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uld You Marry Me" Drama Transcript: Ep1 (Full, Korean)

그래서 저희 메리 디자인에서는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이미지로 디자인해봤습니다. 그리고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 기념품에도 저희가 직접 제작한 귀여운 꽃게 이미지를 넣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유 메리 대표님은 꽃게 좋아하세요? 그럼요. 저 진짜 완전 꽃게 킬러예요. 앉은 자리에서 혼자 한 3마리까지는 거뜬합니다.


큰 놈이랑 작은 놈 중에 뭐가 좋으세요? 당연히 크고 튼실한 놈이 좋죠. 살 꽉 차있는 꽃게 짭조름한 맛. 지금도 또 침 고이네요. 큰 놈 좋아하시는구나.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닌데. 유 대표님 미혼이시죠? 네. 잘해드려. 크고 튼실한 놈 좋아하신다잖아.


홍주시 킬러인데 잘해봐요. 조심해. 감사합니다.


과장님 방금 무슨 의미로 하신 말씀이실까요? 네? 제가 뭐요? 아니 잘해보라고 하셨는데 뭘 잘해보라는. 빨리 마무리나 하세요. 시간 없으니까 괜히 시비 같은 거 하려고 하지 마시고.


아니 시비라뇨. 저는 그냥 과장님이 어떤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는. 유 메리 대표님.


네. 일 안 하고 싶으세요? 득보자 회사한테 기회를 좀 주려고 했더니 아니 대표가 저렇게 두세석 같이 일을 하겠나? 네. 하지 마세요. 저도 사회화합니다. 죄송한데 저도 같이 일하는 파트너 수준 보고 하거든요.


그리고 안 할 거니까 하는 말인데 거기. 네? 방금 이렇게 하신 분 엄청난 권력이라도 진 거 같으세요? 여기서나 갑이지 밖에 나가면 제가 갑이에요. 제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 받으시는 거잖아요.


나는 내 세금이 이터국 거지 같은 인간들한테 쓰이는 줄은 몰랐지. 뭐? 너 과장님 뭐라고 했어? 너요? 그래 너. 너 몇 살이야? 지금 나이가 왜 나와요? 5살 또 오셨어요. 어려서 뭐 부러우세요? 5살 또 오셨던 걸로 합시다.


내가 또 홍주 씨 잘못이 뭐야? 아니죠. 홍주 씨는 잘못이 없죠. 한마디로 깽판치고 나갈이 되셨다는 거잖아요.


걱정 말어. 내가 딸랑 하나 있는 직원 공기기야 하겠냐. 그럴지도요.


이달에 수정한 거 하나도 없어요. 사무실 월세나 보자 하세요. 플랫폼에 의뢰 들어온 거 뭐 없어? 잠깐만요. 


확인 좀 해볼게요. 뭐 짜잔한 거 두 개 왔는데. 정육점 오픈 사은품이랑 마구 커피숍 로고 디자인요.


커피숍은 포트폴리오 보내달래요. 보고 연락 주겠대요. 그래? 한방차 예전에 했던 거 그거 보낼까? 네. 사무실 들어오실 거예요? 아니 아니. 


나 을지로 나온 김에 근처 백화점에 좀 가려고. 너도 문안 작업 마무리하고 바로 퇴근해. 응. 사장님.


여기 이거 농도 살짝만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세금 팬톤 213번 그대로 하고요. 이거 낮춘 건데. 아 근데 투명 케이스라서 안에 내용물 들어가면 또 다르더라고요.


그거까지 어떻게 신경을 써. 누가 안다고. 다시 뽑으면 돈 만들어. 저는 알잖아요.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거 있으면 저 고객한테는 못 팔아요. 깐깐하기는. 그래서 어디 돈 벌겠어? 사장님.


감사합니다. 웨딩반지라 이니셜 각인 서비스 해드렸어요. 네. 영수증이랑 보증서 경품 음모권 안에 넣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남자친구 여권사분 메일로 보냈어요. 네. 김우주요. 고맙습니다.


