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KDrama Script: Ep1

 Remember 01

 

1. (비전) 교도소 복도 / 오후

 

화면 열리면, 어둡고 음산한 느낌의 교도소 복도가 펼쳐진다.

교도관 둘이 서재혁을 양쪽에서 붙잡고 가고 있다.

서재혁, 시선 너머에 사형 집행실명패를 보자 다리에 힘이 풀려 무너진다.

 

2. (비전) 사형 집행실 / 오후

 

교도관들, 서재혁의 목에 밧줄을 건다.

화면, 뒤로 빠지면 유리창 너머로 집행 과정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 진우(22)도 있다!

 

서재혁 (진우 발견하고 반항하기 시작하는) 진우야. 저 사람들한테 말해.

내가 범인 아니라고!!!

 

교도관까지 뿌리치고 유리창을 꽝꽝 두드리는 서재혁.

 

서재혁 (절규하는) 진우야. 나 여기서 꺼내준다고 약속했잖아. 나 좀 꺼내 !!

진우 (교도소 간부에게 애원하는)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교도관들, 진우를 완력으로 끌어내고 서재혁을 잡아다 목에 밧줄을 다시 건다.

진우의 절박한 눈빛. 교도관, 빨간 집행 버튼을 누른다.

덜커덩! 소리와 함께 마루가 꺼지며 서재혁이 밑으로 툭 떨어지는 그 순간-

 

진우 안 돼!!

 

3. 변두리 로펌 사무실 / 오전

 

- 눈을 뜨는 진우 (22). 꿈이었다.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숨을 고르고 고개를 돌리다 달력을 보게되는 진우.

달력에는 빨간 동그라미 하나가 쳐 있다.

 

4.     교도소 접견실 / 오전

 

창문 사이로 새어드는 햇살. 눈부시게 화창한 날씨다.

양복차림의 진우(22) 접견을 기다리고 있다.

철커덕육중한 철문이 열리면서 수의 입은 서재혁(52)이 들어선다.

수인번호가 박혀있는 붉은 번호표. 온화한 인상을 타고 났지만, 지치고 초췌해 보인다.

 

서재혁 (진우를 보더니) 기억나지 않네요. 초면이 아니라면 미안합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진우는 수많은 감정이 스친다. 바로 대답하지 못하다-

 

진우 서진우라고 합니다. 서재혁씨 법적대리인이죠. 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재심을 변호하게 됐습니다.

서재혁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변호사치곤 좀 어려 보이는데... 실례지만 나이가?

진우 스물 둘입니다. 자격증이 급해서 빨리 땄죠.

서재혁 변호사면 제가 사형수인 것도, 제 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겠네요?

진우 알고 있습니다.

 

진우, 서류가방을 열어 서류파일들을 꺼내는데,

서촌여대생 살해사건 재판 기록’, ‘서촌여대생 살해사건 증거물등이 보인다.

 

진우 내일 재심재판이 열립니다. 그때 준비하셔야 할 것들 (하는데)

서재혁 (말 끊고) 인생에서 남는 건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기억일 겁니다. 저한테는 그 기억마저 남지 않겠지만요.

진우 ....

서재혁 여기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난 정말 죄질이 나쁜 놈이라고. 갓 스물

넘은 여대생을 죽였다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 기억엔 없습니다.

(잠시) 변호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4년 만에 열린다는 그 재판...

진우 (보는)

서재혁 하지 않겠습니다.

 

들고 있던 서류를 테이블에 탁 내려놓는 진우.

 

진우 제가 너무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 보여서 걱정되시나요?

솔직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서재혁 (대답 없는)

진우 믿으세요. 저 이길 자신 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둘의 모습이 묘하게 닮아있다.

그 침묵을 깨고 들어오는 서재혁.

 

서재혁 변호사님은 잘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없다고 해서 제가

지은 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여기서 하루 세끼 밥 먹고

있는 것도... 숨 쉬고 있는 것도 한없이 죄스럽습니다.

진우 (보는)

서재혁 사람 죽인 죗값 받겠습니다. 여기서 참회하고 속죄하겠습니다.

 

그 말에 진우,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다.

 

서재혁 별로 놀라지 않으시네요.

진우 (보는)

서재혁 (곰곰이 생각하더니) 우리가 이런 대화를 몇 번이나 나눴나요?

진우 항소하지 않겠단 말은 일곱, 죗값 달게 받겠단 말은 아홉, 절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잘할 거 같다는 말은... 열 번 쨉니다.

서재혁 (무안한) 그걸 다 외웠어요?

진우 (겸연쩍게 웃으며) 제가 좀 기억력이 좋아서.

 

둘 사이, 어색한 침묵이 돈다.

 

진우 우리가 내일 또 이 대화를 똑같이 나누더라도 잘 들으세요.

서재혁씨는 결백합니다. 누명을 쓰고 4년이나 거기에 있었던 겁니다.

재판 안하겠다느니 포기하겠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마세요.

무책임 한 겁니다.

 

진우, 점점 차오르는 감정을 자제하며-

 

진우 기억 못해도 기억하세요. 전 서재혁씨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만

변호하는 게 아니에요. 그 자리에 있어야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그 사람이 벌 받게 할 겁니다.

서재혁 (고개 숙이는)

진우 (떨리는 목소리) 서재혁씨 변호인으로 제 모든 걸 걸고 거기서 꺼낼

거니까.. 그러니까 약속하세요. 그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

 

고개를 들어 진우를 보는 서재혁. 진우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진우의 감정이 전해졌기 때문일까? 서재혁의 귓가에 고등학생 진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진우) (울먹이는) 아빠... 조금만 기다려. 내가 꺼내 줄 거야.

5. (과거) 교도소 면회실 / 오전

 

면회 시간이 종료되어 삐- 소리 울리자 교도관이 서재혁을 자리에서 억지로 일으킨다.

면회창 너머로 고등학생 진우가 울먹이고 있다.

 

진우 (흐느끼는) 나 변호사 될 거야.

서재혁 (그 말에 걸음 멈추는)

진우 아빠 사형되기 전에 무죄 밝혀낼 거야. 그러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서재혁, 교도관들에게 강제로 끌려 들어간다.

 

진우 약속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절대!!!

 

끌려 들어가는 서재혁과 면회창 너머의 진우, 서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6. 교도소 접견실 / 오전

 

찰나의 기억이 남긴 잔상 때문인지 눈가 촉촉해진 서재혁. 진우의 얼굴을 뜯어본다.

 

서재혁 변호사님. 혹시.. 저한테 아들이 있었습니까?

 

그 말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친다. 뜨거워진다.

 

진우 잘 기억해보세요. 잃어버린 기억처럼 아주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7. 교도소 앞 / 오후

 

교도소 철문 열리면서 진우가 걸어 나온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

자유롭게 날갯짓 하는 새를 바라보는 진우의 얼굴에서-

 

자막- 4년 전

 

8. 진우의 동네 전경 / 아침

 

서민풍의 구옥들이 들어선 동네. 참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9. 진우의 집-거실 / 아침

 

거실 한 켠에서는 서재혁(48)이 진우의 옷을 정성스레 다림질하고 있다.

가운데에는 작은 상에 계란말이와 김치 등 소박한 아침상이 놓여 있다.

방에서 나오는 까치머리의 진우(18), 계란말이를 보고는 금세 환해진다.

 

진우 (상 앞에 앉으며) 아빠, 이건 또 언제 했어?

(계란말이 한입 먹더니 미소 가득) 이야~

서재혁 (환히 웃으며 다가와) 안 짜?

진우 (오물거리며) 완전 딱. (건네며) 아빠도 좀 먹어봐봐.

서재혁 (미소 지으며 먹는) 근데 방송국 준비는 다 했어?

진우 준비랄 게 뭐 있어? 거기서 문제 내면, 기억나는 대로 말하면 되지..

진우, 커다란 김치를 집더니 맛나게 먹는다.

 

진우 (눈이 커다래지며) 우와, 제대로 익었네~ 아빠,

서재혁 ?

진우 내가 이따 방송국 다녀와서 계란말이에 대한 헌정으로

진우표 김치찜, 간만에 실력 발휘한다!!

서재혁 허허. 오늘은 별 수 없이 더 일찍 퇴근해야겠네. 허허허~

 

진우, 서재혁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이때, 초인종 소리-

 

10. 진우의 집-대문 앞 / 아침

 

진우가 대문을 열면, 조깅복 차림의 오정아(23)와 오정아 아버지(50)

다정하게 서 있다.

 

진우 ?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집 안을 향해) 아빠!

오정아 어쭈! 진우가 이젠 점점 남자 티가 나는데?

진우 누난~ 내가 그럼 남자지. 언젠 여자였나?

