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석훈. 잠깐 얘기 좀 해. 연하한테 무슨 말 한 거냐? 지난번에 네 연락받고 나갔다 와서 며칠 우울해 보이더라고.
마음이 헛헛하다나. 답해야 돼? 아직도 네 말 한마디에 연하 저런다는 게 참... 한마디 아닌데? 아니, 그 말이 아니고... 겨우 이 말 하려고 지금까지 기다린 거야? 내가 설마 그랬겠냐? 말해. 뽑아줄게.
깜짝이 나오면... 깜짝이? 우리 아기 태명. 깜짝이 태어나면 싱가포르로 이민 가서 살려고. 싱가포르 주재원으로 발령받았거든.
주재원 기안 끝나면 싱가포르에 있는 다른 회사로 옮겨서 계속 거기 살려고. 애 키우기도 거기가 더 좋은 것 같고. 해시는? 데리고 가야지.
누구 마음대로? 선전포고 하는 거냐?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꿈도 꼬지 마. 야. 주중에는 우리가 돌보고 주말에는 네가 돌보니까 당연히 우리가 주보호자냐. 네가 뭔데 해시 보호자래? 넌 해시 공동 보호자의 남편일 뿐이지. 네가 뭔데 해시랑 나랑 갈라놔? 갈라놓겠다는 게 아니고... 닥치고.
법적 조치 취할 테니까 경고망동하지 마. 괜히 말했네. 안 내려? 무슨 고양이를 키우래. 나 귀찮아.
나 대구 내려가면 당신이 적적하잖아. 뭘 적적해. 당신 요 몇 년 백은 대부분 지방 법원에 근무했어.
소심스럽게 무슨... 일단 한번 봐보자고. 고양이가 강아지보다는 손이 덜 간다잖아. 저희 애기들은 전부 어미묘랑 3개월 정도 같이 지내면서 성격도 온순하고 건강해요.
가장 많이 찾으시는 품종은 브리티쉬 숏헤어, 넥돌, 원치킨이에요. 요 아이는 챔피언 딸이에요. 챔피언이요? 네. 트리스탄이라고 브리티쉬 숏헤어 골드인데요.
티카 캐슈에서 우승한 고양이 딸이에요. 혈풍, 품종 당연히 다 좋고 개념이라서 사람 엄청 잘 따라요. 한번 안아보실래요? 어, 그래요.
한번 안아봐요. 무슨 소감정변 테스트 저렇게 요란하게... 죄송해요. 애들 놀란다고 그렇게 소리 줄여달라고 요청했는데... 괜찮아.
잠깐만. 놀랐잖아. 놀랐지? 어. 잠깐만.
아가. 아가. 괜찮아.
엄마가 지켜줄게. 저 아이는 왜 저래요? 아, 저 애기는 분양 안해요. 길냥인데 귀가 안 들려서요.
야옹도 못하고. 장애묘예요. 다 숨어버려가지고.
금방 나올거예요. 언니, 여기 애들 추러 좀 추라. 여보.
여보. 안녕하세요. 윤석훈 변호사님이시죠? 네. 윤석훈입니다.
오, 신기해. 저 변호사 처음 만나봐요. 기념으로 셀카 한 장. 하나, 둘. 이쪽은 우리팀 강효민 변호사입니다.
강효민입니다. 안녕하세요. TK텔레콤을 상대로 한 개인정보 침해 소송이라 하셨는데 어떤 개인정보가 침해당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휴대폰을 새로 사면서 TK 대리점에서 이전 데이터를 새 휴대폰으로 옮겼거든요.
근데 제가 클라우드 로그아웃 하는 거를 깜빡했는데 직원이 그 안에 저장된 영상을 보고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어떤 영상이었죠? 직접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잠시만요.
오늘도 활기차게. 그렇지? 나랑 재밌게 놀자. 무슨 내용인지 알겠습니다.
그만 끄셔도 좋습니다. 얘가 두우거든요. 내 애교가.
알아들었습니다. 아, 충분한가요? 밖에 나가보셔도 됩니다. 네? 이 거는 제가 혼자 처리하죠.
아. 영상을 보니 대리점 직원의 신고는 정당해 보입니다. 동물학대는 형사처벌 대상이며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행위는 공익을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정당하다니요? 요건 제 사생활이고 영상은 제 개인정본데 그걸 경찰에 유출했잖아요.
불법 아닌가요? 사생활은 법적으로 보호가 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범죄 행위가 포함돼 있다면 예외가 되죠. 아, 그래요? 그럼 저 좀 변호 좀 해주실래요? 사건이 검찰에 넘어간 것 같던데.
죄송하지만 저희가 맡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왜요? 변호사시잖아요. 1등.
다음 회의가 있어서. 어이가 없네. 그러니까 TK 대리점 직원이 자기를 경찰에 신고한 걸 가지고 개인정보 침해했다고 한 거예요? 아, 이 새끼.
면담 거부당할까봐 머리 좀 썼네. 신고인에게 연락해서 법률 대리 맡겠다고 하시고 검찰에 선임신고서 제출해주세요. 예, 이게 근데 아직 선임전이긴 하지만 의뢰인 면담을 통해서 얻은 정보라 이해 상충이긴 한데요.