신혼여행 예약도 끝났고. 수연이. 언제 끝나? 나 지금 회의 중. 오늘 또 야근이야? 힘들겠다. 


파이팅. 사랑해. 저녁이나 같이 먹을랬더니.


죄송합니다. 아, 결혼식이고 뭐고 가네. 싸울 때 엎어벨고 싶다.


에이, 에이. 아, 그런다고 혼인신고만 하고 살 수 있간디. 번잡스러워도 할 건 해야지.


엄마. 그 할 거가 겁나 많아, 분께 문제야. 돈 없어 죽겠는디.


어머니분 계속 호텔 타령이여. 환장을 혀, 환장을. 아, 그러고 돈 있으면 신혼집이나 조금 보태주던가.


아, 명문대 나온 아들의 교수 집안 아니냐. 넘들 보는 눈도 있은 게 그러겄지? 니가 이해혀. 우주냐.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 시방 신혼집 왔어. 시간 날 쪽마다 들러갖고 짐 정리 쪽 거 해야 돼. 엄마는 밥 먹었는가? 아이, 먹었지. 


우주는? 아, 우주는 이사 왔지. 아, 우주가 엄마한테 전화 안 했는가? 엄마 아니었으면 이 집 택도 없는 거 알 것인디. 아따, 대씨야. 


나 딸한테 잘하라고 준 건데 뭘. 니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디. 우주가 전세금 안 버텼다고 참지 마라잉. 남자 기죽게 하는 거 아니여.


오메, 기가 왜 죽어. 나가 겁나 맞춰줘, 근데. 나가 이 시대에 없는 현모양자 타입이여.


엄마는 애마 같고. 엄마. 나가 열심히 벌어갖고 엄마 돈 은은 갚을게.


오메, 뭐 찍으냐? 아, 아니요, 아니요. 뭐 조금 밟아갖고. 엄마, 내가 조금 이따가 전화할게.


응. 뭐지, 이거? 내 거 아닌데. 이거 화보다, 화보. 근데 이거 뭐? 지난번에 투자자들이랑 골프 간 거잖아.


알아. 근데 그 사진 댓글에 스위트 제니 97. 어? 걔 자기 피드마다 좋아요 눌렀더라.


둘이 맞팔이던데, 누구야? 아, 입사 동기 제니라고 내가 얘기 안 했나 했을걸? 동콩에서 꽤 나온 애 있다고? 둘이 잤니? 야, 얘가 자긴 뭘 자. 근데 왜 침대에 이런 게 떨어져 있을까? 이게 뭐냐? 아, 나 지난주에 회사에서 강원도 워크숍 갔잖아. 오는 길에 회사 사람들 집 구경 왔어. 회사? 아이, 사람들이 하도 궁금해하길래.


아이, 그때 떨어졌나 보네. 갖다 줘야겠다. 부장님은 주말에 안면도로 바다 낚시 가셨네.


과장님은 애들이랑 롯데월드 갔고 장대리님은 군대 동기 결혼식 갔고 강원도 워크숍은 제니씨랑 단둘이 갔나 봐. 선셋 펜션, 여기 풀빌라던데. 1박 2일로 갔으니까 뭐 했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고. 어찌까, 계속 오리발이면 니네 회사 가서 막장 드라마 한 번 찍을까? 야, 그래. 


솔직히 다 깐다. 내가, 내가 뱀의 유혹에 빠진 아담이었다. 먹지 말아야 할 금단의 사과를 먹었어. 


됐냐? 됐냐? 근데 내가 왜 그랬겠어? 힘들어서 그런 거잖아, 힘들어서. 투자자들은 맨날 수익률로 짜대지, 신입이라 이름 맞지, 결혼은 다가오지. 내가 얼마나 심란하겠니? 가뜩이나 예민한데 네가 날 얼마나 들복갔니? 그냥 결혼 준비하다고 그냥 달달달달달달달달.