서재혁 아이구. 어쩐 일이야. 부녀가 나란히~

오정아부 (투명한 봉지 건네며) 이거 호박고구만데, 어제 시장 갔더니

실하고 싸길래 한 박스 샀거든~

서재혁 아유~ 매번 이런 걸.. 안 그래도 되는데...

진우 (봉지 안을 보더니) 이야~ 아빠! 이거 쪄서 아까 김치에

같이 먹으면 완전 (엄지 척)

서재혁 (진우 향해) 으이구.. 알았어~

 

오정아와 오정아 아버지도 진우와 서재혁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서재혁 (부녀의 차림을 보고는) 오늘도 뒷산에 운동 가?

오정아부 우리 정아가 벌써부터 나 나잇살 먹는다고 구박이다.

오정아 아빤~ 다 큰 처녀 보디가드 한다고 한 게 누군데~

 

오정아부 괜히 머리 긁적인다. 넷의 웃음소리 이어지고-

 

11. 박동호의 오피스텔-샤워실 / 아침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샤워 하는 박동호(36).

트로트 <네박자>를 휘파람 불며 샤워 중이다. 욕실 전신거울에 단단한 근육질의 상체가 비친다. 등판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용 문신과 목에 보이는 굵은 금목걸이.

 

12. 박동호의 오피스텔-드레스룸 / 아침

 

드레스 룸으로 들어온 박동호.

촌스러운 스타일의 양복 두 벌을 놓고 고심한다.

침대 시트를 가운처럼 두르고 다가오는 여자(까운녀).

 

박동호 어떤 게 낫노? 함 골라봐라.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박동호. 까운녀는 드레스룸 가득한 양복을 보고 놀란다.

까운녀가 고심을 거듭하다가 직접 양복 상의를 입혀준다.

약간의 스킨쉽. 좀 섹시한 분위기 풍기고-

 

까운녀 오늘 나랑 같이 있는다고 약속 했잖아.

박동호 ... 니체 아나? 니체가 그랬다드라.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만한

기억력 정도는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꼬. 내는 니하고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이 읍데이.

까운녀 (실망한) . 오빠 와이프한테 가는 구나?

박동호 와이프? 그런 거 읍다. 인생 독고다이로 혼자 가는 거 아이가?

오늘은 재판 있는 날이라 바쁘다.

까운녀 재판?

박동호 법정 나가봐야 한데이.

까운녀 오빤 어느 쪽인데? 수갑 차는 쪽, 채우는 쪽?

박동호 어느 쪽으로 비나?

까운녀 솔직히 말할 거니까 상처 받지 마.

박동호 퍼뜩 말해라.

까운녀 등딱지에 용 키우는 판검사가 어딨어?  

(박동호를 훑더니) 암만 봐도 수갑 채우는 쪽은 아냐.

 

박동호가 입은 와이셔츠 안으로 용 문신이 희미하게 비친다.

 

박동호 (껄껄 웃으며) 그쟈? 그렇게 보이지? 하하.

 

박동호, 양복을 입고 도끼빗으로 머리를 빗는다. 변호사라기보다는 사채꾼같다.

박동호, 옷매무새 가다듬으며 선글라스까지 걸친다.

                                                               

박동호 내는 착한 놈이든 범죄자든 누구든 수갑 풀어주는 사람이다.

 

까운녀가 걸치고 있는 침대시트 틈에 명함 꽂으며-

 

까운녀 (명함 보고 놀라서) 변호사?

박동호 나중에 수갑 찰 일 있으면 불러라.

 

그때, 박동호의 핸드폰이 울린다. 받아들더니 표정 심각해지는데-

 

박동호 형님. 쪼매만 기다리소. 금방 가겠십니더.

 

그 위로 깔리는-

 

(교수) 한 남자가 자기 친구와 친구의 애인을 안방에 재웠다.

 

13. 대학교 법대 전경 / 오전

 

14. 법대 강의실 / 오전

 

학생들로 가득한 강의실.

 

교수 남자는 이들이 잠들었다는 생각에 안방에 들어가 친구 애인이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 손으로 가슴을 더듬고, 민감한 부위를 만졌다. 여자는 잠에서 깨어나면 난처해질까봐 잠든 척했다면 이 남자의 죄목은 뭐지?

 

여경(23)을 비롯해 여기저기 수강생들 손든다. 여경을 지목하는 교수.

차갑고 세련된 인상의 여경이 일어난다.

 

여경 무죕니다.

 

여경의 대답에 여기저기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교수 이유는?

여경 남자가 추행 전 이불을 들추는 행동을 통해 추행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따라서 추행이 기습적으로 실현되지 않았고 항거가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교수 그러니까 학생은 강제추행을 물을 수 없다는 건데.. 다른 의견?

 

인아(23), 혼자만 불쑥 손을 든다. 학생들 시선 집중되고, 교수 인아를 지목한다.

밝고 캐주얼한 느낌의 인아가 일어선다.

 

인아 강제추행이 성립되지 않더라도 남자가 여성이 잠들었다고 생각해

추행을 한 점에서 심신상실 항거불능인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

적용되는 준 강제추행에 해당합니다.

여경 (단단하게) 하지만 실제는 여성이 깨어있었다는 점에서 준 강제추행죄 가 성립되기 위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인아 (밀리지 않고) 그래도 이 경우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여성의 남자 친 구가 추행 남성의 부하 직원이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여성이  

저항할 경우, 남자 친구에게 불이익이 가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음 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경 (인아를 가르치듯) 아쉽게도 우리 형법은 이 경우에도 미성년자에 대한 위계 력 간음만 처벌하고 있으므로, 성인인 여성이 사실상 위력을 느꼈다 해도 이에 대해 이 남성을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인아 (여경을 차분히 바라보며) 저는 법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인간을 위해 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경우

유사강간, 강제추행, 준 강제 추행 등 어떤 조항으로도 남성의 죄목을 물을 수 없다면, 그 법은 조항들만 가득한 죽은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의 논박에 놀란 학생들. 인아의 마지막 말에 교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교수의 표정을 읽은 여경, 자존심이 상한다. 인아의 옆모습을 차갑게 바라보는 여경.

 

15. 경찰서 외경 / 오후

 

박동호의 세단이 들어선다. 편상호 사무장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곧이어 사채꾼 차림의 박동호가 건들거리며 내린다.

 

16. 유치장 접견실 / 오후

 

박동호가 접견실에 들어서면 수갑 차고 앉아있는 석주일(50)이 보인다.

 

석주일 동호야. 우야된 사정인지 들었나?

박동호 오면서 들었심더. 어제 클럽에서 옆 테이블 넘들하고 쌈박질 났다고요?

 

석주일, 그때 생각나는지 울화통 터져 테이블을 쾅 친다. 주의를 주는 접견실 정리.

 

석주일 웬 어린 노무 시끼가 하도 시끄럽게 떠들길래 쪼매 문질러 줬더니 전치

30주란다. 의사 놈도 한통속이 분명하다. 얼굴에 기스 하나 안 났는데 어찌 30주가 나오노?

박동호 중요한 건 그게 아입니더.

석주일 그럼 뭔데?

박동호 형님한테 얻어터진 놈이 하필 일호그룹 외아들이라는 겁니더.

조만간 일호생명 부사장으로 승진할 거라 카데요.

석주일 그 어린 노무 시끼가 보험회사 부사장이라꼬? 일호 생명?

거기 내도 서너 개 들어놨는데.

박동호 올해로 서른이랍니더. 어제가 유럽연수 마치고 3년 만에 귀국한

날이었고요.

석주일 그럼.... 심각한 거 맞나?

박동호 심각합니더. 형님이 재벌 3세를 건드린 겁니더. 돈으로 합의하는 건

물 건너갔심더. 콩밥 멕인다꼬 벼르고 있습니더.

석주일 (후우 한숨 쉬는) ...

박동호 게다가 담당이 탁영진 검사더라고요.

석주일 돈이든 뭐든 먹여봐야 안되겠나?

 

17. 몽타주

 

-화면 열리면, 탁 검사(38)의 꼬장꼬장한 모습이 펼쳐진다.

-고급일식집. 비타민 음료박스를 넌지시 내미는 청탁남.

탁 검사, 박스를 열어보자 5만원권이 가득하다.

박스 채로 청탁남의 얼굴을 마구 후려치는 탁 검사.

 

(박동호) 돈 안 통합니더. 검사들 사이에선 꼴통이라 유명합니더.

(석주일) 그럼 가시나는? 가시나 싫어하는 남자 있나?

 

-골프장. 호쾌한 스윙 날리는 탁 검사. 동행한 미모의 여성이 탁 검사 팔짱을 끼며 유   혹한다. 잠시 뒤, 여성만 그라운드에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지는 탁 검사와 일행들.

