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11
1. 교도소 면회실 / 낮
진우,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앞에 보이는 면회창.
철문이 열리면서 재소복 입은 이정훈이 들어온다.
진우 보고 잠시 주저하는 이정훈, 그러다 면회창 안쪽 의자에 앉는다.
진우 (찬찬히 노려보는)
이정훈 ...아버지 일은.... 유감이네.
진우 (피식 엷게 웃으며) 유감이라...
이정훈 ....
진우 당신한테 위증시킨 그 놈도 얼마 남지 않았어. 당신처럼 될 거야.
이정훈 복수라도 하려고?
이정훈을 쳐다보는 진우. 이정훈도 지지 않고 진우를 쳐다본다.
이정훈 (비웃는) 행여나 그런 생각하고 있으면 단념해.
너 같은 변호사 백 명이 달려들어도 상처 하나 입히지 못할 사람이니까.
진우 (여유 있게 웃으며) 위증죄로 2년 받았지? 가중 처벌까지 들어가면
최소한 30년은 그 안에 있어야 할 거야.
이정훈 (멈칫)
진우 당신이 저지른 불법들, 지금 수사 들어갔어.
이정훈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진우 재심 재판까지는 당신 증언이 필요했어.
이젠 쓸모없어 졌으니 처벌을 받아야지.
이정훈 (분노로 보는)
진우 당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천천히 생각해봐.
그 안에서 손가락질 당하면서.. 인생 썩어가면서...
진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정훈이 달려들어 면회실 유리창을 탕탕 치며 소리친다.
교도관들이 이정훈을 끌고 나간다.
2. 교도소 복도 / 낮
진우, 교도소 복도로 나온다. 의무과장이 형사들에게 붙잡혀 수갑을 찬 채로
연행되고 있다. 걸어가다 진우와 마주치고 걸음 멈추는 의무과장.
의무과장 (소리 지르는) 니가 제보했지? 너지? 야 이 새끼야!
의무과장이 진우에게 달려들려고 한다. 형사들에게 제지당한다.
눈 하나 끔쩍하지 않는 진우, 차가운 눈빛으로 외면한다.
3. 몽타주 / 낮 (의무과장 비리 몽타주)
/ 의무과장실.
김 변호사가 재소자 특별면회 서류를 건네면, 의사가운을 입고 있는 의무과장 받아든다.
김 변호사 저희 회장님, 특별면회 부탁드립니다.
의무과장 (입가에 미소 지으며) 아무렴요. 가족들과 편히 쉬다가 들어오시죠.
/ 별장 앞.
교도소 차량에서 내리는 재소복 입은 회장과 김 변호사.
의무과장이 굽신거리며 회장에게 인사를 한다. 회장, 의무과장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별장으로 들어가는 회장과 김 변호사.
/ 골프장.
김 변호사와 골프가방을 교환하는 의무과장.
멀리 골프장 언덕에 엎드려 이를 지켜보는 망원렌즈. 진우와 송 변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의무과장, 골프가방 지퍼를 열면, 수북이 보이는 5만 원 권.
의무과장의 돈 거래 현장을 대포카메라로 촬영하는 송 변과 진우.
4. (과거) 법원 휴게실 / 낮
진우가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 서류를 보고 있는 모습 석규다.
진우 교도소 의무과장의 탈을 쓰고 독방 알선, 형집행정지 및 가석방을 받게
해주는 조건으로 많은 돈을 받아 온 사회 암적인 존재입니다.
석규 (서류 보다가) 그런데 이걸 왜 나한테?
진우 강석규 판사님. 인권변호사의 아들로 공명심이 강하고, 정의감이
강한 판사. 더 이유가 필요한가요? (일어나며)
석규 (보면)
진우 비록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저희 아버지 재심개시. 쉽지 않은
결정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목례하고 가는)
석규 (다시 서류 보는)
5. 교도소 복도 / 낮
다시 현재. 진우, 의무과장의 분노에 찬 소리 들으며 묵묵히 복도를 걸어 나간다.
6. 재판정 / 낮
잔뜩 화가 난 얼굴의 박동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박동호와 홍무석, 둘 다 오버하며 들이받는 느낌.
박동호 (험악하게)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 아입니꺼?
그런 증거는 내다 버려야지 와 법정에 가져오고 난립니꺼?
홍무석 재판장님. 지금 변호인 측은 법정을 모독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기록에서 당장 삭제해 주십시오.
박동호 모독이요? 법정모독은 오히려 검사측이 하고 있지 않습니꺼?
홍무석 (노려보는)
박동호 저희 피고인들은 2015년 입찰에서 담합을 한 사실 자체가 없고!
건설산업기본법도 위반하지 않았습니더! 이게 팩틉니더!
홍무석 (물러섬없이) 변호인, 지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합니까?
판사 검사, 변호인 둘 다 경고합니다. 자중하지 않으면 퇴정조치 할 겁니다!
박동호와 홍무석, 서로 버럭하며 과열된 분위기다. 둘의 팽팽하게 오가는 시선에서-
7. 법원 주차장 / 낮
전 씬과 대비되는 활짝 웃고 있는 홍무석. 박동호와 악수를 하고 있다.
뒤로 편 사무장 보이고. 박동호와 홍무석, 서로 어깨를 토닥여주기까지 한다.
홍무석 우리, 의외로 손발이 잘 맞네요.
박동호 한 배를 탔으면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지요.
홍무석 손발만 맞으면 재판도 게임이나 다를 게 없죠. 박변과 한 팀이 되니
천군만마가 따로 없네요.
박동호 지가 예전에 승률 100프로였다가 승소율 떨어진 거 아시지요?
다시 복구하려면 마이 도와주셔야 합니더.
홍무석 앞으로 잘해봅시다.
기쁜 얼굴로 각자의 차에 타는 두 사람과 편 사무장.
8. 탁영진 검사실 / 낮
인아와 탁영진이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 있다. 인아가 탁영진에게 명함을 내민다.
탁영진이 명함을 보면, ‘변두리로펌 이인아 변호사’라고 쓰여 있다.
탁영진 검사 그만 두니까 그렇게 좋아? 이젠 얼굴에서 광채가 돈다 돌아.
인아 (엷게 웃으며) 그런 거 아니에요. 요즘 변호사들, 얼마나 경쟁 심한지 잘 아시잖아요. 완전 빡세요.
탁영진 인아 너, 소신껏 빡세게 살고 싶어서 니 손으로 검사복 벗은 거 아냐?
인아, 말없이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서류 파일 하나를 탁영진 앞에 내놓는다.
탁영진이 서류를 보면 ‘홍무석 일호그룹 X파일’이라고 쓰여 있다. 얼굴 굳는 탁영진.
탁영진 야, 인마 왜 자꾸 사서 문제를 만들어?
인아 홍무석, 차기 지검장 소문도 돌던데 이것만 봐도 자격미달이예요.
선배가 홍무석 관련 자료들 좀 더 살펴주세요.
탁영진 (벌떡 일어서며) 그런 얘기라면 그만 하자.
인아 (일어서며) 선배님..
탁영진 넌 이제 여기 사람 아닐지 몰라도, 난 아냐.
여긴 내 직장이고, 그 사람은 내 상관이다. 못하는 건 못하는 거야.
인아의 시선을 외면하는 탁영진. 그런 탁영진을 아쉽게 바라보는 인아의 얼굴에서-
9. 남규만 집 거실 / 낮
탁자를 사이에 두고, 거실에서 남규만이 진행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진행자 일호그룹이 남규만 사장으로 바뀌면서 문화유통사업까지
확장하신다고 들었는데요.. 하루하루 승승장구 하시는 비밀 전략이
있으신가요?
남규만 (웃으며) 글쎄요... 이거 원... 쑥스럽네요. 비밀은 따로 없고...
그냥 직감인데... 뭐랄까 사업통찰력이라고 할까요?
그냥 딱 느껴지는 건데... 이것 참 잘난 척하는 걸루 들으시겠네...
진행자 고객 클레임도 직접 보고를 받고 지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굉장히 세심하신가 봐요?
남규만 저희 회장님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모두가 가족이라고.
저희 상품을 구매해주시는 소비자분들 뿐 아니라,
저희와 손잡고 일하는 하청업체 모두 일호의 가족이시죠.