나 무슨 복궁편인 줄. 결혼은 뭐 나 혼자 해? 나도 이래, 나도 바빠! 알지. 그러니까 내가, 내가 잘못했어. 나쁜 너. 맞아도 쏴라! 알만 해, 맬이야.


나 몇 대 맞을까? 너 말 잘 하는 거 아는데 근데 오늘은 안 돼. 오늘은 그런 식으로 못 넘어가. 예리야, 우리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식장 다 잡았고 혼인신고도 미리 했고 집도 구했어.


지금 깨지면 너 식도 안 올리고 이혼녀 되는 거야, 와! 이거 너무 억울하지 않아? 억울하지! 그만! 이게 말이 되냐고! 제니 걘 그냥 지나가는 애야. 너는 나랑 평생 같이 갈 사람이고. 딱 한 번 실수였고 이미 깔끔히 정리했어.


오빠 언제 와? 나 오빠가 어제 사준 거 입고 기다리고 있는데 예쁘지? 과장님이야. 내일 출장 때문에. 내가 한 번이라도 네 휴대폰 본 적 있어? 아니.


촉이 안 좋아서 그래. 나 지금 이거 안 보면 너 평생 의심할 것 같으니까 손 치워. 시발, 뭐더냐! 과장님이라니까.


내놔요, 정말로. 과장님인데 왜. 그러니까, 그러니까 보자고. 과장님인데 왜. 괜찮아? 그러니까 남의 휴대폰을 왜 봐.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도 선은 넘으면 안 되지.


선 줘봐. 선? 선은 네가 넘었지. 그 집 우리 신혼집이야.


거길 딴 여자 데려와서. 그러고 싶대? 너 입사하고 7개월 동안 맨날 야근이다 회식이다. 내가 뻑하면 연락도 안 되고.


내 생일 우리 기념일 죄다 까먹고. 나 웨딩드레스 피팅도 혼자 했어. 너 바쁘대서.


내가 우리 만난 5년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그냥 모른 척 결혼할까도 했는데. 됐고. 나 너랑 살면 언젠가 이혼할 것 같거든.


어차피 할 거면 그냥 지금 하란다. 예리야. 연세가 많으셔서 저희 옆에 있어야 될 것 같아가지고.


건강 상의부터. 네. 이분이랑 자리 좀 바꿔주시죠. 그러시면 제가 한 번 말씀드려볼 테니까 같이 가서 양해 한 번. 네. 가시죠.


손님. 5D 좌석 맞으십니까? 네. 다름이 아니고 이 손님께서 어머님과 자리가 떨어져 있으시다고 자리 바꿔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는데요. 죄송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연로하셔서 가는 동안에 제가 보필을 해드려야 돼서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싫은데요? 아니 값은 비즈니스 석인데.


아니 저기 선생님. 아 저기요. 고맙네.


노인네가 선산 안 팔려고 도망가려고 해서 내가 도장 받아내려고 옆에 앉아서. 서울에 가면 누나 때문에 안 되지. 어떻게든 비행기 안에서 도장 받아야지.


엄마 언제 돌아가시고 이사 갈 게 없잖아. 그러니까 빨리 도장 받아야 돼. 빨리. 할머니.


땅물산은 죽을 때까지 쥐고 계세요. 아들이라고 믿고 덕적 쥐지 말고. 세상에 믿을 놈이 어딨어요.


아 방금 도착했어요. 바로 양양 가려고요. 썩을 놈. 곱빼기라도 비추고 가지.


비행기 타기 전에 영상통화 했잖아요. 누가 보고 싶어서 그래. 호박을 너무 많이 따서 그러지.


이걸 누가 다 먹어. 냉동실에 킵해두시면 다녀와서 먹을게요. 하여간 집에 들린다는 말은 죽어도 안 해. 할머니 가다가 바로 출근 시킬까 봐. 할머니 나 이거 3년 만에 첫 휴가예요.