 

(박동호) 여자도 안 먹인힌답니더.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죽도 밥도 안 됩니더.

 

18. 유치장 접견실 / 오후

 

석주일 (인상 구겨지며) 그럼 우야겠노? 별을 달더라도 별다운 별을 달아야지 얼라한테 고함 함 지르고 빵 드가면 내 모냥새가 우째 되겠노?

박동호 (고심하는 표정)

석주일 내 지금 집행유예 기간 아이가. 가중 처벌이라꼬.

박동호 (돌파구가 떠올랐는지) 형님. 쪼매 진정하이소. 제가 뭐라 켔습니까?

좋은 변호사는 법정에서 무죄 받아내는 변호사고....

 

19. 경찰서 앞 / 오후

 

휘파람 불며 건들건들 걸어 나오는 박동호. 그때, 수갑 채워져 우르르 들어가는

양아치들 무리와 섞인다. 전혀 위화감이 없어 보이는 박동호의 행색. 그 위로-

 

(박동호) 최고의 변호사는 의뢰인을 법정에 세우지 않는 변호사라꼬.

 

뒷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머리를 빗는다.

 

20. 고급별장 외경 / 오후

 

숲의 전경이 가득 펼쳐진다. 그 위로 딴 세상처럼 우뚝 서 있는 고급 별장.

 

21. 남규만의 별장 / 오후

 

파티 준비가 한창인 별장 내부.

각종 음식재료들이 들어오고, 메인 홀을 무대로 꾸미는 작업이 한창이다.

서재혁은 파티장 주변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있다.

핸드폰이 울리고, 액정화면에 아들찍힌다. 진우와 영상 통화하는 서재혁.

 

서재혁 (환한 얼굴로) 어 그래 아들. 방송국 가고 있어?

 

 

22. 버스 정류장 / 오후

 

버스 기다리며 서재혁과 영상통화 중인 고등학생 진우.

 

진우 지금 버스 타려구.

(서재혁) 우리 아들 방송 타는데 애비가 되서 응원도 못 가고.

 

그때, 정류장에 나타나는 인아.

 

진우 오늘 갑자기 일거리 생겼다면서.

(서재혁) 그러게. 여기 난리도 아니다. 진우야, 좀만 더 비춰 줘봐.

오늘 우리 아들 얼마나 멋진가 보게.

진우 아침에도 봤잖아~ (못 이긴 척, 팔 멀리 뻗으며) , 잘 보여?

 

그때, 서재혁의 뒤로 이동식 행거가 지나간다. 드레스 서너 벌이 일렬로 걸려있다.

제일 앞에 걸려있는 빨간 드레스, 까만색 꽃코사지가 가슴에 달려있다.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 곧이어 전주댁이 서재혁 뒤로 보인다.

 

(전주댁) 서씨! 이거 여기 두면 안 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진우 ! 아줌마 안녕하세요!

(전주댁) 어유, 진우야. 오늘 니 아버지 까마귀 고기 자셨나 보다.

(서재혁) 미안해요. 내가 깜빡했네. (진우 보고) 이따 다시 전화하마.

 

 

19-1.  달리는 버스 / 오후

 

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23. 버스 안 / 오후

 

뒷자리에 있던 진우.

정차 벨을 누르고 내리려는데 인아와 부딪혀 핸드백이 바닥에 떨어진다.

핸드백을 주워주는 진우. 진우, 내리려는데 별안간 인아가 소리 지른다.

 

인아 (당황하며) 내 지갑 어딨어? (카터칼로 찢어진 핸드백을 보고)

이 버스 아무도 못 내려요. (진우 콕 집어서) 학생 너도 못 내려.

 

승객들, 웅성거리고-

 

인아 기사님. 뒷문 앞문 닫아요. 지갑 훔쳐간 놈 잡아야 돼요.

기사 손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승객 분들 못 내리게 하시면...

 

승객들, 말도 안 된다는 표정들이다. 인아, 가방에 있던 형사법 교재 꺼내들며-

 

인아 형사소송법 제 45. 범죄사건의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현장은

인위적인 요인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반드시 보전해야 한다!

 

진우, 그 말에 피식 웃는다.

 

인아 여기 사람들 모두 잠재적인 용의자고, 이 버스는 범죄 현장이에요.

경찰서로 가요. 지금 당장.

 

버스 기사, 어쩔 수 없이 문 닫고 출발한다. 승객들의 집단적인 아우성. 그 위로-

 

(형사) 그러니까 이 중에 범인이 있다는 거죠?

 

24. 경찰서 / 오후

 

진우와 승객들이 경찰서 안에 가득하다. 진우는 버릇처럼 경찰서 내부를 둘러본다.

 

인아 확실히 있어요.

형사 1 버스 CCTV로는 확인이 안 되는데... 혹시 의심 가는 사람 있어요?

 

승객들을 한 명 한 명 진지하게 둘러보는 인아. 그러다 진우를 보게 되는.

 

인서트>

진우와 부딪혀 핸드백이 바닥에 떨어진다. 미소 지으며 핸드백 주워주는 진우.

 

현실>

인아 (날카로운 눈빛으로) 학생이지?

진우 (황당한) 저요? 내가 왜?

인아 아까 일부러 부딪혔죠? 아직도 그런 쌍팔년도 수법을 써요?

당장 내놔요. 내 지갑.

진우 저 아니래두요.

인아 학생 맞잖아~ 내가 다 기억하고 있거든?

진우 (눈 반짝이며) 기억이요? 그쪽 기억이 그렇게 좋아요?

인아 그래. 확실히 기억해요. 학생이 일부러 나랑 부딪히고 가방 찢고 지갑

훔쳐갔잖아요!

진우 그럼 저랑 부딪힌 시간이 정확히 몇 시 몇 분이었는데요?

인아 .. 시간? (시계 보더니) 310분에서 15분 사이. 아니. 20분 쯤?

진우 틀렸어요. 옆에는 누가 있었어요? 옷차림은?

인아 (떠올리려다 생각나지 않자) 그런 것까지 어떻게 기억해요?

 

진우, 집중하는 표정.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진우 정확히 38. 5674번 버스. 서울 21바에 7202. 그쪽 옆에 있던

승객은 나이 이십대 후반. 165 이상, 머리길이 어깨, 하얀색 헤드폰 끼고 있었고, 곤색 자켓에 하의는 하늘색 레깅스. 블랙 명품 .

 

진우, 승객들 모여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조건에 맞는 승객이 맨 뒤에 있다.

 

진우 (해당 승객에게) 지금 억지 피우고 있는 저 여자 옆에 있었죠?

승객 1 . 맞아요.

진우 (인아에게) 다 기억한다면서? 옆 사람도 몰라요?

인아 그런 사소한 것까지 무슨 수로 기억해?

진우 아주 사소한 것들... 그게 가장 중요한 거예요.

 

뭔가 의미심장한 진우의 말. 인아, 잠시 동요할 뻔하다가-

 

인아 난 못 믿어.

진우 조금 있으면 믿게 될 거에요. 제 기억은 하나도 놓치지 않으니까.

 

진우의 말이 흥미로워 경찰서 안 승객들과 형사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된다.

진우, 보란 듯이 기억나는 것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25. (기억) 버스 안 / 오후

 

조금 전, 버스 안이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진우가 보이고, 기억을 불러내는 진우가 그 공간에 나타난다.

(진우가 기억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 둘러보는 비주얼)

인아는 핸드폰 통화 중이고, 진우는 하차 벨을 누른다.

잠시 뒤, 인아와 부딪힌다. 바닥에 떨어지는 핸드백.

 

(진우) 여기서 스톱.

 

진우 기억속의 시공간이 스틸사진처럼 정지한다.

 

(진우) 나하고 부딪혔을 때, 버스는 우체국 사거리를 막 지나고 있었고...

 

버스 창밖으로 우체국이 보인다.

 

(진우) 잠깐...

 

진우, 바닥에 떨어진 핸드백을 보는데 이미 옆구리가 칼로 그어져있다.

 

(진우) 부딪히기 전부터 찢어져 있었어요. 버스가 아니라 다른 데서

이미 찢어졌다는 건데... 혹시 정류장?

 

26. (기억) 버스 정류장 / 오후

 

진우의 시점으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인아가 보인다.

그때, 인아 옆을 스치고 가는 남자. 핸드백을 면도칼로 베고 지갑을 꺼내간다.

손목에 찬 롤렉스시계.

 

(진우) 후줄근한 국방색 패딩, 청바지, 롤렉스시계 찬 놈이 범인. 그리고...

 

롤렉스남, 버스차선에 정차 중인 승합차에 탄다.

 

(진우) 버스 타지 않고... 미리 준비된 검은색 승합차 로 갔어요.

