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14
1. 진우의 집 앞 / 밤
진우 대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고, 그 모습 안타깝게 보며 한발씩 다가가는 인아.
진우 누군가의 신발 소리에 고개를 들면-
진우 인아 누나?
진우, 인아를 보고 일어나는데, 그런 진우를 마음 아프게 쳐다보는 인아.
진우 여긴 웬일이야?
인아 (마음 아프고, 속상한) 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진우 아니, 아빠가 아직 안 들어오셔서...
인아 (눈물 흐르고)
진우 어디서 뭘 하고 있는 (하는데)
인아 (진우에게 다가가 안고) 진우야.
진우 (놀라며) 누나. 왜 그래?
진우를 안고 있는 인아,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그런 인아를 안고 ‘왜 이러지?’하는 의아한 표정의 진우.
2. 진우의 집-거실 / 밤
진우는 어리둥절한 채로 벽에 붙어 웅크리고 앉아있다.
곧이어 인아가 진우의 방에서 나온다. 진우가 안쓰러운 인아, 곁으로 다가가는데-
인아 진우야, 방에 가서 편히 자.
(슬픔 참으며, 달래듯) 아버지.. 곧 집에 오신대.
진우 (환히) 아빠한테서 연락 왔어?
인아 (마음 아픈) 어.. 곧 도착하신대. 그러니까 걱정말고 먼저 자.
진우 알았어. 누나도 집에 얼른 가구.
인아, 눈물 참으며 끄덕인 뒤, 현관 쪽으로 향한다. 진우는 엷은 미소 지으며 눈을 감는데-
나가려다 다시 뒤돌아 진우를 바라보는 인아. 슬픔이 밀려오는 얼굴에서-
3. 옥탑사무실 / 밤
연 사무장 혼자 소파에서 서류들을 살피고 있다. 이때 어두운 얼굴로 들어서는 인아.
연 사무장 (살짝 놀라며) 어, 오늘 서 변이랑 데이트 있는 거 아녔어?
(인아 혼자인 것을 확인하더니) 서 변은?
인아 진우는 집에 있어요.
연 사무장 (당황하며) 서 변이 집에 있다구?
인아 진우... 아버지하고 같은 병이죠?
연 사무장 (머뭇거리는) ...
인아 다 알고 있으니까 말씀해주세요. 더는 숨기지 말고.
연 사무장 (잠시) 그래, 맞아. 이 변이 생각하는 그런 거.
인아 (얼굴에 좌절과 슬픔이 밀려오는) ...
연 사무장 많이.. 놀랐지? 서 변이 이 변도 절대 알아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서..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인아 (생각에 잠기더니) 사무장님은 진우 주치의 알고 계시죠?
연 사무장 (주저하며) 어... 근데 그건..
인아 (간절히) 저, 진우 상태 정확히 알고 싶어요.
이렇게 그냥 있을 수는 없잖아요.
연 사무장 (당황하는데)
슬픔이 차오르는 인아의 얼굴. 연 사무장, 인아의 손을 잡으며 가엾게 바라보는데-
4. 진우의 집-방 / 낮
진우가 눈을 뜬다. 영문을 몰라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이내 거실로 나와
아버지와 함께 찍었던 사진들과 거실의 모습들이 진우의 시야로 보이는데, 아무도 없고 고요하기만 하다. 진우, 순간 어제의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집중하는데-
인서트>
13부 66씬. 남규만 집무실 상황. 진우 가족의 교통사고 서류가 보인다.
남규만 그 교통사고, 박 변 아버지가 낸 거 아나?
진우 (놀라면서) 뭐?
남규만 내 말 못 믿겠으면 그거 읽어봐. (감탄하는) 인연, 참 질기다... 질겨.
진우,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들어서 확인한다. 망치에 맞은 듯 멍해지는 진우의 눈빛.
/ 다시 현재. 분노에 차는 진우의 얼굴에서-
5. 박동호 사무실 / 낮
겉옷을 챙겨 입으며 밖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박동호.
그때, 진우가 문을 팍 열며 들어선다. 박동호, 진우를 보고는 표정이 금세 어두워진다.
진우, 박동호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박동호의 얼굴을 한 대 치는데-
진우 17년 전 용인에서 난 교통사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박동호 (힘겹게) 진우야...
진우 당신이 사람이야? 그걸 알고도... 어떻게 지금까지...
진우의 눈에 분노가 차오른다. 이때, 박동호가 진우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는다.
박동호 그건 사고였다. 참말로 우연한 사고... 내도 그 사고로 하나뿐인
아부지를 잃었다. 결코 고의가 아니었다.
진우 (분노에 차서) 그딴 헛소리 다 집어치워!
박동호 (어두운 얼굴로 있는)
진우 ... 당신과 난, 처음부터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어.
(자조 섞인) 아니, 4년 전, 내가 우리 아버지 변호해 달라고 당신한테
매달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내 자신이 불쌍하고 증오스럽진
않을 거야.
박동호 ....
진우 (강하게 노려보며) 이제 난 당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진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한다. 그러자, 박동호가 일어나는데-
박동호 그 사고... 니가 모르는 사실이 더 있다.
진우 (멈추면)
박동호 그 날 교통사고는... 모두 남일호 때문에 벌어진 기다.
진우 (큰 충격 받으며 박동호 앞으로 가더니) ...뭐?
박동호 (차분하게) 남일호 때문에 내는 아부지를 잃었고, 니는 형과 어머니를
하루아침에 잃은 기다.
진우 (믿겨지지 않는) ...
박동호 진우야, 지금은 내가 니 앞에 무릎 꿇었지만, 조만간 남일호와 남규만...
니랑 내 앞에 무릎 꿇릴 기다. 반드시.
각오를 다지는 박동호의 얼굴과 여전히 충격에 빠져있는 진우의 얼굴에서-
6. 남일호 저택-응접실 / 낮
남일호, 남규만, 홍무석이 차를 마시고 있다. 남일호 뒤에는 차 비서가 서 있고-
홍무석 매스컴에 300억대로 나갔던 기사를 10억대로 틀어막았습니다.
남일호 (듣는)
홍무석 하청업체와의 상생 협력 기사, 4대 일간지 1면에 깔았습니다.
이미지 재고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남일호 이 정도면 잠깐 내린 소나기 정도로 여겨도 되겠군.
남규만 홍 변은 애초에 노는 물이 달랐던 박 변하고는 비교 자체가 안 되죠.
홍무석 (입꼬리 올리며 조용히 차를 마시는)
남규만 우리 그룹이랑 동고동락하며 함께 한 세월이 얼만데요..
안 그래요, 홍무석 변호사님?
홍무석 그동안 두 분께서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셨기에
제가 실력발휘를 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남규만 진작 홍 변을 우리 로펌으로 데려올 걸 그랬어요.
남일호 (무겁게 확 쳐다보는)
남규만 (움츠러들며 시선 내리는)
홍무석 앞으로도 두 분 곁에서 초심 잃지 않고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비릿한 웃음 짓고 있는 홍무석의 얼굴에서-
7. 병원 진료실 / 낮
책상 앞에 앉아있는 유 의사가 보인다. 그 앞에 앉아있는 연 사무장과 인아.
유 의사 이 병의 특징은 과거 기억보다 최근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기억은 시간, 장소, 사람의 순으로 잊혀지기 시작하구요.
인아 (가만히 듣고 있는)
유 의사 서진우씨의 경우는...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특이사항 때문에
진행속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른 편입니다.
유 의사의 말에 얼굴빛이 어두워지는 인아와 연 사무장.
인아 ...치료 방법은 없나요?
유 의사 완치시키거나 기억력을 다시 좋게 하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는 방법밖에는...
인아 (그래도 희망적으로) 그래도 갑자기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진 않겠죠?
유 의사 ...짧으면 6개월 안에 서진우 씨의 기억은 모두 사라질 수 있습니다.
