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blin" KDrama Script: Ep7

도깨비 Episode_7

자 그러면 이제 뽑습니다. 아니 이게 왜 안 잡히지? 보이는데도 안 뽑히죠 왜?
너 손에 힘 줬어?
잠깐만요, 다시 한번 해 볼게요. 아까 분명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잘못은 아니다 라고 무르기 없기.
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넌 도깨비 신부가..
아 그러니까 무르기 없다구요. 가만히 좀 있으라구요. 그러니까 내가 지금 더 당황스럽거든요?
야, 가만히 있잖아. 지금보다 더 어떻게 가만히 있어? 야 너 그 서약서 내놔. 불태워 버리게.
잠깐만요! 나 알았어요. 이거 그거인 거 같아요. 저 알아요.
뭔데?
그 동화 속의 왕자님, 그 저주 걸린 왕자님. 그거요.
그거 뭐?
입맞춤이요. 너무 급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눈 떠.
이게 다 뜬 건데요.
야 너 지금 무슨.. 미쳤어?
미쳤다니요, 아저씨 예쁘게 만들어 줄려고 최선을 다한 사람한테 나는 뭐 좋아서 한 줄 알아요? 나도 손해예요. 아저씨는 지금까지 많이 해 봤겠지만 난.. 아, 됐어요.
야, 난 뭐?
나는 첫 뽀뽀라구요. 이게 이렇게 쓸게 아닌데. 이리 와 봐요, 다시 한 번 해보게. 
아니 아니 됐어 거기서 얘기해 거기서.
나 지금 눈에 뵈는 게 없거든요. 이 상황에서 만지지도 못하면 아저씨가 나 보고 다 토해내라고 할 텐데 이 위기에서 제가 못 할게 뭐가 있겠어요?
너 뭐야 지금 이 세속적인 태도는? 그거 안 되면 어쩌려고?
이번에도 안 되면 딱 한가지죠.
뭔데?
진정한 사랑이요. 필요하면 그것 까지도 해야죠. 내가 이 가방을 도로 빼앗기느니 차라리 아저씨를 사랑하겠어요. 죄송합니다. 눈 까지 내리게 하고 애 쓰셨는데. 우와.
우와?
저 이제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
쫓아내실 거잖아요.
안 쫓아낼 거야!
진짜요? 사인 한 것도 잊으시면 안돼요. 남아일언 중천금(남자의 말 한 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가졌다)이라고 했어요. 치사한 어른도 안돼요.

★
그러니까 우리 삼촌이 안 돌아 온다구요? 아니 그러니까 우리 삼촌이 이승을 떠났다구요?

TEXT ON THE SCREEN
등기권리증(Registration Certificate)
-등기필 정보-

불멸을 살다 드디어 필멸에 닿은 것일 뿐, 너무 오래 그리워하진 말아라. 죽음이란 그저 문밖의 다른 세상일 뿐이니. 너도 언젠간 그 문을 열게 될..
아이고 삼촌, 가지마 삼촌. 나 카드 필요 없어. 이깟 카드 필요 없다고. 제발 돌아와 삼촌.
뭐야?
저 자가 왜 저 문으로 들어와?
삼촌! 삼촌, 삼촌!
덕화야.
삼촌 다시 온 거야? 다시 돌아 온 거야? 사랑해, 삼촌.
그래, 그래. 그래서 말인데 카드 다시 돌려 줄래?
어?
들었잖아. 왜 못 들은 척 해?
삼촌. 그저 문 뒤에 새로운 세상일 뿐이야, 이왕 나선 길 의연하게 쭉 가 삼촌.
덕화가 삼촌 걱정을 많이 하네. 그래 우리 걱정은 말고.
너 집 문서 좀 돌려 줄래?
넌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 한 거야?
지은탁.
네.
향수, 오백, 가방 돌려주고 올라갈래?
삼촌, 저 소녀한테 그렇게 많이 줬어?
싫어요, 안돼요, 안 쫓아낸다면서요!
향수, 가방, 오백 돌려달랬지, 쫓아낸다고 안 했어. 
아저씨,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나도 사랑해, 아저씨.
닥쳐!
사랑.
네 이놈!
혹시 그 족자 태웠는가?
태웠지요.
하아, 이 사람 농(농담)이 지나치네 하하. 
쫄리시지요?
그리 꼼꼼히 작별하신 벌입니다요.
달게 받겠네.
족자는 밝는 날 덕화를 통해서 잘 단속해 보내 드릴 것이오니 너무 걱정 하지 마시지요.
고맙고 미안하네.
허면은 나으리, 나리께 송구하오나 이제 죽고자 마시고 살고자 하시면 어떠시겠는지요? 나리로 인해 이세상 어딘가에 옳게 산 그 누군가에게 이상하고 아름다운 행운 한 번쯤 기적 한 번쯤 일어 나는 것도 좋지 않겠는지요.
늙지 않는 남자라..