 

진우, 기억 속에서 차량 번호를 들여다본다.

 

(진우) 차량번호 23 서에 9173. 타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롤렉스남이 승합차에 타면서 핸드폰에 대고 말한다.

 

롤렉스남 한 시간 있다 국세청에서 만나.

 

27. 경찰서 / 오후

 

현실로 돌아온 진우. 경찰서에 있는 모든 사람들, 뭔가에 홀린 얼굴이다.

 

진우 한 시간 후 국세청.

인아 학생, 소설 잘 들었어. 근데 어떡하죠? 생각나는 거 막 써 제낀다고

형사 아저씨들이 퍽도 믿어줄 거(하는데)

형사 2 차량번호 조회했더니.... 도난차량으로 나오는데요.

인아 ()  !!!

형사 1 김 형사 정말이야?

형사 2 . 틀림없습니다.

형사 1 이야 학생 대단해. 기억 확실하네. 확실해.

진우 아직 안 끝났어요.

형사 1 뭐가 더 있어?

진우 가장 중요한 거. 범인이 이 안에 있어요.

인아 (크게 웃으며) 하하. 학생, 소설을 쓰려면 앞뒤를 맞춰야지.

범인 아까 차타고 갔다면서요? 근데 이 안에 있다고?

진우 아까는 내 기억 못 믿는다면서요? 이젠 믿겨요?

인아 (이런)

진우 암튼... 이 안에 있는 거 확실해요.

 

진우의 확신 가득한 표정에 형사들, 승객들 모두 긴장한다.

진우, 버스 승객들 얼굴을 한 명씩 둘러보며 물색한다.

모두들 침 꿀꺽 삼키며 긴장하는 얼굴. 그러다가-

 

진우 여기 있네요.

 

진우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벽에 부착된 지명수배범 리스트.

 

진우 소매치기 전과 15. 오종수.

 

28. (기억) 버스 정류장 / 오후

 

차에 타는 롤렉스남. 그의 얼굴이 진우의 기억에 각인된다.

 

29. 경찰서/ 오후

 

진우의 말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버스 승객들 박수치며 놀라워한다.

 

진우 제 기억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정확해요.

 

놀라우면서 한편으로는 민망해하는 인아의 표정에서-

 

30. 검찰청 외경 / 오후

 

박동호의 세단이 검찰청에 들어가고 있다.

 

31. 검찰청 로비 + 엘리베이터 앞 / 오후

 

검찰청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서는 박동호. 땡 소리에 문 열리자 안에 남자가 있다.

그 남자 발견하자 박동호의 표정이 차갑게 변한다.

 

박동호 !!!

 

홍무석 검사(44). 날카로운 눈빛의 깡마른 중년. 금테 안경을 끼고 있다.

상대를 압도하는 차가운 카리스마.

 

홍무석 변호사 한단 소린 들었어요.

박동호 오랜만입니더. 검사님. 그간 무탈하셨는교?

홍무석 이런데서 다 보네요. 언제고 만날 것 같긴 했어요.

(박동호가 머뭇거리자) 못 올 데 온 것도 아니고... 타요. 어서.

박동호 (내키지 않지만 타는)

 

32. 앨리베이터 안 / 오후

 

불편한 기색으로 층수 보고 있는 박동호.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홍무석.

홍무석 아직도 부천 석주일 사장 밑에 있어요?

박동호 밑이라뇨? 말이 좀 껄쩍지근하네예. 검사님.

홍무석 내가 실수했네.

박동호 (실수가 아니라는 걸 안다)

홍무석 기회 되면 재판에서 함 붙어봅시다. 원래 악연은 서로 이바구까며

풀어야 제대로 풀리는 거니까.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내리는 홍무석.

자신을 알아본 게 기분 나쁜 박동호, 주머니에서 짙은 선글라스를 꺼내 걸친다.

 

33. 검찰청-화장실 / 오후

 

화장실에 들어오는 탁영진 검사. 뒤를 따라 박동호가 들어온다.

탁 검사가 눈치 채지 못하게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근다.

소변 보고 있는 탁 검사 옆에 서는 선글라스 낀 박동호.

 

탁 검사 (볼 일 보는데 신경 쓰이는)

박동호 탁영진 검사님이시죠? (변기 위에 명함을 탁 올리며)

석주일씨 법률대리인 박동호라고 합니더.

 

탁 검사, 명함을 본다. ‘형사소송 100퍼센트 승소라는 문구.

 

탁 검사 형사소송 백전백승? 문구 잘 뽑으셨네. 그동안 방어율 관리 잘해왔는데

어쩌나. 이번 타석에 홈런 하나 맞고 강판 당하겠네.

박동호 제 방어율 걱정되시면 검사님이 강판되지 않게 도와주시면 되겠네예.

탁 검사 흐음... 도와 달라? 간이 배 밖으로 나오셨어. 이건 용감한 거야?

무모한 거야?

박동호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깁니더. (뻔뻔하게 웃는)

탁 검사 (어이없어 피식) 농담 까는 건 여기까지만 하십시다. 일호생명 남규만 상무 누군지 알죠?

 

볼일을 다 봤는지, 세면대 쪽으로 가서 손을 씻는 탁 검사.

 

탁 검사 빠져나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고... 아무리 못해도 미니멈 3년은

콩밥 먹게 될 거니까(하는데)

박동호 (말 끊고) 요즘은 콩밥 안 나옵니더. 콩 값이 억수로 올라가

백프로 백미로만 나온다 카데예.

탁 검사 (버럭) 이 사람이 지금 검사하고 말장난 하잔 거야!

박동호 근데 검사님.. 콩밥 먹기 전에예.. 부산에서 대규모 마약거래가

있습니더. 중국 일본까지 달려들어서 판이 커진 거랩니더.

탁 검사 (듣는)

박동호 제대로 엮으시면 1년 치 고가는 너끈히 채우실 깁니더. 한 달 전

인사이동 때 시원하게 물 먹으셨다면서요? 우리 탁 검사님이 실력은

최곤데 족보 끈 짧은 게 유일한 흠 아입니꺼?

 

탁 검사, 세면대 거울 뒤로 보이는 화장실 출입문 쪽을 힐끗 본다.

문이 잠겨있다. 그 행동은 입질이 왔다는 것.

 

박동호 탁 검사님도 날개 확 펼치셔야지요. 제가 날개까지는 힘들어도

깃털 몇 가닥은 달아드릴 수 있습니더.

탁 검사 (말투 좀 누그러진) 지금 거래하자는 거요?

박동호 거래라니요? 감히 일개 변호사 나부랭이가 대한민국 검사랑 거래를

합니까? 누가 들을까 겁나네요. 아주 쪼매라도 정의사회가 구현되길

바라는 시민의 제보라고 생각해주세요.

탁 검사 바라는 게 뭡니까?

박동호 우리 고객 입건유예처리.

탁 검사 (이걸 물어도 되나 고심하는 눈치)

박동호 탁 검사님께서 탁탁 대답을 안 주시네요. 탁 까놓고 말씀드리면 검사님

제끼고 부장검사님한테 가는 게 일이 더 쉽습니더. 압니다. 아는데...

탁 검사님 비전을 보고 이참에 인연 엮어 볼라꼬 온 겁니더. (채근하듯) 부장검사님 방 한 층만 올라가면 되지요?

탁 검사 (마음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박동호 지는 올라 갑니더. 담에 보입시더.

 

박동호, 뒤도 안돌아 보고 나간다. 탁 검사 한참을 고민하고 서 있는데.

 

34. 경찰서 앞 / 오후

 

빠른 걸음으로 경찰서를 나오는 진우.  

인아가 헐레벌떡 따라와 진우 앞에 선다.

 

인아 무슨 어린 애가 그렇게 인정머리가 없어?

진우 (그 말에 걸음 멈춰서는)

인아 (따져 묻듯) 내가 그렇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용서를 구했으면

사과를 받아줘야지!

진우 누구 좋으라고 용서를 해요?

진우 (인아 버려두고 다시 걷는)

인아 (따라 붙으며) ! 미안하다구!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

(혼잣말처럼) 어쩌다 오해 한번 한 거 가지고.

진우 (걸음 멈추고 황당한 표정으로) 오해 한번? 나는 떨어진 지갑

주워준 것 밖에 없는데... 그쪽에서 그냥 날 맘대로 도둑 취급했잖아요!

인아 ....

진우 아까 내가 진짜 범인 기억 못했으면... 지금도 형사들 앞에서 조사받고

있겠죠. 사람들 손가락질 받으면서...

인아 (뜨끔하고 할 말 없는)

진우 앞으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판단하지 마요.

누군가의 인생이 달린 일이라면... 법대생이라면 더더욱!