8. 병원 복도 / 낮
터덜터덜 긴 복도를 걸어가는 인아의 모습. 연사무장 뒤에서 조용히 인아를 따르고 있다.인아, 망연자실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인서트>
11씬, 병원 진료실에 이어지는 상황이다.
유 의사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일을 하기도 힘들어지고, 남의 말을 이해
할 수도 없게 됩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죠.
/ 다시 현재. 슬프게 인아를 바라보는 연사무장과
눈물을 흘리며 복도를 걸어가는 인아의 모습에서-
9. 박동호 사무실 / 밤
책상에 혼자 앉아있는 박동호. 그의 복잡한 얼굴 위로-
인서트>
10부 72씬. 장례식장. 진우, 박동호의 멱살을 붙잡고 울먹인다.
진우 당신이 죽인 거야... 당신이...
박동호 미안하다. 참말로 미안하다.
진우 (증오 가득하게 보며) 그때 당신이 배신만 하지 않았어도...
/ 다시 현재. 복잡한 얼굴의 박동호. 그때 편 사무장이 사무실에 들어온다.
편 사무장 행님. 어젯밤에 남규만 사장이 진우를 불렀다고 합니더.
박동호 (멈칫)
편 사무장 그래서 진우가 교통사고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습니더.
그 말에 얼굴이 차갑게 굳는 박동호에서-
10. 남규만 집무실 / 밤
남규만과 안 실장이 앉아 있다. 그때, 안으로 들이닥치는 박동호.
박동호, 화가 잔뜩 나 있다.
박동호 지 뒤 캐고 다니셨습니꺼?
남규만 박 변도 우리 아버지 캤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박동호 (표정 굳는)
남규만 (일어나 다가오며) 난, 당신 아버지가 서진우 가족 죽였다는 거
알아냈는데, 박 변은 우리 아버지의 어떤 비밀을 알아내셨나? 궁금하네.
빅동호 (섬뜩한 눈빛으로) 지 감시하는 거 당장 그만 두이소.
안 그럼 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더.
남규만 (날카롭게) 어우... 한 대 치겠는데?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박동호 (맞서서) 경곱니더.
남규만 (멈칫) 뭐?
박동호 하지만! 경고로 그칠 지... 협박이 될 지는... 전적으로 남 사장님 행동에
달려 있습니더.
남규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 일으켜봤자...손으로 한 번 휘져어주면 끝나.
박 변이 뭘 하려고 하든... 나하고 아버지한테는 (하는데)
박동호 (말 끊고) 두고 보시면 되겠네요. 지가 어디까지 흙탕물을 튀길지!
그렇게 말하고 나가는 박동호. 멈칫 당황하는 남규만의 얼굴에서-
11. 인아네 집-거실 / 밤
인아 모와 인아 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다.
인아, 소파에 앉아 인아 모와 인아 부를 맞이하는데-
인아 모 왔어? (방으로 가며) 밥 해줄 테니까 저녁 먹고 가.
인아 어~
인아 부 우리 딸, 어쩐 일이야?
인아 어... 아빠, 잠깐 할 이야기가 있어서.
11-1 인아의 방 / 밤
인아와 인아 부, 방에 앉아 이야기 중이다.
인아 (주저하다가) ...아빠, 내 친구가 많이 아프대.
인아 부 (조용히 인아를 보면)
인아 얼마 전에야 알았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인아 부 인아야, 그 친구가 아프다고 해서 그 전이랑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어.
인아 (무슨 말인가 싶어 보면)
인아 부 네가 많이 속상하겠지만 의연하게 대해줘라. 친구는 얼마나 힘들겠니?
인아 (살짝 울컥하며) 자꾸 그 친구한테만 안 좋은 일들이 생기는 거 같아
너무 속상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인아 부 그 사람한테 생기는 병도, 그 사람의 일부다.
인아 (고개 들어 인아 부를 보면)
인아 부 그냥 예전처럼 평범하게 대해주면 돼.
인아 부의 말을 곰곰이 곱씹는 인아의 모습에서-
12. 옥탑 사무실 / 밤
인아가 사무실로 들어와 앉는다.
연 사무장이 그런 인아를 바라보더니, 조심스레 인아 곁으로 다가가 앉는다.
연 사무장 (망설이더니) 서 변 지금 상태, 그냥 모른 척 해주면 안 될까?
인아 (연 사무장 바라보며) 기억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요?
연 사무장 그래도 이 변이 알고 있다는 걸, 서 변이 알게 되면 지금보다
더 힘들 거야.
인아 (심란한 얼굴)
연 사무장 이젠 남은 기간동안, 서 변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어.
인아, 연 사무장의 말에 더 어두워진 얼굴. 이때, 진우가 들어온다.
연 사무장은 둘의 눈치를 살피며 긴장한다. 한편 인아는 진우를 가만히 바라보다
마음을 정한 눈치다. 진우, 인아를 보자 약간 당황하는데-
진우 (인아에게) 그게... 어제 저녁은...
인아 (모른 척 밝게) 어, 어제 저녁은 잘 먹었어. 가방도 고맙구.
진우 아.. 그렇지? 다음엔 내가 맛있는 거 살게.
진우, 희미하게 웃으며 비밀의 방으로 향한다.
그 모습을 보는 연 사무장과 인아의 걱정 가득한 얼굴에서-
13. 옥탑사무실-비밀의 방 / 밤
비밀의 방의 진우. 책상에 혼자 앉아서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려 집중하는데-
인서트>
13부 51씬 거리 상황. 인아가 진우를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데-
진우 (인아 보다가) 내일 저녁 같이 먹을까?
진우 갑자기 왠 데이트 신청? 서진우 너 다른 여자들한테도 막 이렇게 작업 걸고 그러는 거 아냐?
진우 너니깐. 너랑 있는 시간들.. 기억하고 싶어서..
인아 .....(말 돌리듯) 선물 받았으니깐 저녁은 이 누나가 쏜다.
뒤돌아서 걸어가는 인아. 진우, 웃으며 인아를 따라 가는 모습.
/ 다시 현재.
진우가 인아 생각에 복잡한 얼굴이 된다. 그때, 연 사무장이 비밀의 방에 들어온다.
연 사무장 (걱정스레)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진우 남규만을 만났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내가 어디 있었는지,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연 사무장 (깜짝 놀라며) 어제 남규만, 그 놈을 만났다고?
진우 별 일은 없었어요. (생각에 잠기더니)
연 사무장 그나저나 병이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 거 아냐?
진우 남규만 법정에 세울 때까지는... 아파도 아플 수 없어요.
진우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연 사무장.
14. 국과수 복도 / 낮
석규, ‘서촌여대생 강간ㆍ살인사건 법의학 소견’ 서류를 보고 있다.
석규 곁에는 의사가운을 입은 법의학자 서 있는데-
석규 (서류를 보더니 고개를 들고) 흉기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네요?
법의학자 와인 따는 오프너나이프가 흉기였는데... 서재혁의 지문은 없었습니다.
석규 그 사건... 온통 정황증거만 가득하고 확실한 증거는 부족했단 말이군요.
다시, 심각한 얼굴로 서류를 보는 석규의 모습에서-
15. 구치소 접견실 / 낮
홍무석이 석주일과 마주보고 앉아 있다.
홍무석 내가 살다보니 깡패 두목 변호를 다하네요.
석주일 (화를 꾹 참는)
홍무석 (서류에만 시선 둔 채 건성으로) 이미 매스컴을 통해 비자금 규모는
10억대로 줄인 상태입니다. 정치자금법은 천 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조세회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은닉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할 거고..
횡령 혐의는 (하는데)
석주일 (답답함에 말 끊으며) 지 형량은 우째 되는 겁니꺼?
홍무석 (서류 탁 덮으며) 솔직히 지금 제가 하는 말, 무슨 뜻인지 잘 모르죠?
석주일 (굴욕감 느끼지만) ...
홍무석 (건조하게) 형량은 밝혀지는 죄목만큼 받게 되겠죠.
