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Bar" Drama Transcript: Ep10 (Full, Korean)

김형미 씨가 변호인 없이는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해서요. 바쁘시겠지만 확인자 경찰서로 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김형미 씨, 강현민 변호사님 오셨습니다. 아, 네. 말씀들 나누시죠.

우리가 만난 적이 있던가요? 기억 못할 줄 알았어. 네? 내가 이렇게 된 건 당신 책임도 있어요. 그러니까 내 변호를 맡아줘요.

모르겠는데. 나도. 명미라는 이름이 흔하긴 해서 들어본 것 같긴 한데.

너 얼굴 봤는데도 기억 안 나? 응, 너 우리 모르는 친구 없잖아. 우리도 모르는 거 보면 고등학교 친구인가? 아무래도 그렇겠지. 우리 고등학교만 따로 다녔잖아.

친구는 아닌 것 같던데. 나보다 나이도 많고. 중졸이던데? 그럼 혹시 피해자를 아는 거 아니야? 아, 혹시 몰라서 한번 확인해 봤는데 피해자도 중졸.

근데 우리랑은 다른 학교. 어? 둘 다 중졸이야? 아, 피해자는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더라고. 중학교 졸업 후에 미국 간대?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사건 맡을 거야? 안 맞자니 찜찜하고.

맞자고 하니 형사 수송이라 부담스럽고. 게다가 회사에서 프로번호 처리가 어렵다고 해서. 수입료 받아야 되는데.

김영미 씨가 그런 큰 돈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근데 우리 언제 들어가는 거야? 너 오늘 무슨 시술 받는다고 그랬지? 이 항구. 그거 효과 진짜 좋아.

강유빈님. 이거 많이 아파요? 아니요. 편하게 받으시면 돼요.

시작할게요. 피부 탱탱해진 것 좀 봐. 그치? 진짜 좋다니까? 나도 받아 봐야겠다. 셋이 같이 하면 할인 안 해주나? 그러게.

너 할 때 한번 물어봐 봐. 나도 같이 가 셋이. 알았어. 또 혼난다.

최변호사 왔나 보네요. 벌써 향기가 다 사라졌네. 무슨 일이 있습니까? 무슨 일 많죠.

우리 팀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뭐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만. 우리 팀은 너무 드라이해요. 너무 드라이해서 사막도 우리 송모티랑 비교하면 오아시스라고 불러야 될 정도입니다.

그렇습니까? 우리 팀도 회식도 좀 하고 그래야 되지 않겠습니까? 회식은 지난번에 했잖아요. 설마 1년에 한 번만 하시려고 하시는 건 아니죠? 그리고 지난번에 심지어 변호사님 참석도 안 하셨잖아요. 알겠습니다. 

회식하시죠. 그러면 말 나온 김에 오늘 하시죠. 팀원들 시간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합시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선상이니 단 한 명도 빠진 사람 없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강요하진 마시고요. 에이 자주 하는 회식도 아닌데 한 명이라도 빠지면 김셉니다.

특히 허민정 변호사는 지난번에 참석 안 했으니까 이번에는 꼭 참석하는 걸로. 왜 그렇게 보십니까? 아니 뭐 지난번에도 그렇고 허민정 변호사가 팀워크에 대한 책임감이 느슨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동기지만 동기로써 동기 이기에 따끔하게 한 점 내줄려고 하는데요. 뭐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소 정해지면 공지해주세요.

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진짜 죽었어. 안녕하세요.

바로 먹어 바로 먹어. 네. 맛있어? 잘 먹어? 응 잘 먹어. 이거랑 다 같이 먹어.

빨리 먹어. 빨리 먹어. 소주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젓가락만 먹어도 돼요? 네 젓가락만 먹을게요. 음. 자 그러면은 파도 터기 한번 할까요? 네. 자 그럼 제가 한번 말아 보겠습니다. 네. 오. 뚜메 뚜메 술 마실거에요? 저 사장님.

다들 호식이 곱하구만. 소맥은 비율이 생명인거 알지? 너는 아주 생명을. 야야야 소주 많잖아.

맥주를 얼마나 뚫어. 야야야 조용히 해. 야 이거 좀만 더 뜰게. 야야야야야야야.

야 이 수소기라더니 지금. 내가 할게 나와. 뭐해요? 아 답답해서 팔 한 장 쐬고 있었어요.

