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15
1. 마약 파티장 일각 / 밤
달아나는 남규만을 뒤쫓는 송 변. 남규만, 저만치 수사관을 발견하고 다른 쪽으로 재빨리 몸을 피한다. 그러자 송 변의 시야에서 남규만이 사라진다. 송 변, 낭패감을 느낀다.
한 편, 몸을 피한 남규만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
남규만 차 가지고 와!
2. 마약 파티장-지하 주차장 / 밤
남규만 차 근처에 숨어 있던 진우. 남규만이 빠져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3. 마약 파티장 일각 / 밤
파티장 홀 일각에 몸을 피한 남규만. 안 실장이 다가온다. 차 키를 건네는 안 실장.
안 실장 차, 거기 세워뒀어.
남규만 제때 왔네. 뒤처리는 알아서 해.
남규만이 가려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안 실장과 자켓을 바꿔입고 다시 사라진다.
4. 마약 파티장-지하 주차장 / 밤
남규만 차 근처에 숨어 있던 진우. 남규만 차로 향하는 남자를 발견한다.
기둥에 가려 남자의 모습 살짝 보이고,
진우 (휴대폰에다) 남규만이 차에 올랐어요. 지금이에요!
남규만 차에 남자가 올라탄다. 시동 걸고 차가 출발해 출구로 나가려는데,
경찰 봉고차가 들어와 막아서고 연 사무장이 운전하는 차가 뒤를 막아선다.
남규만의 차 순간 멈춘다. 남규만 차를 향해 걸어가는 진우. 송 변도 주차장으로 튀어나와 진우 곁으로 다가온다. 남규만 차에서 내리는 남자. 보면, 안 실장이다!!
놀라는 진우, 인아, 연 사무장, 송 변.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진우 (당황하는) 당신이 왜 여기.
안 실장 (능청스럽게) 술 한 잔 마시러 왔는데.
남규만이 아닌 안 실장의 모습에 놀라는 진우, 인아의 얼굴에서-
5. 마약 파티장 쪽문 / 밤
한적한 쪽문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안 실장이 세워둔 차량에 올라타는 남규만.
유유히 출발하는 남규만, 사이드 미러로 줄줄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람들을 본다.
씨익 웃는 남규만의 얼굴에서-
6. 남일호의 저택-서재 / 밤
표정 변화 없는 남일호. 박동호의 목소리에 감정이 실린다.
박동호 회장님의 그 더러운 탐욕 때문에 ...돌아가신... (북받쳐 오르는)
박경수씨는 아십니까? 제 아버집니더.
남일호 (천연덕스럽게) 아버지 일은... 안됐네만... 자네는 자네의 인생이
있지 않은가?
박동호 (속에서 끓어오르는) 아버지를 죽게 만든 원수에게 더 이상...
고개를 숙일 수는 없지예. 왜냐믄... 지는 아들이기 때문입니더.
그 말을 차가운 눈빛으로 듣고 있는 남일호. 물러섬 없는 박동호의 얼굴.
남일호 아들이라... 내 변호사이기 전에 아들이라... 그리 말하니
더는 잡을 수가 없구만.
박동호 이제 지는 회장님을 칠깁니더.
남일호 적에게 그리 전략을 노출시키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네.
박변이 뭘 하든 쉽진 않을 거야.
박동호 회장님, 몸조심 하이소.
남일호, 표정 없는 얼굴로 박동호 바라보는데서-
7. 남일호 저택-응접실 / 밤
서재에서 응접실로 나오던 박동호, 집으로 들어오는 남규만과 마주친다.
아직 약기운이 남아 눈이 풀린 채로 박동호를 보는 남규만.
박동호 (남규만 지긋이 보면서) 오늘 좋은 파티가 있었나보네예?
남규만 (급하게) 박변... 마침 잘 왔어. 안 실장이 지금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거든. 나한테 불똥 튀기는지 확인 해봐요.
박동호 (움직이지 않고 굳은 얼굴로 보는)
남규만 (혀 꼬부라진) 뭐하고 있어? 안 움직여? 빨리!
박동호 (버럭) 규만아. 니 똑바로 살아라.
남규만 (약기운에 이게 지금 무슨 소린지) 뭐?
박동호, 남규만을 향해 위협적으로 한발 더 다가가더니-
박동호 니가 지금까지 저지른 죗값, 모두 받게 될 기다! 알았나?
박동호, 남규만에게 확실히 경고하고 나가버린다. 황당한 남규만의 얼굴에서-
8. 경찰서 밖 / 밤
안 실장이 경찰서 밖으로 나온다. 얼굴 가득 허탈함이 느껴지는데-
9. 포장마차 / 밤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안 실장. 많이 지쳐있고 씁쓸함이 깃든 얼굴이다.
옆자리에 진우가 쓰윽 앉는다.
진우 아줌마. 여기 잔 하나 더 주세요.
안 실장 (진우 보고 당황해서 살짝 뒤로 물러나는)
진우, 안 실장의 빈잔 채우더니 자신의 잔도 채운다.