석 사장, 재판 받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석주일 (굳은 얼굴로) 그라도 내나 홍 변, 회장님 모시며 사는 건 똑같다
아입니꺼?
홍무석 석 사장 진흙탕에서 수십 년 굴러먹던 걸, 단 몇 년 회장님 모신 걸로
퉁치려 합니까?
석주일 (화를 꾹 참는)
홍무석 잘 들으세요. 전 어디까지나 회장님 지시로 여기 온 것뿐입니다.
남는 시간, 감방 동지들이랑 몸이나 만들며 있으세요.
석주일을 보며 비아냥거리는 홍무석. 모욕감에 치를 떠는 석주일의 얼굴에서-
16. 고급 레스토랑 / 낮
와인을 음미하며 마시고 있는 남규만과 말없이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석규.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조마조마해 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안 실장이 보인다.
남규만, 와인을 마시며 석규를 가만히 응시하는데, 그 위로-
인서트>
12부 18씬 남규만 집무실 상황.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남규만과 홍무석.
홍무석 (차 마시더니) 강석규 판사, 잘 아시죠?
남규만 (살짝 미소) 뜬금없이 석규는 왜요?
홍무석 그 판사가 서재혁 판결에 대해 꽤나 의심하고 있더군요.
/ 다시 현재. 남규만,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비릿하게 웃고는-
남규만 석규, 너 요즘 좀 한가한가 봐?
석규 (남규만 보면)
남규만 아, 오해는 말고. 이렇게 자주 만나서 좋다는 말이지.
석규 나도 니네 자주 보니까 좋다. 와인이나 하나 더 마실까?
안 실장 (분위기 띄우려 노력하는) 그래! 하나 더 마시자!
안 실장이 손을 살짝 들자 웨이터가 와인병을 가지고 온다.
웨이터가 오프너 나이프로 와인을 따기 시작한다. 석규, 그 모습을 보며-
석규 (와인 한 모금 마시고는) 규만아. 오프너나이프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안 실장 (그 말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는)
남규만 (오히려 여유롭게) 글쎄, 난 안 죽여 봐서 모르겠는데?
석규 (남규만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남규만 그럼 나도 하나만 묻자.
석규와 남규만, 둘 다 묘한 긴장감이 있다. 안 실장, 둘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남규만 넌 친구가 사람을 죽였으면... 판사로 재판할래? 아니면,
친구로 숨겨줄래?
석규 판사라면 죄를 정확하게 물어야 하고, 친구라면 더더욱 숨겨서는
안 되겠지. 그게 결국 친구된 도리야.
남규만, 와인을 마시며 석규를 날카롭게 쳐다보는데-
17. 레스토랑 화장실 / 낮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 안 실장. 그때, 석규가 들어온다.
석규, 천천히 안 실장에게 다가와 옆에 선다. 안 실장, 불편해하며 급히 손을 씻는데-
안 실장 (손 다 씻고 애써 여유롭게) 먼저 들어갈게. (가려는데)
석규 수범아.
안 실장 (뒤돌아보면) 응?
석규 나 규만이가 서촌여대생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말 들었어.
안 실장 (떨리는 눈빛으로 보는데)
석규 지금 이 사건 찾아보는 것도, 규만이가 진범이라는 말,
믿고 싶지 않아서 하는 이유도 있다. 그러니까...
안 실장 (말없이 석규를 보고)
석규 진실을 알았을 때, 너희들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석규, 살짝 미소 띤 얼굴로 안 실장의 어깨를 다독여주고는 나간다.
그런 석규를 떨리는 눈빛으로 보는 안 실장의 모습에서-
18. 옥탑 사무실-비밀의 방 / 낮
진우, 벽에 붙어있는 배철주 사진과 자료들을 본다.
배철주의 사진 옆에는 마약과 관련된 배철주 자료들도 붙어져 있다.
‘마약파티에서 체포된 세현그룹 재벌 3세, 배 모씨 무죄 판결 받아!’ (5부 14씬 기사)
진우, 배철주 자료를 보다가 곽 형사의 사진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데-
곽 형사의 사진을 유심히 보는 진우의 모습에서-
19. 구치소 면회실 / 낮
진우, 곽 형사와 마주보고 앉아 있다.
곽 형사 얼굴 자주 보네. 내가 회개했는지 확인이라도 하러 왔어?
진우 지금까지 당신이 저지른 짓들이 얼만데 하루아침에
깨닫고 달라지겠어?
곽 형사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용건이나 말해.
진우 니가 관리하던 마약 브로커들 중에, 믿을 만한 사람 하나 소개시켜줘.
곽 형사 (피식 웃으며) 내가 필요한 순간이 있을 거라고 했었지.. 아마?
진우 (엷은 미소로) 협조해. 분명 너한테도 돌아가는 게 있으니까.
곽 형사 (유심히 진우를 보면)
진우 니 옆방에 남규만 넣어줄게.
곽 형사, 진우의 말에 비릿한 미소를 짓는데-
20. 진우 차 안 / 낮
으슥한 뒷골목에 세워진 진우의 차.
차 안 보면, 진우가 한 사내(마약 브로커)와 만나고 있다.
브로커 형님이 이런 거 잘 안 시키는데.. 곽 형사님이랑은.. 무슨 사이요?
진우 좀 아는 사이라고 해 두죠.
브로커 흠... 배철주가 한 달에 한 번 씩 VIP들 불러놓고 파티를 여는데,
그때 디저트로 쓰일 마약을 내가 공급해요.
진우 장소가 어딥니까?
브로커 (뜸 들이는) ... 형님 믿고 까는 거요..
진우 (고개 끄덕이는)
브로커 다음 파티가... 내일이요. 임페리얼 클라스, 밤 9시.
근데 들어가긴 쉽지 않을 거요.
브로커, 차에서 내린다. 의미심장한 진우의 얼굴에서-
21. 탁영진 검사실 / 낮
인아가 탁영진과 마주보고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인아 선배님, 오정아 아버지 사망사건은 진척이 좀 있어요?
탁영진 홍 부장이 깔끔히 꼬리 자르고 나갔잖아. 수사가 꽉 막혔다. 막혔어.
인아 그래도 계속 신경 써 주세요. 저도 새로운 증거 확보하면 말씀드릴게요.
탁영진 그래, 걱정마라. (차 한 모금 마시고) 그나저나 홍 부장 그 인간,
일호로펌 가서는 제대로 총애 받나 보더라.
인아 비자금건도 매스컴 만져서 다 줄여놓고, 회사 이미지 쇄신도
발 빠르게 하고 있던데, 그게 다 누구 솜씨겠어요?
탁영진 어쩔 때는 그 양반 세상 참 단순하게 살아서 속편할 거 같애.
인아 (보면)
탁영진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자기한테 돌아올 떡고물만 생각하며
열심히 살면 되니까.
인아 꼭 홍 부장이 부럽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탁영진 (피식 웃는)
이때, 탁영진의 휴대폰이 울린다. 무심코 받아드는 탁영진.
남일호 (E) (묵직한 음성으로) 탁영진 검사, 남일호라고 합니다.
탁영진, 표정이 굳는다. 인아, 누군가 싶은 표정이고-
22. 일호로펌-회의실 / 낮
남규만이 홍무석과 회의 중이다. 남규만 뒤로는 안 실장이 서 있다.
남규만은 서진우에 대한 서류들을 살피고 있는데-
홍무석 서진우의 재산내역과 세금납부내역 모두 확인해 봤습니다.
동산, 부동산 모두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은 없고, 이제 막
변호사 수입이 좀 생기고 있는 정도입니다.
남규만 (서류에 시선 둔 채) 형이랑 엄마는 진작에 박동호 애비 때문에
사고로 갔고, 달랑 하나 남아있던 지 애비도 저 세상으로 갔고..