 

인아,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쌩하고 돌아서 가다 멈추는 진우, 뒤돌더니-

 

진우 형사소송법 45? (피식 웃으며) 형사소송법 4조는

토지관할에 대한 내용이에요. 그리고... 3항까지 밖에 없거든요.

 

더는 할 말 없는 인아의 표정에서-

 

35. 돼지국밥집 / 오후

 

후르륵- 돼지국밥 하얀 국물을 단번에 들이키는 박동호. 탁 검사는 반도 안 먹었다.

 

탁 검사 사람 참 성격 급하시네.

박동호 (씨익 미소) 정확한 날짜랑 장소는 문자로 갑니다.

탁 검사 내가 족보끈 짧은 건 어떻게 아셨데?

박동호 통밥으로 잰 겁니다.

탁 검사 통밥?

박동호 이런 통밥 있으니까 형사소송 100퍼센트가 가능한 깁니더. 그리고...

탁 검사님 이미지가 딱 고독한 늑대 아입니꺼?

 

탁 검사 소주잔 채워주는 박동호.

 

박동호 고독한 늑대는 멀리서 보기엔 간지날 지 몰라도 혼자 돌아만 댕겨서는

숲속의 왕좌를 차지할 수 없다 아입니꺼?

탁 검사 (듣는)

박동호 앞으로 이런 정보 토스해 드리면서 방패도 되어 드리겠심더.

 

사이좋게 소주잔 마주치는 두 사람.

 

탁 검사 (소주잔 털어 넣으며) 크하 죽인다. 근데 고소인측은 어쩌려고?

남규만 말이야.

박동호 생각 중입니더.

탁 검사 남규만 그 놈이 돈 권력 다 가졌는데 딱 하나가 없어. 그게 뭔지 알아?

박동호 ?

탁 검사 인간성. 그 정도 돈 권력 가졌으면 가정교육 받은 게 있어서 매너가

몸에 배거든. 헌데 그 놈은 DNA에 결함이 있는 건지... 지 성질

뻗치는 대로 저질러. 회사 법무팀에 사고전담반이 있을 정도니까.

박동호 흐음....

탁 검사 내가 박변 제안 슬쩍 받아들인 이유 그거 그 놈 좋은 일 해주기

싫은 것도 있어. (잠시) 방법 있어?

 

박동호, 치실을 꺼내 이빨을 슥슥 쑤신다.

 

박동호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야지요. 내 아까 말했지요. 승률 100프로 그거 거저 생긴 거 아니라꼬.

 

탁 검사, 점점 박동호에 호기심 생기는 -

 

36. 일호 그룹 / 오후

 

한가로운 풍경의 건물 로비 모습.

VIP 전용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자 로비에 있던 사원들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건물 입구까지 길게 줄을 만드는 사원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남규만이 달걀로 얼굴을 문지르며 걸어 나온다.

30대 초반의 안하무인 성격. 남규만이 걸어 갈 때마다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사원들.

 

37. 차 안 / 오후

 

석주일한테 맞은 작은 타박상 난 얼굴을 거울로 보고 있는 남규만.

달걀은 옆에 놓여있다.

 

남규만 (옆자리 안 실장에게) 깡패새끼 고소건 어떻게 돼 가고 있어?

안 실장 잘 처리되고 있습니다.

남규만 우리끼리 있을 땐 말 놓으라니까. 회사에서야 내 밑이지 친구사이에

위아래가 어딨어?

안 실장 (잠시 주저하다) 그래.

남규만 검사는?

안 실장 우리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배정됐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거야.

남규만 .... 그게 다야?

안 실장 ?

남규만 그걸로 충분한가? . 너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거구나.

안 실장 (침 꿀꺽)

남규만 (운전석을 향해) . 차 세워.

 

자동차 전용도로에 급브레이크 밟고 서는 남규만의 외제 차량.

남규만이 손가락 까딱 하자 안 실장 차 밖으로 내린다. 한두 번이 아닌 듯 자연스러움.

 

남규만 (유리창 너머로) 수범아. 뇌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봐. 내가 절친들

보는 앞에서 모욕을 당했잖아. 감옥에 처넣는 걸로 셈이 맞을 거 같아?

안 실장 (창문 밖에서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남규만 내 말 씹냐? 아까 내가 뭐라고 그랬어? 말 놓으라고 새끼야. 친구한테 따박따박 높임 받으면 내가 너 꼬봉 취급하는 거 밖에 더 되냐고? ?

안 실장 (굴욕적인) 죄송... 하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남규만 깡패새끼, 자식이 어떻게 돼?

안 실장 딸 하나 있을 거야.

남규만 (비릿한 웃음) 칼쓰는 놈 좀 찾아놔. 감히 나 남규만에게 덤빈 벌을

받아야지. 거기까지 가줘야 셈이 맞아.

안 실장 그렇게 처리할게.

남규만 조선시대 같았음 법이고 뭐고 눈치 안 보는 건데. 법이 좋다. 좋아.

건 그렇고.... 그 일은?

안 실장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며) 면세점 입찰 건은...

남규만 아까부터 자꾸 눈치 없게 굴래? 내 귀국파티 말야. 깡패새끼가 망쳐서

오늘 밤에 다시 한다고 했잖아.

안 실장 친구 분들한텐 다 연락했고 서촌 별장은 세팅 중이야.

남규만 뽕짝 간드러지게 부르는 여자애 하나 섭외해. 그게 젤로 중요해.

안 실장 가수?

남규만 얼굴 안 알려진 애로. 유럽에 있다 보니까 뽕끼나는 멜로디가 듣고

싶어졌어. (운전석을 향해) . 출발해.

 

도로 위에 안 실장 남겨두고 출발하는 남규만의 차량.

이때, 거리 두고 뒤에 정차한 차 안에서 그 모습 지켜보고 있는 남자가 있다. 박동호다.

 

38. 박동호의 차안 / 오후

 

조수석, 편 사무장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박동호 잘 찍고 있나?

편 사무장 .

박동호 거참 또라이 새끼. 만만치 않겠네.

 

39. 인아네 피자가게 / 저녁

 

15평 남짓의 작은 피자가게. 인아 부는 한쪽에서 도우에 토핑을 올리고 있고,

인아 모는 연지(, 6)를 재우며 TV를 보고 있다. 마침 인아가 들어온다.

TV에서 진우가 나온다.

 

- 이하 방송화면.

 

(진행자) 외우는 게 아닙니다. 포토그래픽 메모리. 사진 기억술이라고 하죠.

 

뒤편 액정 화면에 떠 있는 원주율 숫자. 끝도 없이 숫자가 이어져 있다.

 

(진우) 314.... 1592653589793238462643383279502884197169...

 

스튜디오 방청객 놀라는 리액션 나오고

(진행자) 놀랍습니다. 마치 화면을 보고 읽는 듯한 기억력이네요.

언제부터 이런 기억력을 가지게 되신거죠?

 

인아 모 이야~ 인아야, 쟤좀 봐라. 법전도 통째로 외우겠다야.

인아 (진우 임을 확인하고 눈이 커다래지는) !!!

인아 모 맘만 먹으면 사시는 뭐, 일도 아니겠네.

인아 (짜증) 엄만 사시가 무슨 법전 받아쓰긴 줄 알아?

 

인아. 신경질 내며 채널을 돌린다. 그러자, 뉴스가 나온다.

 

(앵커) 지명수배 중이던 전과 15범 오모씨가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체포과정에서 한 고등학생의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 져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고등학생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진우. 인아, 텔레비전 확 꺼버리고 방에 들어가 버린다.

 

40. 숲길 /

 

헤드라이트를 밝히며 어두운 숲길을 질주하는 차량.

멀리 웅장한 별장의 모습이 드러난다.

 

41. 차 안 /

운전하고 있는 안 실장. 뒤에는 청바지에 흰색 반코트 차림의 오정아가 보인다.

오정아, 언뜻 보기에도 상당한 미모다.

 

42. 별장 입구 /

 

주차장에 외제차들이 속속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는 재벌 3세들. 서재혁, 별장에서

나와 그들을 마주칠 때마다 고개 숙인다. 이때 별장에 들어오는 오정아의 차량.

 

오정아 (창문 밖으로 서재혁 발견하고) ?

안 실장 저 사람 알아?

오정아 아버지 동네 친구 분이세요.

 

멀어지는 서재혁을 유심히 쳐다보는 안 실장.

안실장과 오정아 차에서 내려 대화하며 걸어간다.

 

안 실장 저번처럼 노래 몇 곡만 부르고 나와. 레파토리는 현장에서 정해질 거고.

여기 오는 거 아무한테도 말 안했지?

오정아 . 아무도.... 우리 아버지도 몰라요.

안 실장 잘했어.