진우 (술잔 넘기며) 남규만이 오정아 죽였을 때도 오늘과 똑같았겠지?
안 실장 뭐?
진우 안 실장 당신한테 연락 했을 거고, 당신이 모든 뒤처리를 했겠지.
그 덕에 남규만은 편하게 살았고.
안 실장 (표정 굳는) 뭔가 잘못 알고 있나본데... 나 일호그룹 비서실장이야.
내가 누구 말에 따라서 이러고 저러고 하는 사람이 아니(하는데)...
진우 (말 끊고) 당신, 남규만의 악행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이잖아.
안 실장, 굳은 얼굴로 술잔을 넘긴다. 미세하게 떨리는 손.
진우 앞으로 당신한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말해줄까?
안 실장 (두려움 섞인 눈으로 보는)
진우 죄는 남규만이 짓고, 십자가는 당신이 짊어지게 될 거야.
진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혼자 남겨진 안 실장의 고민에 빠진 얼굴에서-
10. 옥탑사무실-회의실 / 밤
진우, 인아, 송 변, 연 사무장이 모여 있다. 송 변, 테이블 위에 만년필을 탁! 하고
내려놓는다. 테이블 위엔 진우가 찍은 ‘남규만이 마약파티에 들어가는 사진’도 놓여있다.
진우, 노트북에 메모리칩을 꽂는다.
송 변 (기세등등하게) 남규만은 놓쳤지만, 이 몸이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 이거지.
인아, 씨익 웃고- 진우, 노트북으로 녹화된 영상을 재생한다.
남규만이 파티장에서 배철주와 어떤 가루약을 술잔에 넣어서 먹는 장면,
그리고 여경이 남규만을 그냥 보내주는 장면이 담겨있다.
송 변 크, 기가 막히게 찍었네! 서 변, 이제 이거 인터넷에 확 까버리자고!
연 사무장 이 사람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아? 인터넷에 까면, 잽싸게
영상 내릴 거고, 조작된 영상이라면서 어떻게든 덮을 걸?
진우 그래서 일단은 이 동영상을 탁영진 검사에게 넘길 생각이에요.
송 변 탁영진 검사?
인아 네, 저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진우 남규만, 반드시 벌 받게 해야죠.
정지된 동영상 화면을 보며 의지를 다지는 진우, 인아의 모습에서-
11. 남규만의 방 / 밤
방에 들어오는 여경, 약에 취해 소파에 널브러져있는 남규만을 본다.
여경, 남규만을 한심하게 보며 문을 쾅! 소리나게 닫는다.
그 소리에 깬 남규만, 눈을 뜨며 고개를 든다.
남규만 (아직 약이 덜 깬) 어, 여경아! 아깐 땡큐. 역시 검사 동생이
좋긴 하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여경 (기분 나빠하며) 내가 니 죄 어디까지 덮어줘야 하는데?
남규만 (히쭉 웃는) 진짜 덮어주게? 뭐부터 덮어줄래?
여경 (주저하며) 설마... 서촌여대생 오정아, 니가 죽인 거야?
그 말에 남규만, 표정이 싹 굳는다. 물러서지 않고 남규만을 똑바로 보는 여경.
여경 그래서 서진우가 계속 널 노리고 있는 거지?
남규만 야. 넌 진짜 오빠가 (하는데)
여경 대답 해. 진짜 니가 죽인 거야?
남규만 (벌떡 일어나 미친 사람처럼) 그래! 내가 죽였다! 내가 오정아,
그 년 죽였다고!
여경 (놀라 말 못하는)
남규만 넌 아버지 말씀 잊었냐? 사람은 도구로 쓰는 거라고. 그런 사람
하나 죽였을 뿐인데, 왜 다들 나한테 난린데!!!
남규만, 화를 삭히며 여경을 보는데- 여경, 충격에 빠진 얼굴이다.
남규만 (아직도 몽롱한) 뭐야? 너 설마 충격 받았냐?
여경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는) ...
남규만 (히쭉거리는) 니가 원한 대답, 이거 아냐?
여경, 충격에 빠진 얼굴로 남규만을 노려보다가 방을 확 나가버린다.
그런 여경을 멍한 얼굴로 보다가 히쭉 웃으며 다시 소파에 널브러지는 남규만에서-
12. 박동호 사무실 / 낮
박동호가 복도로 나온다. 옆에는 짐박스를 든 편 사무장이 있다.
출근하던 홍무석이 박동호와 마주친다.
홍무석 (빙긋이) 회장님한테 들었습니다. 아쉽네요. 그래도 일호로펌
에이스였는데 말입니다.
박동호 더 일찍 보따리를 쌌어야 하는 긴데, 지가 좀 굼떴습니더.
홍무석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이 몸만 남아 있다가는 항상 뒤탈이 나는 법이죠.
(잠시) 이거 박 변 얘기를 들어보니 축하라도 드려야 할 거 같군요.
박동호 당연히 축하 받아야지요. 이제야 원래 내 스타일로, 내를 위해 살게
됐는데요.
