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Bar" Drama Transcript: Ep6 (Full, Korean)
We can go up and we may go down.
And by now we know that this life will spin us around.
I'll merrily go round and over and through.
Let's ride on this gloomy go round with you.
Darling, we will fly high and we may fall low.
We can explore the places that no one would dare even go.
All the places I'd go if I knew I'd be on.
This gloomy go round with you.
This gloomy go round with you.
No place beyond the sea.
No paradise for me.
No hope or any dream will give me peace without you here.
뭐야 당신? 이 여자 왜 이래?
오빠 이 여자 누구야? 그만해.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어.
가자. 가만히 있어봐. 경찰에 신고하게.
그냥 가자고.
힘든 얘기면 나중에 준비되실 때.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졌어요.
8개월 연애하고 헤어진지는 3개월 좀 안됐습니다.
네. 그새 여자친구가 생겼더라고요.
많이 사랑했어요. 그래서 많이 힘드네요.
네. 전 남자친구를 고소하고 싶습니다.
이별로 상처받으신 건 알겠는데.
형사 고소든 민사 소송이든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이별로 상처받으신 건 안타깝지만.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손해가 아니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어 보이네요.
전 남자친구가 한 짓입니다.
예? 고소하고 싶어요.
상처 늘 조심하셔야 해요.
은영 님은 켈로이드 살성이라 상처가 났다 하면.
흉터가 윤기되고 상처 부위가 퍼져요.
작은 상처도 민감한 살성이에요.
일반 살성이면 흉터도 안 남을 가벼운 상처지만.
은영 님 살성은 악성 켈로이드라 이렇게 흉해지는 거예요.
치료받으면 흉터가 없어지긴 할까요?
켈로이드 흉터는 없어지기 힘들어요.
이렇게 주사로 완화할 수밖에 없어요.
그럼 수술하면 더 악화돼요.
수술 자국에 켈로이드가 생길 테니까요.
어떻게 안 될까요?
제가 직업이 모델인데 이 상처들 때문에 못하게 됐어요.
시간이 돈인 분들이니까 짧게 하겠습니다.
중대한 발표가 있어서 이렇게 모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은퇴하고 고문으로 남게 됐습니다.
형님에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리고 제 뒤를 이어 신임 대표 변호사 되실 분을 소개합니다.
권나연 변호사입니다. 올라오세요.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그 권나연?
처음 뵙는 분인데.
DA 솔루션으로 외부 파견 중이셨잖아.
DA 솔루션?
있어. 저 시골에 있는 중소기업.
아니 파견인지 사내 정치에서 밀려서 좌천됐지.
완전 금의환향이네.
취임식과 제2 임식은 내일 오후 2시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대형 로펌 사상 최초 비서울대 법대 출신.
40대 여성 대표 변호사가 탄생하는 현장입니다.
이 역사적 순간에 모두들 참석하셔서 그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대표님. 어떻게 저랑 상의도 없이.
앉아. 아니 왜 권나연을.
무슨 생각 하시는 거예요? 확보를 하지 말고 앉아.
은퇴라니요. 한 5년 더 하시다가 적당할 때 저한테 넘겨주시면.
넘겨줘? 넘겨주면? 누가 따른대?
예? 로펌은 기업이랑 달라. 경영권 승계가 안 된단 말이야.
로펌은 파트너십이야. 여기 파트너들이 날 따르듯이.
누가 널 따른대? 아니 아버지.
그리고 기구로 가는 배 선장 돼서 뭐 하려고 그래?
아니 윤석훈 변호사 나대지 못하게 경고 좀 해달랬더니.
걔 편을 드시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힘들게 내보낸 그놈 사소라는.
하필 세상은 이미 변했고.
이제는 로펌도 전문성으로 승부할 때가 된 거야.
전문성 하나도 없이 인맥으로만 수임하는 고인물들 어떻게 할 거야?
네 손에 피 묻힐래? 너 그거 할 수 있어?
우리는 말이다. 그냥 그 망나니들 칼춤 출 때.
뒤에서 뒷짐 지고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가.
칼춤 끝나면 그때 망나니들 목 베고.
새로 짜여진 판에서 고상하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
예? 걔들은 그냥 우리 도구일 뿐이야.
그냥 망나니. 아니 근데 권나연하고 윤석훈이 그렇게 만만한 인간들이 아닙니다.
만만치 않지. 그러니까 내가 칼을 쥐어줬지.
그럼 그 일 끝나고 걔네 목은 어떻게 베시게요?
걔들이 노리는 첫 번째 대상이 누구겠니?
몸값만 높고 수임료 떨어지는 전관 변호사 고문들이겠지.
그런데 그 사람들 앞에서 칼춤 춘 망나니를 누가 따르겠어?
로펌은 뭐다? 그래 파트너십.
파트너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리더는 절대 리더가 될 수 없어요.
새디스트? 그래서?
공교롭게도 설은영 씨의 살성이.
상처에 굉장히 취약한 켈로이드 살성이었던 거죠.
일반 살성이라면 상처가 안 생기는 수준의 에로틱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하면.