괜찮아요? 그저께 경찰서 다녀온 건 잘 해결됐어요? 다들 조심스러워서 물어보지는 못하고 체변 눈치만 보고 있어요. 그냥 고민 중이에요. 무슨 일 있어요? 엄마는 늘 남자가 문제였어요.

똑똑한 사람은 그냥 어쩜 그렇게 남자보이는 게 없는 거지. 딸이 변호사라고 하니까 그 남자가 엄마 꼬드겨 제 이름까지 도용해서 사기를 쳤더니. 아직도 변호사 말이면 무조건 믿는 사람들이 있네요.

피해자가 2천만 원을 요구하고 있어요. 안 주면 엄마 감옥 보낸다고. 집 보증금까지 전 재산이 2천인데 어떻게 알고.

그래도 하늘이 도우사 빚은 지지 말라고 딱 맞췄네요. 누구한테는 겨우 2천이지만 전 고등학생 때부터 온갖 알바하며 10대와 20대를 바쳐 모은 돈이거든요. 설마 그 돈으로 합의하려는 건 아니죠? 그럼요.

그건 오히려 엄마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부모가 불구덩이에 뛰어들면 자식도 같이 뛰어들어야 효도인가요? 이번 일 최변이 막아주면 엄마한테 새롭게 살 기회를 빼앗는 거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지금 깨닫고 새로 나아가는 게 맞아요. 새로운 관점이네. 엄마 한번 고심해 볼게요.

자자 2차 갈까 2차? 2차는 무슨 2차야. 회식은 깔끔하게 저녁 먹으면서 반주하고 끝. 정없다 정없어. 2차 갈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난 취했어 먼저 간다. 잘 먹었습니다. 가만 보면 정말 정없어 정없어.

아유 재미없다. 나도 갈래. 잘 먹었습니다. 

가보겠습니다. 정없다 정없어. 재미없어.

저도 가봐야겠어요. 그럼 내일 봅시다. 최변호사는 잠깐 저 좀 보죠.

네? 아 네. 그렇다면 2차 갈 사람. 자 이거. 이게 뭐예요? 쌍둥이들 옷 좀 샀어요.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법인에서 조건이 맞는 소속 변호사들한테 시장금리보다 낮은 전세대출을 지원해줘요. 수수평가 통과하고 소속 변호사 되면 지원받을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네. 지원받으면 쌍둥이들이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이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가장이라고 수수평가 점수를 후하게 줄 수는 없어요? 아 그럼요. 

알고 있습니다. 그치만 살다가 기댈 어른이 필요하면 다른 데서 헤매지 말고 저 찾아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아 어딜 들어와. 아 목말라서 그래. 야. 맥주 한잔 더 할까? 맥주 있어? 나 완전 취했고 난 잘 거고 넌 갈 거고.

그럼 물이라도 한잔 줘. 잘 들어. 너 친한 누나니까 하는 말이야. 이 여자는 절대 안 돼. 왜? 너보다 나이도 많고.

상관없어. 결혼도 했었고. I don't care.

애도 있어? 다 컸잖아. 애도 못 낳아. 삼신할머니가 정할 일이야. 

월건이야 그거. 안 낳아. 강요 안 해. 뭐? 또 다른 건 없어? 내가 너랑 왜 이런 얘기를 하겠니? 연애만 해. 그래. 

나는 뭐 결혼 안 한다 치고 넌. 넌 뭐 시간이 무한되니? 기회 비용 생각 안 해? 너 결혼 안 해? 할 거야. 하고 싶어. 내가 사랑한 사람이랑.

그러니까. 내가 지금 사랑한 사람 누나야. 누나를 두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라는 게 말이 돼? 너 나 죽기 아까워.

그래? 그럼 우리 취한 사람들이 하는 거 하자. 뭐? 실수. 실수다? 뭐든.

미친 새끼.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이거 봐. 이거 봐. 이거 봐. 이거 봐. 재미있는 담뱃방 시간. 진짜 밤마다 미치겠네. 독방 쳐내야 되는 거 아니야? 저런 정식 병자랑 같이 자라고.

도망을 치셨겠다. 어차피 회사에서 다 볼 텐데. PTSD요? 네. 의사 소견은 그렇습니다.

불안 증세가 심각하고 거의 매일 밤 망몽이 시달리는지 자다 깨서 괴성을 지르곤 합니다. 몸이 저리다면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요. 다른 수감자들 사이에서 불만도 커지고 있어서 현재 상황을 이해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낼 만 하세요? 김영미 씨? 그거 알아요. 나 중학교 내내 전교 1등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도.