2번만 봐주는 거야. 출근하면 국물도 없어.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손자 부려먹을 생각만 하냐.


내가 너 먹이고 가르친 게 얼만데. 비싼 유학비 다 뽑아먹으려면 아직 멀었어. 하여간 계산적이야.


장사치가 계산 못하면 그게 장사치냐? 알았어요. 나 없는 동안 호박 고구마 잘 치우시고. 한 달 뒤에 봬요.


연락할게요. 음식 많이 준비하셨는데 제가 오늘 저녁 먹고 갈까요? 됐어. 애미애배도 없이 타지에서 햄버거나 먹고 산 놈. 집밥이나 챙겨 먹이려고 그랬지.


우와. 한 달의 숙려 기간을 거쳐 김우주, 유메리 두 분의 이혼 의사가 합치되었음을 확인합니다. 내가 너 때문에 별걸 다한다 진짜.


내가 미쳤지. 본인이 신고하자 할 때 납작해버릴 거야. 내가 미쳤어.


안 하면 어머님이 전세금 안 주신대서. 뭐 우리 엄마 때문에 억지로 했다고? 야 니가. 그건 아니고.


어머님이 뭐라셔. 뭘 뭐라셔. 식도 안 올렸는데 이혼녀 됐다는 말을 어떻게 아냐.


미안. 상황 봐서 나중에 말할 거야. 일단 너 바빠서 식 미룬댔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알았어. 집 뺄 거니까 니 물건 다 챙겨가고. 이사 가게? 그럼 거기서 사냐? 니가 딱 대출이 얼만데.


하긴. 야 그래도 이제 대출 부담은 줄겠다. 헤어지니까 그런 건 좋네.


어. 너무 좋고 아주 눈물나게 고맙다. 내 부담 덜어줘서. 어제니? 벌써 공항이야? 어. 낮에 출발하려고.


알았어 이따 봐. 나 휴가 가거든. 이혼신고서 낼 건데 적을 거 다 적었어? 어. 고마워. 대신 내줘서.


고마울 거 없어. 니가 안 낼까 봐 내가 내는 거야. 야. 나 너무 무형하지 마. 그래도 우리.


한때 사랑했다. 예리야. 잘 살아.


나 같은 건 잊고. 우주야. 꺼져.


야. 너도 좋은 사람 만나. 텀 넘어지지 말고. 사랑은.


사랑으로 있는 거래. 오빠 지금 가. 어. 야.

세상에 쿨한 이별이 있을까? 쿨한 척 해보는 거지. 어차피 깨진 거 다시 붙일 수도 없으니까. 사랑해.


나도. 이제 너 없이 잘 살 거야, 나. 돈도 많이 벌 거고, 여행도 진짜 많이 다닐 거고, 소개팅도 할 거고, 너 같은 거 잊고, 바쁘게, 바쁘게, 바, 바쁘게, 잘 살 거야. 송아.


봉 들었는데, 간다니까 서운하네. 만날 때가 있으면 헤어짐도 있대잖아요. 이거, 가면서 먹어.


이게 뭐예요? 옥수수 빵이네? 이 동네 최고 맛있는 데 가서 산 거야. 총각 주려고. 어때? 맛있어요.


다음에 올 땐 내가 빵을 가져와야 되겠네. 빵?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는 빵집 하거든요. 우리 집. 빵집? 잘 먹을게요.


축하드립니다. 이번 산업의 날 시상식에서 명신당이 대통령상을 시상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소감이랄 게 뭐 있나요. 그저 감사하고 고맙죠. 내 자식을 먹인다는 마음으로 나쁜 거 하나 안 쓰고 만든 세월을 알아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겸손한 말씀이시네요. 명신당 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니 할머니 반찬할 때는 조미료 많이 넣는다? 빵에만 안 넣지? 엄마도 좀 넣어. 엄마 건 맛이 없어.