변호사 윤리 매우 중요하죠. 그치만 법이 동물을 보호하기엔 아직 부족하니까 고구하게 기술적인 윤리 따질 여유 제겐 없습니다. 그러면 선임신고하고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검찰에 의견서 제출하겠습니다.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해서 공익고발도 하고 민사소송도 준비하세요. 위자료 청구로 금전적인 압박도 가해야 합니다. 언론에도 알릴까요?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야 강력한 처벌을 이끌어야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유사 사건으로 이미 여러 번 여론이 형성되긴 했는데 법이 따라오는 속도가 느리네요. 처벌보다 중요한 건 재범 방지입니다. 근데 어떡하죠? 구속 재판도 안 될 테고 항소까지 생각을 하면 2년은 걸릴 텐데 그 사이에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을까요? 이게 징역에 안 나올 수도 있어.
이 동물학대로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극히 드무니까. 우선 현행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봅시다. 동물 소유 금지 요청하시고 동물보호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 절차 진행해주세요.
네. 진행하겠습니다. 반복적인 동물학대는 사이코패스 성향일 수 있어요. 사람을 해쳤을 가능성도 있으니 정우설 거주지역의 미세사건 확인해 봐주세요.
특히나 노숙자나 취약한 노인이 피해 대상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럼 수고해 주시고 이 변호사는 잠깐 나 좀 봐요.
그게 말이 돼요? 해시 씨가 어떤 앤데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애를 금이 오기가 키워서 겨우 사람 구실하게, 아니 그러니까 강아지 구실하게 만들었잖아요. 진정하고 앉아. 아 잠깐.
그래서 뭐 어떻게 하실려고요? 가처분 신청해야지. 내가 직접 나서긴 뭐하고. 변호사한테 맡기려고.
이쪽에 경험 있는 변호사 있을까? 한번 찾아봐야죠. 잠깐만. 나도 변호사인데? 왜 멀리서 찾아요? 내가 해드릴게요.
뭡니까 그 눈빛은? 설마 지금 혹시 변호사로서의 제 실력을 의심하시는 거? 아니 아니 아니. 아니긴 한데 반려동물 관련 소송 해본 적 있어? 아까 형이 말씀하신 대로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아직 동물은 재산이니까 동산 가처분 신청이랑 형식은 같잖아요. 맨날 하는 게 그건데.
그리고 나만큼 형 사정 잘하는 사람 누가 있더고. 내가 제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해. 저 비싼 거 아시죠? 서류 다 해놓을게요. 깜짝이야.
선배. 너 왜 여깄어? 이거 여쭤보려고요. 근데 이게 다 무슨 소리예요? 보질이긴 몰라도 돼. 아 뭔데요? 아 몰라도 돼. 아 뭔데요? 진짜요? 그건 아니죠.
그치? 윤 변호사님한테 해씨는 그냥 반려견이 아니라. 자식이죠. 그러니까.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왜? 이거 그냥 내 개인 시간 들여서 하는 일이고 뭐 업무 평가 실적에는 전혀 반영이 안 되는데. 그렇겠죠.
근데 왜? 선배한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요. 아이 내가 뭐 가르쳐줄게 뭐가 있나. 가르쳐줄게 있긴 있지만은 일단은 윤 변호사님한테 직접 물어봐.
오케이 하시면 내가 그때 껴줄게. 어수선 때 사정을 공개하기 싫으실 수도 있으니까. 그럼 선배는요? 나야 바로 직속이잖아.
강 변호사 아래 아래고. 자 봐봐. 강 변호사 여기.
나 여기. 허 변호사 여기. 내 윤석훈 변호사님 여기.
Got it? Got it. 우와 감사합니다. 맛있겠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너무 맛있겠다.
너무 맛있겠다. 이 사람이 왜 그래. 나도 썰 줄 알거든.
됐어 그만해. 야 뽀시래기. 저기 가서 먹어.
괜히 껴가지고. 아이 왜 잘 먹고 있는 애를 구박이야. 먹어 먹어 먹어.
너무 맛있어. 맛집이나봐 이 집이. 그러니까.
에이 또 누구야. 점심시간에 매너 없이. 아 예 상무님.
예. 아 예 그렇습니다. 변호사가 뭐 점심시간에 있어요. 예. 아 예. 아빠가 이번에 대구지방법원으로 발령난 거 알지? 주말엔 집에 오겠지만.
엄마 좀 챙겨줘라 우리 딸. 아빠가 늘 사랑해. 그래. 그래서 땅이 꺼지겠어? 선배.
지난번에 카페에서 본 사람 선배 딸이죠? 응. 엄마도 딸한테 상처받으면 쉽게 극복하기 어렵겠죠? 그렇지. 엄마도 결국 사람인데. 근데 엄마랑 딸의 관계는 좀 뭐랄까.
복잡 미묘하지. 밉기도 하지만 사랑하고 보기 싫지만 보고 싶고. 다른 엄마랑 딸들도 그럴까요? 뭐 대부분 그렇다고 봐야지.
완벽한 엄마랑 완벽한 딸은 잘 없으니까. 왜 그러는 걸까요? 글쎄 미숙해서 그런 거 아닐까? 다 처음 해보는 거잖아. 엄마도 딸도.