★
29에 너는 계속 환하구나. 하지만 네 앞에 나는 없구나.
아니 이게 이게 왜 안 잡히지? 보이는데도 안 뽑히죠 왜?
미래가 바뀐 것인가? 신탁이 바뀐 것인가? 어찌됐든 돌아 오니 좋구나. 속도 없이.
기타누락자, 자세히 이야기 해봐 어떻게 된 건지.
아, 시작은 꽤 괜찮았어요. 달밤에 메밀꽃 밭이 쫙 이른 첫눈이 싹, 암튼 그래서 제가 검을 딱 잡았는데 근데 이게 보이기만 하지 잡히지는 않는 거예요.
용케도 살아 돌아 왔네. 둘 중에 하나는 못 돌아 올 줄 알았더니.
그니까요 메밀 밭에 버리고 올 줄 알았는데 데리고는 오는 거 있죠.
기타 누락자는 지금 모르고 있다. 검을 뽑으면 어떻게 되는지, 말해 줄까? 그럼 도깨비 열 받아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 집은 내 거인데. 
무슨 생각 하세요? 아저씨가 그렇게 보시면 저 좀 무서운데.
검이 눈에는 보이는데 왜 안 잡힐까? 뭐 그런 우정 어린 생각
그죠? 저두요. 왜일까요? 도깨비 씨 말대로 제가 진짜 도깨비 신부가 아닌 걸까요? 검을 잡을 수 있는 진짜 신부가 나타나는 걸까요? 걔는 예쁠까요?
뽑는 데는 순서 없지.
그니까요. 설마 뭐 막 구박 하고 그러지는 않겠죠? 그간의 정이 있는데?

★
식구 하나 늘었다고 생활비가 빠듯하네. 고기가 다 떨어졌으니 원.. 가계부라도 써야 하나? 기분이 이래서 설거지를 어떻게 하나 싶고.
제 제가 하겠습니다. 설거지 제가 꼭 하고 싶습니다.
네가? 하긴 한참 설거지 하고 싶어 할 나이 이긴 하지.
하아, 빨래가 산더미라 큰일이네. 이 형편에 매번 세탁소에 맡기기도 그렇고 옷을 다 갖다 버려야 하나?
저요. 제가 설거지 마치는 대로 빨래도 어디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럴래?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손 빨래 부탁해.
집안이 청결해야 공부도 잘 될 텐데, 그나저나 방 청소는 언제 하나. 집에 수험생이 있으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네. 방금 일부로 그런 거 같은데?
아닌데요.
나 물 다 묻었는데, 보일 텐데?
다 저녁 때 마르겠네, 이게.
일부러 그러는 거 맞는 거 같은데? 왜? 빨래 하기 싫어? 불만 있으면 얘기를 해.
아 불만, 말씀 잘 하셨네. 아저씨는 지금 제가 신부가 아니라고 생각 하시는 모양인데 그거 그게 되게 섣부르게 판단하지 맙시다. 이렇게 구박하시다가 나중에 크게 후회 한다 진짜.
신부가 맞는데 왜 보이기만 하고 안 잡히죠? 한 거야?
나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 부셨다면서요?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어, 오늘도.
거봐. 예?
지금도 속도 없이 눈부시다고.
근데 저 왜 구박 받아요?
그건 그거니까.
아, 그게 어떻게 그거예요? 막 눈 부시고 그런데. 그러니까 우리 이렇지 말고 다른 가치를 찾아 봅시다. 정 신부가 그럼 아저씨가 제 남친 이니까 제가 아저씨 여친 할게요.
싫은데.
그럼 그냥 지인?
싫은데.
그럼 그냥 입주민?
그럼 오늘부터 방세 내. 달에 50. 수도, 전기, 가스는 별도야.

★
그자가 돈을 요구 했다고?
네, 오늘부터 웬수(원수)예요. 외나무 다리에서 딱 만날 날이 있다고 이제. 검은 왜 안 잡혀가지고 이 난리야.
저주보다 강력한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예를 들면 진정한 사랑 같은 거?
그건 벌써 제가 다 해봤죠.
뭘 다 해봤는데?
입맞춤이요. 아 깜짝이야
너 그런 얘기 막 아무한테나 입맞춤 얘기 막 그런 애였니?
저 얘기 안 했는데요. 방금 아저씨가 했는데요.
하려고 했던 거 아니야?
안 하려고 했는데요.
입맞춤을 했어?
해도 제 얘기 하는 건데 아저씨가 왜 난리세요? 엄밀히 이건 제 입맞춤인데.
야 입맞춤에 니꺼(‘네 거’가 옳은 맞춤법) 내꺼(‘내 거’가 옳은 맞춤법)가 어디 있어? 있다 쳐도 반은 내 거지. 
아 알았어요. 반 가져요.
됐어, 안 가져. 필요 없어.
싫음 말아요. 내가 다 가질 거야.
그래라. 욕심은 많아 가지고.
누구는 명함이 없어서 전화도 못하고 있는데 지들은 아주..