그랬구나. 학력상황엔 중졸로 되어 있던데. 고등학교 2학년 말을 자퇴했어요.

지독한 학폭 피해자였거든요. 담뱃방이에요. 뭐 이런 거 가지고 놀래요.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일 텐데. 혹시 피해자가... 네. 주범이었어요. 이거 한 주인공.

그냥 사라질 줄 알았지. 검정고시도 보고 대학도 가려고 했어요. 근데 그때 고통이 내 몸과 정신을 완전히 장식해버렸어요.

방금 두들겨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저리고 아팠죠. 그래서 약 먹었어요. 정신과 약. 그 약이 내 머리를 쭉 묶였지.

하루 종일 멍하고 공부도 안 됐어요. 그래도 끊을 수 없었어요. 약 안 먹으면 그날의 기억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거든요.

첫 면담 때 제 책임도 있다고 하셨죠. 우리가 만난 적이 있던가요?

이제 좀 쉬어야겠어요. 약 먹어서 그런지 졸리네요. 그래, 누가 이기는지 보자.

허 변호사님 찾으세요? 예? 어, 예. 오늘도 외근 나가셨나 봐요? 네, 지방대판 가셨는데 내일은 사무실 오신다고 하셨어요. 아, 오케이. 네? 들어오시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아, 네. 급하신 거면 메모 남겨드릴까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제가 찾았다면 절대 하지 마세요. 네? 절대로.

역시나 투자 계약에 독소조항이 있었습니다. CEO가 횡령 혐의를 받을 경우 코롭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네요. 그러니까 블루스톤이 하이니코어의 150억을 대출해주고 코롭션을 행사해 하이니코어 주식을 무상으로 인수한 뒤 옵탈린의 1200억에 매각을 했다는 거네요.

그럼 블루스톤은 단기간에 1000억이 넘는 수익을 챙긴 거고요. 대단하네요. 대단해.

그 얘기인 즉슨 고승철 대표는 수백억의 배당이익을 챙기고 또 옵탈린이 블루스톤으로부터 하이니코어를 인수할 때 법률 대리를 맡아서 수입료와 성공 보수로 소십억을 벌었다는 거지. 그리고 그걸로 율림 내에서 레인메이커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거고. 근데 이걸 정말 고 대표가 설계한 걸까요? 고 대표는 옵탈린이 하이니코어의 기술을 탐내고 있다는 거 알았을 거야.

옵탈린은 고 대표의 아주 오랜 고객사니까. 근데 당시에 율림은 하이니코어와 옵탈린 둘 다 대리하고 있었으니까 율림이 직접 나서서 옵탈린의 그 기획된 인수를 자문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랬다면 명백한 변호사법 위반이죠.

그래서 자신이 수익자로 있는 블루스톤을 끌어들인 겁니다. 그렇지. 투자신탁의 수익자는 운영권이 없으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개입할 수 없게 보이거든.

하지만 실제로는 자산운용사 뒤에서 다 조정했겠지. 그럼 OEM이네요. 근데 고 대표가 수익자로 숨어있어도 이건 이해상충 아닌가요? 표면적으로 블루스톤은 투자신탁이니 운영이나 결정권은 전적으로 자산운용사에 있고 고 대표는 단순한 수익자에 불과하죠.

게다가 블루스톤은 SPV를 거쳐 우회적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직접적인 이해상충은 성립할 수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컴플릭트 웨이버까지 받아뒀더라고요. 철저하네요.

그럼 이건 OEM이었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겠네요. 뒤에서 몰래 자산운용사를 조정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증거를 남길 리가 없잖아요. 나한테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알겠어요 아빠. 안 그래도 엄마가 저녁 같이 먹자고 하셔서 학교로 가려고 했어요. 네. 네 알겠어요. 

나중에 봐요. 네가 감히 우리 딸 죽인 살인마를 대리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그 악마같은 년을 어떻게 대리하려고? 무슨 일이시죠? 당신 뭐야? 비켜! 나 저 강현민인지 모식갱인지 아는 저 변호사랑 할 말 있으니까.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나가주시죠. 네. 네. 현민아. 김현미.

개명 전 이름 김소윤. 응? 살인죄로 기소됐어요. 최소윤을 죽인 혐의로.