왜 엄마한테 뭐 잘못했어? 엄마한테 상처 좀 준 거 같아서요. 뭔지 모르겠지만 상처받으셨을 거야. 딸이니까.
근데 그게 또 의외로 쉽게 치료가 될 딸이니까. 그래요? 응. 내 딸도 한때 나한테 좀 큰 상처를 줬는데. 지난번에 엄마 하고 부르는데.
엄마. 그 순간 그냥 게임 끝. 사르르 녹아. 정말요? 엄마 대봐.
그 얘기는 진짜 자주 들어요. 모든 사랑이 다 대단하고 고귀하지만. 엄마 사랑은 좀 더 특별한 게 있어서.
이게 간접 경험만으로는 다 이해 못해. 그래서 왜 엄마들이 하는 욕 중에 제일 심한 욕이. 꼭 너 같은 딸 나아라잖아.
전 저 같은 딸 진짜 별로예요. 오빠는 말이지만 있을 때 잘해. 엄마 살아계심에 늘 감사하고 귀하게 대해드려.
선배는 엄마랑 사이 좋아요? 돌아가셨어. 엄마 영안실에 누워계신 거 보잖아? 그럼 정말 깜짝 놀란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작았나 하고. 보내드릴 때 후회 안 할 순 없어.
그래도 가슴에 피 뭉들 정도는 아니어야지. 결국 강 변호사 자신을 위해서 잘해드리라는 거야. 차곡차곡 저축하듯 사랑을 쌓아두는 거지.
그래야 좀 덜 아파. 네 선배. 먹어.
아 텀블러. 먼저 들어가야지 텀블러 좀 가져올게. 갔다와.
아 진짜. 아유 저런 눈치도 없이.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아주 그냥 확정기록 그냥 소문을 내고 다니지 그래.
아 그래도 돼? 짜잔. 이게 뭐야? 내 여자 피곤할까 봐. 말하자면 내줘? 응. 나 사탕 안 먹어. 단 끊었어.
이거 슈가풀이야. 널 향한 내 마음은 풀리고. 줘봐.
자 아. 너무 맛있어. 너무 맛있지? 응. 나 맨날 먹는다니까 이거. 하나 더 줘봐.
두 개? 응. 두 개는 먹어야 되지 않니? 변호사님도 강아지 키우세요? 너 뭐하는 새끼야? 저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변호사 먼저 내려요. 이 사람 안면인식 등록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리시고 이 건물에 다시는 못 들어오게 하세요.
네 변호사님. 가시죠. 진짜 변태 싸패 새끼네.
윤변호사님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냐. 왜? 나도 태권도 배운 여자야. 까분다.
그런 일 있을 땐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야. 그나저나 엄마한테 답장 왔어? 아니. 너 이거 엄마한테 얘기하지 마라.
안 해 안 해. 지난번에 지 얘기했다고 생난리 쳐서 몇 며칠 연락도 안 했어. 엄마도 얘기 안 했고? 응. 연락 없으시네. 우리 은희 여사님 얼마나 마음 상하셨으면 내 문자도 씹고 지은이한테 전화도 안 하시겠냐? 답변 없음 그냥 전화를 해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셨던데? 최여사님인가 보다. 여보세요. 변호사님 어디세요? 저 집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저 차랑 부딪혀서 병원인데. 네? 많이 다쳤어요? 아니요. 별로 안 다쳤어요.
제가 사실 배달 알바하고 있었는데. 왜요? 엄마 빚 때문에? 아니요. 그거는 제가 손 잘 그었고 그냥 헬스장 끊으려다가 운동도 할 겸 이사 자금도 빨리 모을 겸 야근 없을 때 가끔씩 하고 있어요.
그렇구나. 일요일에 퇴원 날이었고요. 그럼 쌍둥이는요? 이모 집에 있어요.
오늘은 이모가 봐주는 날이라. 근데 내일이 문제라 주말이라 놀러 가기로 했는데. 제가 봐줄까요? 진짜요? 주말인데 선약 없어요? 네. 없어요.
진짜 친구 되자마자 민폐네요. 정말. 왜 그런 말을 해요.
걱정 마요. 잘 돌봐줄게요. 네. 진짜 너무 고마워요.
네. 걱정 말고 푹 쉬어요. 누군데? 호연 변호사. 다쳤대? 응. 차랑 사고 났는데 많이는 안 다쳤대.
미친 녀석 진짜. 해시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예. 변호사님. 무슨 일 있습니까? 아니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걸어놓고선 괜찮습니다. 저... 말씀하세요.
혹시 내일 뭐 하십니까? 일정이 좀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러시겠죠. 무슨 일이 있습니까? 괜찮아.
엄마가 지켜줄게. 사모님. 이 시간에 웬일로... 건강하고 풍정 좋은 애들도 있는데.
그리고 초보 집사가 키우시기에는... 아니요. 이 아이로 할게요. 공부하면서 키우면 되죠.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늘 밤에 필요한 물건들은 제가 다 챙겨 드릴게요.
고양이한테는 화장실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설명 좀 드릴게요. 잠시만요.