그분들이 없다면 일호그룹도 없습니다.
남규만의 가식적인 모습,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인상 찡그리는 안 실장.
10. 남규만 집 거실 / 낮
촬영이 끝나고 돌아가는 기자들. 그들을 배웅하고 거실로 돌아오는 남규만. 뒤 따르는 안 실장.
안 실장 개인 SNS 계정 오픈해서 운영 중이야.
대기업 사장들도 트위터나 페북 같은 거 하면서 사람들하고
거리감 좁히는 게 유행이니까.
남규만 내가 지들하고 같다는 거야? 서민코스프레는 무슨...
니가 적당히 알아서 해라.
안 실장 그래. 내가 니 이미지는 알아서 만들어 볼게.
남규만 박 변하고 홍 부장이 같이 붙은 재판은?
안 실장 (흐흐 웃으며) 이제 우리 회사 재판은 백전백승이야...
둘이 완전찰떡궁합이거든.
남규만 (만족하며) 조만간 석규한테 술이나 한 잔 땡기자고 해.
안 실장 (기분 좋아 오버하며) 오케바리~
남규만, 안 실장 한번 째려보는데-
11. 일호그룹 앞 / 낮
박동호. 일호그룹 앞에 다다르자, 머리에 띠를 두르고 침묵 시위하는
미소전구 근로복장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 가운데 설 사장(설재원, 설민수의 부)이 들고 있는 피켓 내용 보면-
‘미소전구는 아무 잘못 없다!’
‘일호그룹은 전자렌지 폭발사고 책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라!’
‘대기업은 문제만 생기면, 모두 하청업체 탓이냐’
박동호, 설 사장(50대)과 옆에 서 있는 설민수(20대 초반)를 보는 모습에서-
12. 남규만 집무실 / 낮
남규만과 안 실장이 들어오면, 박동호와 편 사무장이 기다리고 있다.
남규만 어라? 부르지도 않았는데 웬일이래요?
(안 실장에게) 니가 불렀어?
안 실장 (고개 젓는)
박동호 남 사장님, 재판 끝나서 보고 드리러 왔십니더.
과징금으로 새어나갈 돈 굳었습니더.
남규만 들었어요. 박 변이 잘해줬다고. 그놈의 재판... 골이 지끈거렸거든.
근데... 요즘은 서진우 안 만나나?
그 말에 살짝 멈칫하는 박동호. 바로 여유있는 표정으로 돌변하며-
박동호 아이고... 남규만 사장님이 그룹 안으로 들어오시면서
회사법무팀에 일거리가 얼매나 늘었는데요?
한 달 사이 지가 법정에서 자빠트린 검사 변호사만 스무 명이 넘습니더.
남규만 (떠보듯 보는)
박동호 앞으로 지가 있는 한... 사장님은 큰 일만 신경 쓰이소.
남규만 알았어요.
박동호 그럼 물러가겠습니더.
박동호와 편 사무장,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간다.
안 실장 (고개 갸우뚱) 박변이 달라졌네. 달라졌어.
남규만 (비릿하게 웃으며) 계산기 확실히 두들긴 거지.
그래도 한 번 배신한 인간이 두 번 못하겠어? 잘 지켜 봐.
안 실장 회사를 위해서 그런 건데 그걸 마음에 담고 있어?
남규만 너 모르냐? 난 나도 안 믿어. 인간은 원래 믿을 수 없는 거야.
안 실장, 참 알 수 없다는 얼굴로 남규만 보는데서-
13. 법원 로비 / 낮
진우와 인아가 대화하며 법원 밖으로 향하는데, 안으로 들어서던 홍무석과 마주친다.
금세 얼굴이 굳는 진우와 인아.
홍무석 재판들 있었나 보네요. 변두리 로펌이라고 했나?
이 변이 일하는 데가?
인아 (여유롭게) 사무실 여기서 멀지 않아요. 궁금하시면 언제든 오세요.
홍무석 뭐, 이젠 재판정에서 검사 대 변호사로 만나면 되는데
그런 수고까지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네요. (진우 보더니)
아버님 일은 저도 유감입니다.
진우 (차분히 홍무석을 보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사람 일이죠.
우리 아버지도, 다른 사람들한테도.
홍무석 서 변이든, 이 변이든 법정에서 만나면 꽤나 재밌을 거 같군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비릿하게 웃으며, 뒤돌아 걸어가는 홍무석.
남겨진 진우와 인아, 홍무석의 뒷모습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데-
14. 인아네 피자가게 / 낮
피자도우에 온도 체크중인 인아 부. 홀 정리 중인 인아 모.
인아 부 당신, 언제까지 이렇게 인아 안 보고 살래?
인아 모 (째려보며) 지 멋대로 검사 때려치고, 집 나간 애를 내가 왜 봐?
인아 부 인아도 고민 충분히 하고 선택한 건데 이젠 좀 봐줘라.
인아 모 나도 다 인아가 잘 되길 바라는 맘에 이러는 거야.
내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데, 그럼 그냥 보고만 있어?
인아 부 인아도 이제 스스로 인생 꾸려 나갈 나이잖아.
계속 부모 품에만 안으려고 하지 말고...
인아 모 맨날 나만 문제지. 나만.
인아 부, 인아 모에게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간다.
인아 부 여보, 인아 집 나간 지 벌써 한 달째야. 당신 진짜 걱정도 안 돼?
인아 모 아유, 오히려 속 썩이던 애가 나가버리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시원해!
인아 모를 보며 고개를 젓는 인아 부. 콧방귀 뀌며 홀 정리하는 인아 모에서-
15. 옥탑사무실 앞 / 낮
옥탑사무실 앞을 서성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한 사람.
‘변두리 로펌’ 간판 아래 얼굴이 보이면, 인아 모다. 조심스럽게 창문에 다가가
안을 보려는 인아 모. 그때, 계단을 올라오는 진우. 인아 모를 발견한다.
진우 ...아줌마?
인아 모 (당황하며) 어어, 그래.
진우 (엷게 미소 지으며) 들어오세요. 곧 있음 올 거예요.
인아 모 (진우 밉다) 아냐. 인아한테 나 왔단 소리하지 말구. (머뭇거리다)
이거 받아. (가려면)
진우 죄송해요. 제가 빨리 집으로 돌려보낼께요.
인아 모, 속상해서 한마디 하고 싶지만 돌아보지 않고 황급히 가버린다.
그런 인아 모의 뒷모습을 보는 진우에서-
16. 일호그룹 밖 / 낮
억울하다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미소전구의 설 부자와 공장 사람들의 모습.
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이를 보게 되는 남규만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스친다.
설 사장, 울분에 찬 시선으로 남규만 노려보는데-
남규만 (혼잣말로) 한심한 새끼들.
이때, 남일호의 차가 건물 앞에 멈춰 선다.
남규만, 차에서 내리는 남일호를 확인하고는 다가가 정중히 인사를 한다.
나란히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남일호와 남규만.
직원들 인사가 이어지고-
이때 설 사장이 안으로 달려들며 들고 있던 상자를 남 부자 앞에 와르르 쏟아 버린다.
상자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전자렌지용 작은 전구들. 남규만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보안 직원들이 달려들어 설 사장을 제압하는데- 남일호의 얼굴이 굳어진다.
설사장 (남규만 향해 억울함 터지며) 우리 전구 때문에 렌지가 폭발했다구요?
사장님 소송 때문에 우리 회사, 문까지 닫았습니다!!
남규만 (차분히) 잘잘못은 재판에서 가려질 겁니다.
설사장 (남규만 붙잡고) 사장님, 저희 정말 억울해요. 전 이 전구들... 허투루
만들지 않았습니다! 소송 취하해 주세요. 제발...
설 사장을 외면해 버리는 남규만. 보안 직원들에게 남규만이 눈짓을 하자,
강제로 설 사장이 끌려 나가고, 경비직원들이 다가와 바닥의 전구들을 치우기 시작한다.
문을 향해 걸어나가며 남규만, 남일호의 눈치를 살피는데-
남일호 거래처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
남규만 별 일 아니에요. 저흰 그냥 법대로 잘 수습하겠다는 건데
쟤네가 저렇게 오버하네요.
남일호 말 안 듣는 하청업체는 초장에 싹을 잘라 벌려야 돼.