설은영 씨는 그게 켈로이드로 점점 퍼지면서 지금은 꽤 보기 흉한 수준이고요.
그리고 직업이 모델이라고 합니다. 근데요.
의뢰인이 과학적 행위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상해죄가 선행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안 그래도 물어봤는데.
관계를 갖기 전 의식 행위처럼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치밀하네. 술은요?
술 취해서 동의한 거면 의사 능력이 없었으므로.
동의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해 볼 수 있을 텐데.
그것도 물어봤는데 술을 전혀 못해서 안 마셨다고 해요.
어렵다.
상해죄가 성립되려면 동의가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해야 하는데.
왜요? 동의의 유효성이 상해죄랑 무슨 상관이에요?
오 깜짝이야.
내가 만약에 지금 오 변을 딱밤을 때렸다면 폭행일까 아닐까?
아니 완전 폭행이죠.
그럼 게임에서 지면 딱밤 맞기로 서로 동의가 이루어졌다면?
그건 폭행이 아니죠.
왜? 글쎄요.
그럼 권투 시합은 상대를 때리는 건데 폭행 아니야?
그건 폭행이 아니죠. 왜?
그건 스포츠니까 폭행이 아니죠.
원칙적으로 행위 자체는 폭행에 해당하지만.
상대방이 그러한 행위에 동의를 했기 때문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 거야.
예를 들어서 오 변호사가 학교폭력의 피해자고.
딱밤 맞기 게임에 진정한 의사로 동의한 게 아니라.
일진들한테 맞을까 봐 무력에 의한 동의였다면?
그건 진정한 동의가 아니니까 폭행이죠.격
그렇지. 피해자의 동의로 인해 위법성이 조각되려면.
피해자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동의가 이루어져야 해.
직관적인 예로는 약에 취했거나 최면에 걸렸거나.
앞에 있는 사람이 칼을 든 상태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유효한 동의의 의사 표시라고 볼 수 없죠.
그래서 폭행이 성립되는 거고. 그렇지.
서명 동의는 한 건 맞지만 한 가지 주장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뭔데?
설은영 씨는 사랑에 빠졌었죠. 고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거죠.
사랑도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역시 강유민이야. 아주 창의적이야.
칭찬해 우리 유민이.
근래 들어본 말 중에서 제일 웃겼어요.
잘 들어봐요.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판단 능력이 상실되고 비이성적으로 돼요.
다들 사랑해보셨잖아요.
겨울바다에 놀러 갔는데 사랑하는 여자가.
나 사랑하면 한 번 뛰어들어봐. 그러기도 하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추운 한파에 겨울바다에 입수하는 게.
그게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은 아니지 않아요?
제 고등학교 때 여친이.
지금 생각해보면 좀 변태스러웠는데.
단물 많이 나오는 껌을 씹으면서 단물 삼키기 싫다고 컵에다 뱉어내더니.
이 껌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그래서. 그래서? 마셨죠.
그러니까 지금 생각하면 토 나오는데.
그때는 사랑하니까 가능했죠.
사랑이란 감정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만큼.
심신을 미약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한 동의는.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고. 그러므로 상해죄가 성립된다는 거죠.
그 주장은 말도 안 되긴 한데.
어떻게 들어보면 말이 되기도 하네.
설마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해보자는 건 아니죠?
상해죄가 성립하려면 동의의 유효성에 반할 만한 사정을 찾아야 하니.
지금은 강 변호사 주장을 좀 더 생각해 보는 수밖에.
아니 그냥 안 맡으면 되잖아요.
지금 변호사님 일 잘하신다고 온 우주에 소문이 나서.
일이 넘친다 못해 폭발할 지경인데.
굳이 이런 사건을 맡으면.
필요구나. 흥미롭잖아요.
영미법이 선진화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거기에선 사람들이 돌에 걸려 넘어져도 소송하고.
줄 담배 피다 암에 걸려도 담배 회사를 고소하죠.
그 과정에서 법원은 더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법리를 고심해볼 기회를 얻고.
판례가 쌓이며 법 해석의 불확실성이 감소되죠.
결과적으로 법의 예측 가능성과 판결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사람들은 더욱더 법을 신뢰하며.
무슨 일이 생기면 혼자 삭이지 않고 법에 의지하게 되죠.
그렇게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저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동의는 자발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만약 어떠한 심리적 압박에 의한 동의였다면 유효하다고 볼 수 없죠.
동의 당시 심리적 압박이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 판례 중에 상호 동의 하의 관계를 가졌지만.
여자의 동의가 남자의 심리적, 경제적 압박에 의한 동의로.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강간죄를 성립시키려 한 사례가 있습니다.