★
왜?
그래, 네가 다시 살아 오는 건 그렇다 쳐. 근데 기타 누락자는 내 보내야 되는 거 아니야?
어?
왜? 싫어? 그냥 내보내고 우리끼리 오순도순 살자는데? 지금껏 그랬듯이.
지금껏 누구랑 산 거야, 대체?
도깨비 신부도 아닌 거 같으니 내보내야겠다고 나는.
우리 정체 다 아는 애야. 나가서 뭐라고 떠들 줄 알고 내보내. 으음.
오백 해주면 절대 안 그럴 애로 보이던데?
드라마 보고 뭐 배웠니? 한 번 주기 시작하면 끝이야. 계속 협박 당하고 싶어?
내보내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구?
야 난 내보내고 싶지. 내보내고 싶어 죽겠다니까 지금? 뭐?
기타누락자가 검 못 잡아서 너 좋지, 지금? 솔직히 안 죽고 더 볼 수 있어서.
야 그게 왜 좋아? 뭐가 좋아? 미쳤나 봐 900년을 기다렸는데 말이 되냐?
그래 그럼. 내가 데려갈게, 우정으로. 너도 걔 성가실 거 아니야. 막 지 마음대로 입맞춤도 하고.
우리 사이에 무슨 우정이 있다고 우정 타령이야? 나 죽으라고 응원하는 게 그게 우정이야?
이봐. 너 좋아 지금. 안 죽어서.
아니야.
단지 지킬 약속이 있어. 계약서에 사인을 했는데 어떻게 해, 남아 일언은 중천금인데. 그냥 단지 약속을 지키려는 것뿐이야, 남자답게. 
나한테 집 문서 줄 때는 남자 아니었나 봐? 하!
야 도깨비가 화를 낼 땐, 어? 야 이봐. 사자, 사자? 사자야

★
을은 매년 첫눈 오는 날에 갑에 소환에 응한다. 갑이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멀쩡한 네 방 놔두고 여기서 뭐해? 시위 하는 거야?
그냥 간식이 가까운 곳에 있는 건데요. 저한테 잘 보일 일이 없어지신 후에 간식이 끊겨서요, 먹을 것 갔다 치사하게. 
요즘 가세가 기울어서 사실 우리 형편에 수험생 간식은 사치거든.
진짜 건드리지 맙시다. 지금 모든 세상 모든 게 다 거슬리는 수능 직전의 고3이니까.
너 지금 승질 내는 거야?
무슨 수호신이 수호는커녕 수능 직전에 진짜. 아!
왜 뭐?
아저씨, 혹시 수능 답 알아요?
어. 근데 수능이 언제인데?
그건 모르는데 답은 알아요?
어, 불러줘?
네.
일단 이거 다 풀어.
네.
참고로 수능은 다음주 목요일 입니다.
야 근데 그 지난번에 첫..
아 맞다! 그 얘기는 내가 먼저 하려고 그랬는데, 뭐 부담 갖지는 마세요. 물론 제 첫 입맞춤이기는 했는데요..
야 너 그 첫눈 얘기 하려고 했던 거거든. 첫눈.
아 첫눈, 하지 마세요.
치읓(ㅊ) 들어간 얘기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아, 얘가.. 그 첫 문제 틀렸어.
하지 마시라구요.
안 출출해?
하지 마시라고요!
요즘 이렇게 차 소리가 많이 나냐? 공부하는데. 그 침대는 쓸만하고?

★
든든하라고 고기 위주로 준비 했어.
제가 원하는 게 과연 도시락 일까요?
외울 수 있겠어?
순서대로 답만 부를 거니까 잘 들어. 먼저 언어영역
아 미워.
들어가세요. 열 개라도 외워 갈까 마음 흔들리니까. 차 와요.
절대적인 힘에는 예의가 필요 한 거야. 뭐, 정 그래도 원한다면
아 됐거든요. 어차피 다 아는 문제일 텐데.
오. 어깨도 좀 토닥해야 자연스럽겠지?
제가 자연스럽게 시계를 좀 볼게요. 혹시 지금 시간 멈췄어요?
아니.
아 어떻게, 어떻게, 나 망했어. 30분이나 흘렀다구요.
걱정 마, 남친이 도깨비인 거 잊었어?
싫다면서요 남친.
거짓말이었어 따라와.
아
시험 잘 봐.
에이 씨. 미친놈이 죽고 싶어? 어디 갔어? 눈 똑바로 뜨고 다녀.

★
TEXT ON THE SCREEN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서울특별시교육청 제38시험장

다녀 왔습니다. 아 힘들다. 오늘 머리 너무 써서 완전 피곤..
시험 잘 봤어?
아이디어는 내가 내고 돈은 이자가 내고 사온 건 덕화야.
우와. 케이크다. 
왜 울어? 시험 망쳤어?
그게 아니라 행복해서, 나 오늘 완전 행복 하니까 소원 빌어야지. 오늘 저랑 함께면 어디든 프리패스니까 이따가 도깨비 아저씨랑 꼭 영화 보게 해주세요. 팝콘도요. 꼭이요.
이 소녀야 나는 오빠는 케이크 감사해요.