홍무석 (비웃는 듯한 미소지으며 가만히 박동호를 보면)
박동호 앞으로 홍 변호사님, 일호그룹 골치 아픈 소송들 쉴 틈없이 막아야 할 기고, 무엇보다 남규만 사장 밤낮없이 뒤치다꺼리 하느라 24시간도
모자랄 깁니더.
홍무석 (여유롭게) 그 정도도 감당 못하겠다면 박 변처럼 저도 당장 보따리
싸야죠.
박동호 (미소지으며) 역시 남일호의 오래된 충견답네예.
홍무석 (살짝 표정이 굳는)
박동호 지는 나가지만, 앞으로도 자주 볼 일 생길 깁니더. 기대하이소.
박동호, 유유자적하며 걸어 나간다. 그 뒤를 총총 걸음으로 따르는 편 사무장.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는 홍무석의 얼굴에서-
13. 남규만 집무실 / 낮
집무책상 앞에 앉아있는 남규만. 노크소리가 들리고, 안 실장이 들어온다.
남규만 어? 수범아. 빨리 나왔네?
안 실장 난 죄진 게 없잖아. 파티에서 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남규만 (날카롭게) 난 죄진 게 없다? 꼭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다?
대답없는 안 실장. 이에 남규만이 ‘어쭈?’하는 얼굴로 지갑을 꺼낸다.
남규만 수범아. 경찰서도 다녀왔는데, 돈 좀 더 줄까?
안 실장 (표정 굳어져서) 규만아, 나 돈 때문에 한 거 아니다.
남규만 야, 수범아 좀 솔직해져라. 그렇게 말하면 니 자존심이 지켜지냐?
(지갑에서 수표 6장 꺼내며) 너 돈 필요하잖아? 갖고 싶지, 어?
굴욕감에 표정이 굳는 안 실장. 오프너나이프를 숨겨둔 쪽을 쳐다보는데-
남규만 (수표 6장을 안 실장의 자켓 주머니에 넣어주며) 돈 싫어?
너 돈 좋아해서, 나한테 개 취급당해도 붙어 있는 거 아냐?
안 실장 (주머니 속 수표를 보고 흔들리는 눈빛)
남규만 괜히 있지도 않은 자존심 세우지 말고. 주는 돈이나 받아먹어.
그게 니가 개처럼 살아야 할 이유니까.
안 실장 ...
남규만 (미소 짓는) 앞으로도 내 밑 닦는 거 잘 부탁한다, 친구야.
안 실장, 두 주먹을 꽉 쥔다. 부들부들 떨리는 안 실장의 손.
남규만 (겉옷 챙겨 입으며) 철주나 보러 가자. 그 자식 입단속 좀 시키게.
차 대기시켜.
안 실장 (그 말에 대답없이 굳은 채로 서 있는)
남규만 야, 뭐해?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안 실장. 그런 안 실장을 유심히 보는 남규만의 모습에서-
14. 법원 복도 / 낮
진우와 송 변이 법원 복도를 걸어가며 대화하고 있다.
송 변 박동호 변호사가 일호로펌 그만뒀대.
진우 (살짝 놀라서 송 변을 보면)
송 변 혹시 박 변, 일호 쪽에 칼을 들이밀려고 나온 게 아닐까?
그럼 우리 편일 수도 있다는 말인데...
그 말에 걸음을 멈추는 진우. 그 위로-
인서트>
14부 5씬, 박동호 사무실 상황이다.
박동호 그 날 교통사고는... 모두 남일호 때문에 벌어진 기다.
진우 (큰 충격 받으며 박동호 앞으로 가더니) ...뭐?
박동호 (차분하게) 남일호 때문에 내는 아부지를 잃었고, 니는 형과 어머니를
하루아침에 잃은 기다.
진우 (믿겨지지 않는) ...
박동호 진우야, 지금은 내가 니 앞에 무릎 꿇었지만, 조만간 남일호와 남규만...
니랑 내 앞에 무릎 꿇릴 기다. 반드시.
/ 다시 현재. 복잡한 얼굴의 진우인데-
15. 법원 일각 / 낮
법원 복도에서 석규와 박동호가 마주친다. 간단히 목례만 하고 지나치려는 석규.
박동호 강석규 판사님.
석규 (걸음 멈추는)
석규가 박동호 앞까지 걸어오더니-
박동호 얼굴빛이 별로네예. 요즘 신경 쓰는 일이라도 있습니꺼?
석규 제가 최근에 비밀 하나를 좀 알게 돼서요.
박동호 (의중을 살피듯 석규를 보며) 혹시 그 비밀이 친구 문젭니꺼?
석규 (가만히 보더니) 박 변호사님은 참 많은 걸 알고 계신 모양이네요.
(잠시) 일호로펌, 나오셨다구요?
박동호 그리됐습니더.
석규 앞으로 얼굴 볼 일이 더 많아 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박동호 지야말로 강 판사님 앞으로 행보가 마이 궁금합니더.