재밌게 놀자.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그래, 잘 있었어? 넌 할 수 있었라고 말해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조심 조심 고양이 형 같이 가 근데 여기 너무 좋은데요? 여기 와보셨어요? 네, 해시랑 종종 옵니다.
그렇구나 쌍둥이들도 좋아하네요. 네, 여기가 아이들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펜션이라 좋아할 겁니다. 해시랑 오랜만에 오붓하게 시간 보내려는데 일이 커져버렸네요.
아니에요. 오히려 잘 됐어요. 해시도 안 외로워 보이고 좋네요.
방 하나 더 해놨으니까 쌍둥이들하고 같이 쓰세요.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해시, 안돼! 해시야 뭐하세요? 그냥 있어요.
쌍둥이들은요? 완전 거라떨어졌어요. 피곤하겠죠. 해시도 피곤한가 보네요.
당연하죠. 애들 돌보는 게 좀 피곤해요. 덕분에 우리는 좀 수월했네요.
그러게요. 해시 천사 같아요. 똑똑해.
애들이랑 맞춰서 놀아주고. 해시, 해외에 갈 수 있다는 얘기 들었어요. 지난번에 우연히.
그래요? 저도 돕고 싶은데. 개인 사고. 복잡한 일은 아니라서.
복잡한 일 아니지만 중요한 일이잖아요. 변호사여서 좋을 게 뭐 있어요. 풍하 씨처럼 서로의 송사일 같이 봐주고, 오고 가는 정서관에서 흐뭇함이 쌓이는 거고.
오늘 변호사님 해시랑 같이 있는 거 보니까 더더욱 막고 싶어졌어요. 제 실력 아시잖아요. 도움 되실 거예요.
저는 변호사님의 걸짱이니까요. 네. 그렇게 할게요. 요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근데 이민 같이 못 가게 해도 걱정이네요. 전차는 작가라서 대부분 재택이고, 일 생겨도 남편이 봐주면 되고.
반면에 나는 혼자니까. 혼자니까 해시가 더 필요한 거죠. 내 입장에선 그렇죠.
근데 해시 입장에선 외로울 수도 있는 일이니까. 찐사랑이다. 해시 애기 때 어땠어요? 귀엽겠죠? 사진 있어요? 애기 때 한 이만했나? 응. 진짜 작고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안녕하세요. 등기우 분입니다. 사인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갇혀본 신청이라. 누가 변호사 아니랄까봐 진짜.
가지가지 한다 윤석훈이. 누구야? 어. 회사에서 등기우 편이 와서. 와. 재택하고 있는 정신이 진짜.
해보자는 거지? 해보자. 뭐 그렇게 놀래? 아이. 깜짝이야.
점심 안가? 먼저 가세요. 저 아직 일이 좀 남아가지고요. 먹고 해.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윤근 씨 보면 안타까워. 가만 보면 희망 거문 당하는 것 같아.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변호사로 전환 시켜줄 것 같아? 저기 대표님.
옷 입어. 예? 누구야? 이거 시킨 사람. 어. 그게 무슨.
문 열어. 권 대표님이 기혼자라는 건 알고 있었고. 불륜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짓이라는 것도 알지만.
권 대표님 매력에 제가. 그만. 창창한 인생.
이런 일에 엮여서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아. 협조만 잘하면 살려줄게. 잠시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나 알죠? 예. 위재증권 불안정 판매 소송 때 보조해드린 적 있습니다.
그때 업무 능력이 꽤 뛰어났던 걸로 기억해요. 예. 변호사님 평가 덕분에 이후로 일다운 일을 하게 됐었죠. 공정하게 저를 인정해 주신 거 변호사님밖에 없었습니다.
협박을 당했나요? 자리를 약속받았나요? 지금 이 상황에서 최용근 씨 도와줄 사람 저밖에 없습니다. 아. 둘 다요. 로스쿨 때 학비 벌려고 유흥업소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비밀로 협박당했습니다. 하도식한테요? 예. 페로리골에서 변호사로 전원시켜주신다고도 했고요. 업무 기록을 보니 하이니코가 블루스톤에 투자 받을 때와 옵탈린에 매각될 때 모두 투입되셨던데.
그 당시 어떤 업무를 맡으셨죠? 그냥 늘 하던 잡무요. 회의룩 정리, 복사, 기밀문서 파쇄 뭐. 우리는 변호사 전원 약속은 못합니다. 다만 최용근 씨의 발목을 잡고 있던 지방대 로스쿨 출신, 변시 성적.
그런 조건이 아닌 유흥업소에서 이런 능력만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제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하도식 변호사님 뒤에 고승철 대표님 있어요. 압니다.
절대 가만있지 않을걸요? 그분들 저 법조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할걸요? 건너현 대표에겐 그럴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이러나 저러나 선택을 피할 길은 없어요. 그리고 어떤 선택이든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법조계에서 매장될 각오는 해야죠. 다만 우리가 그쪽보다 나은 게 하나 있죠.
뭔데요? 약속은 지킵니다. 우릴 도와주면 무사할 거예요. 그리고 공정한 평가도 약속드리죠.