남규만 그럼요. 우리한테 줄 대고 싶어하는 데가 어디 한두 군덴가요?
남일호 (차를 마시더니) 넌 이제 일개 회사 사장이 아니라,
우리 그룹의 얼굴이다.
남규만 (엷은 미소) 네. 잘 알고 있습니다.
17. 일호로펌-자료실 / 낮
안 실장과 편 사무장이 구석에 쪼그려 앉아 여자 연예인 잡지를 보고 있다.
편 사무장 내 같이 여린 남자들은 확 리드해줄 연상녀가 딱이재.
안 실장 연상녀? 에이, 형은 이제 연상 만나려면 아줌마 만나야 하잖아.
편 사무장 니는 송혜교, 김태희, 문채원이 다 아줌마가?
안 실장 뭔 소리야. 송혜교, 김태희면 형한테 한참 연하지.
편 사무장 (새초롬하게) 아닌데? 혜교누나는 내보다 6살 많고, 태희 누나는...
안 실장 (벌떡 일어나며) 뭐? 방금 뭐라고 했어요?
혜교누나? 누나아?
편 사무장 와? 누나 맞재. 내 뭐 잘못했나?
안 실장 (확 얼굴 바뀌며) ...너 몇 살이야. 민증까봐.
편 사무장, 살짝 겁먹은 얼굴로 주섬주섬 주민등록증을 꺼내는데- 88년생이다.
안 실장 (민증을 보는 손 떨리더니) 야, 니가 무슨 88이야? 스물아홉? 야!!!!
난 84다, 이 자식아!!!!
편 사무장, 놀란 얼굴로 안 실장을 보다가, 냅다 민증을 빼앗아 도망가는데-
소리 지르며 쫓아 뛰어가는 안 실장의 모습에서-
18. 옥탑사무실 / 밤
추리닝 차림의 인아가 재판서류들을 살피고 있다.
그 모습을 복층에서 내려오다가 보게 되는 진우.
진우 저녁은 먹었어?
인아 (서류에 집중하며) 분명 먹었는데 또 출출하네? (웃음)
진우 (미소 나눈 뒤 주방으로 가는)
시간경과>
진우가 끓여 온 라면과 인아 모가 해다 준 반찬 맛있게 먹고 있는 인아.
인아 (라면 한 수저하며) 오~ 서진우. 라면 잘 끓이는데?
진우 (피식)
인아 (김치를 먹더니) 어? 이건 완전 우리 엄마 김치 맛이다.
(잠시) 혹시 우리 엄마 왔다갔었어?
진우 (망설이다가) ...지금 너 많이 걱정하고 계시더라.
그 말에 인아가 먹던 걸 멈추고 진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진우 (조심스레) 이제 그만 집으로 들어가는 건 어때?
인아 (덤덤하게) 들어가야지... 근데 나 엄마한테 떳떳하게 내 명함,
건네고 싶어서 그래.
진우 (말없이 보면)
인아 (미소 지으며) 나 아직은 초보 변호사잖아.
진우 엷게 웃으며 그런 인아를 보는데-
19. 일호그룹 앞 / 밤
건물 나가려는 박동호와 가방 들고 뒤따라가는 편 사무장.
박동호 지난번에 봤던 1인 시위하고 있는 설민수를 보고 잠시 멈춰 선다.
박동호 오늘도 저라고 있네.
편 사무장 (박동호 옆에 붙으며) 지금 민사소송 붙은 미소전구 설 사장 아들...
박동호 (잠시 설민보다수가 걸어가면)
편 사무장 (쫓으며) 행님요..
박동호와 편사무장 설민수 앞에 서며-
박동호 3대째 내려오는 전구공장이 하루아침에 문 닫았으니
느그 아부지 속이 마이 탈 끼다.
설민수 (보고)
박동호, 명함 꺼내주고 설민수 받고. 그 모습 보는 편사무장.
박동호 분명 큰 도움 줄 끼다. 지금 이 재판 맡을 사람은 이 변호사 밖에
없을 끼다.
설민수 (명함 보면 ‘변두리, 로펌 서진우’라고 적혀 있다)
박동호 (걸어가며 손 척 올리며) 아부지 잘 챙겨드리라.
편 사무장 (쫓으며) 행님 억수로 멋집니데이~
설민수, 박동호와 편사무장 가는 모습 지켜본다.
20. 비밀의 방 / 밤
비밀의 방에 들어서는 진우
벽면에 붙은 의무과장, 이정훈 사진에 X표가 그어져 있다. 그리고 곽 형사 사진 옆, 곽 형사의 동선 자료들. 그 동선 자료 중에 반복된 동선이 눈에 띄는데, ‘일식집’. 자료를 바라보는 진우의 모습에서
21. 일식집 밖 / 밤
차에 내리는 곽 형사와 양복남. 일식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보고 있는 진우 모습에서
22. 박동호의 옛날 사무실 / 밤
박동호와 편 사무장이 들어온다. 사무실을 둘러보는 박동호.
편 사무장, 소파에 몸을 기댄다.
편 사무장 아! 행님. 좋습니다. 좋아요.
박동호 그리 좋나?
편 사무장 하모예. 고대광실보다도 내 몸 하나 눌, 내 자리가 편타꼬...
참 맴이 편하네예. 진짜 내 집 같습니더.
박동호, 자신의 의자에 앉으며 눈을 감고 추억에 젖는다.
박동호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진우 그 눔도 여서 만났고.
박동호, 진우와의 과거를 회상한다.
인서트>
4부 7씬 상황. 박동호 옛날 사무실.
인아와 진우가 박동호를 기대에 찬 눈으로 보고 있다.
박동호 내도 잘 안다. 아부지가 하지도 않은 일로 피고석에 앉고...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티비에서 떠드는 말만 믿고 욕하고,
짐승 취급까지 한다 아이가. 재판이 원래 그렇다.
인생을 걸고 싸우는 기다.
진우 (마음이 저리는)
인아 (박동호의 진지한 모습을 눈에 담아두는)
박동호 내만 믿어라. (진우 어깨 토닥이며) 느그 아부지... 곧 집에 갈 수 있다.
기쁨에 미소 짓는 진우를 바라보는 박동호의 모습.
/ 다시 현재.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하는 박동호.
편 사무장 행님.. 은제까지 발톱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실 겁니꺼?
박동호 쪼매만 기다려봐라. 오래 숨긴 발톱이 사냥에는 더 유리한 법이다.
편 사무장 ....
박동호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의지를 다지는 듯한 박동호의 얼굴과 이를 바라보는 편 사무장.
그때, 박동호의 휴대폰이 울린다.
23. 포장마차 / 밤
박동호가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오면 먼저 와 있던 배 형사가 소주를 입에 털어 넣고 있다.
박동호 (옆에 앉으며) 배 형사님. 갑자기 무슨 일입니꺼?
배 형사 (박동호의 잔을 채우며) 박 변한테 해줄 얘기가 있어.
박동호 (한 잔 털어 넣으며) 뭔데예?
배 형사 용인 생수트럭사고.. 그거 가해자가 박 변 아버지라고 했지?
박동호 예... 맞습니더.
배 형사 (주저하는)
박동호 와.. 그라십니꺼?
배 형사 사실... 박 변 아버지란 얘기 듣고.. 계속 주저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개운치 않아서 말이야.
박동호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꺼?
배 형사 그게 박 변이 여기 일호로펌 있다는 게 걸려서.
박 변 아버지가 죽은 당일 날.. 나한테 남일호 얘길 했거든.
박동호 (놀라는) 예?
배 형사 (잠시) 그때, 남일호가 사건을 급하게 덮으려고 했어.
배 형사를 바라보는 박동호의 떨리는 눈빛에서-
24. 일호로펌-박동호 사무실 / 밤
편사무장 박동호 자리에 다리 올리고 앉아 있고
박동호, 사무실로 들어오며.
편 사무장 (급하게 일어나서 자리 피하며) 행님. 오셨습니꺼?
박동호 상호야. 니 1999년 이전까지 남일호 관련자료들 낱낱이 좀 찾아봐라.
편 사무장 네? 갑자기 와예?
박동호 남일호랑 울 아부지 사이에.... 뭔가 있지 싶다.
편 사무장을 바라보는 박동호의 비장한 표정에서-
25. 옥탑사무실 / 낮
미소전구 근로 점퍼를 입은 설민수가 조심스레 옥탑사무실에 들어선다.