진행해보죠. 예.
변호사님. 네. 어. 어서.
이번에 이혼소송 무리하신 니가 왜 어?
아는 분이죠? 오랜만이에요.
니가 왜 여기 있냐고.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죄송하지만 잠시 자리 좀 피해주시겠어요?
어? 어 그래야지.
몰라볼 뻔했어요.
우연히 마주쳤으면 모르고 지나쳤겠어요.
요건만 말해.
그 사람이랑 이혼해요. 근데?
소송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맡아주세요.
언니가. 누가 언니야.
변호사님이 적임이라고 생각해요.
맘카페에서 변호사님이 이혼소송으로 최고라는 명성 들었을 때.
프로필 찾아봤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소연 엄마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알고 나서는 저도 의뢰할 생각 접었었는데.
다시 생각하니까 제 입장 누구보다 잘 아실 거예요.
내가 상간녀 입장을 어떻게 알지?
당했잖아요. 그 집에 그 사람한테.
저도 똑같이 당했어요.
자업자득. 사필귀정. 다신 찾아오지마.
과거 언작 모두 지운 사람한테 흙탕물 튀기지마.
너무 좋다. 야 봐라 봐라 봐라.
저러니 살이 찌지. 야 살이 거덜 나겠다.
그만 좀 먹어. 몇 시야.
아우 음식 냄새. 아우 머리야.
너 같은 게 들어와서.
애비가 저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는 거 아니야.
아유 불쌍한 우리 아들.
피면 이런 거한테 잘못 걸려서.
덜컥 임신이나 하고.
그걸 핑계로 우리 아들 팔에 정신쇠를 채워서.
이렇게 좀 찍으라고.
그냥 찍든 말든.
난 그 여자랑 이 집에서 같이 살 거니까.
있을 거면 있어. 내가 더 잘 알게.
소연 아빠. 우리 이러지 말자.
우리 소연이 위해서라도 이러지 말자.
내 핑계 대지 마.
그냥 이혼해. 나도 원하는 바고.
그게 나 위하는 길이라고.
박 변사 누나.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불러도 대답도 없고. 응. 아니야.
왜 대회의실로 모이래?
권나연 대표님 취임식 있잖아. 아 맞다.
가자. 아저씨.
윤림은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대문호 괴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지향하는 한 방황한다.
방황한다는 건 목표가 있다는 뜻입니다.
도달하려는 지향점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히려 방황하지 않고 자족과 정체 안주만이 남아있다면.
그 조직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의 지향점은 명확합니다.
전문성으로 신뢰를 얻고 실력으로 승리하는 로펌.
윤림은 이제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야 합니다.
유흥이 아닌 실력.
인맥 장사가 아닌 전문성.
이것이 우리 윤림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입니다.
이제 다 함께 나아갑시다.
윤림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취임 연설 아주 잘 들었습니다.
그렇습니까?
유흥, 인맥 장사는 고 변호사 들으라고 한 얘기는 아닙니다.
아이고 뭐 알고 있어요.
어떻게 금의환향하신 기분이 어떠신지.
덕분에 아주 좋은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좀 짧았죠. 한 2년 더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좋은 자리는 고 변호사님한테 양보하는 게 맞죠.
전 괜찮아요.
고 변호사님 덕분에 제가 아주 많이 배웠습니다.
그 노력 꼭 갚아드리죠.
그래요? 기대하고 있죠.
아마추어도 아니고 자기 의뢰인이 누군지를 모릅니까.
권나연 변호사의 의뢰인은 주식회사 하이니코입니다.
하이니코의 대표이사 이성빈 개인이 아니고요.
물론 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어요.
법적 지식이 없다면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변호사가 회사와 그 회사의 대표이사가.
법적으로 완벽하게 분리된 법인 격차라는 걸 모를 수가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성빈 대표가 살아야 하이니코가 살아남습니다.
그 판단을 왜 권 변호사가 합니까? 대표님.
아니 정말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이게 지금 기술적인 횡령이지 이성빈 대표가 진짜 돈을 빼돌린 게 아니잖아요.
제가 자문만 잘하면.
그러니까 그 자문이 이해 상충이라고.
아니 그렇게 이성빈 개인을 대리하고 싶으시면.
여기 윤림 나가서 서초동에다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그러고 대리하세요.
아무도 안 말립니다.
요즘 뭐 서초동 변호사들도 몸집 키우려고.
그 별산재들 하나하나 영끌로다가 모아 모아서.
합동 사무소 같은 거 차려놓고 그걸 무슨 로펌이라고 우기던데.
거기로 가시면 되겠네. 안 그래?
딱이지? 나 하나 밀어내려고 멀쩡한 회사를 망가뜨린 사람들이야.
뭐든지 할 수 있는 놈들이라고.
눈누니 1호 가자. 네.
저쪽이 먼저 움직일 거예요.
우선 윤림이 먼저 살아야죠.
구조조정 먼저 하시죠.
그래야지.
심신미약이요? 네.
사랑도 심신미약이 되나요?
은영 씨의 동의가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그 주장을 하려면 은영 씨의 의사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해야 됩니다.
네. 그래서 몇 가지 여쭤볼 게 있는데요.
네. 은영 씨는 메소키스트 성향인가요?
메소키스트?

