 키링 떨어뜨렸어요. 와. 사무실에서 봅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배님! 방금 윤변호사님이 강유민 변호사라고 한 거 맞지? 아니 변호사를 변호사라고 불렀는데 왜 뭉클하지? 멋있게 했어. 기분이다. 오늘은 너가 사. 콜! 고마워.
유민아. 잘돼서 다행이야. 정혜 그림에는 늘 행복이 배어있어서 그런 그리움을 품고 사는 줄 몰랐네.
응. 언니는 정혜 씨가 미술 천재라는 거 알고 있었어? 아니? 나도 정혜처럼 천재였다면 장애가 있더라도 이모가 키워줬을까? 미안해. 언니. 엄마도 언니를 보낸 거 후회해.
이모 근래 사진 있어? 왜? 엄마 보고 싶어? 응. 보고 싶지. 낳아주신 분이니까. 근데 왜 보러 안 와? 아마 정혜가 아빠 얼굴을 그림에 숨겨 놓은 거랑 비슷한 이유겠지? 내가 이모 보고 싶은 것보다 우리 엄마 서운할까 봐. 그게 마음에 걸려서.
우리 엄마 아빠는 수어를 쓰시는데 나만 구화를 써. 이모랑 이모부 만나게 되면 건청인처럼 보이라고. 정혜 씨 어머니도 그랬던 것 같아. 그런 게 부모 마음인가? 어. 오늘 뭐 중대 발표가 있다던데.
네임드다. 울림이 신코인 김이잖아. 신의 신변칭 대표님.
고의 고승철 대표님. 김의 김일성 대표님. 여기 뭐 다 시간이 돈인 분들이니까 짧게 하겠습니다.
중대한 발표가 있어서 이렇게 모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은퇴하고 고문으로 남게 됐습니다. 형님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리고 제 뒤를 이어 신임 등기 대표 변호사 되실 분을 소개합니다.
권나연 변호사입니다. 올라오세요. 이름 자체가 브랜드잉크.
전 남자친구가 한 짓입니다. 고소하고 싶습니다. 의뢰인이 과학적 행위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상해죄가 성립될 것 같은데.
상해죄가 성립되려면 동의가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해야 하는데. 사람도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저 같은 걸로 한 잔 사드릴게요. 오마이갓.
상대 변호사인 줄도 모르고 내가 그날 말을 좀 많이 했죠. 정 대표랑은 맞는 사이야? 사건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건 품위유지 의무 위반입니다. 어디서 섬유 변호사가 하는 짓을 합니까? 승소 가능성이 희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