꽤나 초췌해 보이는 차림인데- 서류를 뒤적이다 설민수를 보게 되는 연 사무장.
설민수 저... 서진우 변호사님 계십니까?
연 사무장 (설민수 위아래로 살피며) 지금 없는데.. 사건 의뢰하시게요?
설민수 ...네.
연 사무장 (곰곰이 생각하다) 서진우 변호사... 좀 힘든데...
(방긋 웃으며) 여기 능력있는 다른 변호사님들도 많으니까 (하는데)
설민수 (말 끊고, 단호히) 꼭 서진우 변호사여야 합니다.
절박한 얼굴의 설민수. 난처한 듯 바라보는 연 사무장의 얼굴에서-
26. 홍무석 검사실 / 낮
홍무석은 집무 의자에 앉아 있고, 탁영진이 그 앞에 정자세로 서 있다.
홍무석 진영 상사 김 상무 폭행 사건, 그거 탁 검사가 진행하고 있죠?
탁영진 네.
홍무석 그거 기소유예 처분으로 마무리 하시죠.
탁영진 부장검사님, 이미 물증이랑 목격자 모두 확보했습니다.
김 상무 기소사유, 분명합니다.
홍무석 (잠시) 그보다 더 분명한 건, 탁 검사가 제 밑이라는 겁니다.
탁영진 (얼굴이 굳는)
홍무석 고작 이 정도 스캔들로,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큰 일 하시는 분
손발을 묶어버리면... 그건 국가적 손실 아니겠습니까?
탁영진 (맞서서) 이번에도 일호그룹 방패막이 노릇이십니까?
홍무석 (엷게 웃으며) 탁 검사의 허무맹랑한 상상까지 제가 막을 권리는 없죠.
탁영진 (어두운 얼굴로 보는)
홍무석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이인아 검사처럼 괜한 오지랖 부려서
자기 무덤 파지 마시고. (잠시) 나가 보세요.
끝까지 여유로운 홍무석. 형식적으로 목례하고 돌아서는 탁영진의 복잡한 얼굴에서-
27. 일식집 외경 / 낮
28. 일식집 복도 / 낮
진우 일식집 복도를 걸어간다.
그때, 반대편 복도에서 곽 형사와 양복남이 다가오고 있다.
곽 형사 여기서 다 보네. 이거 우연인가?
진우 (양복남 보며) 곽 형사님 또 새로 영업하시나?
그 말에 불편한 표정 짓는 양복남. 곽 형사, 양복남에게 먼저 방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한다.
의아한 얼굴로 보며 방으로 향하는 양복남.
곽 형사 사회초년생이 변호사 한다고 고생이 많네.
내가 큼직한 사건 몇 개 물어다 줄까?
진우 당신한테 경고 좀 해주려고. 아니, 팁이라고 해야 하나?
곽 형사 (썩은 미소로 보면)
진우 당신이 친 뒤통수.. 언제든 당신한테 돌아간다는 거.
곽 형사 (비릿하게 웃으며) 재판을 두 번이나 해놓고 아직 감을 못 잡았어?
진우 (곽 형사를 노려본다.)
곽 형사 니가 남규만 사장 그림자라도 밟을 수 있을까?
니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곽 형사, 진우를 지나쳐 걸어간다. 진우가 곽 형사 뒤통수에 대고 말한다.
진우 곧 좋은 소식 있을 거야.
그 말에 뒤를 돌아보는 곽 형사. 진우, 얼굴에 여유가 가득한데-
29. 일식집 / 낮
곽 형사가 양복남이 자리에 앉는다.
양복남 아까... 누구야? 변호사라고?
곽 형사 변호사는 무슨... 지들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놈들인데...
사장님은 신경 끄셔도 됩니다. 그보다도...
양복남 ...
곽 형사 내일 서장님한테 수사 종료 브리핑 들어갑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이 일로 신경 쓸 일 없을 겁니다.
그 말에 입가에 미소 돋는 양복남.
한편,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는 고양이인형의 시선.
30. 옥탑 사무실 / 낮
사무실에는 인아만 있다. 서류들을 살피고 있는 인아.
이때, 탁영진이 안으로 들어서며-
탁영진 (주변 둘러보며) 사무실이 아기자기 하네?
고개를 드는 인아. 탁영진을 발견하고는 반가움에 벌떡 일어나는데-
인아 (마주보고 앉으며) 선배님...
탁영진 으이구~ 니 쇠고집에 내가 넘어갔다. 갔어.
소파에 마주보고 앉는 두 사람. 인아는 기대감에 찬 얼굴인데-
탁영진 너 다녀간 다음, 나도 홍무석 관련 사건들 좀 뒤져봤는데.
인아 (보면)
탁영진 (가방에서 서류 파일 꺼내며) 예전에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 재조사하고
싶어 했지?
인아 (살짝 놀란 얼굴로 서류 살피면서) 네.
탁영진 거기 보니까, 홍무석이 오정아 부친 자살사건도 담당했더라구.
눈이 커다래진 인아. 서류에는 오정아 부의 사진이 화면에 가득 잡히는데-
31. 경찰서-휴게실 / 낮
인아가 탁영진에게서 받은 서류를 보이며 형사와 대화중이다.
인아 탁영진 검사님께 연락 받으셨죠?
형사 네.
인아 여기 사건 관련해 당시 수사 기록들, 증거자료 열람하고 싶어서요.
형사 (의아해 하며) 이거 그냥 자살 사건으로 마무리됐었는데요?
유서도 있구요.
인아 (뭔가 생각난 듯) 그럼 혹시 그 유서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뭔가 실마리를 찾은 듯한 인아의 얼굴에서-
32. 경찰서 복도 / 낮
‘무등록 렌터카 사기사건 보고’ 서류를 들고 복도를 걷고 있는 곽 형사와 형사 1.
곽 형사, 양복을 쫙 빼입었다.
형사 1 과장님, 회의 준비 끝났습니다.
곽 형사 서장님은?
형사 1 10분 뒤 도착 예정입니다.
곽 형사 그래?
형사 1 (살짝 웃으며) 과장님 오늘 스타일이 끝내주십니다.
곽 형사 특별한 날인데 이 정도는 입어 줘야지.
33. 경찰서 회의실 / 낮
‘무등록 렌터카 사기사건 보고’라고 적힌 PPT 화면. 곽 형사가 수사 보고를 하고 있다.
앞에 경찰서장을 포함한 간부들 몇 명이 곽 형사의 보고를 지켜보고 있다.
곽 형사 수사결과, 피의자 함지석의 혐의점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뇌물수수 혐의 역시 근거가 없는 것으로....
곽 형사의 발표를 보고 있는 경찰서장. 그때, 뒤로 문이 열리면서 진우가 들어선다.
곽 형사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들어서는 진우를 막아서는 형사들.
진우, 형사들을 뚫고 들어가려하자 형사들이 붙들어 잡는다.
실랑이 속에 형사들을 뿌리치는 진우, USB를 높이 들어 보이면서-
진우 여기, 확실한 제보 자료가 들어 있습니다.
(경찰서장을 보며) 아마 서장님도 보고 싶으실 겁니다.
곽 형사 (형사들에게) 뭐해? 빨리 안 끌어내?
형사들이 다시 진우에게 달려드는데. 경찰서장, 손짓으로 형사들을 뒤로 물린다.
표정 굳어지는 곽 형사.
경찰서장 (의심스런 눈초리로) 당신, 누군데 이 난리야?
진우 서진우 변호사라고 합니다.
경찰서장 변호사? (잠시) 그래. 어디 한 번 까봐. 영양가 있는 제본지 보자고.
진우 (여유있는 표정으로 웃으며) 보시죠.
진우, 노트북에 USB를 꼽는다. 화면에 동영상이 재생되는데-
인서트>
30씬에서 이어지는 상황이다. 곽 형사와 양복남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 형사 액수가 다른데요?
양복남 수사 다 끝나면 마저 채워드릴게. 한두 번 궁댕이 맞춰본 사이도
아니고... 왜 이래.
곽 형사 무슨 말씀을 그리 섭하게 하셔. 궁댕이도 셈에 맞게 제대로 맞춰야지.