안 실장 (너무 한다는 표정으로 남규만을 흘긋 보는)
남규만 (홍무석에게) 아, 그 뭐야. 변두리 로펌인가, 그거 좀 손보면 되지 않나?
홍무석 거기도 말이 로펌이지 조사해보니, 구멍가게 수준이었습니다.
남규만 참나. 이 남규만이 그런 쥐뿔도 없는 것들이나 상대하고 있어야 돼?
안 실장 (몰래 입 비죽거리는)
남규만 (애써 흥분 가라앉히며) 그럼, 서진우를 괴롭힐 방법은 아예 없다는
거예요?
그러자 홍무석이 이인아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을 잇는다.
홍무석 이인아 변호사. 얼마 전까지 제 밑에 있었기에 누구보다 잘 압니다.
남규만 (가만히 듣는)
홍무석 과거 서촌여대생 살인사건때부터 서진우를 도왔더군요. 서진우 때문에 검사가 됐고, 서진우 때문에 검사복을 벗었고, 지금은 서진우와 함께
변두리 로펌에 있습니다.
남규만 (비웃으며) 애인도 그리 지극정성으로는 못하겠네. 둘이 뭐 있나?
홍무석 서진우의 아킬레스건은 이인아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릿한 웃음을 주고받는 남규만과 홍무석의 모습에서-
23. 옥탑사무실 / 밤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진우, 인아, 연 사무장.
그때, 송 변이 헐레벌떡 사무실로 들어오더니-
송 변 자자, 모두 주목! 모이세요!
변두리로펌 멤버들, ‘뭐야?’하는 얼굴로 소파 앞에 모인다.
송 변 깜짝발표를 하겠습니다! (잠시) 나... 처음으로 혼자 재판 맡았어!
연 사무장 (일어서며) 세상에... 송 변이 단독수임이라니? 송 변, 축하해!
연 사무장이 송 변, 안아주려고 하는데-
송 변 (피하며) 아, 이 아줌마 왜 이러세요!
인아 (웃으며) 와, 축하드려요!
진우 도울 일 있으면 뭐든 말씀하세요.
송 변 고마워, 서 변. (환하게 웃는) 이게 다 변두리 식구들 덕분이에요~
모두 송 변을 축하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화기애애한 변두리로펌의 모습에서-
24. 고급일식집 / 밤
탁영진이 룸에 앉아 있다. 맞은편에는 남일호와 홍무석이 앉아 있는데-
남일호 홍 변호사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탁 검사께서 차기 부장검사로
가장 유력하다구요.
탁영진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남일호 홍 변 밑에 있었다니까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잠시) 앞으로 날 돕는 게 어떻겠습니까?
탁영진 (웃는 얼굴로) 화끈하시네요. 듣던 대로..
남일호 대답 한 번에 탁 검사 인생이 바뀔 겁니다. 여기 홍 변처럼.
홍무석 (그 말에 비릿하게 웃는) 변호사나 검사나 어차피 법 가지고 노는 직업 아닙니까?
홍무석, 탁영진의 잔을 가득 채워주며 말을 이어간다.
홍무석 출근을 어디로 하건 무슨 상관이겠어요? 내 능력, 인정해 주는 곳이
최곱니다. 탁영진 검사.
탁영진, 그 말에 술잔을 단번에 비운다. 안주까지 집어 먹으려다-
탁영진 (표정 일그러지며) 에이~ (젓가락을 테이블에 소리나게 탁 내려놓더니)
안주는 못 먹겠네요. 비위 상해서. (둘 보며) 예의는 여기까지만 차리죠.
남일호 (표정 굳는)
탁영진 남일호 회장님. 지금까지 늘 이런 식으로 해오셨습니까?
홍무석 (화를 못 참고 벌떡 일어나 탁영진 노려보며) 탁검! 지금 이게
무슨 무례한 태돕니까?
표정 굳는 남일호, 탁영진을 빤히 쳐다보면서 홍무석에게 놔두라는 손짓을 한다.
홍무석은 분을 참지 못하고 계속 탁영진을 강하게 노려보고 있는데-
탁영진 (빈정거리며) 일호의 개 노릇이 훨씬 잘 어울리시네요.
당신과 같은 법밥을 먹는다는 게 구역질이 나네...
홍무석 (화를 억누르며) 방금 그 말... 앞으로 후회할 겁니다. 탁 검사.
탁영진 (자리에서 일어나며) 지금 마신 이 한 잔 값!
이건 내 돈으로 내고 갑니다.
탁영진, 지갑 꺼내 만원 한 장 테이블에 탁 올려놓고 나가 버린다.
홍무석과 남일호 굳은 얼굴에서-
25. 고급일식집 복도 / 밤
복도로 나온 탁영진. 핸드폰이 울린다. 박동호다.
박동호 (E) 탁 검사님. 어디십니꺼?
26. 국밥집 / 밤
오늘따라 탁영진이 국밥을 매우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그 모습 흥미롭게 보던 박동호가-
박동호 아이고 그릇까지 씹어드시겠네요. 재판 또 말아 먹었습니꺼?
탁영진 재판은 무슨. (숟가락 놓으며) 근데... 거 참 묘하네.
폼나게 거절은 했는데... 이 씁쓸한 기분은 뭐지?
박동호 뭐 때문에 그러십니꺼?
탁영진 오늘 남일호 만났거든. 내가 지금 얼마짜리 인생을 포기하고
이 국밥 먹는지 박 변은 모를 거야.
박동호 (엷게 웃으며) 그러면 더 맛나게 드셔야겠네예.
탁영진 (다시 국밥 먹기 시작하는)
박동호 그 인생... 선택해봤자 다시 부메랑처럼 되돌아옵니더.
탁영진 (먹으며) 아이구! 맛있다! 그 말 들으니까 진짜 맛있다!
박동호 (소주 한 잔 마시고) 카~ 탁 검사님하고도 참 오랜 시간이 흘렀네예.
지 얼매나 믿습니꺼?
탁영진 (웃으며) 일호 밥 먹는 인간들... 아무도 안 믿어.
박동호 그때 말한 서광그룹 가스폭발사고 피의자 있다 아입니꺼.
지가 곧 남 회장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을 얻을 것 같습니더.
탁영진 (놀라 보는)
박동호 지랑 같이 일호그룹을 밟아보지 않겠습니꺼?
그 말에 탁영진, 박동호를 잠시 바라보더니-
탁영진 대한민국 검사 우습게 아는 남일호라면 내가 빠질 수야 없지. (웃는)
결심이 선 듯한 탁영진과 박동호의 모습에서-
27. 진우의 차 안 / 낮
운전대 잡고 있는 진우. 이어셋으로 전화를 건다.
진우 재판 시작했어요?
연사무장 (E) 지금 송변, 재판 못 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진우 알았어요. 금방 도착해요.
진우, 속도를 높이는 모습에서-
28. 재판정 / 낮
재판이 시작되려는 재판정. 방청객들이 가득하다.
29. 재판정 복도 / 낮
송 변이 복도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옆에 인아와 연 사무장, 걱정스러운 얼굴이다.
그때, 진우가 다가온다.
연 사무장 아니, 그렇게 연습해 놓고 대체 왜 못 들어간다는 거야?
송 변 (주눅들어) 내가 또 말 더듬고 그러면.. 한 사람의 인생이 또..(하는데)
인아 여기에서 피고인 편인 사람은 송 변호사님 뿐이에요.
송 변, 복잡한 얼굴로 인아를 본다. 그러자, 진우가 말한다.
진우 송 변은 의뢰인이 죄가 없다고 믿는 거죠?
송 변 어... 믿어.
진우 그러면 4년 전... 우리 아버지 재판에서 못했던 걸 이 자리에서
해주세요. 저 분은 송 변이 싸워주지 않으면 10년 넘게 감옥에서
살게 될 거예요.
송 변 (떨리는 눈빛으로 진우를 보고)
진우 송 변이 법의 보호를 받게 해주세요. 변호사로서.