내가 아는 사람이니? 기억해내요. 그게 최소한의 도리니까. 최소윤.

옛날에 엄마가 여성 잡지 인터뷰한 거 봤어요. 살면서 후회한 적이 있냐. 과거로 돌아간 다음에 되돌리고 싶은 것이 있냐.

그 질문에 엄마가 뭐라 대답했는지 알아요? 후회 없대. 수천 번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니까. 살아온 모든 결정에 후회도 미련도 없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정말 그렇게 단 일말의 후회와 미련도 없이 잘 살아온 것 같아요? 내가 알기론 엄마 그렇게 잘 안 살았어. 엄마는 지독한 이기주의자고 위선자예요. 장애인을 위한 법을 만들고 봉사를 다녔으면서 정작 자기 장애인 딸은 버렸고 학폭 피해자를 위한 법안을 추진하면서도 김소윤은 외면했어.

후회 좀 하고 살아요. 이해라도 해보게. 기억났어요.

그래요? 김소윤에서 김영미로 개명하셨더라고요. 네. 전 그 이름이 싫었거든요. 최소히 나한테 왜 그랬을까요? 이름이 같아서? 교과서 안 빌려줘서? 아니면 전학 온 주제에 전교 1등 해서? 아니요. 

이유 없을 거예요. 그 잔인함엔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으니까. 전 그때... 자정이 있었겠죠. 

방관자들은 다 나름 핑계가 있어요. 근데 무고한 방관자는 없어요. 방관자의 침묵은 가해자의 폭력만큼이나 잔인해요.

결국 가해자의 편에 선 거나 다름없어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되듯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에도 책임져야 된단 말이 있어요. 제가 뭘 해주길 바래요? 살인죄에 대해 무죄 판결 받아주세요.

알아요. 내가 범죄 저질렀다는 거. 하지만 살인범만큼은 되고 싶지 않아요. 의도적으로 최소윤을 가격했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영미씨가 겪은 불에는 양형에서 감경 사유로 고려될 수 있지만 살인죄 성립이랑은 무관해요. 단 한 사람이라도 나한테 손 내밀어줬었으면 내가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도 있어요. 내가 당신 대신에 전교 1등 했을 테니까.

내가 억지 부리고 있는 거 알아요. 손 한번 내밀어봐요. 저 정말 당신밖에 없어요.

괜찮습니까? 네. 괜찮으세요? 옷 세탁은? 이미 맡겼습니다. 아깐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김영미 사건 피해자 모친인가요? 네. 치인이라고 했나요? 네. 사건을 맡았을 때는 기억이 안 났었는데 같은 고등학교 다녔어요.

김영미는 잔인한 학폭 피해자였고 죽은 사람이 학폭 주범이었습니다. 살인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무죄 받아낼 겁니다.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무슨 책임이요? 잘 갔다 와. 안녕히 계십니다. 괜찮아요? 도로에서 그렇게 막 뛰어들면 어떡해요? 뭐라는거지? 다친 데는 없어요? 안 부딪혔고 문제 안 삼을 테니까 그냥 가세요. 아니 학생.

여보세요? 어. 내가 네 핸드폰 가지고 있어. 아니 엄마 모시고 와. 네 엄마랑 얘기할게. 오늘 당장 학폭 열어서 피해 학생 보호 조치하고 가해 학생들 전부 퇴학시킬 겁니다.

그리고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할 거예요. 이래서 워킹맘은 안돼. 정부가 이렇게 느려서야.

그 피해 학생 이름 김소윤이에요. 얼굴은 몰라도 이름은 들어봤죠? 김소윤? 네. 그 전교 1등 김소윤. 그대 따님.

내내 1등만 하다가 그의 전학원으로 계속 성적 떨어지죠? 자기 딸 경쟁자인 줄도 모르고 누가 누굴 돕는데.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요? 잘 들으세요. 2학년 사방 강효민 어머니.

내 딸은 퇴학 못 시켜요. 이사장 딸이라고. 무슨 소린지 알아듣겠어요? 아 그리고 우리 집 가훈이 당하고는 살지 말자에요.

딸이 학폭위에서 망신당하면 그 분노가 따님한테 돌아가지 않을까? 방감보단 방조에 가까웠죠. 엄마는 결국 나서지 않았으니까. 저도 그 사건을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김소윤은 자퇴를 했고 최소윤은 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어요. 어떻게 이 일을 잊고 살았을까요. 저는 제가 방관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놓고 싶어요. 본 사건은 제가 주도하고 싶습니다. 구술변론도 제가 하고요.