오정아 근데 어떤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거예요? 알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안 실장 알고 싶니?

오정아 (말없이 끄덕이는)

 

43. 별장 파티장 /

 

오정아의 동선을 따라 별장 내부까지 이동하는 카메라.

화려한 파티장 내부 모습. 눈앞에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럭셔리하면서도 가족파티 같은 소규모라 은밀한 분위기를 풍긴다.

 

떨리는 표정으로 안에 들어서는 오정아.

메이드 복장의 늘씬한 서버들이 술과 안주를 나르고 있다.

양 옆에 야한 복장의 여자 둘을 끼고 있는 재벌남, 배철주.

술잔에 맥주와 양주를 가득 섞고는 함께 원샷한다.

안 실장, 그 모습을 보며 오정아를 대기실로 안내한다.

 

44. 별장 드레스룸  /

 

간단한 메이크업과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곳이다.

 

안 실장 (정아의 초라한 옷을 보며) 갈아입어.

오정아 노래만 부르고 갈게요. 옷까지 갈아입는 건.. 좀 그래요.

안 실장 (표정 굳어지는) 싫다고?

오정아 (지지 않으려는) ....

안 실장 누군지 알고 싶다고 했지? 여기 모인 사람들.

 

안 실장, 드레스룸 문을 살짝 열어서 파티장을 보여준다.

조금 전 폭탄주를 원샷했던 배철주, 여자와 진하게 키스하고 있다.

 

안 실장 재벌 3세들이야. 장관 아들도 있고 총리 오래했던 사람 아들도 있고,

언론사 사주 아들. (문을 닫으며) 다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인생들이지.

오정아 (듣는)

안 실장 니가 오늘 하루 종일 먹고 입고 타고 다니면서 쓴 돈이 다 저 사람들

주머니로 들어가는 거야. 지금은 어떤 집안, 누구 아들로 불리지만...

십년 후에 저기 모인 멤버들이 고스란히 사회지도층이 돼.

오정아 (긴장해서 입술을 깨문다)

안 실장 누군지 알면 떨려서 박자도 못 맞출 걸? 그래서 말 안한 거야.

오정아 ... 모르는 게 나을 뻔 했네요. (잠시) ... 저 오늘 그냥 가면 안돼요?

전 저번이랑 같은 알바인 줄 알았어요.

안 실장 오늘 잘만 하면 한 학기 등록금 정도는 받을 수 있는데도?

오정아 (눈을 질끈 감는)

안 실장 이런 자리에선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안 돼.

너 혹시 금줄 잡을 생각은 없니?

오정아 금줄이요?

안 실장 인생을 완전히 갈아탈 수 있는 줄. 니가 하기에 따라서...

(아니다 싶은지 말 끊고) ... 화장도 좀 해.

 

안 실장, 오정아 남겨두고 나간다. 혼자가 되자 드레스룸을 둘러보는 오정아.

드레스룸 행거에는 백화점 쇼윈도에서 보던 고급 드레스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와 비교될 정도로 초라한 차림의 오정아. 잠시 생각에 잠긴다.

 

45. 별장 외부  /

 

남규만이 보디가드를 대동하고 별장에 도착한다.

재벌남 몇몇이 호들갑 떨며 남규만을 맞이하는 모습들 이어지고-

입구 화단을 정리하던 서재혁도 남규만을 발견했다.

 

서재혁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하는)

남규만 (뒤늦게 뛰어온 안 실장에게) 수범아, 정말 이럴래?

안 실장 (당황해서) ...?

남규만 (서재혁 가리키며) 치워. 치우라구. 술맛 떨어지잖아.

우리 멤버들 말고는 지금 다 치워버려.

안 실장 그럼 시중들 사람이 없는데....

남규만 너 있잖아.

안 실장 (바로 대답 못하는)

남규만 그럼 내가 할까?

안 실장 무슨 말씀을.. 알았어. (서재혁에게) 아저씨 퇴근하세요.

서재혁 ...

남규만 다 왔어?

안 실장 강 장관님 아드님이 좀 늦는다고 연락 왔어.

남규만 그 새끼 아버지 청와대 찍혀서 짤린 게 언젠데 장관 아들은 무슨...

영양가 떨어졌으니까 담부턴 부르지 마. (들어가며) 가수는?

안 실장 준비 다 됐어.

 

남규만 안 실장과 별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서재혁의 모습에서-

 

46. 별장 드레스룸 /

 

어깨와 가슴라인 훤히 드러나는 빨간색 미니드레스를 입은 오정아.

붉은 립스틱까지 바르자, 한층 미모가 돋보인다.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데 스스로도 낯설고 부끄러운지 고개를 젓는다.

다시 드레스를 벗기 시작하는데- 이때 문이 턱 열리며 남규만이 안 실장과 들어온다.

 

오정아 (당황해서 옷으로 몸을 가리는)

남규만 얘야?

안 실장 .

 

남규만, 오정아가 맘에 드는지 흡족한 얼굴로 쳐다본다.

 

47. 진우의 집-거실 /

 

작은 상에는 김치찜이 모락모락 김을 내며 놓여 있다.

진우, 김치찜을 보며 아빠 생각에 절로 미소 짓는다.

 

잠시 후, TV 탁상 위 시계를 보니 이미 8시가 넘어가고 있다.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는 진우, 아빠에게 전화를 건다.

시계 옆으로 새 핸드폰 박스가 놓여 있는 게 보인다.

 

48. 핸드폰 매장 /

 

핸드폰 가게에 들어가는 서재혁. 다양한 핸드폰이 진열되어 있다.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있지만, 서재혁은 전화 온 줄 모르고 있다.

 

서재혁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쓸 만한 핸드폰 있습니까? 액정 깨진 걸 오래

쓰고 있네요.

점원 (서재혁의 얼굴 보더니) 고객님... 며칠 전에도 오셔서 아드님 핸드폰

구입해 가셨잖아요? 벌써 세번째에요.

서재혁 에이~ 사장님이 손님 헷갈리나 부네... 저 아니에요.

49. 별장 파티장 /

 

깊어진 분위기. 비교적 얌전한 드레스를 고른 오정아가 무대에 오른다.

앳되고 청순한 미모에 순간 재벌남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만취해 소파에 몸을 파묻었던 남규만도 서서히 고개를 든다.

달콤한 멜로디 발라드 팝송 반주 흘러나오자 오정아 팝송을 부르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보이스까지 더해지자 재벌남들의 시선이 온통 오정아에게 쏠린다. 그 순간-

 

남규만 (소리치는) 노래 꺼.

 

반주 갑자기 꺼진다. 찬물 끼얹듯 얼어붙은 파티장 분위기.

남규만,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비틀거리며 오정아에게 다가간다.

 

남규만 (버럭) 너 지금 대학 축제 왔냐? 뽕짝 몰라? 뽕짝? 내가 불어를 하도

많이 듣다 와서 속이 느글느글거린다고!

오정아 (떨며) 죄송합니다. 저는 이런 노래를 좋아하실 줄 알고...

 

안 실장이 눈짓을 하자 밴드가 반주를 다시 시작한다. 장윤정의 <어머나>.

첫 소절 놓쳤지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오정아.

그런데 수줍은 모습은 없고 간드러지게 트로트를 뽑는 모습에 매료되는 재벌남들.

오정아의 반전 무대에 재벌남들은 앵콜을 외치고 수표를 뿌린다.

 

남규만도 한껏 달아올랐다. 비릿하게 오정아를 쳐다보는 남규만.

남규만의 시선과 마주치자 수치심에 눈을 질끈 감는 오정아의 모습에서-

 

50. 별장 전경 /

 

51. 서촌별장 드레스 룸 /

 

노래가 끝나 대기실에 들어온 오정아.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화장을 급히 지우기 시작한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남규만이 불쑥 들어온다. 만취해 눈동자가 완전히 풀린 남규만.

양 손에는 와인병과 와인잔을 든 채 비틀거리고 있다.

오프너 나이프로 와인을 따며, 오정아에게 다가가는 남규만.

능글거리게 웃는 남규만의 얼굴에서-

 

52. 진우 동네 전경 / 새벽

 

동이 터오고 있다.

 

53. 진우의 집-거실+숲길 / 새벽

 

진우의 집 거실. 식어버린 김치찜이 그대로 놓여있다.

진우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상 옆에 웅크려 있던 진우, 일어난다.

 

진우 (화내며) 아빠, 내가 전활 몇 번을 했는데..

서재혁 전화? 난 못 들었는데...

진우 아빠,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어? 지금 어디야?

 

숲길 한 가운데 멈춰있는 서재혁.

 

서재혁 (당황해서) 여기가 어디지?

 

헌데, 손에 들고 있는 종이백엔 새로 산 핸드폰 박스가 있다!