그게 무슨 뜻이에요? 피학성애자. 그러니까 학대나 고통을 받을 때 성적 쾌감을... 아니요. 전혀요.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요? 그런데 왜 동의하셨죠? 처음엔 거절했어요. 근데 그랬더니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헤어졌는데 보고 싶었어요. 

많이. 저 일주일도 못 버티고 제가 먼저 연락했어요. 그런데 받아주질 않더라고요.

그렇게 한 달을 미친 사람처럼 전화하고 막 찾아가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어요. 그렇게 다정다감하고 나밖에 모르던 사람이 그런 차가운 모습이 있을 줄 몰랐어요. 상실감, 공허함에 제대로 생활도 못했죠.

그렇게 한 달 정도 흐르고 그 사람한테 먼저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다시 만났는데 그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다시 가학적 성관계를 요구했겠네요.

네. 은영 씨는 본인이 상처에 취약한 켈로이드 살성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요? 네. 그럼요. 전 어릴 때부터 꿈이 모델이라 종이에 빈 상처마저도 덧날까 조심하면서 살았습니다. 그걸 알고도 동의를 하신 거예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냥 그땐 어쩔 수 없었어요.

그 사람이 날 다시 떠난다면 그 생각만으로도 죽을 것 같았으니까. 강유민 변호사가 앞서 말했듯이 본 건은 승소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래도 진행하겠다 하면 설은영 씨를 철저히 피해자로 만들어야 돼요.

나약하고 무능해서 법적 휘력이 있는 동의조차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이 자체로도 상처가 될 수 있어요. 절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죄송하지만 은영 씨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습니다. 사랑이 설은영 씨를 그렇게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설은영 씨는 누구나 겪는 사랑이라는 심심약상태였고 운 나쁘게도 그걸 악용하는 사람을 만난 거죠. 변호사님도 그러니까 변호사님 같은 분도 그런가요? 네. 당연히 저도 사랑의 크기만큼 약자가 되죠. 사랑 앞에서는 그 누구도 비이상적이고 약해져요.

그러니 사랑감의 약은 떼어놓을 수가 없죠. 생일 축하해. 아 생일이라 괜히 이런데 온다잉.

뭐야? 왜 이렇게 잘생겼어? 오 진짜? 여자들 몰려있는 거 봐. 사람만 좀만 없었어도. 그라돌아. 가서 싹 다 발라버려.

에이 믿어. 잘나면 얼굴값 하는겨. 에이. 

그러고 보니 지은이보단 현우니까인데? 응? 너 저런 스타일 좋아하잖아. 저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아 술이 다 쏟아졌네요. 제가 같은 걸로 한잔 사드릴게요.

아 괜찮습니다. 제 잘못인데요 뭐. 제 잘못도 있는데요. 이거 같은 걸로 한잔 더 주시고 저는 진토닉 한잔 주세요.

오마이갓. 저건 무슨 그림이야? 여기 놓을까요? 네. 감사합니다. 아. 아까 내가 잔 쏟아서 또 쏟을까봐 들어주신다고 해서? 어. 쏘 스윗. 

이렇게 고마울 때가. 여기 좀 앉으세요. 아. 뭐. 그럴까요? 혼자 오셨어요? 네. 아까 저기에 사람이 많으시던데.

아. 바에 있으면 뭐. 그렇죠. 짠 할까요? 아. 그렇죠. 이번에 다 잊어버리긴 했어요.

진짜요? 아니 근데 뭐하시는 분인데 이런 외모에 컨텐츠도 풍부하시고 이렇게나 매력적이세요? 모바일 게임 만들어요. 어. 프로그래머세요? 아니요. 대표예요.

오. 대표님이시구나. 뭐 알고보니 업계 1위 대표고 이런 거 아니죠? 업계 1위가 어딘데요? 마블소프트, 호라이즌, 룸아엔터? 감사합니다. 제 회사를 제일 먼저 언급하셔서.

마블소프트예요. 제 회사. 성함이? 정한석입니다.

그럼 상대방은? 마블소프트 회사 대표 정한석입니다. 마블소프트. 어머나. 

어머나. 예사롭지 않다 했어. 예전에 기사 본 것 같은데 대단한 분이셨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뭐 여쭤봐도 될까요? 아이. 그럼요. 

저는 한서라 의사고 나이는 스물여덟. 제가 두 살 오빠네요. 우리는 다 동갑이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고. 아. 오래된 사이구나. 대학교 때부터 같이 살았으니까 룸메이트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친구는 이지은. 작사가예요. 아. 정말요? 무슨 곡 하셨어요? 아. 뭐 유명한 건 아니고.

요즘 겸손하고 미덕 아니야. 되게 유명한 거 많이 썼어요. 그렇구나.

아. 제일 궁금한데요. 저보다 두 살 아래니까 동생일 싫다고. 이름은? 강효민입니다.

강효민. 강효민. 효민 씨는 뭐하세요? 그냥 변호사예요.

아. 정말요? 저 또 대형로펌 핫샷. 와. 얼굴은 변호사 얼굴이 아닌데. 아우라는 변호사 같네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예? 아. 변호사 시작한지 몇 개월 안 돼서. 아우라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1년 차. 나이 생각하니까 뭐 그렇겠네요.