TEXT ON THE SCREEN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

(수능 후 수험표를 보여주면 식당, 영화관, 미용실 등 여러곳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할인율 최대 50.
오.
아, 아, 아!
음?
그런 게 있어. 알려고 하지마.
왜 그러고 있어? 
네?
영화 보자며, 팝콘도 먹고. 가 네 소원 이루어 졌어.
진짜요? 잠깐만요. 방에 가방만 놓고 10초 만요.
니들도 가 방으로 집으로.
아 왜? 나도 영화보고 팝콘 먹고..
안돼.
와 이럴 거면 나 왜 불렀는데? 수능이고 뭐고 다 핑계 아니야? 
둘이 영화 한번 보자고 수능 만든 거면 인정해 주자. 너 나 좀 보고.
예? 저 왜요?
궁금한 것이 있다.
저 보다는 아니실 걸요.
너, 명함이 어디서 난 것이냐?
예?
명함 말이다. 직사각형에 대부분 희고 날카로운 네 모서리가 있으며..
저야 어엿한 재벌 3세이니까 회사에서 나오죠. 근데 명함은 왜요?
갖고 싶어. 
예?
그리고 또 궁금한 것이 있다.
이 이 이렇게 가까이서요?
그분이 진짜 천호그룹 유덕화면 제 주님이시거든요. 건물주님.
네가 무슨 주님 이라던데 건물주님.
아 네 소박하게 건물 하나 갖고 있는데, 왜요?

★
어? 어디가? 가게 닫았어? 아, 나 지금 그리 가는 길인데.
네, 닫았어요. 남자친구가 기다려서. 다음에 오세요.
에이, 문 열어야지, 딱 한 잔만 더 어때?
아니 가만, 지금 날아 가신 거예요? 휙, 붕? 왜요? 새세요?
나 왜 그래? 나 왜 여기 있어?
제 말이요. 미치겠다. 나 요즘 왜 자꾸 이런 거 봐? 조심히 들어가세요.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Gospel Song)

★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내가 못하는 게 있을 거 같아? 뭐 뭐 뽑아줘? 토끼, 너구리 말만 해.
라이터요, 아저씨 나 저 라이터요.
뭐라고? 못 들었어.
말 안 걸었는데요.
아, 이번에 진짜 아까웠다, 그치?
그만 합시다. 금 나오게 하면 뭐해? 라이터 하나 못 나오게 하는데.
놔 봐, 놔 봐.
안 잡았고요, 영화시간 거의 다 됐거든요.
야 딱 딱 나와. 야 간다 간다 지금 이제 간다! 간다!

괜히 소리 지르고 해서 사람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무서우면 말해.
그래도 19년 호러 인생인데 이 정도는 뭐 대충 감당 하지 않겠어요?
아 시작한다.
(영화: 부산행 – 공유 주연)
나 나갈래. 나갈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 봐, 영화관에 내린 첫눈. 아, 미안 미안합니다.
나 아저씨 때문에 한 씬도 못 봤어요, 한 씬도.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겠어.
좀비 너무 무섭지 않았냐? 한국영화는 미래가 밝아.
주문이나 하세요. 소리지르고 울고 불고 해서 배고프실 텐데. 전 팝콘 먹어서 배 안 고프니까 신경 쓰지 마시구요.
그래 그럼 신경 안 쓸게. 저거 라지로 한 개만.
네 알겠습니다.
제가 수리 영역에서 7번 문제를 방정식에 대입을 해서 x-축에 양상추를 올린 다음에 가 아니라 거기서 함정에 빠질 뻔 했는데 맛있어요?
어.
여기 라지 사이즈 진짜 완전 라지인데 그렇게 과식 하면 건강에 안 좋아요.
넌 전에 주스 라지로 안 먹었어? 그 전에 소를 몇 인분을 먹었어? 건강 괜찮아? 
에 씨. 
되게 맛있는데 너도 먹지. 
이게 얼만데 두 개를 먹어요. 다 알면서. 대체 저 언제까지 구박 하실 거예요? 줬다 도로 다 뺏고 가방 예뻤는데, 오백 첨 봤는데. 처음부터 주지 말든가.
다음부터는 그럴게. 
줘도 진짜 이상하게 꼭 옆에 없을 사람처럼. 나중에 커서 하라구. 덕화 오빠한테도 카드, 저승 아저씨한테는 집. 딱 원하는 것만 꼭 이별 선물처럼. 맞죠, 이별 선물? 아저씨 그 검 뽑으면 우리 떠나려고 했던 거죠? 맞구나? 근데 왜요?
한 번 말한 거 같은데. 신부가 나타나면 더 멀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어디요? 유럽? 캐나다? 지금도요? 지금도 떠나고 싶어요?
아니 안 떠나고 싶어. 근데 신부가 진짜 나타난다면 그 선택은 내 몫이 아니게 되겠지.
아 그죠. 같이 갈 거예요? 그 진짜 신부랑?
보내줄래?
아니요. 전 안 보낼 거니까 아저씨가 그냥 저 버리고 가세요. 진짜 신부 나타나면 아니 그 전에 저 나갈 거니까. 그냥 저 없을 때 가시라구요, 저 모르게.