그때, 양 옆에 교도관들을 끼고 복도를 걸어오는 피고인 여성(50대 초)이 보인다.
피고여성, 송 변과 눈이 마주친다. 송 변, 떨리는 눈빛으로 피고인을 보는데-
송 변을 향해 간절한 눈빛 보내는 피고인, 살짝 목례하고는 재판정에 들어간다.
송 변, 결심한 얼굴로 재판정에 들어간다. 그 위로-
판사 (E) 변호인, 최후 변론 해주세요.
30. 재판정 / 낮
송 변이 변호인석에 있다. 옆에는 피고인이 앉아 있다.
송 변, 자리에서 일어난다. 판사를 보자 송 변, 긴장감에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
송 변 (조금 말을 더듬는) 평범한 엄마이자.. 아내였던... 한 여성이 남편을
죽인.. 죄로 살인자가 됐습니다.
진우, 송 변과 눈이 마주치자 끄덕이며 용기를 준다. 한결 편해지는 송 변.
송 변 남편은 발달장애를 앓는 아들이 창피하다며 무자비하게 때렸습니다.
장애아들에겐 태어났다고 때리고... 그 엄마는 낳았다고 때렸습니다.
무려 20년의 세월동안... 피고와 아들은 맞고 산 겁니다.
그 말에 피고여성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송 변의 말투도 점점 고조된다.
송 변 남편은 술 먹고 와서 갑자기 아들의 목을 졸랐습니다. 그 순간, 피고는
엄마가 아니라 어미가 된 겁니다. 어미로서 죽음에서 새끼를 지키려는
본능... 그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능입니다.
송 변을 보는 진우, 인아, 연 사무장 컷컷.
송 변 자식을 죽이려 했던 아버지와 자식을 살리려 했던 어머니...
과연 누가 더 죄인입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변론이 끝나자 정적에 빠지는 재판정. 뒤에 서서 송 변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진우, 인아, 연 사무장의 얼굴에서-
시간경과>
판사 피고인에게 정당방위를 참작해 징역 3년을 선고합니다.
모두가 기뻐한다. 송 변과 피고인 서로 눈이 마주치는데-
피고인 (송 변에게 울컥하며)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송 변,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있다.
31. 바 / 밤
바에서 옆에 여자를 끼고 술 마시고 있는 배철주.
이때, 양아치스러운 차림의 브로커가 배철주에게 다가온다.
그러자 배철주, 여자를 보내고 브로커와 대화를 하는데-
브로커 친구 분들과 마음껏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배철주 (만족해하며) 질 좋은 걸로 세팅해.
그리고 이를 배철주와 브로커 뒤에서 몰래 듣고 있는 진우의 모습에서-
32. 옥탑사무실-회의실 / 낮
화면 가득 인아의 얼굴이 보인다. 진우, 송 변, 연 사무장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아가 화이트보드에 붙여져 있는 ‘배철주’ 사진을 가리킨다.
인아 이름 배철주, 나이 33세, 세현그룹 상무, 4년 전 서촌별장 파티 때
참석. 남규만의 살인 고백 동영상에 등장.
인서트>
3부 71씬. 박동호 사무실 상황. 남규만과 룸살롱 안에 같이 있는 배철주 모습.
진우와 인아가 동영상을 보고 있다.
배철주 하여간... 미친 놈. 니 대신 감방 가게 생긴 사람은 또 뭔 죄냐?
남규만 쥐뿔도 없는 게 그 인간 죄야. 누가 대신 감방 가달랬냐?
뭣도 없으니까 그 모양이지.
/ 다시 현재.
진우 3개월 전, 마약투약 혐의로 기소됐지만 박동호 변호사에 의해
무죄로 풀려놨어요.
인서트>
5부 13씬. 법원 로비 장면.
박동호가 기자들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로비에 배철주가 나온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박동호와 편사무장이 배철주를 가드하며 앞으로 로비를 빠져나간다.
/ 다시 현재.
진우가 브리핑을 이어간다.
진우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어요. 내일 파티가
예정돼 있고, 그곳에 마약 공급하는 브로커까지 확보했어요.
송 변 돈 많은 분노조절 찌질이에... 마약쟁이까지. 아주 잘들 어울리네.
연 사무장 그럼.. 배철주를 통해 남규만으로 타고 올라가겠다는 거지?
진우 (고개 끄덕이는)
배철주의 사진을 주의 깊게 보는 진우의 얼굴에서-
33. 남규만 집무실 / 낮
화면 가득 배철주의 얼굴이 보인다. 배철주 집무실에 들어오면, 남규만과 안 실장이 있다.
안 실장, 배철주를 향해 더 깍듯하게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배철주, 만족스럽게 웃으며 소파에 앉는다.
배철주 무슨 일로 불렀냐? 바쁘신 일호그룹 사장님께서.
남규만 맛이 간 계열사가 하나 있어서 버릴 생각이거든. 버릴 때 버리더라도
단물은 쪽 빼야지. 니네도 정리할 계열사 있잖아.
배철주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간만에 주식가지고 장난 좀 쳐보자? (잠시) 용돈 버는 일인데 당연히 콜!
남규만 개미들 곡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네. (잠시) 근데 뭐 어쩌겠어.
개미로 태어났으면, 그냥 개미로 살다가 뒤지는 거지.
그 말에 뒤에 있던 안 실장, 살짝 어이없는 표정 짓는다.
배철주 그나저나, 너 그룹 사장됐다고 이미지 관리 하냐?
남규만 (무슨 말인가 싶어 보는)
배철주 파티말야. 사장 승진하고 한동안 안 왔잖아. 이번엔 출석 꼭 찍어라.
남규만 (생각에 잠기더니) 어떤 거지같은 새끼 하나 때문에 내가 요즘
뜸하기는 했지. (표정 굳으며) 그 새끼 생각하니까 또 열이 확
올라오네.
배철주 (피식 웃는)
안 실장, 둘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는데-
34. 일호그룹-주차장 / 낮
자신의 차를 향해 걸어가는 배철주. 그런데 배철주 차 앞에 진우가 서 있다.
진우 남규만 사장님 친구 분 맞죠?
배철주 (진우 위아래 훑어보고) ...누구?
진우 지난 번, 바에서 잠깐 봤는데 기억 못하시는구나.
인서트>
6부 73씬 바 상황. 남규만이 진우와 대면하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고 있는 배철주.
배철주 (그제서야) 기억날 것도 같고 ... 아닌 것도 같은데 무슨 일?
진우 친구를 두려면 잘 두셔야 하는데... 하필 동영상에 같이 계셔 가지고..
배철주 (금세 당황하며) 뭔 동영상? 너, 우리 몰래 몰카 찍었어?
진우 (어이없고) 요즘도 죄를 많이 짓고 사나 봐? 이 정도 말에
그렇게까지 놀라는 걸 보니.
배철주 (가만히 진우 노려보면)
진우 4년 전, 별장 파티때 남규만이 죽였다고 고백했잖아?
그 때 그 옆에 당신도 있었구...
배철주 (이제 알겠다는 듯) 아, 니가 규만이가 말한 그 거지새끼구나?
(비열한 얼굴로) 이게 돌았나.. 내가 누군줄 알고 감히 협박질이야!
진우 역시 끼리끼리라더니... 남규만 친구맞네.
배철주 너, 이딴 협박에 내가 순순히 협조할 거라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진우 (여유롭게) 내가 언제 협박을 했다구? 찔리는 게 많나 보네?
배철주 (버럭) 또 내 앞에 알짱대면 그땐 가만 안 둬!
여유롭게 웃으며 가버리는 진우.
35. 남규만 집무실 / 낮
집무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는 남규만. 그때, 안 실장이 노크를 하며 들어온다.
안 실장, 서류파일을 남규만 앞에 내려놓으며-
안 실장 회장님께서 살펴보라고 하신 프로젝트 계획서입니다.
남규만 (대충 훑어보고는) 알았어. 나가 봐.