형사소송 처음일 텐데 괜찮겠어요? 네. 할 수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대표님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제가요? 그런가요? 그럼요. 사실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오히려 매력이 좀 벌어질 때가 있는데 대표님은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도 묘한 여백이 느껴진다고 해야 되나. 그런데 그 여백이 오히려 더 큰 매력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어떤 여백일까? 뭔가 채워지지 않는 듯한 그런 여백? 그래서 제가 채워드리고 싶은 그런 여백이요. 변호인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무죄야. 내 딸이 살해당했는데. 방청석 정숙하세요.

변호인 살인죄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이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피고인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그 점 충분히 고려하셨습니까? 네. 그 점은 충분히 고려하였습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법적으로 살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살인죄는 주관적 요소와 객관적 요소가 동시에 존재해야 성립합니다. 다시 말해 죽이고자 하는 의식과 죽이려는 행동이 동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본 사건에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B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살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A가 마음을 바꿔 B를 죽이려는 의도가 사라진 상태에서 실수로 무언가를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렀다면 B 역시도 살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의식과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고인 김영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행위인 둔기로 피해자를 가격했을 당시에는 상해의 고의가 있었으나 이로 인해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차량 충돌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고는 어떠한 고의를 가지고 행한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두 가지로 나누어서 판단을 해야 됩니다. 첫 번째 행위로는 상해죄를, 두 번째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에 따른 치사 혐의로 다루어야 됩니다. 알겠습니다.

검사 측, 공소사실 변경하시겠습니까? 재판장님, 검찰은 피고인이 둔기로 피해자를 가격한 행위가 명백히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있다 판단하여 기존의 살인죄를 주의적 공소사실로 유지하겠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살인죄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 공소사실로 살인미수죄와 상해치사죄를 추가하고 나아가 상해죄 및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에 따른 치사 혐의도 포함하겠습니다. 변호인, 공소장 변경에 이의 있으십니까? 이의 없습니다.

질러놨으니 이제 결정적 한방을 찾아야죠. 네, 막막하지만 최선을 다해보려고요. 아무리 의견서 잘 쓰고 변론 잘해봐야 그것만으로는 승소할 수 없어요. 

좋은 원석으로 가공을 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원석에 해당하는 유리한 사실관계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에요. 가공에 해당하는 변론은 주장의 근거를 효과적으로 제시할 뿐 실체적 근거를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난 일정이 있어서. 네. 오늘 멋있었다. 

강현민 변호사. 진짜 멋있었어요. 강현민 변호사.

감사해요. 전 사고 현장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지난번에 갔다 왔잖아.

놓치고 있는 게 있을 수도 있지. 아니 수사기관도 아닌데 뭘 그렇게까지 해. 좋은 원석 찾으러 한번 가봐야지. 변호사 수입료도 대신 내주기로 했다면서요.

진짜? 왜 그렇게까지? 우리가 도와줄게. 너 도와주자. 말 말해. 

뭐 도와줄까? 좋은 원석을 찾아줘? 참고할 만한 자료 이메일로 보냈으니 살펴봐라. 그리고 김영미 수입료는 네 계좌로 입금했다. 지은이한테 들었어.

얘는 왜 엄마한테 얘기해가지고. 그리고 그걸 왜 엄마가 내? 이거야. 미안해. 

사무실이 아니라 이런 데서 회의하자고 해서. 왜요? 전 너무 좋은데. 진우 선배도 종종 내부 미팅 이런 데서 하자고 하면서.

그, 그 이 변호사는 이 장소를 알면 아는데. 아니야. 이거 먼저 먹어. 

내가 시켜놨어. 아, 진짜 제발. 아, 재수가 없었다니까.

죄송합니다. 눈깔을 어따 쳐 달고 다니는 거야. 저기요.

저기요? 왜 욕지랄이세요? 뭐? 쌍방 과실인데 왜 반말에 욕지랄이시냐고요. 야, 너 지금 손님한테 미친 거 아니야? 삼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에 그렇게 쌍지랄할 수 있음 나도 한 잔 사올게. 기다려봐.

야, 너 지금 너무 막나가는 거 아니냐? 너무 막 나가도 되냐? 야, 여기 사장 어딨어? 사장 나오라 그래. 너, 오늘 너 내가 반드시 자른다. 어? 부식한 양반아.