★
어제는 삼촌이 맛있는 거 사줬어?
아니요.
왜?
너 아직도 그 집에서 콩쥐야?
네, 도깨비 씨는 계모고요. 인생에 계모가 몇이야, 진짜.
참 이상하지. 우리 삼촌이 걸 그룹만 봐도 천 년의 분노가 사라지는 양반인데.
근데요?
너란 소녀를 만난 후론 삼촌은 계속 분노만 하고 있단 말이지. 네가 어지간히 본인 타임이 아닌 거지
걸 그룹이요? 원래 대학가면 다 살 빠지고 예뻐지는 거랬어요, 어른들이. 이놈의 양반, 내가 대학만 붙어봐 진짜.

★
TEXT ON THE SCREEN
2017 언론영상학부
수시 논술

얼 대딩 오빠들.
괜찮으세요?
태희 오빠?
지은탁? 우와 이게 얼마 만이야 못 알아 볼 뻔 했다.
그죠? 제가 많이 변했죠? 그 동안 고생을 되게 되게 많이 해 가지고.
더 예뻐져서, 키도 많이 크고.
오빠 이 학교 다녀요? 저 오늘 여기 논술 봤는데.
대표님 여기요.
저 자식인가? 그 대표님이라는 자식.

★
일어나서 뭐라도 좀 먹어.
머리를 헝클더라. 손목을 부러뜨릴 뻔. 
누가?
몸을 베베 꼬더라. 꽈배기인 줄. (꽈배기 반죽을 두 줄로 꼬아 튀겨낸 빵의 한 종류) 
그니까 누가?
그냥 피아노 치게 뒀어야 하는데, 그랬어야 둘이 안 만나는 건데..
누가 누구를?
다녀왔습니다.

★
어, 안돼! 내 봄.. 저 바보 아저씨 뭐야? 아 짱나(짜증나). 
오와! 맞았다.
태희 오빠가 진짜 야구 선수가 됐구나. 멋있어라.

오!
아이스크림 드시게요?
싫은데, 혼자 먹을 건데, 이거 돈 내가 낸 건데.
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비가 와서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 비가 와서.
아무 말도 안 했다니까요?
그러니까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걸 들고 있어? 좋은 말로 할 때 그 빙글빙글한 거 얌전히 내려놔.
이 블루투스 스피커요.
손 떼.
이거 어떻게 쓰는지는 알아요? 이걸로 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이걸로 이거 먹는 거 사진 찍을 거니까 만지지 말라고. 뭐 왜?
먹을 거 갖다가 치사하게 진짜. 비 왜 왔는데요? 기분이 왜요? 왜? 우울해요?
그걸 몰라서 물어?
뭐 검 안 잡히는 거 그거요? 그게 뭐 제 탓 이예요? 저는 최선을 다했다구요. 그 검 애초에 뽑히는 거 맞아요? 아니 뽀뽀를 해도 안돼, 서로 사랑해 다 했는데도 안돼, 뭘 더 어떻게 해요?
너 진심 아니었잖아. 아주 세속적인 ‘사랑해요’ 잖아.
아저씨는 뭐 진심 이었어요? 아주 이해 관계 확실한 ‘사랑해’ 였잖아요. 하여간 성격 진짜 이상해.
넌 뭐 좋은 줄 알아?
전 어리잖아요.
어 어린 거 그거 뭐? 난 안 늙지만, 넌 늙을 거잖아. 난 계속 젊고 아름다울 거라고.
아저씨가 젊진 않죠. 그리고 저 첫 사랑 만나서 제 눈에 아저씨가 아름다울 틈이 없네요.
뭐 뭔 사랑?
아저씨 야구 잘 해요? 우리 태희 오빠는 야구 대빵(많이) 잘해요. 
네가 봤어? 나 야구하는 거? 보고 깜짝 놀라려고 이게.
아 전 이제 입주민도 아니고 이거예요? 아 예. 이거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걸로 인생 사진 잘 찍으시구요.
너, 야, 너 찍어 달라고 하지나 마. 참. 이게 진짜.

★
태희가 누구야? 나와.
야 최태희, 누가 너 찾아.
제가 최대희인데 누구세요?
너 이렇게 생길 거였었어?
네?
여기서 제일 잘생겼잖아, 씨.
그거야 그렇죠. 근데요 아저씨 나 본적 있죠?
지금 보잖아 지금.
아니요, 나 봐봐요. 저 진짜 어디서 본 적 없어요? 나 요만 할 때?

그것도 못 치냐? 허리를 이렇게 이렇게 좀 해 보세요.
됐어 너나 잘해.
제가 더 잘하니까 그러죠. 일단 방망이를 그렇게 잡으시면 안 되구요..
어이 155cm짜리 김서방, 내가 이 방망이로 살아온 올곧은.. 아 됐고 너 내가 누군지 알면 깜짝 놀라니까 너나 잘 하라고.
그럼 저랑 내기 하실래요?
하하, 어이가 없네. 너 지금 누구한테 내기를.. 진짜 후회 하지마, 너.
아저씨나 후회하지 마세요. 공 10개 치기.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좋아. 들어와! 