효민 씨는 머리 풀면 예쁠 것 같은데. 머리 한 번 풀어봐요. 나 믿고 한 번 풀어봐요.

잠깐만요. 너무 예쁘다. 네. 들어오세요.

저도 왔습니다. 어. 어서 와요. 야. 방 좋다.

짐이 없어서 그런지 훨씬 넓어 보이네요. 어떻습니까? 얼떨떨하죠. 학연 나갔던 곳에선 방도 없었는데.

그렇죠. 중견기업 사내 변호사가 뭔 방이 있겠습니까? 앉으세요. 네. 이게 뭐죠?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료예요.

5년간 개인 매출 또는 성과 기준으로 구조조정 대상자들 표시해둔 겁니다. 음. 대부분 연로하신 전관 변호사 고문들이네요. 예. 뭐 일단은 구조조정을 해야.

로펌 순이 매출과 변호사들 머릿수로 정해지잖아요. 이 사람들이 로펌에 남아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페이빌런스가 안 맞는 게 문제 아닌가요? 그럼 맞춰야죠. 성과급제도 바꾸면 됩니다.

그렇지. 낮추느냐 나가느냐의 선택지가 있으면 낮추는 걸 선택하시겠지. 그분들한테 중요한 건 사회적 지위와 소속감일 테니까.

진짜로 나가야 될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아니에요. 따로 있습니다. 네. 선배.

어. 들어와. 들어와. 아. 아니지. 

대표님이시니까 격식을 좀 차려야지. 그냥 하던 대로 하세요. 선배 누나야. 

나 여전히 1년 살 텐데. 에이.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자. 앉으시죠. 대표님.

그러니까 승철이 형이 왜 사변으로 밀려났던 사람을 대표 자리에 앉혔는지 그게 궁금하다? 네. 고 대표님과 오래 보셨으니까 뭔가 아시지 않을까 해서? 하긴 나 대학 때부터 승철이 형 따라다녔으니까 그래도 형 생각을 다 잊지는 못하지. 한 가지 확실한 건 형은 사람만 보지 않아. 그 사람이 만들어낸 파장을 보지.

파장이요? 권 변호인 대표 자리에 앉힌 건 그 파장이 만들어낼 흐름. 그리고 그 흐름이 무너뜨릴 낡은 구조까지 계산해서 둔 수일 거야. 형은 직접 칼을 들지 않거든. 

칼이 어디로 향할지만 계산하지. 그러면 좀 위험하지 않나요? 저보다는 좀 더 정치적이고 통제 가능한 그런 사람이 나을 텐데? 그런 사람은 틀을 바꾸지 못해. 유연해서 틀에 자신을 맞춰버리거든.

내가 보는 권 변호인은 칼이 아니라 검객이야. 자신의 방식으로 칼을 휘두르는 검객. 그러니까 권 나연 스타일대로 한번 멋지게 휘둘러봐.

그럴까요? 동의가 유효하지 않으니 상해죄가 성립된다. 진짜 대응할 가치가 있나요? 법적으로는 저희가 질 것 같지는 않은데 내용이 워낙 자극적이라 노이즈가 될 것 같아서. 제 개인적 취향이 사람들의 안주거리가 되는 건 용서할 수 없어요.

일단 변호사들끼리 만나서 협의해보고 웬만하면 거기서 마무리해보죠. 그래 주세요. 이런 개인적인 일까지 부탁드려서 면목 없습니다.

아닙니다. 그런 말씀을요. 대표님이 마블소프트고 마블소프트가 대표님이에요.

이런 개인적인 속무도 지극히 개인적이지 않습니다. IPO 앞두고 어떤 노이즈도 있어선 안되니까요. 원고 대리인이 누구죠? 율림의 윤석훈 강효민 변호사입니다.

강효민이요? 지금 강효민이라 하셨어요? 네. 고소증 줘보세요. 왜 그러세요? 재밌네. 구상금 청구소송은 잘 마무리시켰고 노동청의 행정심판기 일은 다음 달에 다시 한 번 잡혔습니다.

알겠습니다. 강효민 변호사? 강효민 변호사? 네. 사랑은 심신미약이라는 주장 잘 만들어지고 있어요? 네. 잘 한 번 만들어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다른 안건 없으면 이걸로. 네. 저기요, 팀장님. 다른 팀이랑 비교하려는 건 절대 아니고요.

공정거래팀이랑 금융팀은 벌써 회식을 세 번이나 했다는데 저희 팀은 회식 안 할까요? 최 변호사. 내가 오늘은 중요한 업무가 있어서 카드만. 그럼 첫 회식인데 같이 가시죠.

업무 상황 봐서 참석하도록 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혹시 판도가? 그런 게 있을리가.

네. 앞으로 나와주세요. 네. 얼마나 마신 거야? 많이도 마셨네. 홍 비서님. 

베어호프가 근처에 있나요? 곧 지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가시죠. 네. 아, 홍 인자 왜 전화를 안 받아.

아무리 바빠도 회식엔 나와야지. 신발 벗으면 내가 춤을. 저는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변호사님. 아세요? 택시 잡아요? 민석 군이다.