그 말에 박동호를 바라보는 석규의 의미심장한 얼굴에서-
16. 박동호의 옛날사무실 / 낮
박동호와 탁영진, 배 형사가 소파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탁영진 박변하고 배 형사가 수사한 자료만으로는 남일호 회장 기소는 무리야.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해.
박동호 (미소 번지며) 그건 걱정 마이소.
탁영진과 배 형사가 박동호를 쳐다보자, 박동호가 주머니에서 카세트플레이어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박동호 이게 결정적인 증겁니다.
탁영진 이것만으로 될까? 증인이 있어야지. 증인이.
박동호 물론 증인도 있지요.
배 형사 (관심 보이며) 정말? 지금 어디 있어?
박동호 지가 안전 곳에 잘 보호하고 있습니더.
박동호의 여유로운 얼굴에서-
17. 안전 가옥 / 낮
모처 하숙집 분위기 나는 방에 편 사무장과 하씨가 앉아 있다.
편 사무장 누추하지만 아무 걱정 마시고 내 집이다 편하게 계시소.
하씨 (주위 둘러보며 불안해하는) 여기 정말 안전한 거 맞죠?
편 사무장 그라믄요. 저희 행님만 믿으시면 됩니더.
편 사무장, 하씨를 안심시키지만 시종일관 불안해하는 하씨.
18. 안전 가옥 근방 / 낮
안전가옥 담벼락 너머에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가 편 사무장과
하씨를 훔쳐보고 있다.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배 형사’입니다. 얼굴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19. 변호사 접견실 / 낮
교도관이 남규만을 데리고 접견실에 들어선다. 접견실 책상에 배철주가 이미 앉아있다.
남규만에게 꾸벅 인사를 올리고 나가는 교도관.
배철주 (굳은 얼굴로) 나 팽개치고 혼자 빠져나가니까 좋냐?
남규만 난들 좋기만 하겠냐? 너 이러고 있는 거 보니깐 마음이 참 그렇다.
배철주 여경이 빽으로 나도 좀 어떻게 안 되냐? 응?
남규만 쫌만 있어봐...자식이... 급해가지고... 니네 아버지 손쓰고 계실거야.
배철주 검사 동생이 좋긴 좋네...
남규만 (말없이 배철주를 노려보는)
배철주 왜? 너까지 걸려 들어갈 것 같아 못하겠냐? 안 그래도 형사가 그러더라.
같이 있던 놈 중에 하나만 불어보래.
남규만 (아니 이 새끼가 하는 얼굴) 그래서?
배철주 그 놈 값어치가 높을수록 내 형량이 가벼워진대... 그 말 들었을 때,
누구 얼굴 떠올랐을 거 같냐?
남규만, 배철주를 향해 비릿하게 웃는다.
남규만 (쓰윽 다가가서 배철주 얼굴에 대고) 불고 싶으면 불어.
뒷감당할 자신 있으면.
배철주 (표정 굳어서) 뭐?
남규만 니 입에서 내 이름 한 글자라도 나불대는 순간, 너희 아버지 회사는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될 거니까.
배철주 (순간 욱하는) 이 새끼가...진짜...
남규만 감옥 나와서 빚더미 회사 물려받고 싶으면 불어라.
말했잖아. 금수저라도 같은 금수저가 아니라고?
배철주,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는 모습에서-
20. 여경의 검사실 / 낮
집무 책상에 앉아 <재벌가 3세들 마약투여 중 현장에서 체포> 신문 기사를 보고 있는
여경. 신문 밑에는 형사들에게 붙잡혀 가는 배철주의 모자이크 사진이 보인다.
여경, 어두운 얼굴로 신문을 책상에 내려놓는데, 이때 진우가 검사실 안으로 들어온다.
얼굴이 굳는 여경. 수사관이 일어나 진우를 제지하려고 한다.
여경 (수사관에게) 괜찮아요. 나가 있으세요.
수사관, 밖으로 나간다. 진우가 천천히 여경 앞에 선다.
진우가 여경의 책상 앞, 신문의 헤드기사를 쓰윽 보며-
진우 (여유롭게) 내가 직접 세팅한 건데... 마음에 들었어요?
여경 (크게 놀라며) 이번에도 당신 짓이야?
진우 마약 현장제보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경 (노려보는)
진우 그런데 현장에 출두한 검사가 자기 본분을 잊어버리면 어떡해요?
현행범이 오빠라고 빼돌리다니.
여경 (점점 두려움이 몰리며) 지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진우가 자켓 안에서 만년필을 꺼내 보인다. 여경은 그게 뭔가 싶은데-
진우 이 안에 뭐가 찍혔을까요? 1번, 당신 오빠가 거기서 노는 장면.
2번, 당신 오빠가 당신덕분에 무사히 빠져 나가는 장면. 3번, 둘 다.
여경 (얼굴이 차갑게 굳어지는)
진우 당신은 검사로서의 자질이 많이 부족한 거 같으니까, 이건 당신
상관한테 넘길게.