도둑이야! 도둑놈이 언제 들어 왔는지 피아노만 솔랑(표준어 아님, 사전에 없는 단어) 가져갔어.
진짜 없애줬어.
그 큰걸 빼내가는데 어떻게 동네 사람 한 명이 못 봐?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곡할 노릇이야(신기하고 기묘한 일이다).

그때 제가 내기에서 이겨서 내 피아노 좀 없애달라고 했었잖아요. 저 진짜 소질 없는데 우리 엄마 포기 못한다고 난 야구 선수가 될 거라고. 근데 진짜 피아노가 없어졌거든요.
근데?
그때 그 아저씨 아니시냐구요?
아니야.
아닌 게 맞는 거 같기는 한데 진짜 그때 그 아저씨면 아저씨는 너무 안 늙었거든요.

★
그렇게 된 연유로 그 아이가 날 알아 봤어.
어쩌라고?
너 말 그 따위로 밖에 못해? 그딴 대답 듣자고 내가 이 상스러운 걸 같이 다듬고 있는 줄 알아? 네가 기억을 안 지우면 늙지 않는 남자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 테고 난 이곳을 떠나야 된다고. 오순 도순 살자며.
그런 적 없다며.
너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 서로 돕고 살고..
기억하나 못 지우는 도깨비한테 도움은 무슨.
오 그래? 두고 보자 어디.
두고 봐라. 야!
뭐 어차피 익혀 먹을 거 아니었어?

★
아 좋아 완벽해.
이 방엔 무슨 용무로?
그.. 청소하러.
청소기 밖에 있던데?
깔고 앉은 거 내 놓고. 한 장 더. 난 사인을 한 번만 한 거 같은데?
진짜요? 그런데 왜 두 장이지? 어머 세상에.
너 이거 사문서 위조에 무단 침입에 절도에..
아 치사해 진짜. 걸 그룹한테는 천 년의 분노도 싹 다 없어진다더만. 그런 타입이신지 몰라서 송구스럽구요, 이거 제 것 이니까 주세요. 나 이거 돌려 받을 겸 해서 온 건데 진짜 알지도 못 하면서 내가 읽고 있으랬지 언제 가지랬나?
야, 쟤 봐라. 이 봐라, 이봐.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사본인지 알 수가 없구나. 이 와중에 재능 있다 칭찬 할 수도 없고. 저거 진짜 커서 뭐가 되려고. 
책도 막 험하게 본거 아니야? 남의 거라고. 아 열 받아. 뭐 하나 걸리기만 해봐 아주. 이거 봐 이거. 남의 책에 낙서 했어.

TEXT ON THE SCREEN
첫 사랑이었다.

참나. 첫사랑? 그치, 있었겠지. 빗자루 주제에 아주 할건 다 해. 난 첫 뽀뽀인데. 글씨 되게 못 쓰네.

TEXT ON THE SCREEN
태희오빠

오빠 안녕하세요.
괜찮아..

★
어쩌라고?
전화 왔어.

TEXT ON THE SCREEN
선희아니곳ㅅㅓ니

그니까 어쩌라고?
전화 좀 받아줘. 더 피하면 날 죽일지도 몰라. 근데 아직 명함이 없어서 받을 수가 없어. 받아서 할 말이 없어. 한 번만.
왜 할 말이 없어? 내 목소리 몰라? 잊을만한 목소리가 아닌데? 해. 서로 돕지 말자며, 필요 없다며, 한 치(길이의 단위, 약 3.03cm) 앞을 못 보는 저승사자.
아 됐어. 근데 기타 누락자 얜 또 어디 갔어?
걔도 너 못 도와.
요 밑에 아이스크림 집 앞에서 하하 호호 헤헤 히히 깨(sesame seed) 볶는 중이라(비유적 표현: 몹시 아기자기하고 재미가 나다).
깨를 볶아(진짜 깨를 볶는다고 생각 함)? 집 놔두고 왜 밖에서?
아, 꺼져! 설명하기도 싫어.
아!

★
생각해 보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어떻게 거기서 오빠를 딱 만나지?
나도.
오빠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글쎄? 가끔 네 생각 하면서?
오빠도 참.
기타 누락자, 전화 좀 받아줘.
미쳤어요? 여기까지 따라오면 어떻게 해요?
누구셔? 아버님이셔?
자네, 말이 심하군. 말이 심한 자 이름이 뭔가?
오빠! 이름 말하지 말아요. 눈도 안돼요. 눈 깔아요 빨리.
난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나 대신 전화를 받아주지 않으면 저자의 이름을 묻고 잘 적어 두겠어. 해결해.
알았어요. 오빠 잠깐만요.
어..
말이 심한 자 좀 앉지. 그래 피아노를 치다 야구를 한다고? 
어떻게 아세요?