아, 변호사님. 왜 이제 와요. 우리가 아까서 여기 다 기다리고 그랬는데.

응. 알았으니까 일단 타요. 집에 데려다 드릴 테니까. 홍 비서님. 

앞에 좀 태우세요. 아, 예. 제가, 제가, 제가. 괜찮으세요? 저 놈의 머리는 나만 하지 않겠네.

네. 물 좀 마셔요. 감사합니다. 조금씩 마셔요. 

한꺼번에 마시면 쏠리니까. 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저요. 

이거. 감사합니다. 세 번째 선수는 이네예요.

변호사님. 향수 못 써요? 향이 좋아서. 약국 보이면 좀 세워주세요.

네. 그거 하나라고. 이거 같이 먹어요. 네. 아, 부정철아. 

부정철아. 아! 부정철 감독님! 왜 그래?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누나. 누나. 

누나가 왜 여기 있어? 내가 저거 저럴 줄 알았다. 모르세요 할 줄 알았다니까. 왜 자꾸 사람을 그렇게 개고생 시켜놓고.

내가? 얼른 씻어. 나도 운동하고 씻게. 저거 내 옷은 어떻게 써? 저기 개놨잖아.

아. 아, 진짜. 너 뭐냐? 그 눈빛. 왜? 뭐? 이 신성하고 건전한 동료 사이에서 어서 남자 냄새 풍겨.

아, 뭐래. 나한테 남자 냄새가 나나 보지. 나 씻고 올 테니까 그거 데워서 먹어.

아, 저거 차려줘. 알았어. 음, 맛있다.

누나는 밥 안 먹어? 아침 안 먹어. 난. 아, 그렇구나. 근데 때마침 부가급이 딱 있었네.

때마침이겠니? 어젯밤에 끓여놓고 잤지? 너 먹이려고. 우리 남편 된 것 같다. 아이, 진짜.

아, 근데. 나 어제 어떻게 된 거야? 그치. 니가 기억이 날 리가 없지.

아, 호나 반했다. 아, 황민정 어디냐고. 빨리 오라고.

아주 회식 때 오라고 오라고 쌩 난리를 쳐서 갔더니만 아주 그냥 고주망태기가 돼서. 야, 너 집 비밀번호 왜 바꿨어? 아, 아. 아우, 바꿨으면 말해야지. 아, 미안해. 

너무 미안하다. 누나가 항상 나 집에 데려다줘가지고 누나 집에는 처음 와보네. 아, 맞다.

그 침대 거기 옆에 사진 누구야? 누구? 뭐, 뭐. 좀 헤비해 보이는 여분이 있던데. 아, 그거 나야. 어? 나라고.

언제적? 그치, 한 7년 전쯤이니까 30대 중반? 아니, 지금이 근데 훨씬 더 어려보인다. 그치. 그게 바로 이 관리의 중요성이지.

진짜 중요하네. 아, 근데 그 여자분 누구야? 그때 오셨던? 누구지? 아니, 그 이혼한다고 왔는데 누나 돌려보냈었잖아. 김일성 변호사님이 누나가 그랬다고 아주 궁시렁궁시렁 되시더라고.

누나랑 아는 사이 같던데? 내 남편 상관념. 아우, 진짜. 가지가지 한다, 진짜.

야. 아우, 무거워. 전 남편이지. 그 상관녀가 내 전 남편이랑 이혼하겠다고 찾아온 거고.

나 지금 너무 놀래가지고 심장이 굉장히 빨리 뛰어. 뭐에 놀란 거야? 내가 이혼한 거? 아니면 남편이 바람핀 거? 아니면 상관녀가 뻔뻔스럽게 찾아온 거? 셋 다! 뭐 굳이 순서를 매기자면 누나가 결혼했었다는 거? 애도 있어. 애? 그것도 스무 살. 야. 너 나 좋아하냐? 아, 무슨.

무슨 정기가 그래. 거짓말 치지 마. 뭘 그렇게 놀래. 진짜야? 응. 우리가 그래도 3년을 거의 붙어다녔잖아.

같이 먹은 밥그릇만 세워도 부산은 가겠다. 근데 그 긴 시간 동안. 내 과거 얘기는 한 적 없지.

아니, 그랬나? 근데 왜 나는 누나를 뼛속까지 다 안다고 생각했지? 맞아. 그냥 내 과거를 모를 뿐. 과거라? 현재 내 모습만 봤을 때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너야. 어떻게? 좀 위로가 됐어? 아니.

다 먹었으면 얼른 일어나. 출근하게. 잠깐만. 

나 다 얘기해줘. 누나 과거 속속들이 다. 몇 살 때부터? 그냥 누나가 기억나는 순간부터. 두뇌 풀가동.