안 실장, 돌아서서 나가려고 하는데-
남규만 (서류를 보다가 고개 들며) 아, 수범아.
안 실장 네? 아니, 응...?
남규만 철주한테 여자 문제가 생겼다는데, 니가 좀 처리해줘라.
안 실장 여자 문제라니...?
남규만 엉겨 붙어서 돈 좀 뜯어보려고 하는 거 같던데... 유유상종이라잖냐.
없는 것들 마음 잘 알지? 그 마음 잘 공략해서 깨끗하게 처리해 봐.
안 실장 ...규만아. 나 못 하겠다.
남규만 (기가 막힌)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안 실장 내가 니 비서지, 니 친구 비서도 아니고 (하는데)
남규만, 섬뜩한 눈빛으로 다가가서는 안 실장의 멱살을 잡아 올린다.
남규만 안 그래도 요즘 손이 근질근질했는데, 니가 맞을 때가 됐구나? 어?
목이 졸려 숨이 막히는 안 실장. 그러다가 규만의 손을 강하게 확! 뿌리친다.
안 실장 (버럭) 규만아! 나, 니, 친구다!
남규만 (생각지 못한 반응에 말문 막혀 보는)
안 실장 (버럭) 내가 자존심이 없는 게 아니다! 참는 거다! 그것만 알아둬라!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나가버리는 안 실장. 남규만의 어이없는 표정에서-
36. 일호로펌-자료실 / 낮
자료실 한 쪽 구석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안 실장.
곧이어 편 사무장이 뛰어 들어온다. 편 사무장, 90도 인사한 뒤 열중쉬어자세로 있다.
편 사무장 수범 행.. 행님, 부르셨습니꺼.
안 실장 (앉으라는 손짓하고)
편 사무장 예, 행님! (안 실장과 마주 앉으려는데)
안 실장 야야, 너 얼굴 보면 동생 소리 안 나오니까 옆에 와서 앉아.
편 사무장 (시무룩하게) 예... 행님...
편 사무장, 안 실장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그러자 안 실장,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캔 커피를 꺼내 편 사무장에게 건넨다. 안 실장, 캔 커피를 소주 마시듯 쓰리게 마시고는-
안 실장 상호야. 내가 남규만을 버리면 어떻게 될 거 같냐?
편 사무장 (캔 커피 마시다가 놀란 얼굴로 보면)
안 실장 (머리 쥐어뜯으며) 아... 진짜 내가 언제까지 남규만 밑에서
더러운 꼴 다보며 살아야 하냐?
편 사무장 뭔 일인지는 자세히 몰라도, 남규만 일이라믄 우리 동호행님한테
말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꺼?
안 실장 박 변한테?
편 사무장 예, 남규만 돕는 일만 아니라믄 동호행님도 쌍수 들고 도와줄 깁니더.
안 실장 (혹하는 얼굴로) 박동호 변호사?
37. 남일호 저택-서재 / 낮
남일호는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앞으로 박동호가 걸어오고 있다.
남일호 뒤로는 차 비서가 서 있는데-
박동호 (목례를 하고는 앉더니) 부르셨습니꺼?
남일호 내 요즘 자네 얼굴보기가 영 쉽지 않아서, 불렀네.
(떠보듯) 박 변, 요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박동호 (진심 숨기고) 요즘은 뭐든 소송으로 해결하려 드는 시대 아입니꺼.
저희 일호에도 여러 소송들이 들어와가, 그것들 좀 살피느라
쪼매 바빴습니더.
남일호 (차 한 모금 마시더니) 석 사장 구속된 일로 자네 마음이 누구보다
편치 않을 거라는 건 내, 잘 아네.
박동호 아입니더. 회장님께서 저희 행님, 곧 나오게 해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더.
남일호 (의미심장하게) 그건 자네가 하기에 달린 것 같은데
박동호 (그 말에 얼굴 굳어지는)
남일호 박 변. (강하게 박동호 보며) 사람은 언제나 과거에 묶여
살면 안 되네.
박동호 (말없이 남일호를 보면)
남일호 과거에 발목잡혀서 내 현재를 팽개쳐 버린다면, 그거야말로
소탐대실이지 않겠나... 안 그런가, 박 변?
남일호의 말에, 얼굴이 금세 굳어지는 박동호의 모습에서-
38. 옛날 박동호 사무실 / 낮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그 위로-
남일호 (E) 서광그룹 사장을 깔끔하게 처리해 줘요... 뒤는 확실히 봐 줄테니.
잠깐 들어갔다 나오면 당신 인생이 바뀔 겁니다.
그땐, 지금의 일호가 아닐거요.
하씨(E) 확실한 거죠? 남일호 사장님.
테이프를 끄는 손. 화면 넓어지면 이를 듣고 있는 박동호와 하씨가 보인다.
하씨 박 변호사. 증거자료를 넘기겠습니다. 이게 내 목숨줄입니다.
박동호 이제부터 하 사장님은 지만 믿으면 됩니더.
박동호의 의미심장한 표정에서-
38-1. 남일호 저택-서재 / 낮
남일호와 홍무석, 마주보고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남일호 서광그룹 가스폭발 사고에 허점은 없겠나?
홍무석 17년 전에 제가 잘 손봐놔서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겁니다. 남일호 그렇다면 박동호는 헛물을 켜게 되겠구만.
홍무석 회장님께서 하사장만 잘 단도리해주신다면, 서광그룹 가스 폭발 사고는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
남일호 (불편해하며) 하사장은 지금 찾고 있네. 홍 변은 다른 빈 구석이 있으면
공사 잘 해주게.
홍무석 네,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박 변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말없이 비릿하게 웃으며 차를 마시는 남일호의 모습에서-
39. 서울지검복도 / 낮
여경이 수사관이 자료들을 검토하며 걸어오고 있다. 이때 수사관에게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수사관, 전화를 받는다.
진우 (E) 오늘 밤에 있을 마약파티에 대한 제보입니다.
수사관, 수화기 든 상태로 여경에게 말한다.
수사관 (긴박하게) 검사님. 제보 들어왔습니다.
여경 (서류 보며) 네. 내용 정리해서 이따가 알려주세요.
수사관 근데, 그게...
여경, 의아한 눈으로 수사관을 보면-
39-1. 남규만 집무실 / 낮
불 꺼진 집무실에 누군가 혼자 들어와 문을 걸어 잠근다. 스탠드 불 켜면, 안 실장이다!
안 실장, 집무실 한 가운데 의자를 가져다 놓는다.
의자 밟고 올라서는 안 실장. 천장을 뜯어 뭔가를 꺼낸다. 오프너 나이프다!
(현장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
그때, 안 실장에게로 전화가 오는데- 남규만이다.
39-2.. 바 / 낮
남규만,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때, 안 실장이 남규만 앞으로 다가오는데-
남규만 어~ 수범아, 왔어?
안 실장 (뻘쭘해하며)
남규만 화 많이 났냐? 일로 와서 앉아.
안 실장 (눈치 보다 앉고)
남규만 한 잔 받아라. (술 한 잔 따라 건네주며) 내가 좀 심했지?
안 실장 (술잔 받으며) 뭐, 한두 번도 아닌 일인데.
남규만 내가 요즘 서진우 그 거지새끼 때문에 날카로워져서 그래.
안 실장 (남규만 보며)
남규만 수범아, 그래도 믿을 만한 친구는 너밖에 없는 거 알지?
내가 곧 한 자리 챙겨줄게. 좀만 더 고생해. (지갑에서 3천만원 수표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어머니 용돈 챙겨드리고.
안 실장, 테이블 위 수표를 보며 흔들리는 눈빛에서-
40. 구치소 면회실 / 낮
박동호가 석주일을 면회하고 있다.
박동호 행님. 거기는 지낼 만 하십니꺼?
석주일 홍무석 그 인간이 변호사랍시고 야지 주는 것만 빼면, 지낼 만하다.