양복남 아니 곽 형사. 내가 꼬박꼬박 잘 챙겨주잖아. 요새 왜 그리 까칠해.
든든한 스폰이라도 잡으셨어?
곽 형사 (깐죽거리며) 일호그룹 남규만 사장 알지?
내가 그 인간 줄 좀 잡았어.
양복남 남규만 사장이라면... 그 성격 화끈하다던...
곽 형사 화끈은 무슨? 그냥 돈 많은 분노조절장애 찌질이지.
양복남 무슨 은혜를 주셨길래, 그런 사람 줄을 다 잡으셨나?
곽 형사 (허풍떠는) 남규만 그 인간, 겉만 번지르르하지 순 샌님이야.
샌님한테는 나처럼 든든한 손발이 필요한 법이지.
양복남 (술 따르며) 곽 형사. 내일까지 잔금 채워 넣을게.
/ 다시 현재. 동영상 재생이 끝났다.
경찰서장 (옆에 앉아있는 간부에게) 사실관계 확인해서 보고 올려. 당장!
간부 1 네. 알겠습니다.
경찰서장, 화난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간부들도 곽 형사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내며 따라 나간다. 곽 형사, 똥 씹은 얼굴 되는데-
진우가 그런 곽 형사를 향해 다가온다.
진우 (다가와 앞에 멈춰서며) 성경에 이런 말이 있어.
너의 죄가... 너를 찾아낼 것이다.
곽 형사 (분노로) 서진우... 이 새끼!
그때, 곽 형사의 휴대폰 진동음이 울린다.
진우, 뭔가를 예상했는지 엷은 미소로 말한다.
진우 내 앞에서 예의 차릴 거 없어. 전화 받아.
곽 형사 ....
진우 당신 방에 불청객들 떼거지로 몰려왔다는 내용일 거야.
곽 형사 뭐?
진우 방금 보여준 영상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아서..
떡밥 몇 개 던져줬더니 덥석 물어버리던데?
곽 형사, 얼굴에 불길함이 번진다.
휴대폰 통화 버튼 누르자 부하형사의 목소리가 터진다.
부하형사 1 (E) 과장님. 큰일 났어요. 지금 내사과에서 들이닥쳤습니다.
피식 입 꼬리 엷게 올리는 진우. 곽 형사, 성급히 회의실 밖으로 달려 나가는데-
34. 경찰서 복도 / 낮
복도로 나온 곽 형사. 휴대폰 꺼내든다.
곽 형사 남 사장님. 접니다.
35. 납골당 / 낮
작은 꽃다발 2개를 품에 안고 있는 인아. ‘오정아’의 납골함 앞에 서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오정아의 사진.
그 옆 오정아 부(오수환) 납골함엔 오정아와 함께 웃고 있는 오정아 부의 사진이 보인다.
두 납골함에 꽃다발을 내려놓는 인아, 잠시 묵념하고는 고개를 든다.
인아, 오정아 납골함에 붙여져 있는 오정아 부가 쓴 작은 편지를 들어 유심히 보는데-
36. 남규만 집무실 / 낮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는 남규만. 이어 곽 형사가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온다.
안 실장, 잽싸게 따라 들어와 곽 형사를 끄집어내려는데-
안 실장 이 사람이.. 지금 사장님 못 뵌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남규만 내가 불렀어. 오라고.
그 말에 얼떨떨한 안 실장. 곽 형사, 자길 붙잡은 안 실장의 손을 대번에 뿌리친다.
곽 형사 남 사장님. 이번 일만 잘 처리해주시면 그 은혜, 꼭 갚겠습니다.
남규만 내가 왜요?
곽 형사 (당황해서) 예?
남규만 내가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찌질이라서 말이야.
왜 도와줘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곽 형사 (놀란 얼굴로 남규만을 보는데) !
남규만, 노트북 화면을 곽 형사 쪽을 향해 돌려 보여준다. 진우가 공개한 동영상이다.
눈빛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곽 형사. 바로 무릎을 꿇는다.
곽 형사 죄송합니다. 그땐 제가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니었 (하는데)
남규만 곽 형사님.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남규만, 무릎 꿇고 있는 곽 형사에게 다가간다. 곽 형사, 남규만을 올려다보려는데-
남규만이 그런 곽 형사의 머리를 꾹 눌러 바닥에 닿게 한다.
남규만 이렇게 당신처럼 바짝 기어야 겨우 사는 사람이 있고,
나처럼 평생 긴다는 게 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있는 건데...
형사님은 그걸 모르셨나봐?
치욕감에 바들바들 떨던 곽 형사. 다시 고개를 들려는데-
남규만 아! 혹시 내 비밀 알고 있다고, 협박할 생각이면 영원히 넣어둬요.
남규만이 곽 형사에게 바짝 다가가 귓가에 대고 말한다.
남규만 너, 죽여 버릴지도 모르니까. (웃으며) 알았죠?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는 곽 형사와 겁먹은 얼굴로 남규만을 보는 안 실장.
머릴 조아리고 있는 곽 형사를 비웃으며 보는 남규만의 모습에서-
37. 문서감정원 / 낮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인아의 모습. 곧이어 한 남자가 문서 한 장을 들고 온다.
남자 필적감정 결과 나왔습니다.
인아 (일어나 받으며) 감사합니다.
필적감정 소견서를 확인하는 인아.
‘문증(유서) 필적과 지증(편지) 필적이 일치하지 않는다.’라는 결과가 나와 있다.
결과를 보고는 강하게 떨리는 인아의 눈빛에서-
38. 일호로펌-박동호 사무실 / 밤
책상에 앉아 자료를 보고 있는 박동호.
자료에는 1999년 그룹 가스폭발사고 기사가 보인다.
“배달원의 실수로 인한 가스폭발 사고로 서광그룹 사장이 사망”
“홍무석 담당검사, 용의자 업무상 과실치사로 징역 5년 구형.”
그때, 편 사무장이 들어오면서-
편 사무장 행님, 서진우한테 총 들이댄 곽 형사있다 아입니꺼.
오늘 지대로 한 방 먹었습니더.
박동호 (의아해 하며) 그기 뭔 말이고?
편 사무장 서진우가 서에서 곽 형사 비리 동영상을 그냥 쏴뿌따 카데예
남규만한테 용돈 받은 내용까지 싹 다 까발랐다 캅니더.
그래 가 남규만 사장한테도 완전 물먹었고예.
박동호 맞나. 진우 글마가 보통 깡다구가 아니라 안캤나.
진우가 기특하다는 듯 웃는 박동호의 모습에서-
39. 옥탑사무실-비밀의 방 / 밤
진우 (곽 형사 사진보며) 경찰들에게 버림받는 게 충격이었을까,
남규만에게 버림받는 게 더 충격이었을까?
인아 그 인간이 다 자초한 일이야.
진우 (인아를 바라보며) 홍무석 관련 조사는 어떻게 돼 가?
인아 오늘 확인해 봤는데, 정아 아버지 유서.. 가짜였어.
진우 그렇게 허망하게 가실 분은 절대 아니었어.
인아 감정원 세 군데 다 가봤는데, 필체가 확연히 다르대.
진우, 굳은 얼굴로 오정아와 오정아 부의 사진을 본다. 인아, 홍무석 사진 보며-
인아 너랑 탁 검사님께 받은 자료들까지 더하면 홍무석...
꼬리정도는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결연한 얼굴로 벽을 보는 진우와 인아. 화면 가득 홍무석의 사진이 잡히고-
40. 고급 중식집 / 밤
홍무석이 석규와 마주보고 앉아있다. 석규, 홍무석의 찻잔을 채워준다.
홍무석 우리 강 판사가 밥 먹자고 그냥 연락했을 리는 없고...
석규 (미소 띤) 사실... 제가 저번에 내려놓게 된 재판말입니다.
홍무석,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으려다 순간 날카로운 눈빛으로 석규를 본다.
석규 그 사건 용의자가 일호그룹 남규만 사장의 별장 관리인이었고,
살인사건도 그 별장 근처에서 발생했는데...
왜 별장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홍무석 (차 한 모금 마시고는) 진행했지. 그래서 용의자가 숨겨뒀던 흉기도
찾았고. 서류 보면 다 나와 있지 않나?
석규 아뇨, 초동수사엔 별장이 빠져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장소를
먼저 조사하지 않았다는 건 (하는데)
홍무석 강 판사.