제가 뭘 하면 되는데요? 평소에 녹음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플루스톤과 오탈린 관련 기록들 아직도 가지고 계십니까? 네. 다 가지고 있습니다. 뭐, 기밀문서도 파쇄하진 않았고요.
왜죠? 아, 그거는 정말 스터디 차원에서... 우리가 뭘 찾고 있는지 아시나요? 네. 네. 반기승 대표님 오셨어요. 대표님! 나가봐요. 무슨 일이야? 사무실을 웬만하면 찾아오지 말라니까.
죄송합니다. 너무 급해서... 이것 좀... 이게 뭐야? 오탈린에서 저희 펀드, 블루스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왜? 매도인의 진술 및 보증 조항 위반으로... 그게 무슨 소리야? 오탈린에서 하이니콜을 인수한 건 NPU 기반 기술 때문인데 이를 유지 개발하려면 핵심 데이터와 연산 로직이 필요합니다.
근데 소프트웨어 코드는 암호화 되어 있고 핵심 로직은 문서조차 안 돼있어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하답니다. 어? 한마디로 오탈린은 껍데기만 인수한 셈이 된 거죠. 아니, 그걸 우리가 몰랐단 말이야? 저희와 반도체 기술에 대해서는 문의 아니라... 하이니콜의 모든 기소 자료는 빠짐없이 넘겼습니다.
어디가 계약 위반이라는 거야? 5조 13조입니다. 오탈린 측에서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서 매매 대금 반환과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답변입니다. 청구할까요? 2천억 원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대표님, 어떻게 대응할까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블루스톤은 자산운용사가 관리하는 권리잖아. 자산운용사에서 알아서 해결해야지. 아니, 대표님.
이게 와서 그게 무슨... 일단 나가봐. 보고는 사람도 많으니까.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대표님! 알겠습니다. 네, 아빠. 엄마랑 연락이 안 되네? 혹시 엄마 아빠한테 갔어요? 아니.
안 그래도 나도 연락이 안 돼서 너한테 집에 가보라고 막 연락하던 참이었어. 아, 정말? 난 엄마가 나한테 서운해서 연락 안 받으시는 줄 알았지. 제가 한 번 집에 가볼게요.
엄마! 엄마! 엄마!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완전 식겁했다니까. 엄마 그렇게 우시는 거 처음 봐. 응? 아니, 그 아끼기는 왜 아픈 건데? 예방접종 부작용이래. 그럼 병원을 가야지.
엄마가 안 갔겠어. 응급실에서 항생제 맞고 지금 좀 나아지고 있나 봐. 옆에서 그냥 애처롭게 쳐다보면서 그렇게 우시더라고. 알았어, 금방 갈게.
응, 빨리 와. 엄마. 지은이 온대. 왜? 늦었는데.
지은이 본가에서 고양이 여섯 마리 키우잖아. 완전 전문 집사지 뭐. 그래? 밥은? 됐어, 생각 없어. 잠도 못 잤지? 얼굴이 말이 아니네.
내가 밥 차릴게. 아니야. 좀 이따 애기 밥 먹여야 돼. 부작용으로 입맛이 없어서 밥을 안 먹어.
두 시간마다 억지로 먹이고 있어. 약도 먹여야 되고. 내가 할게.
엄마 밥도 차리고. 엄마, 밥 먹어. 엄마.
침대에서 주무시지. 엄마는? 밥 차리는 사이에 잠드셨어. 아깽이 돌보느라 며칠 잠도 못 주무셨구만.
아깽이는? 침대 위 숨숨집에. 밥이랑 약 먹여야 돼. 내가 손 씻고 할게. 고마워.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왔네요. 이런 녹음 파일이 있는 건 생각도 못했겠죠? 그래도 이걸로는 부족해요. 고승철 대표는 역시 신중하네요.
하두식이 떠뜨렀던 얘기만으로 결정적인 증거가 되긴 어려울 것 같아요. 고 대표가 배우에서 조종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블루스톤 자산운용사가 가지고 있을 거고. 당연히 그렇겠죠.
근데 그걸 내놓겠어요? 어차피 한통속인데. 아휴, 맙소사인데. 저기, 그 옵탈리니 블루스톤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왜죠? 옵탈리니의 하이니코어를 인수한 이유가 그 NPU 기반 기술 때문인데 실제로 인수해놓고 보니 소프트웨어 코드는 암호화되어 있고 핵심 연산 로직은 문서조차 되어있지 않아서 실제 기술을 활용할 수 없는 상태로 갑니다. 이게 무슨 소리죠? 하이니코어가 넘기지 않은 기술 문서가 있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블루스톤이 어떤 데인데요? 싹 다 털어갔죠.
근데 저희가 기술 개발할 때 그걸 일일이 기록을 해두질 않아서. 아니, 그럼 기술 구현을 어떻게 하죠? 어, 뭐 그건 그냥 하면 되죠. 전부 다 여기 있으니까.
아, 제가 횡령으로 몰린 것도 그것 때문이에요. 회계 기록을 하지 않고 전부 다 여기 넣어두었거든요. 2023년 3월 21일 FPGA 개발 보드 구입, 부가세 포함 880만 원. 4월 12일 HBM3 메모리 모델 구입, 부가세 포함 1320만 원. 회사 찾을 수 있겠네요.