요새 알바 구하기 얼마나 힘든데. 진상 손님 대응한 것 갖고 짤려. 그리고 여기 그냥 카페 아니고 글로벌 기업이야.

아, 쌍팔년도 다방 오셨어요? 쌍, 아유, 이걸 그냥 확. 때리게? 야, 나야 고맙지? 성빵 날려. 그래야 내가 너 존나 패지. 아유, 이걸 그냥.

저기요. 세탁비 하세요. 여기 사장님이세요? 아니요.

왜 나서요? 나서길. 시끄러워서요. 아니, 내가 뭐 이거 세탁비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고.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시죠? 뭐야, 당신은? 저 여기 총괄 매니저입니다. 여기 알바가, 어? 나한테 지금.

나가주시죠. 뭐라고요? 소란 피우지 말고 나가주세요. 여기 알바가 지금 나한테.

알겠고, 소란 피우지 말고 나가주시라고요.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야. 우리 그냥 사무실로 들어가자.

내가 먼저 나가서 차 빼놓을 테니까 천천히 정리하고 나와. 왜 함부로 나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데 왜 함부로 나서냐고. 너여서 나선 거 아니야.

착각하지 마. 너 근데 이렇게 따지는 이유가 뭐야? 다른 사람이 도와줬어도 이렇게 따질래? 아니. 고맙다고 했겠지. 자식들은 부모가 무슨 전생의 죄인이라도 되는 줄 알아? 부모는 자식이 상처지면 바로 치유되는 성자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아니야. 

우리도 생책이 나면 잘 극복 안 돼.

부모한테 난리 치는 게 지들 권리인 줄 알아. 엄마. 왜? 연락해도 돼? 어. 번호가 뭔데.

자주는 안 할게. 어. 예쁘네요. 곱지 지는지 피는지도 모르고 지냈는데.

가끔 저랑 이렇게 나오시면 되겠네요. 같이 일하는 변호사들한테 얘기 들었어요. 근데 뛰기 실력이 늘었다 그러던데? 아유, 아니요. 

아닙니다. 아직 한참 멀었죠, 뭐. 그래도 노력은 많이 한 것 같아요. 처음 M&A 팀에 들어왔을 때는 전문 용어가 너무 어려워가지고 진짜 반도 못 알아들었거든요.

이게 분명히 한국말을 하고 있는데 프렌치를 하는 건지 뭔지. 그럴 수 있죠. 맞아요.

로스쿨에서 또 가르치는 건 또 아니라서. 맞아요. 그래서 녹음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그리고 완벽하게 이해가 될 때까지 듣고 또 듣고. 아휴, 그랬죠. 좋은 방법인데? 춰도 돼요? 아니, 아니에요.

그래도 사진을 찍었다는 거야, 못 찍었다는 거야? 예, 그... 찍긴 찍었는데요. 실수로 삭제가 돼가지고... 야! 너, 인마, 무슨 일을 그따구로 해? 수요일 밤에 또 만나기로 했습니다. 호텔에서요.

아, 그래? 아이, 그럼 진작 얘기하지. 권 대표. 급했네, 급했어.

이번엔 실수하지 마. 예, 알겠습니다. 수요일... 그게 무슨 소리야? 윤림의 잉여 인력 중에 권 대표가 과거에 신세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자르기는 어려웠을 거고 권 대표 입장에선 권 나연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구조 조정을 한 다음 일이 끝나면 대표직에서 내칠 명분을 만들려고 하겠죠.

그렇게까지 한다고? 일리 있는 얘기 같은데요? 조만간 권 대표 밑에 있는 누군가가 권 나연을 쳐내기 위한 밑작업을 할 겁니다. 고승철 대표는 자기 손이 더러워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거예요. 하두식이 며칠 전에 점심 같이 하자고 연락하긴 했는데 하두식이 고 대표 행동대장인 거 아시죠? 그 정도는 알지.

하두식은 고승철과 결이 다른 사람입니다. 음지에 있는 사람이죠. 상대의 약정을 잡을 때 털어서 안 나오면 만들어서라도 잡죠.