많이 먹어. 작년 파리 디저트 박람회에서 우리 한과가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파리 런던 뉴욕 백화점에서 입장 문의도 많이 왔는데 이번에 우리 전통 한과를 K-디저트로 한번 제대로 알려보려고 합니다.


회장님 저희 이번에는 빵 하나 들고 찍어볼게요. 아 예. 여기 있습니다 회장님. 이거 말고 신제품.


여깄습니다. 기자 양반 우리 이거 한과 좀 잘 나오게 찍어줘요. 엄마 이거 광고 아니야.


이왕 인터뷰하는 거 제대로 하면 좋지. 그래 뽕 뽑아야지. 본전 본전 바르고 고운 말. 난 쉬운 말을 쓴 거야 엄마.


하나 둘 셋. 앞에 사장님은 뭐라셔? 그래? 그럼 고향이라 해야지 뭐. 고객이 왕인데. 넵킨에는 카페 이름만 넣고 종이컵이랑 홀더에 스티커 인쇄로 들어가자. 샘플 사무실에 있지? 아 맞다 맞다 내가 가져왔다.


샘플. 어디다 놨지? 응. 여기다. 이혼신고서 제출할 건데 적을 거 다 적었어? 이거 언능 내야 되는데.


계십니까? 안에 계세요?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네 무슨 일로. 이제야 얼굴을 보네. 전세 사기요? 집주인이 외국에 있는 동안 부동산의 관리 일체를 맡겼대요.


부동산 사장 모르게 중개 보조인이 가짜 집주인 되서서 유미리 씨랑 계약한 거고.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요? 일단 집은 비워주셔야 돼요. 안 그러면 집주인이 주거침입으로 신고한다니까.


전세금을 받아야 나가죠. 그건 유미리 씨가 가짜 집주인한테 뭐 소송을 걸던가 해서 받으셔야죠. 근데 가짜 집주인이 명란 빌려준 노숙자라.


그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뭐? 전세 사기? 그러기 전에 알아보고 있어야지. 너 보험 같은 거 안 들었어? 그런 것도 안 들고 뭐 했냐? 우리 외삼촌? 뭐 검찰총회 계식이나? 아 이런 일로 연락하긴 좀 그렇지. 아 그렇게 낙일처럼 말하지 말고.


아니 내가 뭐 어디 아는 사람이 있어야지.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그거 내 적금에 대출에 엄마 돈까지 사먹이야 사먹. 메리야.


납류처럼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 남이야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너 현실을 좀 받아들여라.


일 터질 때마다 나한테 연락할 거야? 솔직히 전에 인하한테 이렇게 연락하는 건 너 되게 실례다. 오늘은 옛정 생각해서 받긴 했는데 다음부터 안 받을 거야. 알았어? 아니.


야 우주야 김... 아 어떡해. 아 어떡해. 맞지.


이제는 어미지. 그래도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고밖에 말을 못해. 아직 이혼 서류 접수도 안 했는데.


너 아니었어. 그 집 계약도 안 했다고. 그래 놓고 나몰라라야.


나보고 어쩌라고. 어 엄마. 예 메리야.


조기조림이랑 오이무침 조금 했는데 사돈 댁 주소 그대로지? 어. 아 그런 거 안 보내도 돼. 우리끼리나 만나게 묵으면 되지. 못한다고 맹글어. 고생스럽게.


아이 그냥 한 집에 조금 더 한 거예요. 아 이까짓 거 한다고 뭐 손이 닿을 거냐 발이 닿을 거냐. 아 보내지 말라고.


아 못한다고 자꾸 보냈어. 니 어째 그냥? 입맛에 안 맞는 데야? 아니. 그런 것이 아니고.


나가 해줄 것도 없고 이런 거라도 해주고자까 그러지. 이것도 몸 성할 때나 하는 거지. 이제 얼마 못이요.


나도 슬슬 어깨도 아프고 막 그런다. 엄마. 미안해.