여유롭게 밖으로 나가 버리는 진우. 남겨진 여경의 멍한 얼굴에서-
21. 서울중앙지검-복도 / 낮
진우가 여경의 검사실에서 나온다. 그때 전화가 온다.
인아 (E) 어디야?
진우 거의 다 왔어.
복도를 쓸쓸히 걸어가는 진우의 모습에서-
22. 탁영진의 검사실 / 낮
소파에는 진우와 인아, 탁영진이 마주보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만년필 카메라가 놓여 있다. 영상이 재생되다가 끝난다.
탁영진 (표정 굳으며) 특수부에 넘기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끝내 이 자식이...
진우 남규만은 빠져 나갔지만, 친구 한 명은 지금 체포됐습니다.
탁영진 그게 누구지?
진우 세현 그룹 배철주 상무에요. 남규만과는 오랜 친구 사이구요.
탁영진 재벌 3세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구만.
진우 저는 배철주를 파고 들어서 남규만의 약점을 잡겠습니다.
인아 저희가 판은 다 깔 테니까 선배님은 기소만 확실히 해주세요.
애써 웃는 탁영진. 하지만, 만년필을 바라보는 탁영진의 얼굴이 꽤 복잡해 보이는데-
23. 구치소 면회실 / 낮
진우가 면회실에 앉아있다.
곧이어 면회실로 들어와 어이없다는 듯 의자에 앉는 배철주.
배철주 니가 제보했지? 주차장에서 나 만났을 때...
(짜증 일어나는) 아.. 그때 눈치 깠어야 했는데...
진우 억울하지 않아? 남규만은 빠져 나갔는데 너 혼자 죄 다 뒤집어쓰고...
배철주 (화내는) 누가 혼자 죄를 뒤집어쓴다고 그래?
진우 지금도 안 늦었어. 남규만 이름 불어. 니 형량은 낮아질 거야.
배철주 내가 그거 몰라서 그래? 이 자식이 누구더러 이래라 저래라야?
진우 하긴 니가 남규만 이름 불기엔 잃어버리는 게 너무 많겠지.
배철주 (대답 못하고 꾹 참는)
진우 그럼 내가 대신 도와줄까?
배철주 (못 미더운) 너 따위가 뭘 하겠다는 건데?
진우 남규만 사건을 내가 크게 키우면... 니 이름은 덮일 거야.
배철주 (의심 어린 눈으로 진우 얼굴 보는) 난 지금 아무도 못 믿어.
진우 그래? 좀 아쉽네. 하지만 남규만이 진짜 친구인지는 생각해 봐.
진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하는데-
배철주 (다급한) 내가 다 얘기할 수는 없고....
진우 (배철주 쪽으로 가까이 가는)
배철주 아마 배우지망생이었을 거야. 규만이한테 당하고 나서
인생 완전히 망가졌어.
진우 (표정 굳는)
배철주 그 정도 사건이면 내가 약 빤 건 아무 것도 아니지.
너도 흥미가 생길 거야. 오정아 사건이랑 많이 비슷하거든.
진우 (쳐다보면)
배철주 그럼 이번 일, 남규만 모르게 잘 처리 되는 거지?
진우, 배철주에게 집중하는데-
24. 옥탑 사무실 / 밤
인아, 송하영 사건과 관련된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다. 연 사무장, 커피를 인아에게 건넨다.
연 사무장 서 변 오늘 일찍 들어온다고 하지 않았나?
인아 (시계 보고) 그러게요.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
연 사무장 (걱정스러운)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 아냐?
걱정 가득한 인아, 보던 자료들을 내려놓는다.
인아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급히 겉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인아의 모습에서-
25. 옥탑사무실 동네 거리 / 밤
(11부 50씬에서 진우가 사무실 가는 방향을 잊었던 곳이다.)
인아, 골목 사거리 여기저기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진우를 마중하려고 노심초사 중이다.
인아, 추운지 손도 비비고, 발도 동동 구르며 진우를 기다리는 모습.
진우, 골목을 올라오다가 그런 인아의 모습을 본다. 인아도 진우를 발견하고-
인아 (손 흔들며) 진우야!!
진우 (다가오며) 추운데 여기서 뭐해?
인아 어... 잠깐 바람 쐬러 나왔어! 이제 들어가야지!
진우 (미소 띤)
진우, 자연스럽게 옥탑사무실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몸을 트는데-
인아, 그런 진우를 덥썩 잡으며 팔짱을 낀다.
인아 춥다. 빨리 들어가자.
진우 어? 사무실 ...저 쪽...
인아, 웃으며 사무실 쪽으로 진우를 이끄는 인아. 진우는 얼떨결에 인아에게 끌려가는데, 그 위로-
인서트>
11부 50씬, 옥탑사무실 동네거리 상황.
진우, 사무실 방향이 아닌 다른 골목 쪽으로 가려고 한다. 이에 당황하는 인아.
인아 야, 너 어디가?
진우 사무실 가는 거잖아.
인아 (반대방향 가리키며) 사무실은 이 쪽이잖아.
/ 다시 현재. 진우,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인아를 본다.