장난치지 말고, 진짜로. 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심심위약이었다? 그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인구의 절반이라고 치면 그 인구의 절반이 체결한 계약은 다 유효하지 않다는 거네요? 아, 진짜. 마블소프트의 정한석 대표님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해. 네. 대표님, 여긴 어떻게... 일이 일찍 끝나서 와봤어요? 네, 앉으시죠. 계속하시죠. 뭐, 아무튼 고소의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 의뢰인이 세간에 알려진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걸 무기삼아 합법을 위장한 협박을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말 가려하시죠. 협박이라뇨. 한쪽이 일방적인 성적 쾌감을 위해 다른 한쪽이 회복할 수 없는 손을 입었어요.

그쪽 의뢰인이 요구하는 게 뭡니까? 여기 사진들을 보시면 여기 흉터가... 말 길어지는 거 딱 싫습니다. 원하는 게 뭔가요? 법적 처벌과 피해 보상. 이 서면 강 변호사님이 작성했어요? 네, 피해자의 진술에 따라... 피해자? 누가 피해자죠? 변호사가 단어 선택을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되죠.

고소인이죠. 고소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고소인의 진술에 따라... 그러니까, 내가 먹잇감 고르듯이 설은영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내 우월한 외모와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고도의 심리전으로 설은영을 가스라이팅했고 설은영은 이런 심신미약 상태에서 동의했으니 유효하지 않다.

그러니 상해죄로 처벌받고 보상해라. 네. 소설이네요? 그것도 삼류? 강유민 변호사님과 독대하고 싶은데 다들 나가주시겠어요? 왜, 무슨 일로? 무슨 일이시죠? 무슨 일인지는 강 변호사님한테 얘기하죠. 뭐해요, 그 표정들.

해치지 않아요. 뭐래? 아, 맞다. 너무 이쁘다.

머리 푼 게 이쁘다니까. 정 대표랑 아는 사이야? 얼마 전에 바에서 잠깐 만났는데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대화 조금 해봤습니다. 지금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거야? 유리한 사실관계 파악하려고? 의도적인 건 아니고... 변호사, 윤리규정도 몰라요? 윤리규정, 사실관계 파악하려고? 뭐죠? 대리인이 있는 상대방과 직접 교섭을 금지한다.

어디서 삼류 변호사가 하는 짓을 합니까? 삼류요? 네, 삼류요. 사건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건 품위 유지 의무 위반입니다. 품위 없는 변호사를 삼류라고 하지 뭐라고 부릅니까? 밀접한 관계,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럼 아까 그건 뭐죠?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러니 변호사님은 윤리규정대로 다 아십니까? 강유민! 선 넘지 말라고 했죠? 네, 강유민입니다. 어, 나야.

사무실 번호로 거는 거야. 내 번호는 차단된 것 같아서. 용건? 정한석이랑 아는 사이야? 그게 왜 궁금하시죠? 어떻게 아는 사인데? 그 자식이 왜 너한테 그따위로 행동해? 왜 네 몸에 손을 대는 건데? 한 변호사님,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눌 사이인가요? 어디야? 잠깐 보자.

볼 일 없습니다. 유민아. 네, 강 변호사.

말씀하세요. 업무가 좀 남아있어서 회사로 복귀할 예정이에요. 네. 네, 가시죠.

왜 얘기 안 했어요? 상대 변호사인 줄도 모르고 내가 그날 말을 좀 많이 했죠? 오랜만에 좋았어요. 지적인 자극과 정서적 충족감에서 오는 성적 만족감이라고 해야 되나? 죄송합니다. 은영 씨 대리한다고 말했어야 됐는데 의도적으로 말 안 한 건 아니고 그냥... 그냥 뭐? 유리하게 주장할 거 없나 싶어서 대화해 본 거예요? 문제 삼지 않을게요.

난 혜민 씨 마음에 들어요.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죠. 어떻게 하면 돼요? 복잡한 걸 단순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요? 우선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죠? 그래야 나와의 관계에서 이해 충돌이 없어질 테니 은영이가 원하는 게 보상인가요? 그렇습니다.

금액 적으세요. 적는 대로 받아들이죠. 몰랐어요. 

그 친구 그런 거. 걱정돼요. 은영 씨한테 직접 마음을 전달하시는 게... 아니요. 그 친구가 걱정되는 게 아니라 혜민 씨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게 걱정돼요.

나 변태도 새디스트도 아니에요. 그냥 평범한 연인들이 아는 그런 수준의 에로틱한 표현이었어요. 근데 그 친구 피부가 조금 특이했던 거예요.

혜민 씨랑 데이트해 보고 싶어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당장 뭐 어쩌자는 거 아니에요? 대표님.

수표에 원하는 금액 적고 비밀 유지 사약서에 서명하라 하세요. 강 변호사님 얼굴 봐서 참아주는 거 여기까지입니다. 만약에 여기서 더 가면 진정한 동의였는지 아니었는진 사람들이 영상 보고 판단하게 될 거예요.

영상이요? 은영이가 그건 말 안 했나 보네요? 영상 있습니다. 물론 영상 촬영도 동의했고. 연락드리죠.

동영상이요? 네. 의뢰인한테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될지 제가 경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의뢰인이 이 소송 왜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상처에 대한 우상? 무엇보다는 마음이겠죠.