어 엄마. 아 이제 시집 갈 때가 된 게 인자 와서 이혼하고 내 뿐이. 아야.


괜히 싱숭생숭하지 말고 얼른 자. 아이고 나 미우새 봐야 돼. 끊어. 응. 응. 어? 뭐야? 아이씨. 왜 지랄이 여기로 알려주는 거야.


뭐야?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아 진짜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좀 아픈데.


괜찮아요. 혹시 모르니까 지금 병원 가보시죠? 괜찮아요. 그럼 제 연락처 드릴게요.


그 병원 가보시고 연락 주세요. 글쎄요, 괜찮은데. 여기.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네. 김우주? 예, 제가 김우주인데요.


너 이 새끼! 왜 전화 안 받아요? 저요? 새끼야! 지금 얘 피한다고 될 일이야? 아니, 피하다니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아니요.


책임져요. 책임... 합의금 말씀하시는 거예요? 됐고. 지금 당장 내놔.


알았어요. 얼마만 원해요? 1억. 1억? 1억.


이 여자가 진짜 안 되겠네. 누가 호불호 보이나. 어디서 때를 써요? 때는 네가 썼지.


놔. 우리 엄마 돈이란 말이야. 내놓으라고, 이 새끼야. 이 여자가 진짜! 엄마, 돈을 왜 나한테 찾아요? 여기 와요.


빨리. 못 가. 아, 무거워. 이 새끼야.


이 새끼야. 내려와. 내려와.


자꾸 이러시면 경찰 부를 겁니다. 야. 아, 무거워. 무거워, 이 새끼야.


어딜 자꾸 도망가려고 그래. 도망가려고 그래. 야.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바람이나 펴바르고. 눈은 무지개 이렇게 잘났냐. 네? 너한테 왜 이런 거야.


자꾸 나 왜 이렇게 만들어. 식도 안 흘렸는데. 이혼녀 데뷔하고.


우리 엄마가 마음 아파서 어떡하냐. 우리 엄마는 어떡해. 나 엄마한테 말 못하겠어.


엄마, 나 어떡해. 엄마. 저기, 괜찮아요? 아니, 그... 안 괜찮을 것 같은데.


괜찮을 것 같은데. 그... 일어나. 몇 개죠? 합이 열일곱이요.


다 됐나? 저기 하나 더. 여깄네. 네, 다 됐습니다. 샤워는 이틀 후부터 하시면 되고요.


진통제랑 항생제 처방해 드릴게요. 네. 야, 왜 그랬대? 술 마시고 그런 거 아니야? 안 그래도 술 냄새 엄청 나더라고. 아무리 술 먹었대도 어떻게 의자랑 선인장이랑 헷갈리냐.


선인장이란 생각만은 진짜 없겠다. 며칠 얼얼하긴 하겠지만 큰 지점은 없을 거야. 원래 인턴들이 처치하는 건데 육박 부탁이라 내가 직접 했어.


고맙다, 진경아. 급하니까 너밖에 생각 안 나더라고. 이럴 때만 한 달 전에 들어와놓고 연락 한 번 없더니.


어? 나 들어온 거 어떻게 알았어? 우리 아빠, 오빠네 할머니 주치의지거든요. 주무셨다 들으셨대. 아. 근데 그 여자 누구야? 여친? 난 아닌 것 같고.


여친? 여친은 무슨... 그냥 길 가던 치객이야. 차 사고 나서. 아니, 그럼 오빠가 저렇게 했다고? 어? 아니.


야, 말하자면 길다. 나중에 얘기해줄게. 근데 넌 맨날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는 거야? 어. 학회 준비 때문에 이번 주 내내 밤샘이다.


아. 졸려. 아. 야야야. 입 좀 닫고 해라 좀. 오빠.


내가 치료했으니까 커피 한 잔 사라. 커피? 어. 커피 좋지. 어. 어? 아이, 저 여자 진짜.