 

서재혁 니 핸드폰 산 거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서재혁, 처음 온 길을 보는 것처럼 자리에 멈춰 주위를 계속 두리번거린다.

갑자기 혼란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리는 서재혁. 기억이 뒤죽박죽이다.

 

진우 (불길함을 예감하고) 아빠. 침착해. 내가 찾아갈게.

 

난감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서재혁의 표정에서-

 

50-1.  진우네 동네  / 새벽

 

집에서 나와 달려가는 진우.

 

54. 다른 숲길 / 새벽

 

서재혁, 숲길을 좀 더 걷다가 문득 자리에 멈춘다. 뭔가가 있다. 사람으로 보인다.

이상한 느낌에 가까이 가보니 여자가 바위 틈 사이에 있다. 바닥에는 핏자국 보이고-

 

서재혁 (새파랗게 질려) 이봐요. 이봐요. 눈 좀 떠봐요. 눈 좀....

 

자세히 보니 아는 얼굴이다. 오정아다!

 

서재혁 (부들부들 떨리는) 정아야....! 정아야.. 정신 차려.

 

하지만 차갑게 굳어있는 오정아의 시체.

잔뜩 긴장하게 고개 돌리는 서재혁. 하지만 아무도 없다!

서재혁, 다시 핸드폰 꺼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누른다.

비밀번호 오류 메시지!!

 

서재혁 (낭패감 어린 표정으로 덜덜 떨며) 방금 전에 분명히 눌렀는데...

 

번호를 몇 번 더 눌러도 계속 오류가 난다. 이마에 땀이 맺히고 머릿속이 하얗다.

 

서재혁 기억이 안 나.

 

스스로를 질책하는 표정이 이어지고- 그때, 뒤에서 들리는 소리.

 

(진우) 아빠!

 

진우가 나타난다.

 

진우 (오정아 발견하고 경악하는) 정아 누나!

 

핸드폰 꺼내 번호를 누르려는데- 서재혁,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고 숨이 막혀 온다.

급격한 패닉이 몰려오는데.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55. 병원 / 오후

 

병원침대에 누워있는 서재혁. 서서히 깨어난다. 진우 얼굴이 보인다.

 

진우 아빠 괜찮아? 정신이 들어?

서재혁 (힘없이 끄덕이는) ...

 

그때, 병실에 들어오는 형사 둘. 40대 초중반의 곽 형사다.

 

곽 형사 최초 목격자분 되시죠? 의사선생님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해서...

여기서 몇 가지 질문 드릴게요. 현장엔 왜 가셨습니까?

서재혁 (곰곰이 생각하며) 계속 걷다가 거기까지 간 거 같습니다.

곽 형사 계속 걸었다구요? (뭐가 의심쩍은 표정) 제보 장소부터 댁까지

1.3킬로입니다. 그 정도면 도보 18분거린데 아침까지 계속 걸었다고요?

서재혁 저도 실은 그게....

 

서재혁과 형사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취조 분위기로 변해간다.

 

곽 형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서재혁씨도 피살자 옆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건 왜 그런 거죠?

서재혁 (바로 대답 못하는)

곽 형사 (몰아붙이듯) 솔직하게 대답하셔야 되요.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

 

그러자, 뒤에 듣고 있던 진우가 끼어든다.

 

진우 지금 취조하시는 건 아니죠?

곽 형사 (표정 굳는)

진우 참고인 조사 시, 강제로 신문 당해서는 안 되고 설령 허위진술을 해도

아무런 법적 제제가 없다고 형사소송법 221조에 나와 있는데...

지금 아저씨들은 용의자를 불러다 취조하듯 진술을 강요하고 있잖아요.

딱 부러지듯 말하는 진우. 곽 형사는 뭐라 반박을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

 

서재혁 아들놈이 법전을 읽고 있나 봅니다. 한 번 읽은 건 다 기억하죠.

곽 형사 (누그러져서)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라.

(서재혁에게) 죽은 오정아씨는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서재혁 처음 본 사람입니다.

진우 (표정이 굳어지며) 정아 누나잖아!

곽 형사 확실하십니까?

서재혁 . 기억에 없는 사람이에요. 사실 아무 것도 기억 안 납니다.

큰 도움 못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때, 진우의 눈에 탁자 위 아버지의 핸드폰 종이백이 보인다!

뭔가 생각하는 진우.

 

56. 진우의 집 / 오후

 

진우가 집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집 곳곳을 미친 듯이 뒤지는 진우.

그러다 TV 시계 옆 새 핸드폰 케이스에 시선이 멈춘다!

불길함에 서랍을 여는 진우. 똑같은 핸드폰 케이스가 또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서랍 안에는 전기면도기, 면도크림, 소화제 등등.. 반복해서 구입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진우 (충격에 빠진) !!!

 

그 위로-

 

(서재혁) 얼굴은 낯이 익은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어요.

 

57. 신경과 진료실 / 오후

 

의사, 동물 그림이 그려진 그림판을 보여준다.

 

의사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볼게요. 동물 이름을 말해보세요.

서재혁 (의사가 보여주는 그림판을 보며) 사자, 코끼리, 하마, 코뿔소.

의사 (그림판을 덮더니 진우를 보는) 아들이죠?

서재혁 .

의사 본인 이름과 아들 이름을 말해주세요.

서재혁 서재혁, 서진우.

의사 붙여서 거꾸로 말해보세요.

서재혁 (잠시 생각하더니) 우진서혁재서...

 

수월하게 답하고 있는 서재혁.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진우의 얼굴에 안도감이 스쳐가고-.

 

(앵커)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이

미궁에 빠졌습니다.

 

58. 몽타주 / 오후

 

진우의 집. 인아네 피자가게에서 나오는 뉴스.

 

(앵커) 피해자 오양이 평소 학비를 벌어 대학을 힘들게 다녔던 사정이 밝혀 지면서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원성이 높아진 상황 입니다.

대통령 또한 예정 없이 검찰청을 방문하여 사건해결에 지지부진한

검찰을 강도 높게 질타했습니다.

 

59. 검찰청 외경 / 오후

 

60. 홍무석 검사실 / 오후

 

검사 홍무석이라 적힌 패찰이 방문에 걸려있다.

수사관들이 들락거리며 사건자료박스를 실어 나르고 있다. 그 위로-

 

(앵커) 이에 검찰총장은 기존 검찰 팀을 전원교체하며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대통령에게 약속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검경 모두 특별수사팀을 꾸릴 예정으로 밝혀졌습니다.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검찰과 경 찰 모두 사건 조사에 있어서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자리에 앉아 뉴스를 보고 있는 홍무석 검사

그 때 검사실로 들어서는 곽 형사.

 

곽 형사 (조심스러운) 부르셨습니까?

홍무석 이번 사건 인계하게 된 홍무석 검삽니다. 초동수사 꼼꼼하게 하고

용의자들도 꽤 확보했던데 결과가 없네요.

곽 형사 딱 이거다 하는 증거는 없었습니다. 숲속이라 CCTV 단서도 없었고

DNA 훼손이 너무 심해서 국과수 애들도 별 도움이 못 됐구요.

홍무석 (서류철 하나를 올려놓으며) 읽어봐요. 내가 대충 몇 명 추려봤어요.

 

페이지 넘겨가며 읽어 내려가는 곽 형사. 용의자 사진과 함께 신상명세로 가득하다.

 

곽 형사 이놈들 저희가 다 심문했는데 별다른 혐의점 없었습니다.

 

 

곽 형사, 페이지 넘기지 않고 테이블에 파일 내려놓는다.

 

곽 형사 뉴페이스가 뜨지 않는 한 기존 리스트에서 찾는 건 헛수곱니다. 검사님.

홍무석 (안경 살짝 올리며) 헛수고라...

곽 형사 (말해 놓고 눈치 보는)

홍무석 이 사건 말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총장님 방에 행차해서 범인 당장

잡아 내지 않으면 줄줄이 목 날려버리겠다고 엄포한 사건이에요.

곽 형사 (위축되는)

홍무석 난 일주일 안에 판사 얼굴 볼 겁니다. 내 시간 축내는 버러지 같은

것들은 형사고 뭐고... 다 쓸어버릴 거니까.... (흥분을 가라앉히는)

거기... 맨 마지막 페이지 넘겨보세요.

 

잔뜩 위축된 얼굴로 서류를 들어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보는 곽 형사.

곽형사의 눈이 커다래진다. 서재혁의 사진이다.

 

61. 장례식장 외경 /

 

장례식장 하늘 위의 먹장구름이 쉴 새 없이 비를 쏟아낸다.

 

62. 장례식장 /

 

침통한 분위기의 장례식장. 오정아의 영정사진이 걸려있다.