아이, 여자가 받으면 더 오해 할 텐데. 아 몰라. 아, 아, 여보세요?
김우빈씨 핸드폰 아닌가요?
맞습니다. 아 김우빈 과장님께서 지금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과장이에요, 그 사람?
부장님이십니다.
무슨 회사인지 1초만에 승진을 하네요?
됐고 옆에 있는 거 다 아니까 전에 봤던 카페, 내일 오후 1시, 과장으로 오든 부장으로 오든 오라고, 늦으면 죽여 버린다고 전해 주세요.
아이고, 아이.
어떻게 됐어? 뭐래?
얼굴 보고 얘기, 내일 오후 한 시, 전에 봤던 카페. 근데 방금 전화 거신 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혹시..
잠깐, 내 질문 먼저.
질문 뭔데요? 


★
전화번호, 이름 다음엔 나이, 혈액형, 미혼, 기혼 재산 정도 연애 경험 유무, 이상형 등등 뭘 물을지 몰라요. 다 준비 하세요.
물병자리 아니 아니 사수자리 사수. 만 34세 생일 음력 11월 초닷새. 사수자리 AB형 미혼. 집은 전세 차는 필요하면 곧. 과거 깔끔, 명함은 아직.. 보고 싶었어요.
허 참나 저두요. 웃기는 남자야 진짜.
좋아요? 그렇게 전화를 피했으면서?
전 명함 없는 사람 안 좋아하실 거 같아서.
그럼 명함이 없다 전화 받아서 말하면 되잖아요. 문자로 보내도 되고.
앞으로는 꼭. 써니 씨는 혹시 명함이?
내 명함은 왜요?
써니 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요.
저는 얼굴이 명함이에요. 얼굴에 딱 써있죠. 예쁜 사람
아, 네. 그러네요. 정말 받아가고 싶네요.
거 봐요. 만나면 이렇게 재미있잖아요. 더 알아가고 더 친해 지고. 우빈씨는 뭐 좋아하세요?
써니 씨요.
미친다. 말구요 취미 뭐 그런 거요.
써니 씨요.
알겠는데요.
어디로 뛸지 모르는 써니 씨의 행동에 드라마만큼 맹목적으로 끌립니다. 써니 씨의 예측 불가한 행동들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고 제 서툰 행동들은 하나같이 오답이네요. 제게 요즘 새로 생긴 써니 씨라는 이 취미가 신의 계획 같기도 신의 실수 같기도.. 그렇습니다.
뭐 이렇게 말을 잘해? 혹시 뭐 종교 있어요?
또 뭐가 있어야 하는군요. 준비 되면 다시 연락을
어어 아니야 없어도 돼, 딱 앉아요. 죽여 버리기 전에. 이 남자 진짜 뭐지?
만 34세 생일 음력 11월 초닷새.
아아아 아니요 안 해도 돼 그냥 앉아만 있으라 구요. 화보 보는 셈 칠 테니까. 

뭐 좋아해요?
채소요. 전 그럼.
응? 뭐가요?
전 저쪽으로 가야 해서요.
그럼 나는요? 밥 먹으러 가는 길 아니었어요? 아니 뭐 밥도 안 먹이고.
핫도그 하나 다 드셨는데요? 과식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나 제일 병들게 하는 분 여기 계시네요. 됐고 어디 가는데요?
회식 갑니다. 빠지면 벌금 있어서요.
뭐 이런 남자가.. 정말 서툰 행동들이 하나 같이 다 오답이네요. 죄다 틀렸어요.
문제가 너무 어렵네요.

★
먹고 죽자! 건배!
건배!
조금만 먹어!
에이 씨 보고 다녀요 좀, 좀 보고.
아주 이게 죽을라고. 쟤는 지금 지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까요? 쟤 문명 한 달 안에 동티날 텐데.

TEXT ON THE SCREEN
동티 예부터 금기시 되어온 행위를 하여 귀신을 노하게(화나게) 하였을 때 받는 재앙의 하나

어떡합니까, 선배님?
다 지 팔자지 뭐, 됐다. 나 화장실 급해.
저두요.
자 건배 건배 건배!
총무 왔다 슬슬 정리 하자. 계산해.
응
많이 먹었어. 어? 어?
왜 그러십니까? 뭐 없으니까?
회비.
에이 씨 보고 다녀요 좀.
당한 거 같아. 방금 부딪쳤던 남자
어쩐지.. 어떡합니까, 선배님? 걔 여러모로 동티 나겠네요. 진짜.
야 안되겠다. 모자 써 차례로 나가.
어색하지 않게 한 명씩 천천히 움직이지 말입니다.
근데 이래도 되는 겁니까?
공무 외에 개인적으로 능력 쓰면 사유서 써야 된다고..
안 쓰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23기부터 나가 얼른. 다 되는 수가 있어.
무슨 수 방법 있어?
곧 알게 돼.
야 너! 네 도움이 필요해.