그것도 아주 지저분한 방식으로. 지저분한 방식? 여자 붙여 접대, 불륜, 성상납 그런 거요. 대표님한테도 그런 식의 접근을 할 겁니다.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 설마 나한테 남자라도 붙인다는 거야? 그럴 수 있어요. 수준이 거기까지니 방법도 그 정도일 수밖에 없죠.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모수로 보이는 법이니까요. 재판장님. 피고인은 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했고 이는 피해자를 사망의 위암에 빠뜨린 초기 행위였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타한 후 사망했다고 오인하여 매장의 지식사에 이르게 한 경우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하나의 살인 행위로 인정했습니다. 검사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본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판례에서의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오인해 매장이라는 후속 행위를 시도하였고 그 행위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새로운 독립적 개입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검사가 주장하는 행위의 연속성은 단절되었습니다. 독립적 개입이라니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거죠? 피해자의 상습적인 무단 횡단 습관입니다.

피해자 최소윤은 평소 교통박귀를 자주 위반했습니다. 사망 3개월 전에도 무단 횡단을 하다가 차량에 치여 통원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으며 최근 3년간 12건의 교통박규 위반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음 공판에서 검사는 둥귀로 가격한 행위와 차량 충돌로 인한 행위를 연속적인 하나의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거야.

이를 반박하기 위해서는 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어 있음을 입증해야 해. 즉 독립적인 개입을 통해 인과관계의 연속성을 끊어야만 검사의 주장은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어. 최소윤 고등학생 때 내가 차로 칠 뻔한 적 있어. 내 차는 녹색 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주행 중이었는데 최소윤이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었지.

그 도로는 왕복 4차선으로 보행자가 건너기엔 매우 위험했어. 주변에 육교와 지하보도가 있었지만 최소윤은 무단 횡단을 선택했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

이거야. 나 좀 도와줘요. 우선 사고 현장 cct부터 확보해야 돼요.

6개월치 정도? 아 증거보장 청구부터 해야 되지? 피해자의 교통법규 위반 기록도 필요해요. 피고인이 피해자를 둔기로 가격한 장소는 피해자의 단골 술집 근처로 해당 술집의 주차장은 도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사고 현장은 보행자가 건너기 위험한 왕복 6차선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무단 횡단을 선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사망 전 6개월 동안 해당 술집을 34번 방문하면서 매번 동일한 방식으로 무단 횡단을 반복했습니다. 두간 결과 등귀로 인한 외상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은 뇌진탕이었고 사망 사인은 차량 충돌로 인한 흉부 압박에 의한 심장 파열로 확인되었습니다. 지금 내 딸 죽음이 내 딸 책임이라는 거야? 그게 말이 돼? 정숙하세요.

자꾸만 소란 피우면 퇴정 조치 시키겠습니다.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에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포발적으로 해석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본 사건은 살인죄가 아닌 등기로 인한 상해죄와 차량 사고로 인한 사망이라는 두 개의 독립된 사건으로 분리시켜 판단되어야 됩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자료 제출하겠습니다. 검사 구형하시죠. 피고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변호인 최후 변론해 주세요. 재판장님,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이 아닌 이 사건의 책임을 통감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피고인 김영민은 과거 심각한 학교폭력의 피해자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폭력을 외면했던 방관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12년 전 피고인이 학교폭력을 당했던 당시의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고자 합니다. 재판장님, 해당 영상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이 사건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없습니다.

또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맞습니다. 검사 측 주장대로 이 영상은 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양형 판단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입니다. 학폭 피해로 인한 피고인의 고통이 현재 그녀의 정식적 상태와 범행에 미친 역량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의 양형 자료로 제출된 증거라면 제한적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영상 공개 허가합니다. 뭐야? 내 딸은 죽었는데 지금 학폭 영상을 틀겠다고? 그깟 학폭 영상이 뭔데? 방청석, 정숙하세요. 당신이 그러고도 판사야? 왜? 왜 살인자를 죽인다는데! 경위 퇴장시키세요.

놔! 놔! 놔! 놔! 놔! 놔! 놔! 놔! 놔! 놔! 피고인, 계속 진행하세요. 재판장님, 영상을 공개하기 전 피고인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상 상영 중 피고인이 눈 가리개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을 착용해도 될런지요. 네, 허락합니다.

눈 가리시고 음악 좀 듣고 계시겠어요? 변호사님. 재밌는 담뱃방 시간. 너 움직이면 진짜로 눈 다치는 거야.

알겠지? 갈게. 어떡해. 어떡해.