진우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인아 어? (모른 척) 뭘?
진우 나 아픈 거. 나 기억 잃어가는 거.
인아 (당황하지만 애써 밝게) 그럼 내가 계속 모를 줄 알았어?
나한테까지 숨길 필요 없어. (하는데)
진우, 그런 인아의 마음 고맙다. 인아 애써 씩씩해보이려는 모습에서-
26. 옥탑 사무실 / 밤
진우와 인아가 함께 있다.
인아 알게 된 지는 좀 됐어. 진우야. 우리 (하는데)
진우 어릴 때부터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기억이 너무 많이 나서...
슬펐던 일도 생생히 잊혀지지 않아 참 괴로웠어.
인아 (슬픈 눈으로 보는)
진우 나는 잊고 싶은데 내 머리가 기억을 하니까... 그런데... 이제는..
(고개 숙이며 울음 참는)
인아 너는 특별한 사람이어서 남들하고 조금 다른 것뿐이야.
병도 그 사람의 일부인거고... 진우,,, 너는 그냥 너인 거야.
진우 ...
인아 내가 도와줄게... 진우 니가 기억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내가 해줄게.
진우 (눈 감고 인아의 말 듣는)
인아 내가 니 곁에 있을게... 진우야. 괜찮아... 나을 수 있어.. 너,,,
진우 고마워... 인아야..
진우와 인아, 오랫동안 서로의 마음을 느낀다.
27. 여경의 검사실 / 밤
어두운 사무실에 우두커니 앉아 고민에 빠져있는 여경. 그 위로-
진우 (E) 당신은 검사로서의 자질이 많이 부족한 거 같으니까, 이건 당신
상관한테 넘길게.
잔뜩 심란한 여경의 얼굴에서-
28. 탁영진의 검사실 / 밤
전 씬의 만년필이 박동호가 준 ‘남일호 X파일’ 서류 위에 놓여있다.
탁영진, 잔뜩 고민에 빠진 얼굴이다. 남일호의 목소리가 깔린다.
남일호 (E) 앞으로 날 돕는 게 어떻겠습니까? 대답 한 번에 탁 검사 인생이
바뀔 겁니다.
고민을 끝낸 탁영진, 만년필과 일호그룹 X파일 서류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데-
29. 남일호 저택-서재 / 밤
남일호와 홍무석이 소파에 앉아있다. 뒤로 차 비서가 무표정으로 서 있다.
남일호,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남일호 박 변이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일이네.
화면, 남일호 앞에 앉은 사람에게 돌아가면 뜻밖에도 탁영진이다!
테이블에 '남일호 X파일‘이 놓여있다.
탁영진 박변이 의외로 좀 순박한 구석이 있죠. 저 같았으면 그걸 노출시키진
않았을 텐데...
남일호 박 변이 인간적이긴 했지.
홍무석, 남일호를 보면서 적당히 웃어준다. 탁영진을 향해서는 살짝 경계하는 시선이다.
남일호 이걸 들고 내 집에 들어온 이유가 뭔가?
탁영진, 빙그레 웃으며 만년필을 꺼내 탁자에 놓는다.
탁영진 이건 두 번째 선물입니다.
남일호 (만년필과 탁영진 번갈아 보는)
탁영진 남여경 검사와 남규만 사장의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 담겨져 있죠.
남일호, 조용히 탁자로 가서 백지수표를 꺼내 온다.
남일호 자네가 원하는 게 이런 거 아닌가?
탁영진 (여유있게) 오해가 있으시네요. 저는 겨우 돈 때문에 여기 온 게
아닙니다.
남일호 돈보다 더 큰 걸 원한다?
탁영진 전, 회장님의 동아줄을 잡고 싶습니다.
남일호 (만족스러운 얼굴로) 탁 검사. 후회 없을 걸세.
탁영진 석주일 사장도 다시 회장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
남일호, 탁영진을 흡족하게 보며 웃는다.
하지만 홍무석은 탁영진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켜보는데-
30. 남일호 저택-복도 / 밤
서재에서 걸어나오며 대화하는 탁영진과 홍무석.
홍무석 (날카롭게) 무슨 속셈이죠? 탁 검사.
탁영진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홍 변호사님처럼?
홍무석 (멈춰 서서 보면)
탁영진 (같이 멈추며) 긴장 좀 하셔야할 겁니다.
홍무석 (표정 살짝 굳는)
탁영진 남일호 회장 날개 달고 제가 어디까지 올라가나 한번 지켜보시죠?
휙 가버리는 탁영진을 비릿한 미소로 쳐다보는 홍무석의 얼굴에서-
31. 옥탑사무실 / 낮
진우, 인아, 연 사무장이 소파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이때 어두운 얼굴로 들어서는 송 변.
연 사무장 송 변, 표정이 왜 그래?
송 변 마약파티 사건 발표가 났는데, 남규만이 체포되지 않았더라고요.
연 사무장 그럼 우리가 탁 검사한테 준 만년필 동영상은?
진우 (생각에 잠기는) ...