홍무석, 찻잔을 소리나게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홍무석 자네가 재심재판, 중간에 손 떼게 되서 계속 미련이 남는 건
잘 알겠는데, 그 사건 이젠 정말 다 끝났어. 죄를 물을 사람도 죽었고.
석규 죄를 물을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부분도 많구요.
홍무석, 석규를 냉랭한 눈빛으로 본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는 석규의 눈빛에서-
41. 옥탑사무실 / 낮
진우,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며 나온다.
연 사무장, 서류를 진우에게 건네며-
진우 이게 뭐예요?
연 사무장 며칠 전에 미소전구 쪽에서 수임의뢰가 들어왔어. 한번 살펴볼 수
(하는데)
진우 (말 끊고) 저, 지금 아무런 여유도, 시간도 없는 거 아시잖아요.
연 사무장 ....의뢰인이 꼭 서 변한테 받고 싶대.
진우 (단호한 표정으로 보는)
연 사무장 그래.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알았어.
진우, 나가려는데 사무실 문 열리면서 설민수가 작업복 차림으로 들어온다.
설민수, 진우 발견하자 다가간다.
설민수 서진우 변호사님이시죠?
진우, 설민수를 누구냐는 눈으로 보면, 연 사무장이 끼어든다.
연 사무장 방금 말했던 미소전구 의뢰인이야.
진우 (설민수에게) 제가 당분간 변호사 업무를 쉬고 있습니다.
설민수 도와주세요.
진우 (단호한) 죄송합니다.
진우, 설민수 뿌리치고 나가려는데-
설민수 (간절하게) 우리 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진우 (그 말에 나가던 걸음 멈추는)
설민수 (눈시울 붉어져서) 우리 아버지는 죄 없어요.
아버지 구해줄 사람은... 서진우 변호사님 밖에 없어요.
뒤에서 듣던 연 사무장, 진우를 본다.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서 있는 진우.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에서-
42. 옥탑사무실-옥상 / 낮
일호그룹을 바라보며 진우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인서트>
2부 50씬 상황.
박동호가 탄 차가 출발한다. 진우가 앞을 막아서자, 급브레이크 밟는 박동호.
두 팔 벌려 박동호의 차를 막아서는 진우.
진우 (절박하게) 우리 아버진 죄 없어요. 감옥 가게 둘 수 없어요.
박동호 (건조하게, 감정 없는 눈빛) 원래 죄 없는 사람도 감옥 간다.
진우 아저씨가 해주세요.
박동호 딴 변호사 찾아라. 다치기 싫으면 나와라.
진우 부탁드려요.
/ 다시 현재. 눈을 뜬 진우. 송 변에게-
진우 미소전구 사건 좀 알아봐주세요.
송변 어? 또? (혼자 투덜거리며) 아주 일에 치여 죽겠구만 죽겠어.
결심을 내린 듯한 진우의 얼굴에서-
43. 남규만 집무실 / 낮
남규만과 홍무석, 석주일이 소파에 앉아 있다.
남규만 홍 검사님. 회사 앞에서 똥물 빨아먹겠다고 웬 파리들이 윙윙거리는지.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미소전구 강제 차압 당장 진행하세요.
홍무석 돈 냄새 맡았다하면 어딜 가나 똥파리들이 꼬이기 마련이죠.
바로 아는 집행관들 동원하겠습니다.
남규만 (석주일 보며) 석사장님은 애들 풀어서 겁 좀 주세요.
석주일 (끄덕이며) 바로 아들 풀겠습니더.
홍무석 손에 때 묻는 일이라면 곽 형사 선에서 깔끔하게 처리할 텐데요.
남규만 아. 곽 형사요? 노는 물이 애초에 다르잖아요.
수질관리 차 나가리 시켰어요.
홍무석 (그 말에 만족스러운 미소 지으며) 이 물에서 놀기엔 좀 격이
떨어지긴 했죠.
남규만 아 그래서 말인데, 석 사장님. 곽 형사 대신, 깔끔하게 일처리 잘 하는
사람 하나 보내주세요.
석주일 그라겠습니더. 남 사장님.
44. 남규만 집무실 복도 / 낮
홍무석, 남규만 집무실 나와서 마주보며
홍무석 남사장님이 뉴 페이스를 등장시키셨네요.
조폭 생활하시다가 일호물산 사장이라니.
석주일 (편치 않지만) 지야. 밑 바닥 인생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검사님은 일호그룹의 충신 노릇하시느라 고생이 많십니더.
홍무석 그래도 박변은 먹물을 좀 먹어서 그런지 손발이 맞는데.
석 사장하고는 손 발 맞출라면 시간 좀 걸리겠어요.
(비릿하게 웃고 가는)
석주일 (감자주먹 날리며) 너구리 같이 생겨가지고.
45. 옥탑사무실-1층 / 낮
안으로 헐레벌떡 들어오는 송 변.
서류를 살피던 진우, 송 변을 발견하고는-
진우 알아봤어요?
송 변 어. 최근에 일호전자 렌지 6개가 폭발했는데, 그걸로 10명 중경상,
1명은 사망인가봐. 이 일로 일호가 미소전구에 손해배상 요구하면서
민사 소송 넣은 거고.
연 사무장 근데 왜 미소전구에만 그런대? 전자렌지 부품이 어디 전구 하난가?
송 변 전구가 폭발원인이라는데 영 미심쩍은 게, 일호가 재빨리 피해자들
구워삶고, 매스컴에도 폭발사고 한 자도 못 나오게 싹 막았더라구요.
연 사무장 참나.. 완전 LTE급이구만.
진우 자기네 회사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흠집 나는 건 견딜 수 없는 거죠.
작은 회사, 평범한 사람들 쓰러지는 건 안중에도 없구요.
송 변과 연 사무장이 진우를 빤히 보는데-
46. 일호그룹 앞 / 낮
목에 판넬을 걸고 있는 설 사장, 침묵 시위 중이다.
설민수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전단지를 받은 행인들 전단지를 보지도 않고 바닥에 던져 버린다.
설민수, 좌절하는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떨어진 전단지를 다시 주우려고 하는데-
대신 전단지를 줍는 누군가의 손, 진우다!
진우 (전단지를 돌려주며) 이 재판, 제가 수임하겠습니다.
환해지는 설민수의 얼굴에서-
47. 카페 / 낮
테이블을 마주하고 있는 설 부자와 진우.
설민수 아버지, 이번에 재판 맡아주실 변호사님이야.
진우 (설 사장에게 명함 건네며) 서진우라고 합니다.
설 사장 (목례하며) 변호사님이 정말 젊으시네요.
진우 (여유있게) 젊어서 불안하신가요?
설 사장 (손사래) 아니요. 무슨 말씀을요. 저희 상대방이 일호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관심 보이던 변호사들도 다 거절하더군요.
진우 아무래도 일호 같은 대기업과 붙는다고 하니까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그 말에 설 부자의 표정이 어두워지는데-
진우 하지만 저는 이기는 진실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48. 일호로펌-박동호 사무실 / 낮
남규만과 안 실장이 들어온다.
남규만 이번 재판, 상대 변호사가 서진우라면서요?
박동호 그래됐다 카네예.
남규만 재밌게 됐네. 말로만 나한테 충성하는 건지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박 변이 이번에 제대로 한번 보여줘 봐요.
박동호 걱정 마이소. 진우랑 붙는다고 해서 지 실력이 달라지진 않지예.
남규만 박 변 실력이야 잘 알죠. 가끔 다른 맘을 먹어서 그렇지.
박동호 (여유 있게 농담조로) 매번 이기니까 쉽게 이기는 줄 아시나 봅니더.
함 져드릴까예?
남규만 아우... 내가 그냥 변호사하고 말지.
이건 원 적성에 안 맞게 부탁을 해야 하니 원.
박동호 재판이란 게 인생 걸고 하는 싸움이라 안캤습니꺼?
남규만 (보는)
박동호 (여유 있게) 지 인생이 앞으로 어찌 바뀔지 지도 모릅니더.
박동호의 부드러운 표정. 그 얼굴을 주의 깊게 쳐다보는 남규만의 얼굴에서-
49. 일호그룹 주차장 / 낮
주차장으로 걸어 나오는 남규만과 안 실장. 남규만의 차 앞에 누군가 서서 기다리고 있다. 남규만을 발견하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금 실장.