강 변호사는 내가 왜 강 변호사 우리 팀에 받아줬는 줄 알아요? 추석이라서? 똑똑해 보여서? 아니요. 소송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여러 다른 색의 사랑을 해요.

이성의, 동성의, 모성의, 부성의, 치사랑, 형제의, 우정, 동료의, 인류의, 자기의. 그리고 그 사랑으로 상처도 맞죠. 그리고 그 상처가 그게 나라면 소송을 생각해요.

그게 다란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법이 자신의 행복을 행복할 권리를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죠. 저는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재미있으니까.

강 변호사 말이 맞아요. 사람들은 상처가 그게 다라면 소송을 생각하죠. 그게 다란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법이 내 자신의 행복을 행복할 권리를 지켜준다고 생각해요.

은영 씨도 그럴 거예요. 소송으로 상처를 치유하려는 의뢰인을 만나면 상처의 내면을 봐요. 승소가 금전적 보상만이 유일한 위로가 아닐 수 있어요.

네. 보내준다는 비밀 유지 서약서는 일방일 겁니다. 그렇겠죠. 이별도 그랬겠죠.

그 비밀 유지 서약서가 양방향으로 적용되도록 수정하고 의뢰인한테 제안해보세요. 양방향? 알겠습니다. 그 사람이 진짜 그렇게 얘기했어요? 영상 찍는 거에 동의하신 건 맞나요? 그건... 그때는... 그럼 이렇게 해보시죠.

저쪽에서 원하는 비밀 유지 서약서는 일방으로 적용되는데 서로 적용시키는 걸로 수정해서 제안을 해보죠. 그러면 영상 유출이라든지... 그런 거 유출시킬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법적 제안은 해놓으시는 게... 그게 낫겠죠.

그리고 보상금은... 저 실비만 받을게요. 치료비랑 법률비용. 아니... 도대체 왜... 돈 받으려고 시작한 게 아니에요.

근데 모르겠어요. 왜 시작한 건지. 일방적인 통보로 이별했어요.

그거 자체만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이별의 흔적이 나만 이렇게 깊게 남아있는 게... 억울하고... 난 그 흔적 때문에 직업마저 잃었는데 그 사람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고... 그냥... 뭐라도 해봐야 될 것 같았어요. 사귀는 내내 그 사람한테 질질 끌려다녀서 무력감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요. 돈 이제 필요 없어요.

제일 힘들게 했던 게 자책이었는데 사랑도 심신미약이라고 해주셔서 내가 못나서 당한 게 아니라 누구나 사랑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말해주셔서 위로가 됐습니다. 은영씨의 마음은 켈로이드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사랑이 끝난 후에 마음의 상처는 피할 수가 없지만 그게 아픔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네. 서약서도 양방향으로 수정했듯 이별도 양방향으로 하셔야죠. 네. 멋지게 이별하세요.

그리고 그 마지막 모습만 기억에 남기세요. 네. 그럴게요. 여기다 소명하시면 됩니다.

정한석. 잠깐 얘기 좀 해.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됐어? 참 피곤하다. 아, 많이 됐던 얘기네.

날 잊기 위해서 날 괴물로 만들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근데 너 혼자. 조용히 집에서 혼자 해. 괴물로 안 만들어. 그리고 우리가 좋았던 순간까지 왜곡하진 않을 거야.

지금 마음이 변했다고 그때 그 순간 네 진심까지 의심하진 않아. 널 믿는 게 아니라 날 믿어. 난 너라는 남자가 진심으로 푹 빠질 만큼 매력있는 여자니까.

사무실로 가세요. 태워다 드릴까요? 아니요. 그냥 갈 길 가시죠.

이제 일도 다 마무리 됐겠다. 우리 만나도 되는 거 아니에요? 그쪽 제 스타일 아닙니다. 하트 투 겟 놀이도 재밌죠.

현실 표정이 심하시네. 사랑에도 자격증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당신처럼 사랑이란 숭고한 감정을 쾌락 채우기로 악용한 사람이 없길.

효민 씨처럼 모든 걸 다 갖춘 육각형 여성이 즐길 줄 모른다는 건 참 비극이네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당신이죠. 절제와 정제된 마음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혀주죠.

그 스펙트럼 맨 끝자락엔 당신이 모르고 있는 그게 있어. 당신은 평생 모를 그 감정. 그게 진짜 비극이죠.

아쉽네. 아쉽네. 하자, 이혼.

그 대신 해시는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데리고 있을게. 향수랑 비누는 계속 만들어줘.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줄게.

앞으로 시행될 성과 보수 제도입니다. 심한지 그 얼마나 됐다고 저희 컨센서스도 없이 독단적으로 인센 제도를 바꿉니까? 저가 수입료로 어서들 피구름 짜는 거 언제까지 이대로 두고 봐야 하죠? 저게 무조건 한 번 털어볼까요? 이미 붙여놨어. 기다려봐.

피고인은 현재 아내의 동생에 의해 형사고발됐고 자살 방조죄로 기소됐습니다. 변호사 필요 없습니다. 난 그냥 죽여야죠.

변호사님 덕분이죠. 언제까지 할 겁니까?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좀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