이제 피고인의 학복 이전에 과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안대 벗으셔도 됩니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피고인 김영미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동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총명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웃고 미래를 꿈꾸던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만약 그 잔인한 학복이 없었더라면 오늘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었을 사람입니다. 어쩌면 제 자리나 재판장님 역 배석판사 자리에 앉아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재판장님, 피고인의 범죄는 결코 합리화되거나 용서받아서는 안되며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됩니다. 그러나 형벌로만 이 사건을 마무리하게 된다면 우리는 또 한 명의 삶을 잃게 됩니다. 법은 형벌뿐 아니라 교화와 재사회화를 통해 새롭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피고인 김영미의 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했던 사회적 책임의 결과입니다. 그녀의 갱생을 돕는 일은 단지 한 사람의 인생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했던 사랑과 책임을 되찾는 길이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입니다. 저와 같은 방관자들, 즉 피고인의 고등학교 동급생 84명이 작성한 탄원서를 제출하겠습니다.

재판장님, 이 자료들과 탄원서를 양형판단에 신중히 고려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피고인 김영미가 새롭게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피고인, 최후 진술해 주세요.

잘못했습니다. 깊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주시는 폴, 딸기 받겠습니다.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본 법정은 피고인이 둔기로 피해자를 가격한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입니다. 이에 따라 둔기 가격 행위와 차량 사고를 별개의 사건으로 판단합니다.

첫째,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둔기로 가격하여 뇌진탕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상해죄가 성립됩니다. 둘째, 차량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에 해당합니다.

두 개 사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합니다. 이상으로 판결을 마치겠습니다. 이게 뭐예요? 최소윤 핸드폰에 있던 학폭 영상이랑 사진.

이 휴대폰을 아직 가지고 있었어요? 응. 결국 돌려주지 않았어. 창고에 있더라. 양형에 도움될 거야.

지난번에 네가 했던 말. 뭐 그건... 지금의 내 나이, 내 경험치,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가지고 각오로 간다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때의 나로선 그게 최선이었고 바꿀 수 없는 결정이야. 왜냐하면 모든 결정의 중심엔 내 딸 효민이에 대한 사랑이 있었으니까.

그 사랑이 변하지 않는 한 과거로 돌아간 듯 늘 같은 결정을 내릴 거야. 그래서 후회 안 한다고 말한 거야. 근데 네 말 듣고 나니 처음으로 후회가 되네.

혼자 알아서 할 수 있는데 왜 나서요? 뭐 하세요? 검사님! 아니, 자리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요 앞에 치킨집에 다들 모여있어. 무슨 일 있어요? 그냥 머리가 조금 무거워서요.

근데 변호사님은 왜 퇴근 안 하시고? 일이 좀 남았어요. 아, 나는 머리 지킬 겸 종종 올라와요. 좋네요.

뭐가요? 그냥 다요. 여기 뷰도 분위기도 그리고 생각지 못하게 변호사님을 만난 것도 다요. 오늘 재판 내가 본 재판 중에 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했어요.

정말요? 인간은 먼저 직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그다음 논리적인 근거를 만든대요. 그래서 직관은 신의 선물이고 이성은 그의 충실한 종이라는 얘기가 있죠. 이번 변론은 직관적이면서도 판사에게 논리적인 근거를 기술적으로 잘 제시했어요.

감성과 이성의 균형을 잘 유지했고 잘했습니다. 변호사님도 잘하셨어요. 뭘요? 소송으로 상처를 치유하려는 의뢰인을 만나면 상처의 내면을 봐요.

선입견을 걷어내고 본질을 봐요. 나에게 정의란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을 지켜내는 거예요. 도그마에 갇힌 난쟁이들처럼 생각하지 말고 넓게 생각해봐요.

변호사님은 훌륭한 조각가예요. 어수들의 서툰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깎고 다듬어서 스스로 몰랐던 가능성을 끌어내시잖아요. 그런 변호사님이 만든 조각상 중 단연 최고의 작품은? 이진우? 강효민? 빈도? 자주 좀 웃으세요.

웃음 아껴서 뭐 하시게요? 네, 그럴게요.

우선 현행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봅시다.

넌 뭐 어린 새끼야? 변호사님! 변호사님, 정신 차리세요. 부탁드려요. 걱정돼 죽겠네.

그래도 얘기했어야지. 말할 기회는 줬고? 나한테 널 이해시켰어야지. 저 내일 뭐 하십니까? 오셨어요? 가자.

하도식 변호사님 뒤에 고승철 대표님이 있어요. 절대 가만있지 않을걸요? 불로서 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 찾을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