송 변 (잠시) 탁 검사가 혹시 우리 배신한 거 아냐?
인아 (송 변, 연 사무장에게) 일호 비자금때도 선배가 많이 도와주신 거
잘 아시잖아요.
연 사무장 그럼 이런 확실한 증거를 왜 바로 안 꺼낸대?
송 변 (머리 움켜잡고) 으아! 내가 어떻게 따온 영상인데!
에잇! 더러운 세상! 맘 편히 믿을 사람 하나 없고..
곰곰이 생각을 하던 진우. 그러더니-
진우 (굳은 얼굴로) 탁영진 검사가 일호 쪽으로 넘어간 게 사실이라면...
우릴 도와줄 검사가 필요해요.
결연한 얼굴의 진우와 인아의 모습에서-
32. 탁영진의 검사실 / 낮
탁영진이 들어오자 박동호가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탁영진, 수사관에게 고개짓을 하면 수사관이 밖으로 나간다.
박동호 다른 사람도 아이고, 탁 검사님께서 우째 이럴 수 있습니꺼?
탁영진 어디 일개 변호사가 허락도 없이 검사실에 있어?
박동호 (표정 차갑게 굳으며) 적반하장이 따로 없네예.
탁영진 (팽팽하게 보는)
박동호 지가 준 정보로 남일호 동아줄을 덥석 잡았습니꺼?
탁영진 (비릿하게) 그런 말을 당신한테 들으니 참 재밌네.
박동호 지가 나름 산전수전 겪으면서 사람은 쪼매 안다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더.
탁영진 당신하고 잡담할 시간 더는 없으니까 당장 여기서 나가.
무거운 얼굴로 탁영진을 보고는 돌아서는 박동호의 모습에서-
33. 박동호의 차 / 낮
침울한 얼굴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박동호.
그러다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데-
박동호 (이어셋에 대고) 내다, 박동호.
34. 안전가옥 / 낮
박동호와 하씨가 앉아 있다.
박동호 어째, 묵을 만 합니꺼?
하씨 (씁쓸하게) 지낼 만은 합니다.
박동호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몸조심 하셔야 됩니더. 하 사장님.
하씨 남일호 쪽 움직임은 어떤가요? 계속 날 찾고 있을 텐데.
박동호 남일호, 기소되면 어찌 못합니더. 그때까지 버텨야 합니더.
저만 믿으이소. 지금 차근차근 준비중입니더.
하씨를 바라보는 박동호의 비장한 표정에서-
35. 남일호 저택-서재 / 낮
남일호 앞에 남규만과 여경이 서 있다. 불편한 정적이 흐르고 있는데-
남일호 (여경에게) 오라비를 보호하려고 한 건 잘했다.
여경 (고개 숙여 듣고 있는)
남규만 (눈치없이) 검사 동생을 두니까 이럴 때 큰 도움이 (하는데)
남일호 (말 끊고) 그 입 다물어!!
남규만의 얼굴이 굳고, 여경도 눈이 커다래진다. 남일호는 분을 삭이기 위해 애쓰는데-
여경 (고개 숙이고 묵묵히 듣고 있는)
남일호 (여경에게) 여경아, 우리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더
신경 써야 한다.
여경 제가 어떻게 (하는데)
남일호 (말 끊으며) 그만 나가봐라.
여경,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남규만을 슬쩍 쳐다본 뒤 밖으로 나간다.
이제 남일호와 남규만만 서재에 남아 있다. 남규만이 남일호의 눈치를 본다.
남일호가 남규만에게 다가가더니 순간, 뺨을 후려친다. 멍해지는 남규만.
남일호 내 청춘 다 바쳐서 키워 온 그룹을, 니 정신나간 짓거리로 단번에
망쳐놓을 작정이냐?
남규만 (두려움에 떨며 변명조로) 이번에 진짜 갈 생각 없었는데,
철주가 꼭 오라고 하는 바람에.
남일호 그런 족보도 없는 놈하고 어울리니까, 이런 일에 말리는 거 아니냐!
남규만 잘못했습니다. 아버지..
남일호 그 놈 입은 확실히 틀어막은 거냐?
남규만 그럼요. 문제 생길 거 더는 없어요.
굳은 얼굴로 남규만을 바라보는 남일호. 시선을 내린 채 어두운 얼굴로 있는 남규만.
36. 남규만의 방 / 낮
남규만이 방에 들어온다. 여경이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남규만, 피곤에 지친 얼굴로 소파에 앉는데-
여경 마약 사건 제보, 서진우가 한 거야.
남규만 (표정 굳어져서) 뭐?
여경 이 모든 일들, 서진우가 뒤에서 꾸민 거라고.
그 말에 표정이 차갑게 굳는 남규만의 모습에서-
37. 옥탑사무실 / 낮
진우와 인아가 소파에 앉아 자료를 살피고 있다.
진우 강간치상 사건은 피해자 진술이나 피의자 진술 양쪽 모두
100% 믿기는 어려워. 시나리오 쓰기 나름이지.
인아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유예. 담당검사 홍무석, 변호사 박동호...!