금 실장 (석주일에게 하듯 고개 90도로 숙이며) 석주일 사장님한테
소개로 온 금 실장입니다.
안 실장 에헤이. 남규만 사장님 앞에선 그런 행동 넣어둬요.
금 실장 (고개 끄덕이는)
강렬한 인상 풍기는 금 실장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남규만.
남규만 앞으로 일처리 잘 부탁해요. 아! 그리고 일호로펌 박동호 변호사 알죠?
금 실장 (남규만 쳐다보는)
남규만 좀 지켜봐줘요. 뭐 하면서 돌아다니는지.
금 실장 (고개를 숙이며) 알겠습니다.
고개 숙이는 금 실장을 보는 남규만의 비릿한 얼굴에서-
50. 미소전구 공장 / 낮
텅 비어 있는 공장 내부.
설민수가 불을 켜면, 일제히 조명이 켜지며 공장 내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진우와 설민수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눈다.
그 뒤로는 송 변도 둘의 얘기를 들으며 뒤따르는데-
설민수 공장은 작고 낡았지만, 여기서 할아버지때부터 32년동안
계속 저희들만의 노하우로 전구를 만들어 왔어요.
진우 (전구 하나를 들어 살펴보며) 일호전자에는 12년 전부터 계속 전구를 납품해 온 거구요?
설민수 네. 그동안 일호와는 아무 문제없이 거래해 왔어요.
근데 갑자기 이번 렌지 폭발 사고가 우리 때문이라고 하니까..
송 변 그럼 여기 직원들은 한 순간에 직장 잃은 거예요?
설민수 네... 저희가 이번에 일호와 소송에 걸린 돈만 10억이 넘는데,
직원들 월급까지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진우 (낡고 오래된 기계를 바라보며 표정 어두워지는)
설민수 변호사님, 이건 정말 억울합니다. 그동안 저희 아버지가 어떻게
지켜온 회산데...
설민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송 변. 한편 진우는 강하게 각오를 다지는 얼굴인데-
51. 옥탑사무실 동네거리 / 낮
천천히 걷고 있는 진우의 모습.
그 뒤로 걸어오던 인아가 진우를 발견한다.
인아 어? 서 변! (달려오며) 같이 가!!
진우 (인아 보고 엷은 미소로) 오늘 좀 늦었네.
인아 오늘 재판 두 탕이나 뛰었거든. 아~ 검사 출신 변호사라 그런가.
의뢰가 많아서 좀 빡세네?
장난스레 말하는 인아와 그 말에 피식 웃는 진우.
그때 진우가 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인아가 당황하며-
인아 야, 너 어디가?
진우 사무실 가는 거잖아.
인아 (반대방향 가리키며) 사무실은 이 쪽이잖아. (진우 유심히 보며)
너 요즘 이상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진우 잠깐 딴 생각 좀 했어. 괜찮아.
진우, 당황한 기색 숨기고는 인아가 가리킨 방향으로 서둘러 가기 시작한다.
이를 의아한 얼굴로 보던 인아, 얼른 진우 쫓아가는 모습에서-
52. 일호로펌-박동호사무실 / 밤
편사무장, 박동호 미소전구 자료 보고 준비하는 모습.
박동호, 책상에 미소전구관련 파일들이 잔뜩 놓여 있다.
편 사무장 미소전구는 억수로 괘안은 회사 같은데 말입니더.
박동호 서류상으로 보면 맞네.
편 사무장 전구 하나 잘못 맹글어가 회사 다 망해뿌렸습니더.
박동호 니도 그래 생각하나?
편 사무장 예?
박동호 전자렌지에 폭발성 부품이 와 이거 밖에 없다고 생각하노?
(서류보며) 고압콘덴서, 마그네트론, 트랜스 이 부품들이 핵심 아이가.
편 사무장 맞네요.
박동호 (메모지 건네며) 일호전자 말고 다른 전자 회사에 자문 넣어봐라.
53. 옥탑사무실-비밀의 방 / 밤
진우, 물과 알약을 먹는다.
미소전구 관련 자료들 보고 있고, 일호그룹 관련 유사 사건파일 보고 있다.
일호그룹 하청 업체 줄줄이 도산 신문기사 스크랩 등 등, 내용을 검토한다.
일호그룹 가계도 보며 일호그룹 악행에 심난한 진우의 모습에서-
54. 미소전구 공장 / 낮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공장 설비에 차압딱지를 붙이고 있다.
공장 설비에 차압딱지가 덕지덕지 붙여지는데 설 사장과 설민수 공장 안으로 들어온다.
설 민수, 딱지를 붙이지 못하게 정신없이 양복 입은 남자들을 제지하려 애쓰는데-
설 사장 망연자실한 모습이고-
설 민수 (소리치며) 아직 재판도 안했는데 무슨 짓입니까? 예?
집행관 (건조하게) 저희는 공무 집행을 하는 겁니다.
계속 이러시면 공무 집행 방해죄로 처벌 받습니다.
설민수, 아랑곳 않고 집행관을 제지하기 위해 붙들어 잡는다.
설민수를 밀치는 집행관. 설 민수, 바닥에 처박힌다.
그 모습 보고도 넋을 놓고 있는 설사장.
55. 주차장 / 낮
버스 세워져 있고, 같은 옷을 입은 용역 직원들 대기 중이다.
석주일, 금 실장에게 지시하고 있다.
석주일 어차피 법원에서 강제집행 했고, 우리는 겁만 주면 된다.
금실장 (목례) 네. 단도리 하겠습니다.
석주일 그리고 박동호 변호사는 계속 주시하고 있는기재?
금실장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석주일 (어깨 툭 치며)그래. 동호 글마 이상타 싶은 행동하면 내한테 먼저
얘기하는기다. 알았나?
금실장 (목례) 네. 형님 (돌아서며) 출발하자.
용역직원들 네. 형님!
용역직원들 차에 올라타는 모습에서-
56. 식당 / 낮
식사가 나와 있고 먹지 않고 설사장, 설민수, 진우 앉아 이야기 중이다.
설민수 변호사님 저희 공장은 어떻게 되는 거죠?
진우 현재 법원에서 밀린 세금에 대한 강제 집행 절차를 밟는 것이니
막을 수는 없습니다. 곧 재판이 열릴 테니 미소전기의 무고함을
밝혀 일호그룹에서 보상을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 사장 (넋을 놓고 지켜만 보고 있는)
진우 (설 사장 걱정되고) 일단 식사 좀 하시죠. 건강하셔야 이 싸움에서
이길수 있습니다.
설민수 (그 마음 알겠고, 애써 씩씩하게) 그래 아빠.
(수저 챙겨주며) 변호사님이 우리가 죄 없다는거 밣혀주실꺼야.
어서 밥 먹자.
진우 (안타깝게 두 사람 보는)
57. 레스토랑 / 낮
남규만과 석규와 안 실장이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남규만 이건 뭐... 개나 소나 회사에 와서 억울하다고 진을 치질 않나
아주 지들 안방인줄 안다니까...
안 실장 (스테이크 썰며) 소송이 줄을 잇는다 줄을...
석규 그거 잘못하면 공동 소송으로 갈 수도 있어. 대기업이 여러
하청업체들과 거래하는 방식은 비슷하니까.
남규만 (석규보며 가볍게) 그래.. 친구가 골치 아픈 거 보니까 아주 재밌지?
석규 영세 사업자들, 대기업이랑 민사소송 가면 태반이 도산하게 돼.
규만이 너라도 상생할 수 있는 대책 확실히 세워서 (하는데)
남규만 (살짝 예민하게) 야, 다 내 잘못이냐? 판사라는 놈이 그렇게 편파적이면
어떡해?
안 실장 에헤이.... 니들 이러다 싸우겠다. 오늘은 일 얘기 좀 안하면 안 돼?
남규만 (얼굴 굳으며) 넌 빠져... 어딜 끼어들어?
안 실장 (시선 거두며 엉겁결에 와인 마시는)
석규 (둘을 보더니) 규만아, 남들 앞에선 그러지 마라. 보기 안 좋다.
친구끼리.