★
신원보증 하실 거예요? 신원 보증인 있어야지 나갑니다.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전 전화를 받고 오기는 했지만 이자를 모릅니다. 도움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어서. 글쎄요 어떻게 도와야 할지.
연락 받고 오신 거 아니에요?
아는 걸로 하자. 나도 도울게. 태희 오빠 기억 방면으로.
방금 잘 아는 자 입니다. 무전취식(파는 음식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음)이라.. 참 듣고 보도 못한 상스러운 죄목이네요. 어디 사인 하면 되죠? 아 저는 이런 사람..
너 명함 있어? 어떻게 된 거야? 너 왜 명함 있어?
끝방 삼촌, 두부 드세요. (한국에선 감옥에서 나올 때 두부를 준다.)
너 알았어? 이자에게 명함이 있더구나.
명함이요? 당연히 있죠 우리 회사 다 삼촌 거예요. 호텔, 무역, 선박, 정유, 건설, 가구 다요. 모르셨어요?
아이 야, 됐어. 말 안 했어. 내가 이렇게 큰 사람이다.
삼촌 두부 두부 빨리요. 나 이런 거 진짜 해 보고 싶었는데.
삼촌이나 조카나. 됐어 비켜.
근데 저 삼촌은 왜 맨날 저렇게 걷.. 나 눈치 깠어, 눈치 깠어. 나 알았어, 알았어. 그때 손 닿으면 뭐 보인다고 한 거 그거.
인간의 전생.
손 닿으면 전생이 보인다니.. 그럼 삼촌은? 삼촌은 뭐 그런 특기 없어?
난 살아 있는 게 특기야.
비오는 거 말고는 없구나, 그치? 삼촌, 두부, 두부!

★
허, 아이.
기타 누락자 아직 안 들어 왔나 보네? 그 친구 만나나?
여보세요?
너 지금 어디야?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안 들어 와, 이 험한 세상에?
지금 오후 7시이구요, 제가 지금 바빠서요.
여.. 여보세요..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연결 되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

허이, 나. 도깨비 신부 본 귀신 손. 어디서?

★
삼촌! 삼촌!
니네 삼촌 없어. 나갔어.
아, 그래요?	그럼 이것 좀 삼촌에게 전해주세요. 차에 두고 계속 깜박한 거 있죠.
넌 카드 뺏기고 뭐 예쁘다고 순순히 배달이야?
할아버지가 갔다 주면 용돈 준댔어요.
인간들이란..
자본주의가 이렇게 무섭고 편리한 겁니다, 끝방 삼촌.
근데 이거 너한테 카드 줬고 나한테는 집 줬으니까 너네 조부(할아버지)한테 준 건 훨씬 비싼 거겠네?
그런가? 저도 뭔지는 몰라요. 모르니깐 볼까요? 삼촌도 없는데?
오, 예뻐, 예뻐. 누구지? 삼촌 옛날 여친인가? 골동품 같기도 하고, 그죠? 끝방 삼촌 왜 그래요?

★
참으로 비통한 사랑의 시작이 아닐 수 없었지. 슬프잖아, 운명이라는 게. 사랑은 죄가 아니니 그들은 죄를 지은 게 아닐지도.
저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갑자기 월세를 올리시는 건가요? 이렇게 갑자기 월세를 10만 원이나 올리시면 진짜 곤란 합니다.
총각이 이사 온 후로 자꾸 꿈에 저승사자가 보인다니까
아하하, 네. 아 그리고 욕실에 자꾸 물도 세는데 대체 언제쯤..
그래? 그럼 씻지마. 안 씻어도 예뻐.

★
(원곡 이선희 –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로를 알아보고 주는 것 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 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에 기적이었다면.
노래 잘 하더라.
좀. 어떻게 알고 왔어요?
네가 뛰어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 닭집은 알바 잘렸어?
알바를 늘렸죠. 축가 알바 좋거든요. 근데 결혼식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한데?
그냥 아 나는 촛불 밝혀 줄 엄마도 없겠구나, 아 나는 손잡아줄 아빠도 없겠군. 사진 찍어 줄 친구도 없구 친구가 없으니까 축의금도 없겠구, 뭐 그런 생각. 웃기죠? 그래서 아저씨 신부에 집착했던 거 같아요. 가족이 생기는 거 같아서. 나한테 없는 그 가족이란 게 운명처럼 나에게 온 줄 알았던 거죠.
아 왜 울어? 나 미안하라고?
아니요. 따지고 보면 미안한 건 난데요 뭐. 있잖아요, 아저씨 정말 미안해요. 내가 검 못 빼줘서. 계속 말하려고 했는데 요새 우리 만나기만 하면 싸워가지고 타이밍이 좀 그렇기는 한데 이왕 말 나온 김에 해야겠다. 제가 지금 알바도 늘리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 나갈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돼요? 구박하지 말고. 저 준비 돼서 나갈 때까지 수험생 할인으로 구박 50%만 할인해 주세요. 네?
할인은 안되겠는데? 50%는 절대 안돼.
치, 45%. 왜요? 아파요? 혹시 검 때문에 그래요? 아저씨, 검이 잡혀요. 잠깐만요,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빼줄게요. 움직여요.
신탁이 맞았구나. 내가 본 미래가 맞았구나. 이 아이로 인해 이제 난 이 불멸의 저주를 끝내고 무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인간의 수명은 고작 100년.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