정말요? 네. 우선 자산 운영사부터 만나봐야겠어요. 균열이 생길 수도 있겠는데요. 지은아, 애기야.
애기 지은이가 보고 있어요. 더 쉬어. 지은이 완전 전문가라니까.
애기 약도 잘 먹였고 밥도 잘 먹였으니까 침대에서 푹 쉬어요. 더 쉬어. 얼른.
지금 기운 좀 차렸는지 지은이랑 사냥 놀이 중이야. 안심하고 푹 자. 갑자기 고양이 키울 생각을 어떻게 했대? 이 아빠가 작작한데 키워보라고. 내가 키우자고 할 땐 그렇게 싫다더니.
여전히 키울 자신 없어서 안 키우려고 했는데. 브리도한테 갔다 체리를 봤어. 근데 효주 생각나더라.
언니? 체리 못 들어. 야옹도 못 하고. 진짜? 내 잘 있는 애를 데려다가.
난 역시 안 돼. 엄마 자격도 없고. 키우면 된 영광이야. 그런 말이 어딨어.
예방접종 부작용 종종 있어요. 그게 뭐 다 엄마 탓인가. 효주 어릴 때 종종 다쳤어.
귀가 안 들려서 그런지 여기저기 다치는데. 잘 울지도 않아. 분명 목은 이상 없어서 소리 낼 줄은 아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강박이 생겼어. 효주가 눈앞에 안 보이면 불안하고. 그래서 하루 종일 지켜보고 따라다녔어.
지금 생각해 본 과연 뭐였지. 그래서 그런지 효주 발달이 좀 늦었지. 그랬어? 그러다 그 사건이 터진 거야.
무슨 사건? 언니한테 무슨 사건이 일어났었어? 뭐? 아니. 효주 말고 너한테. 내가 효주한테 매달려 있는 동안 효민이 넌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어.
내 몸은 하나니까. 생각나? 그때 계단에서 굴렀잖아. 어렴풋이 오른팔이랑 왼쪽 다리랑 부러졌던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엉망진창이었어. 효주는 효주대로 나 때문에 발달 느려진 것 같고. 효민이 넌 방치돼서 다치긴 하고.
정말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나란 사람. 그런 말이 어딨어. 그래서 언니 이모한테 입양 보낸 거야? 바로 결심한 건 아니고.
네 이모한테 상처 참 많이 줬다. 어떻게? 결혼하겠다고 형부를 데려왔는데 천천적 청각장애인이더라고. 그땐 그게 왜 그렇게 화가 나던지.
이모한테 모진 말 정말 많이 했어. 그렇게 애기 갖길 원하는 사람한테. 아이 갖지 마라.
듣지도 못하는 나서 뭐하니. 못됐다. 그러게.
근데 내 말이 씨가 된 걸까. 네 이모 정말 불임이었어. 효주 보는데 언니한테 못됐게 한 걸 내가 안 받고 효주가 봤나 싶어서 갑자기 사과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니한테 전화를 했는데 언니가 바로 와줬어.
애도 한 번 안 키워본 사람이 어쩜 그렇게 효주 마음을 딱딱 알아채던지. 늘 무표정하던 효주가 웃더라. 그것도 소리내서 내가 그때까지 효주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 싶더라고.
효주도 효주지만 효민이 널 방치해둔 게 너무 미안했지. 너도 엄마 손이 절실한 아가인데. 난 그때까지 네가 영재인 줄도 몰랐어.
착한 건 읽어준 적 없으니까. 착한 건 읽어준 적 없는데 강구를 혼자 깨우쳤더라고. 대단한 딸이었네.
지금도 그렇지. 배 안 고파? 약간. 라면 먹을까? 라면은 무슨 그러니까 4개 먹자.
좋게 좋게 가시죠. 우리 의뢰인은 소송까지는 원치 않습니다. 소송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최후의 수단으로 하는 거죠.
해씨 생각도 하셔야죠. 해씨 생각이요? 해씨를 생각하니까 이러는 겁니다. 해씨에게 우리 의뢰인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아버지 없이 머나먼 타국으로 가서 어떻게 해씨가 행복해질 수 있겠습니까? 아버지가 감정은 배제하고 법적으로만 얘기합시다. 법적으로 해씨는 하비서에 따라 의뢰인과 피천구인의 공동 소유로 명시된 재산이며 주중과 주말 관리건도 명확히 설정되어 있습니다. 피천구인의 국외 반출 신호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며 의뢰인의 주말 관리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서 해씨의 출국 금지 조치를 즉시 취하겠습니다. 윤석훈 누나랑 잠깐 얘기 좀 해. 안 됩니다! 본 가처분 신청에 피신청인은 설연아 씨입니다. 이혼 합의서 당사자도 우리 의뢰인과 설연아 씨고요.
근데 앞에 계신 그 정원주. 장원주 씨는 정원주. 정원주 씨는 본검과 완전히 무관한 제3자이십니다.
제3자가 어떠한 발언권이 있어서 우리 의뢰인과 할 말이 있으시다는 거죠? 정!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었다면 변호사를 통해서 해주시면 좋겠네요. 변호사님! 해씨 데리러 가세요? 네. 여기요. 해씨 물건 좀 샀어요.