대답 대신 석규를 향해 떫은 미소를 짓고 있는 남규만의 얼굴에서-
58. 미소전구 공장 앞 / 낮
버스가 세워지고, 금실장 지휘아래 용역 직원들 내리고 있다.
잠시 후 인간 바리케이트가 처지는 모습 보인다.
59. 국과수 / 밤
전자렌지 전구 폭발에 대해 연구원에게 자문 받고 있는 인아와 송변.
송 변 전자렌지가 폭발할 경우, 어디에 문제가 생긴 겁니까?
연구원 퓨즈가 나갈 경우 폭발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정상적인 제품에서
퓨즈가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인아 그럼 다른 부품에 의해 폭발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연구원 네, 트랜스, 고압정류다이오드, 고압콘덴서 등 이 중 하나가
파손될 경우 폭발이 가능합니다.
인아 그 말은 ‘전구가 아닌 다른 부품도 폭발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연구원 네. 사용자의 실수가 아닌 이상, 전기적 결함에 의한 폭발 원인은
다양할 수 있죠. (웃으며) 이건 공대생들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인아, 송 변 (눈 마주치며, 웃고) 네,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60. 미소전구 공장 앞 / 낮
설 사장과 설민수 공장으로 걸어오면, 인간 바리케이트 처진 모습보고 놀란.
설민수 당신들 뭐하는 거야?
금 실장 (설 사장 보며) 당신이 우리한테 돈 빌리면서 공장, 담보로 잡았잖아.
그래서 접수했어. 들어가고 싶으면 돈을 갚으시던가.
설 사장 (그냥 밀고 들어가려면)
용역들 막아서고, 설사장 흥분하며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인다.
설민수 아빠!
몸싸움이 되고 보다 못한 민수가 설사장에 가려고 몸부림치다가 주먹을 휘둘러
용역1을 때리게 되고, 용역 1에게 설사장과 설민수 구타를 당한다.
그 처절한 모습에서.
61. 진우의 차 안 / 낮
운전대 잡고 있는 진우. 그때, 진우의 휴대폰이 울린다. 받아드는-
설민수 (다급한) 변호사님.
진우 네.
설민수 저희 아버지가.. 아버지가...
진우 말씀하세요.
진우, 불안한 얼굴에서-
62. 미소전구 공장 앞 / 낮
차가 도착하고 진우 내린다. 공장 주변에 용역 직원들 보여지고,
모두가 공장 위를 쳐다보고 있다. 설 사장 위태로운 모습으로 옥상에 서 있다.
진우 공장 안으로 들어서려면 금실장과 용역들 제지한다.
금 실장 여긴 유치권 행사 중이라 못 들어갑니다.
진우 전 미소전구의 법적 대리인입니다. 비키세요.
금 실장 그럼 무단 침입인 것도 아실 텐데.
진우 무단침입은 당신이 하고 있어.
금 실장 뭐?
진우, 금 실장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진우 주거침입죄, 업무방해죄, 퇴거불응죄, 무엇보다... 당신들한텐
유치권을 행사할 권리 자체가 없어.
금 실장 (표정 굳는)
진우 10초 내로 당장 꺼져. 지금 경찰들 오고 있으니까.
서슬 퍼런 진우의 모습에 주춤거리는 금 실장.
63. 미소전구 공장 옥상 / 낮
설 사장, 옥상에 위태롭게 서 있고, 설민수 그런 아버지를 계속 설득 중에 있다.
진우 옥상으로 달려 들어오며-
설민수 아빠. 나 좀 봐. 제발...내 말 좀 들어요.
설 사장 (눈물흘리며) 민수야. 애비가 감당하질 못하겠다.
못난 애비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
진우 (민수에게 다가서며) 경찰엔 신고하셨어요?
설민수 (불안해하며) 네. 변호사님. 어떻게 하죠?
진우, 잠시 고민하더니 설 사장쪽으로 다가서며-
경찰차 사이렌 소리들리면 밑을 내려다보는 설사장. 경찰이 도착해 있다.
진우 사장님. 아드님 앞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설 사장 변호사님.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희 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우 아드님이 절 찾아와서 아버지는 죄가 없다며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설 사장, 설민수 눈 마주치고 눈물 흘리고-
진우 아드님은 아버지를 살리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고
하다니요. 아드님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
설 사장 (소리 내어 울며)
진우 저는 한 달 전 아버지를 지켜드리지 못하고 천국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감정 오르며) 가족 한명 없이 혼자 살아갈 아드님을 생각해 보셨나요?
설 사장 (아들 보며 울고)
진우 사셔야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내셔야죠. 그래서 세상에 당당히
알리셔야죠. 나는 죄가 없다. 미소전구는 장인정신을 이어온
바른 기업이다. 제가 꼭 증명해보이겠습니다.
설 사장, 위태롭게 서 있다가 휘청하고-
설민수 안돼!!!!!
일촉즉발의 위기. 진우, 달려가 설사장을 부축하면, 민수 달려와 아버지를 안는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흘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진우에서-
64. 병원 응급실 / 밤
설 사장이 안정을 취하고 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 설민수. 진우 그 모습 안타깝게 보는 얼굴에서.
인서트>
10회 64씬 상황이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침대 위 흰 시트를 걷어내자 평안한 얼굴로 잠든 것처럼
눈을 감은 서재혁이 보인다.
진우 (차마 볼 수 없어 눈을 감는) 아.... 아빠....
진우, 침대 시트를 부여잡고 무너져 내린다.
진우 (미친 듯이) 이렇게 가는 게 어딨어 ? 응? 나만 두고 가버리면 어떡해?
이런 게 어딨어? 눈 좀 떠봐....눈 뜨고 날 봐... 아빠... 가면 안 돼...
/ 다시 현재.
진우 (어깨에 손 얹으며) 아버지 괜찮으실 겁니다.
설민수 (진우 보며)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버지 목숨 구했네요.
진우 (희미하게 웃어주면)
설민수 변호사님. 그냥 소송 포기할까봐요.
진우 (보면)
설민수 제는 법을 잘 모르지만 힘없는 약자들에게 이렇게 가혹할 줄은
몰랐어요.
진우 저는 그 가혹한 법 때문에 죄 없는 아버지를 잃었어요.
설민수 (안타깝게 보면)
진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면 민수씨가 강해져야 합니다.
재판은 차질 없이 준비 할게요. 아버지 꼭 지켜드리세요.
설민수 ...
안타깝게 설사장을 지켜보는 진우 모습에서-
65. 병원 복도 / 밤
진우, 복도로 나오는데 앞에서 박동호가 걸어오고 있다. 멈칫하는 진우.
박동호, 진우 앞으로 다가오더니-
박동호 어르신은 괜찮으시나?
진우 이게 다 당신들이 꾸민 짓이잖아.
박동호를 노려보는 진우. 그런 진우를 씁쓸한 얼굴로 보는 박동호.
박동호 언제고... 니랑 이래 법정에서 변호사 대 변호사로 만날 줄은
알고 있었다.
진우 그래. 당신은 남규만을 지키는 변호사고, 나는 남규만을 무너뜨리려는
변호사니까.
박동호, 진우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박동호 내일 법정에선... 변호사대 변호사로 법대로 하자.
고마. 봐주기 없기다.
진우 당신 입에서 ‘법대로’라는 말을 들이니까 우습네.
법이라는 게 얼마나 맛이 갔는지 잘 알잖아.
박동호 ...
진우 (비릿한 미소로) 내 의뢰인이나 나처럼
힘없는 사람한테는 잔인하고...
당신 주인, 남규만한테는 참 우스운 게 법이지.
진우, 가려고 하면-
박동호 진우야.
진우 (보면)
박동호 니가 법을 믿지 몬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래도 니가 기댈 곳은 거기 밖에 없데이.
마저 걸어가는 박동호. 그런 박동호의 뒷모습을 보는 진우에서-
66. 법원 외경 / 낮
날이 밝는다.
67. 법원복도 / 낮
법원 로비에 들어서는 누군가의 뒷모습. 진우와 인아다!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남규만과 박동호.
진우, 로비를 걸어가다 걸음을 멈춘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남규만도 진우를 보고 멈춘다.
자신감 넘치는 진우와 인아. 그들 앞에는 남규만과 박동호가 서 있다.
진우와 남규만, 서로를 팽팽히 노려보는데서 엔딩.
- 1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