진우와 서재혁이 들어와 예를 갖춘다.

 

오정아 부 (서재혁에게) 고맙다. 그래도 니가 우리 정아 발견해서 이렇게

장례라도 치른다. 못난 애비 만나서 고생만 하다 가고...(눈물 흐른다)

서재혁 이럴 때일수록 마음 굳게 먹어야지. 아직 범인 안 잡혔잖아...

오정아 부 내 그 놈 낯짝 볼 때까지는 정신줄 단단히 붙잡고 있을 거다.

그래야 정아 원도 풀릴 거고...

 

아픈 마음으로 서재혁과 오정아 부를 보는 진우.

 

63. 장례식장 입구 /

 

경찰승합차가 장례식장 건물 입구에 도착하더니 형사들이 뛰어 내린다. 그 위로-

 

(홍무석) 자백 받아내는 데까지 3일 줍니다.

 

64. 장례식장 /

 

오정아 부를 위로하고 있는 서재혁. 이때 형사들이 들이닥친다. 난장판 되는 장례식장.

곽 형사가 서재혁에게 다가온다. 며칠 전 봤을 때와 사뭇 다른 위압적인 느낌.

 

곽 형사 서재혁씨를 오정아씨 살해혐의로 체포합니다.

 

그 말이 서재혁과 진우의 귀에 청천벽력처럼 내리 꽂힌다. 오정아 부의 귀에도.

 

곽 형사 (수갑을 채우며) 지금부터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서재혁 (잡혀가는 와중에 진우가 걱정되어) 진우아 걱정 하지 마.

뭔가 잘못 된 거야. 아빠 금방 올 거니까 집에서 기다려.

진우 (곽 형사에게 달려들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진우를 거칠게 떼어내는 곽 형사.

체포되어 끌려가는 서재혁을 넋 나간 표정으로 보고 있는 오정아 부.

 

65. 장례식장 입구 /

 

수갑을 차고 경찰승합차에 태워지는 서재혁. 장례식장에서 진우가 달려 나온다.

출발하는 차를 따라가 보지만 그대로 멀어져 간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는 진우.

 

66. 경찰승합차 안 /

 

사이렌 울리며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승합차.

 

곽 형사 박 형사. 사이렌 꺼.

 

갑작스레 꺼지는 사이렌. 유리창으로 이를 눈치 챈 서재혁.

불길한 느낌이 전신을 타고 흐른다.

 

서재혁 어디로 가는 거죠? 경찰서 가는 거 아닙니까?

 

67. 공장지대 /

 

시내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외곽 공장지대.

문을 닫은 낡은 폐창고가 보인다. 그 앞에 서는 경찰승합차.

 

68. 진우의 집-거실 /

 

불이 켜지고 진우가 들어선다. 이미 난장판이 된 집안. 형사들이 다녀간 흔적이다.

엎어진 서랍장 주위로 서재혁이 반복적으로 사왔던 물건들이 바닥에 널려있다.

그 물건들을 바라보는 진우의 참담한 표정에서-

 

자막- 3일 후

 

69. 인아네 피자가게 / 오후

 

TV에서 뉴스속보가 나온다.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 범인 체포자막.

 

(앵커) 속보입니다. 서촌여대생 살인사건 범인으로 체포된 서재혁이 범행사실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검찰청에 나가 있는 김정주 기자를 연결합니다.

 

동생 연지에게 밥을 먹이고 있는 인아. 인아 모는 바닥을 쓸다가 TV 앞으로 다가온다.

인아 부도 도우 반죽을 하다가 놀라서 TV 앞으로 걸어 나오는데 -

뉴스 화면에 홍무석 검사의 브리핑 모습이 나온다.

 

뉴스화면에 흐르는 기자 오디오

(기자)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나와있습니다. 서촌여대생 살인사건 용 의자 서재혁의 범행사실 자백과 관련해 검찰측은 현재 기자 브리핑을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의 사건 수사 보고 내용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 고 있습니다.

 

70. 검찰청 기자실 / 오후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서 홍무석 검사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무석 서촌여대생 살인사건 수사관련 보고드리겠습니다. 피의자 서재혁은 오 정아를 강간 및 살해했으며 이와 관련된 일체의 내용을 모두 자백했습 니다. 현재 자술서를 포함한 증거와 증인을 확보했으며 법원에 공소장 을 접수한 상태입니다.

 

홍무석이 잠시 마이크를 놓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기자 1 서재혁씨가 오정아씨 시체 발견자로 조사를 받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인가요?

홍무석 초동수사에 혼선을 주기위한 행동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자 2 서재혁씨가 범인일 만한 분명한 증거가 있습니까?

홍무석 .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밝혀질 것입니다.

 

기자 3 서재혁씨의 사건 발생일 행적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 데요?

홍무석 그 부분은 현재 서재혁이 재판을 본인이 유리한 쪽으로 몰고가기 위해 펼치는 심리전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자 4 서재혁씨의 살인동기는 파악되었습니까?

홍무석 현재 용의자의 주변을 중심으로 피해자와의 이해관계를 조사 중에 있습 니다.

 

71. 인아네 피자가게 / 오후

 

TV 앞에 모여 있는 인아와 인아 모, 인아 부.

화면에서는 홍무석 브리핑 후, 서재혁의 사진이 나오고 있다. 다들 표정이 어둡다.

 

인아 부 (혼잣말처럼) 저 분이... 절대 그럴 리가 없는데...

인아 (놀라서) 아빠 아는 분이에요?

인아 부 저 위에 아들이랑 단 둘이 살아. 내가 몇 번 배달도 갔었어.

정말 순박한 분인데 저런 끔찍한...

인아 모 인아야, 오정아 걔 아니니? 있잖아 왜...

너랑 5학년 땐가.. 같은 반이었지 아마...

인아 (그제야 떠오르는) 정아?? 그 정아라구??

 

72. 구치소 면회실 / 오후

 

진우, 초조한 표정으로 면회실 철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철문이 열리면서 짙푸른 재소복의 서재혁이 들어온다.

바스러질 듯 마르고 초췌한 몰골.

 

진우 (믿기지 않는)  !!!

 

진우, 어떤 말이든 해야 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경계하는 자세로 다가와 의자에 앉았는데, 진우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는 서재혁.

 

진우 (떨리는 목소리로) 이게.. 이게 어떻게...

 

서재혁, 진우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서재혁 .... 누구? 너 누구야?

진우 (눈시울 붉어지며) 아빠. 왜 그래. 나잖아.

서재혁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아빠?

진우 왜 그래? 나야...진우....

서재혁 (진우 보며) 아들? 내 아들...?

진우 (울먹이며) 아빠 ....

 

서재혁의 떨리는 손. 진우가 그 손을 잡아준다.

그제야, 진우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서재혁.

 

진우 (흐느끼며) 이제 알아보겠어?

 

서재혁, 고개 끄덕인다.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온다.

그의 축 처진 어깨가 흔들린다. 참았던 감정이 복받쳐 오르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온다.

 

진우 (간신히 울음을 삼키며) 미안해하지 마. 괜찮아. 이제 괜찮아.

 

그런 서재혁을 보는 진우의 모습에서-

 

73. 법원 앞 광장 / 오후

 

취재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법원 앞 광장.

인간의 탈을 쓴 살인마에게 사형을이라는 팻말을 든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나온 사람이 앞에 나와 확성기에 대고 소리친다.

 

시민단체 살인마 서재혁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의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이때 호송차가 들어서고 서재혁이 내린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시위대가 몰려들자 청경들이 이들을 막느라 진땀을 쏟는다.

인파 속에 섞여 그 모습을 참담하게 바라보는 진우.

 

거리 두고, 인아가 법원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그 뒤로 여경도 보이고-

그들 틈에서 인아가 진우를 발견한다.

 

인아 (슬며시 다가가) 학생! (대답 없자) 나 기억 안나?

(실망한) 에이... 잘난 기억력도 별 거 아니네. 근데 왜 여길...

진우 (쓰러질 듯 초췌한 얼굴) ....

인아 (뭔가 의외다) ??

 

그 순간, 시위대 중에 한 명이 진우를 보고 소리친다.

 

시위 1 저기! 서재혁 아들이다! 살인마 아들!!!

 

순식간에 시위대가 몰려들고 그 중 한 명이 진우의 멱살을 강하게 붙잡는다.

청경이 달려들어 멱살남을 떼어내는데, 순간 진우의 목에서 목걸이가 떨어진다!

목걸이에 시선이 가는 인아. 사람들의 광기어린 상황에 입을 막는다.

 

이때, 누군가 진우를 향해 날계란을 던지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떨어지는 날계란들.

인아가 보는 앞에서 계란 세례를 받는 진우. 인아의 눈동자가 강하게 떨린다.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