지난주에 육아하시느라 고생하셨잖아요. 안 그래도 되는데. 사실 엄마가 아기 고양이를 입양해서 애들 물건 사러 패션 갔다가 겸사겸사 샀어요.
어머니가 집사가 되셨군요? 네. 뭐가 많네요? 간식이랑 목걸이에요. 해씨 목걸이 없는 것 같아서. 해씨가 목걸이 하는 걸 싫어해서.
이건 그냥 목걸이 아니고 GPS 기능이 있어서 위치 측부 가능하고 다른 스마트한 기능도 있어요. 아마 작아서 해씨가 불편해하진 않을 거예요. 정말요? 좋아보이네요.
괜찮으시면 제가 직접 줘도 될까요? 해씨 보고 싶어서요. 주고만 바로 갈게요. 그렇게 하세요.
해씨 목걸이랑 휴대폰 앱이랑 연동해드릴게요. 휴대폰 주세요. 내가 할게요.
제가 이것저것 설명 듣고 와서 제가 잘 알아요. 휴대폰 주세요. 그래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해씨 보호자 윤석호 씨 사촌동생인데요.
해씨 데리러 왔습니다. 조금 일찍 오셨네요? 네. 근데 저희가 보호자 확인돼야... 제가 바로 형한테 전화를 한번 해볼게요. 근데... 재판이 있다고 했는데... 아닙니다.
잠시만요. 지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니... 그분이 사촌동생이라고... 설마... 변호사님! 여기 어디게요? 아빠! 살려줘 주세요! 여기 밖에 못 살아요. 본 의뢰인을 변호할 생각이 있으시면 여기로 찾아오세요.
주소는... 비밀! 반복적인 동물학대는 사이코패스 성향일 수 있어요. 사람을 해쳤을 가능성도 있으니 정우설 거주지역의 미세사건 확인해 봐주세요. 변호사님... 변호사님! 정신 차리세요! 해씨 찾으러 가야죠.
기사님! 조금만 더 빨리 가주세요. 변호사님! 절대 흥분하지 마시고 우리의 목표는 해씨를 안전하게 데려오는 거예요. 아시겠죠? 여기가 맞는 것 같죠? 네. 뒤돌아보세요.
해씨야. 잘 찾아왔네요. 왜 이렇게 늦게 찾아왔어요? 왠지 변호사님은 정직하게 혼자 올 것 같아서 제가 마중 나와봤어요.
근데 후배분도 같이 오셨네. 네, 저 강효민입니다. 지난번 면담 때 우설 씨 마음 불편하게 해드린 것 같아서 이렇게 직접 찾아뵀어요.
이렇게 보니까 우설 씨 마음 이해할 것 같습니다. 어떤데요? 우설 씨 변호해드릴게요. 우설 씨 감옥 안 가게 해드릴게요.
그게 가능해요? 임 변호사님 명상 듣고 오신 거 아니에요? 네, 되게 유명하시잖아요. 근데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까 제가 준비를 조금 했는데 애 좀 먹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눈이 맑아서 사람이고 동물이고 마음을 쉽게 알아요.
이거 나만 그렇게 생각을 하나? 이거 안 맑아요? 맑아요. 우설 씨 잘 들어요. 우설 씨 감옥 가지 않게 할 사람 단호컨대 대한민국에 윤석훈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해시 무사히 돌려주면 변호 맡을게요. 그렇죠? 변호해준다니 고맙네요. 근데 제가 사람을 잘 못 믿어서 사건 끝날 때까지 해시는 제가 데리고 있을게요.
변호는 단순 기술이 아니라 종합예술이에요. 판사에게 변호사의 진심이 전달되었을 때 결과는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온 마음을 다해 변호를 하면 길이 보이지만 기계적으로만 접근하면 결과는 더 나쁠 수도 있어요.
해시를 지금 저렇게 골모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진심으로 변호하기는 어려워요. 해시를 무사히 돌려주면 저희도 우설 씨를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그렇죠? 저 감동 받았어요.
네. 그렇게 해요. 잘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정말로 변호해줄 거죠? 네. 조금이라도 허튼 짓 하시면 알죠? 해시 어떻게 됐는지? 내가 놀아준 애들이 강아지가 14마리, 고양이가 13마리예요. 강아지가 15마리가 되면 안 되잖아요. 최선을 다해보죠.
진짜 끊을게 나올 것이지. 근데 저한테 서운하신 거 아니죠? 아니, 이제 함께 하게 됐는데 남아있는 응어리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잘 부탁드려요.
잘 부탁드려요. 후계 변호사님. 해시 잘 가. 우리 또 놀자.
안녕. 해시야. 해시야.
해시야. 미안해. 미안해.
해시야. 다행히 큰 부상은 없지만 갈비뼈에 미세한 골절이 있고 또 극도의 스트레스로 위장 기능이 지금 저하된 상태예요. 골절은 심하지 않아서 안전과 관리로 치유가 가능하지만 일단은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너 진짜 뭐하는 새끼냐? 목소리 낮춰. 안정 취하라는 얘기 못 들었어? 해시 내가 데리고 갈게. 어? 그래.