(잠시 박동호를 들여다보더니) 동호야, 니 아직도 남일호 회장한테
나쁜 맴 (하는데)
박동호 (말 끊고) 행님이 여서 나올 때쯤이면... 남일호나 지, 둘 중 하나만
보게 될 깁니더.
석주일 (얼굴 굳으며) 니, 지금 그게 무슨 말이고?
박동호 지가 말을 하지 않아도 행님은 저절로 알게 될 깁니더.
... 세상이 떠들썩해질 테니까.
석주일 (벌떡 일어나며) 동호야. 와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들려고 하노!
니, 내 맘을 이리도 모르나?
박동호 행님이 암만 뭐라캐도, 지 화살은 이미 남일호 회장을 향해
날아가고 있습니더.
석주일 (더는 말하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는)
박동호 행님, 지 이제는 마지막 승부를 볼 깁니더.
그동안 감사했습니더.
꾸벅 석주일에게 인사하는 박동호. 급히 밖으로 나가버린다.
남아있는 석주일의 불안 가득한 얼굴에서-
41. 옥탑사무실 / 밤
변두리 로펌 멤버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진우 오늘 밤이 마약 파티장에 남규만이 출몰하는 디데이에요.
남규만을 현행범으로 붙잡을 기회이자, 만일에 대비해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날입니다.
인아, 송 변, 연 사무장이 진우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진우 이번에 남규만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이걸 시작으로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 오정아 아버지 죽음의 진실도 제대로
세상에 드러낼 수 있을 거에요.
인아, 송 변, 연 사무장 모두 살짝 긴장하면서 기대감도 지닌 표정들인데-
진우 파티에 마약을 공급하는 브로커를 통해, 내부로 잠입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입니다.
송 변 (손 번쩍 들며) 내가 갈게. 내가 얼굴이 덜 팔렸잖아.
송 변 보고 씨익 웃으며, 송 변에게 만년필을 건네는 진우.
진우 남규만, 근거리에 붙어서 촬영해 주세요.
송 변 (받아 살펴보며) 와. 이게 카메라야? 첩보영화에서나 보던 건데.
인아 들키지 않게 각별히 조심해요. 송 변호사님.
송 변 끄덕이면, 진우가 건축 설계도면을 펴는데-
진우 만일의 경우, 남규만이 달아날 수 있는 예상 도주로는
클럽 후문과 후문 차량출입구 뿐이에요.
진우, 설계도면의 위치를 가리킨다.
진우 저랑 이 변이 후문과 차량출입구를 맡을게요.
인아 (진우 보며 고개 끄덕이면서) 오케이.
진우 (연 사무장 보며) 연 사무장님은 연락책을 맡아주세요.
무슨 일 생기면 곧바로 경찰에 연락하시구요.
연 사무장 알았어!
진우 자, 그럼 모두 수고해주세요.
변두리로펌 멤버들, 비장한 표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진우의 진지한 얼굴에서-
42. 탁영진 검사실 / 밤
여경이 탁영진 검사실에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뭐냐는 듯 여경을 보는 탁영진.
여경 부부장 검사님, 저한테 들어 온 제보입니다. 왜 제가 못한 다는 거죠?
탁영진 남 검사, 마약은 특수부 담당인 거 몰라? 특수부한테 넘겨.
여경 이걸 왜 특수부에게 넘깁니까? 우리 부서 실적 올릴 수 있는데.
탁영진 너 벌써부터 밥그릇 싸움하자는 거냐? 안 돼.
강경한 탁영진. 이에 실망하는 여경의 모습에서-
43. 서울중앙지검 복도 / 밤
여경, 복도를 천천히 걸으며 복잡한 얼굴이다.
갑자기 휴대폰 꺼내들고는 여경, 빠르게 걸어가며 전화하는데-
여경 지금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사관들 연락하세요.
43-1. 구치소-변호사 접견실 / 밤
홍무석과 석주일이 면회를 하고 있다.
석주일 이 한밤중에 면회를 다 오시고.
홍무석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딨겠습니까?
석주일, 무슨 일인가 싶은 표정으로 가만히 홍무석을 살피는데-
홍무석 회장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곧 거기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석주일 (보는)
홍무석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석주일 그게 뭡니꺼?
홍무석 (의미심장하게) 박동호를 처리하세요.
석주일 (표정 굳어서) 그게 지금 지한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꺼?
홍무석 (여유롭게) 곽 형사처럼 버림받고 거기서 수 년동안 썩고 싶어요?
석주일 (복잡한 얼굴)
홍무석 당신하고 박동호 사이,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거 알고 제안하는
겁니다.
석주일 ....
홍무석 해묵은 의리 지킬 생각 말고, 앞으로 당신 살길이나 찾아요.
그게 현명한 겁니다.
심란한 얼굴의 석주일. 그 모습을 비릿하게 바라보는 홍무석.
44. 마약 파티장 앞 / 밤
보안요원들이 파티장 입구에서 신분 검사를 하고 있다. 그때, 외제차 한 대가 도착하고 남규만이 차에서 내린다. 발렛이 남규만의 차를 몰고 다시 사라진다. 보안요원들, 남규만에게 인사를 건넨다.
45. 마약 파티장 앞-차 안 / 밤
파티장에서 거리 두고 정차된 차량. 연 사무장에 운전대 잡고 있고 진우, 인아가 타고 있다. 진우가 대포 카메라로 파티장 입구를 살핀다. 차량 조수석엔 인아, 뒷좌석엔 연 사무장이 타고 있다. 진우, 남규만이 클럽에 들어가는 모습을 뷰파인더로 확인한다. 찰칵- 그 모습을 찍는 진우.
인아 어? 평소에 타던 차가 아닌데? 이런 데 올 땐 차까지 바꿔 타고 오네?
진우 (뷰파인더 보면서) 송 변은?
연 사무장 근처에서 대기중이야.
진우, 입구로 향하는 송 변의 위치를 대포카메라로 확인한다.
46. 마약 파티장 앞 / 밤
세미정장 차림의 송 변과 브로커가 입구로 들어서자,
보안요원이 송 변과 브로커를 막아 선다.
보안요원 1 여기 멤버 맞습니까?
송 변 (대답 하지 않고 들고 있던 가방을 툭툭 두드리는)
보안요원 2 (감지하고) 들여보내.
무사히 입구로 들어가는 송 변과 브로커.
47. 박동호의 옛날 사무실 / 밤
박동호, 홀로 사무실에 들어온다. 책상에 앉더니 열쇠로 잠긴 서랍을 열면,
서류들로 가득하다. 서류를 통째로 착착 꺼내 펼쳐 놓는다.
일호생명 부사장 관련 정보들, 남일호 회장 X파일까지 보인다.
그 서류들 안에 ‘서광그룹 가스 폭발사고’ 파일을 올려놓는 박동호.
그리고 마지막에 하씨에게 받은 카세트 테이프를 올려 놓는다.
박동호 (의미심장한) 이제.. 고마 정리하자!
시간경과>
전신 거울에 비치는 박동호의 모습. 검은색 맞춤정장 상의를 막 입었다.
사무실로 들어오던 편 사무장이 검은 양복 빼입은 박동호를 보더니-
편 사무장 행님. 까만색 정장 입은 건 처음 봅니더...
박동호 글나? 상호야.
편 사무장 (보면)
박동호 앞으로 피를 봐야할 낀데, 흰색은 못 입는다 아이가?
편 사무장 행님...!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박동호의 비장한 눈빛에서-
48. 마약 파티장 앞-차 안 / 밤
진우, 인아, 연 사무장이 탄 차 안.
진우 전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갈게요.
(연 사무장 보며) 수사관들 도착하면 바로 연락주세요.
연 사무장 (진우 보며 고개 끄덕이는) 알았어.
진우, 차에서 내린다.
49. 마약 파티장-홀 / 밤
음악소리 요란한 파티장 홀. 송변, 포켓 치프 자리에 꽂은 만년필 카메라를 확인한다.