엑스레이 찍고 가라니까. 야, 진경아. 커피 나중에 살게.


아이, 오빠. 김우주.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가지.


택시 타고 가도 되는데. 그러고 가시게요? 아까는 많이 당황하셨죠. 제가 술 취해서 좀 헷가닥했나 봐요.


알아요. 저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거. 사실 제가 오늘 좀 안 좋은 일이 있었거든요. 초면이라 자세히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사람을 좀 착각했어요. 하필 이름도 같아가지고. 아, 그 팔은 엑스레이까지는 안 찍어도 될 것 같아요.


살짝 스친 정도여서. 말하실 때마다 술 냄새가 진동하네요. 어지럽습니다.


죄송한데. 잠깐만, 차 좀. 왜요? 거꾸로 가니까 통할 것 같아요. 아, 진짜.


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해가 뜨네요.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붉은 꽃 같아요. 내 세상이 무너져도 해는 뜨고 아침은 밝아오고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겠죠? 대자연이 뭔가 저한테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요. 밥 달라는 메시지인가 보네요.


제가...

아침을 꼭 먹는 스타일이라 아침 드실래요? 제가 살게요.


근처에 잘 아는 해장국집 아는데. 됐어요. 타요.


고맙습니다. 그 팔 나중에 병원 한번 가보세요. 괜히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말고. 네, 오늘 너무 감사했습니다.


차비는 계좌번호 보내주시면... 왜? 뭐냐고. 아 몰라. 아 아파.


한 걸음, 한숨에도 품격이 묻어나는 공간.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 보태 펠리스입니다.


희망찬 신혼의 앞날을 응원하는 보태 백화점 30주년 웨딩 페스티벌.


방금 보신 시가 50억 상당의 보태 펠리스가 1등 상품으로 걸려있죠. 네, 그렇습니다.


보태건설의 야심작이죠. 바로 최고급 럭셔리 타운하우스인데요.


정말 뜨거운 관심 속에 많은 분들께서 응모해주셨습니다.


당첨되는 신혼부부님들은 정말 얼마나 기쁠까요? 저도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늦장가려 가는 건데.


신혼이 아니라서 안타깝습니다. 그럼 추첨 시작해볼까요? 네.


아, 이거 요즘 집에 없으면 많이 서운하죠. 바로 해피들의 애정템 스타일러입니다.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인데 뭐 이렇게 호들갑이야.


진짜처럼 보여야 뒷말이 안 나오니까요. 그런가.


백 상무가 알아서 하겠지. 나 이제 뭐 하면 돼?


이성규 이 사람이 시장 첫 조카야? 네, 맞습니다. 헛갈릴까 봐.


보태백화점 30주년 기념 웨딩 페스티벌. 이제 대망의 1등만이 남아있습니다.


자, 시간 끌지 말고 바로 추첨하겠습니다. 1등 추첨은 보태백화점 대표님께서 해주시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시죠. 대표님께서 지금 심사숙고해서 고르시고 있습니다. 박수 한번 주세요.


드디어 뽑았습니다. 1등 보태백화점의 당첨자는 발표해주시죠.


자, 1등은 대표인 제가 직접 발표하겠습니다. 1등은 네, 유메리 씨 맞습니까?


여기 보태백화점 홍보팀입니다. 음모요? 아, 무슨 음모요? 저녁이나 같이 먹을랬더니.


죄송합니다. 진짜 되기만 하면 제가 평생 아니 죽어서도 착하게 살겠습니다.


아, 그거 나 됐어요? 예? 네네네네. 네, 제가 유메리입니다.


아, 본인 맞고요. 네, 그럼요. 본인 확실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유메리 씨! 당첨자 확인 때문에 그러는데 저희한테 증명 서류 좀 보내주시겠어요?


아, 서류요? 아, 예, 그럼요. 보내드려야죠. 잠시만요. 네, 말씀하세요.