윤석구야, 너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제가 나설 자리는 아니지만 나중에 하시죠. 윤 변호사님, 오늘 많이 힘드셨어요. 기사님 앞에서 우회전 해주세요.
잘 부탁드려요. 길냥이들아, 오빠 왔어. 밥 먹기 일로 나와요.
여기구나. CCTV 사각지대. 그래요.
여기예요, 여기. 뭐예요, 저거? 피해자 가족인가? 피해자가 무용고도 있는데 가족이 어딨어요? 그럼 필요 없지. 에이, 유기견이나 길냥이들 데려다 그런 거죠.
가족이나 보호자 없으면 솜방망이 처벌받을 확률이 높으니까. 그러니까 또 분통 터지는 거 아니에요. 빙신 새끼, 저런 새끼는 뒤지게 패야 되는데.
형님, 그래도 좀 말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기다려봐, 좀 빵을 먹고. 이 새끼야. 아, 아파.
아빠가 쥐 때렸어. 아빠, 나 너무 아파. 너 사람을 잘못 건드렸어.
닥쳐먹어. 보고만 있어도 불쌍한 애들이네. 싸이코 같은 새끼.
너도 똑같이 당해봐. 승무술, 당신은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체포적 부심을 신청할 수 있으면 변명의 기회가 있다. 어, 아저씨.
글로 가면 CCTV 있어요. 저쪽으로 가세요. 저 사람, 왜 체포하는 거죠? 무용고 노인 때려눕혀서 지금 사경을 헤매고 계신데, 오늘 내일 해요.
혜 씨는? 막 잠들었어. 들어오라니까. 괜찮아.
내일 데리러 올게. 알았어. 너 왜 그래? 갈게.
원준 씨한테 들었어. 가처분 신청 냈다며. 꼭 그렇게까지 해야 돼? 그럼 혜 씨 해외로 그냥 그렇게 가게 둬? 상의하려 했어, 천천히.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원준 씨가 괜히 유치한 마음에 설레발 친 거야. 언제가 됐든 데려가겠다는 거잖아. 그럼 어떡해? 한국에 버리고 가? 버려? 나한테 맡기는 게 버리는 거야? 아니.
아니, 그 뜻이 아니고. 나야말로 너 그렇게 멀리까지 가서 혜 씨 버릴 줄 어떻게 알아? 그거 무슨 뜻이야? 그렇잖아. 너는 네 애까지 그렇게 했잖아.
너같이 매정한 애한테 혜 씨를 어떻게 맡겨? 그 말을 지금 안다고? 뭐라도 참았다. 그래, 나 매정한 사람 맞아. 애기 낳기 싫다 했고, 애기 생겼을 때 지울 생각 먼저 했어.
너 진짜 잘 낳았다. 그 애기를 그렇게 해줄게. 쉽게 하는 말 아니야.
생각은 했는데, 막상 지우려니까 망설여지긴 했어. 나도 망설였다고. 그것도 안 하면 그게 인간이야? 망설였는데, 초음파 징후가 안 좋았어.
신경관 결손 가능성이 있다고. 우리도 우리지만,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행복할까? 얘기했어야지. 연하야 나한테 얘기했어야지.
당신한테 얘기했으면 나 차가 있겠지. 장애가 있든 없든, 어떤 결정을 했든, 당신은 그러는 게 불행했을 거야. 그래도 얘기했어야지.
나한테 너를 이해시켰어야지. 말할 기회는 줬고, 지금처럼 매정하다고도 해보고, 화도 내고, 왜 그랬냐고 이유라도 묻고 그랬어야지. 그래야 내가 변명이라도 했을 거 아니야.
당신은 계속 피하기만 했어. TV에 육아 프로라도 나오면, 의도적으로 피하고, 아이는 자리도 피하고, 잠자리도, 그거는, 너 위해서, 너 배려해서, 너 회복할 시간을 준 거잖아. 아니, 아니 아니 너무, 답답하고 숨 막혔어.
어떤 의도였던, 우리 관계는 그렇게 방치됐고, 권태를 이어진 거야. 난 아니었어. 지금 이 얘기를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게, 차라리 얘기하지 말지.
너는, 넌 진짜, 미안해. 전화를 했음. 콜백이 기본 매너 아닌가? 아 그렇게 가버리고선, 걱정돼 죽겠네.
주무시나? 아, 임 변호사님. 안 주무셨어요? 네? 변호사님. 이건 또 왜 이래.
많이 아프겠다. 혹시 근처에 약국 있어요? 어쩌다가. 안녕하십니까? 네? 나 이제는 사람 없는 가정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이거 계약 위반이에요. 어떤 계약 위반이요? 부부 생활 없이 아이만 같이 키우기로 한 계약이에요. 혼인의 본질을 부정하는 겁니다.
그 계약 무효예요, 무효. 잠깐 얘기 좀 해. 뭔 얘기. 네? 지금요?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내 해임한 건의한다고요? 내 찬성이 필요하다는 얘기군요. 그 자리에 임 변호사님이 넣었다고? 제가 왜 싫으세요? 석훈 씨가. 석훈 씨? 오늘은 그냥 저랑 데이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