만년필 카메라 시점으로 홀 내부가 촬영된다. 마약에 절은 재벌 3세들.
고급 양주를 마시며 삼삼오오 즐기고 있다.
송 변 (휴대폰에다) 진입 성공! (끊고)
근데, 남규만 이 자식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송 변, 남규만을 찾는다.
50. 마약 파티장-지하 주차장 / 밤
진우가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다.
진우 (휴대폰에다) 도착했어요. 연 사무장님.
연 사무장 (E) 조심해. 난 계속 입구 살피고 있을게.
그때, 남규만이 타고 왔던 차가 지하 주차장 한 켠에 주차된다.
발렛이 차 키를 들고 사라진다. 차량 확인하는 진우.
51. 마약 파티장 홀 / 밤
북적이는 파티장 한 켠에서 남규만과 배철주가 양주를 마시고 있다.
송 변, 남규만을 발견한다. 양주잔에 마약을 섞는 남규만.
송 변의 만년필 카메라에 이 광경이 찍힌다. 동공 살짝 풀린 남규만과 배철주 모습.
꽤 취한 배철주가 갑자기 남규만에게 입을 연다.
배철주 참, 규만아. 며칠 전에 서진우 그 자식이 날 찾아왔더라고.
남규만 뭐?
배철주 자꾸 너 사람 죽인 거 갖고 뭐라 그러더라.
남규만 (점점 표정 굳어지는)
배철주 (눈치없이 계속 말하는) 그 자식, 아버지도 죽었다면서?
그럼 다 끝난 일 아냐?
남규만, 급격히 얼굴 일그러지더니 디제잉 박스를 향해 양주잔을 집어 던진다.
남규만 음악 꺼! 당장!
음악소리 꺼지고-
배철주 (버럭) 야! 이 파티, 내가 초대했잖아. 왜 또 지랄이야?
남규만 왜, 다시 그 얘길 꺼내?
배철주 뭐?
남규만 멍청한 놈. 첩 자식이 다 그렇지.
배철주 (눈이 확 돌아) 이 자식이!
배철주, 남규만의 멱살을 잡기 위해 달려드는데-
52. 마약 파티장 앞 / 밤
파티장 앞에 경찰차 여러 대 멈춰서면, 경찰들이 우르르 내린다. 연이어 멈춰서는 승합차. 한 승합차에서 여경이 내린다. 차량에서 지켜보고 있는 연 사무장, 진우와 통화한다.
인아와 연 사무장, 승합차에서 내리는 여경이를 본다.
인아 (휴대폰에다) 방금 검찰이 들이닥쳤어!
53. 마약 파티장-지하 주차장 / 밤
전화 끊는 진우. 남규만이 타고 온 차량 근처에 잠복한다.
54. 마약 파티장 홀 / 밤
남규만의 멱살을 잡는 배철주. 그러자 도리어 주먹을 먹이는 남규만.
배철주, 바닥에 쓰러진다. 파티장에 있던 재벌들, 남규만과 배철주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남규만 금수저라고 다 같은 금수전줄 알아?
남규만은 쓰러진 배철주를 남겨두고 태연하게 술을 마시려는데-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경찰과 수사관들이 들이닥친다. 마지막으로 들어서는 여경!
여경 (수사관들에게 지시내리는)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하세요!
파티장 안에 있던 재벌들, 놀라서 사방으로 흩어진다. 수사관들이 홀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하면서 아비규환에 빠지는 홀 내부. 남규만, 사태를 파악하고 달아나려는데-
배철주 (남규만 뒤에다) 야! 같이 가야지 인마!
남규만 (아랑곳 않고 달아나는)
수사관들에게 검거되는 배철주.
몰래 숨어서 이를 지켜보던 송 변이 도망가는 남규만을 뒤쫓는다.
55. 마약 파티장 복도 / 밤
복도로 몸을 옮긴 남규만. 술과 약에 취해 몽롱한 얼굴이다.
송 변, 남규만을 주시하며 뒤를 밟는다. 그때, 복도 맞은편에서 여경이 나타난다.
여경을 발견하고 재빨리 몸을 숨기는 송 변. 여경은 남규만을 발견하는데-
여경 (할 말 잃은) 니가 여기 왜 있어?!
남규만 너는 여기 웬일이야?
여경 너.. 미쳤어?
남규만 아 참, 너 검사지.. 그래. 잘됐다. 나 좀 빼 줘. 여기서 잡히면 끝장이야.
여경 (어이없고 황당한) 뭐?
남규만 니 손으로 이 오빠 감옥에 처넣을 거야? 아니잖아.
여경 (대답 못하는)
남규만, 돌아서서 가려고 하자 여경이 남규만을 붙잡는다.
남규만 (뿌리치며) 간다. 나, 잡지 마라!
여경 (갈등하는)
남규만 (바이바이, 손을 흔드는)
남규만, 여경을 남겨두고 간다. 여경, 남규만을 붙잡지 않고 그냥 보내는데-
이 광경이 송 변의 만년필 카메라에 찍히고 있다!
56. 마약 파티장 일각 / 밤
달아나는 남규만을 뒤쫓는 송 변. 남규만, 저만치 수사관을 발견하고 다른 쪽으로 재빨리 몸을 피한다. 그러자 송 변의 사야에서 남규만이 사라진다. 송 변, 낭패감을 느낀다.
한 편, 몸을 피한 남규만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
남규만 차 가지고 와!
57. 남일호 저택-복도 / 밤
무거운 걸음으로 복도를 걷고 있는 박동호의 뒷모습.
58. 남일호 저택-서재 / 밤
박동호가 남일호 저택으로 들어선다. 서재에 남일호가 기다리고 있다.
박동호가 남일호 앞에 선다.
남일호 어쩐 일인가? 이 시간에.
박동호, 품에서 뭔가를 꺼내 남일호 앞에 탁 내려놓는다. 사직서다.
박동호 지 이제 남규만 사장 혓바닥 노릇 그만두겠습니더.
남일호 (심중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박동호를 보는) 이유가 뭔가?
박동호, 남일호를 지긋이 바라본다.
박동호 서광그룹 아시지예? 가스 폭발로 한순간에 도산해버린.
남일호 (계속 표정 변화 없이 보는)
박동호 설마 모르신다고 하시진 않겠지예? 마 상관없습니더.
남일호 ....
박동호 회장님의 그 더러운 탐욕 때문에 ...돌아가신... (북받쳐 오르는)
박경수씨는 아십니까? 제 아버집니더.
남일호 (천연덕스럽게) 아버지 일은... 안됐네만... 자네는 자네의 인생이
있지 않은가?
박동호 (속에서 끓어오르는) 아버지를 죽게 만든 원수에게 더 이상...
고개를 숙일 수는 없지예. 왜냐믄... 지는 아들이기 때문입니더.
그 말을 차가운 눈빛으로 듣고 있는 남일호. 물러섬 없는 박동호의 얼굴에서-
59. 마약 파티장-지하 주차장 / 밤
남규만 차 근처에 숨어 있던 진우. 남규만 차로 향하는 남자를 발견한다.
기둥에 가려 남자의 모습 살짝 보이고,
진우 (휴대폰에다) 남규만이 차에 올랐어요. 지금이에요!
남규만 차에 남자가 올라탄다. 시동 걸고 차가 출발해 출구로 나가려는데,
경찰 봉고차가 들어와 막아서고 연 사무장이 운전하는 차가 뒤를 막아선다.
남규만의 차 순간 멈춘다. 남규만 차를 향해 걸어가는 진우. 송 변도 주차장으로
튀어나와 진우 곁으로 다가온다. 남규만 차에서 내리는 남자. 보면, 안 실장이다!!
놀라는 진우, 인아, 연 사무장, 송 변.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남규만이 아닌 안 실장의 모습에 놀라는 진우, 인아의 얼굴에서 엔딩.
-1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