신분증 4번, 무주택 증명서, 소득 증명서, 그리고 혼인 증명서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혼인증... 혼인증명서요? 네, 저기 당첨 자격이 연소득 8천 이하의 무주택 신혼부부인 건 아시죠?


네, 아, 네, 알겠습니다. 네.


혼인 증명서. 이혼했다고 그러면 당첨 취소되나? 어? 그거 안됐는데?


아직 서류 접수 안 했으면. 제가 꼼꼼히 살펴봤는데요.


5개월 차 따끈따끈한 신혼부부 그리고 무주택에 소득 조건까지 자격은 완벽합니다.


그러면 시상식은 그대로 진행할까요? 대표님 장소 확보하셔야 되는데.


일단 미루세요. 예? 예? 언제로?


아니, 저 유메리 씨 남편분이 못 오신데서 일정 바뀌면 다시 물어보려고.


제가 남편분이 못 와요? 왜요? 아, 그게 아까 제가 유메리 씨랑 통화를 했는데.


네, 서류 잘 받았습니다. 아, 남편분께서 당분간 해외에 계시다고요?


뭐 혼자 오셔도 지장 없을 것 같은데. 안됩니다! 예? 이벤트 세부 규정 못 봤어요?


세부 규정이요? 네. 당첨자 주의사항에 이런 게 적혀있네요.


당첨자는 증명 서류에 거짓이 있을 경우 당첨 취소되며 법적 책임을 진다.


그리고 당첨자는 본사의 행사 관련 홍보에 적극 협조하며 시상식에는 부부가 꼭 반드시 함께 참석해야 한다.


아니, 아까는 분명 상관없다고 하셨잖아요. 갑자기 왜? 만약에 남편이 못 가면요?


당첨 취소입니다. 취소요? 그런 게 어딨어요? 당첨자가 저인데 저만 가면 되지 남편이 뭐가 중요해요?


규정 규정상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아니, 뭐 그따구 규정이 다 있어. 미치겠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음성 녹음은 1번, 호출 번호를 남기시려면 2번을 눌러주세요.


여보세요? 아, 나야. 연락이 잘 안되네. 급히 상의할 일 있으니까 빨리 연락 좀 줄래?


엄청 중요한 일이거든. 나 경품 당첨됐어. 천국이다.


자기야, 왔어? 배 안고파? 우리 제니 배고프구나. 밥 먹으러 갈까? 응.


누구야? 스팸. 가자. 응. 아, 진짜 전화 좀 받아라. 아니, 연락이 돼야 뭘 하든지 말든지 하지.


그림의 떡이네. 그림의 떡이.


김우주입니다. 병원에 다녀오셨나 해서요. 아니요, 바빠서.


이름도 같고 백화점에서는 자꾸 데려가도 모르네. 본 적도 없는데.


병원에서는 뭐래요? 진단서는 나왔어요? 아, 병원 못 갔어요. 바빠서.


혹시 결혼하셨어요? 예? 결혼하셨어요, 혹시? 아니요. 왜요?


다행이다. 뭐가요?


제가 많이 생각해 봤는데요. 한번 보고 이런 말 성급하다는 거 알지만 김우주 씨 밖에 없어서요.


제 남편 좀 돼주실래요?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김우주.


가짜 남편인 척해주면 사례금을 주겠다? 사기꾼한테까지 인정을 베풀 만큼 자비로운 사람이 아니에요.


내가 남편이 못 오면 당연히 취소죠. 재추첨할 겁니다. 한데?


회의해보고 연락 주겠대요. 실패하면 팀장 반납하기로 했다.


전 재산 다 날려서 다 날렸어요. 근데 5,000,000짜리 집이 당첨됐어요?


남편만 딱 같이 가주면 되는데. 그래서 인정매를 계속 쳤구만.


지금 유메리 씨가 하고 있는 일은 얼마나 위험한 건지 알아요?


나야. 잘 지냈어? 지금 서울이야.


저도 이 타운하우스 주민입니다. 저기요? 저 집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