진우 (뭔가 촉을 느끼는) 박동호?
인아 남규만이 피의자로 기소된, 송하영 강간치상사건!
함께 음주 후, 합의 하에 관계를 가진 다음 강간죄로 고소, 선처를 호소하는 조건으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했다.
진우 전형적인 꽃뱀 만들기 수법이야. 잘 짜인 각본같은 냄새가 나.
유심히 생각에 잠기는 진우의 모습에서-
38. 구치소 복도 / 낮
사복차림의 석주일이 복도를 나선다.
39. 남일호 저택-서재 / 낮
석주일이 서재에 들어선다. 남일호, 홍무석, 탁영진이 있다.
석주일 회장님, 약속 이래 지켜주시서 감사합니더.
남일호를 향해 90도로 감사 인사를 하려는 석주일. 그러자-
남일호 고맙다는 말은 나 말고 탁영진 검사한테 하게나.
탁 검사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빨리 나오지는 못 했을 거야.
석주일, 탁영진에게 90도 인사한다.
석주일 병 주고 약 주셨지만 기분 그리 나쁘진 않네예.
앞으로 잘 좀 부탁드립니더.
탁영진 그렇게 하도록 하죠.
홍무석 (탁영진에게 경계조로) 검사자리까지 걸어가며 회장님에게 의지를
보여줄 줄 몰랐네요.
탁영진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탁영진이 홍무석을 여유롭게 본다. 한편 의심섞인 눈으로 탁영진을 보는 홍무석.
40. 옥탑사무실 / 밤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진우, 인아, 송 변, 연 사무장.
송 변 누구보다 송하영 사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박동호 변호사잖아.
지금 일호로펌도 나왔고.
진우 (생각이 복잡한)
인아 (송 변에게) 그래도 서 변이 박동호 만나는 건 힘든 일이잖아요.
연 사무장 맞아. 그 인간하고는 앞으로 엮이지 않는 게 답이야.
송 변 송하영 사건마저 묻혀 버리면, 남규만을 법정에 세우는 건
더 힘들어진다구요.
진우 (고민이 가득한 얼굴)
송 변 암만 생각해 봐도 박동호밖에 없는 거 같은데?
그 말에 진우가 굳은 얼굴로 비밀의 방으로 들어간다. 인아, 걱정스레 보는데-
41. 옥탑사무실-비밀의 방 / 밤
벽에 붙어있는 박동호 사진을 보고 있는 진우, 고민이 가득한 얼굴이다.
이때 인아가 들어와 진우 옆으로 다가간다.
인아 (조심스레) 송 변호사님 말 너무 신경쓰지마.
진우 ...
인아 박동호가 아니어도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깊이 생각에 잠기는 진우의 얼굴에서-
42. 카페 / 밤
박동호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이때 채진경이 안으로 들어선다.
박동호 앞에 와서 앉는 채진경.
채진경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박동호 내가 남일호를 칠 건데, 도와줘라. 검사로서.
채진경 (피식 웃으며) 뭐?
박동호 니가 일호그룹 장학생이었고, 재심때도 남일호 회장한테 얼룩 하나
안 묻게 한 건 내도 잘 안다.
채진경 그렇게 잘 알면서 왜 그런 제안을 하는 건데?
박동호 (잠시 보다가) 니 내한테 빚진 거 갚을 기획 주는기다.
채진경 그게 언제적 일인데.
박동호 그라고 내 도와주면, 니한테 떨어지는 것도 만만치는 않을 거니까.
채진경 (궁금해 보고)
박동호 아무도 못 건드린 남일호를 니가 건드리면, 단숨에 대기업
비리를 파헤친 여검사로 유명세를 타겠지.
채진경 (흥미롭게 듣는)
박동호 그렇게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정의의 여검사 이미지를 갖게 되면,
검찰청 꼭대기에 올라가는 발판이 될 기다.
채진경 (잠시) 자신 있는 거 보니까 어디 믿는 구석이라도 있나 보네?
박동호 내한테 확실한 증거가 있다.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채진경. 그런 채진경을 보며 기대에 차는 박동호의 얼굴에서-
43. 박동호의 옛날 사무실 / 밤
석주일의 부하들이 박동호의 옛날 사무실을 때려 부수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석주일. 이때 사무실로 뛰어 들어오는 박동호.
이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하는데-
박동호 고마해라. 이 새끼들아!
석주일,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작업을 멈추는 석주일의 부하들.
박동호 (석주일 향해) 이기 무슨 짓입니꺼!
석주일 불구덩이에 뛰어든 건 니다.
박동호 남일호 밑에서 얼매나 있을 끼라 생각합니꺼?
석주일 동호야, 니 이러다 진짜 죽는다. 그냥 불어라. 하 사장 어딨나?
박동호 내 입 열라카믄 꽤나 고생하실 낀데예.
박동호와 석주일이 서로 마주보는 눈빛에서 붗꽃이 튄다.
복도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차 비서,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데-
44. 안전 가옥 / 밤
하씨, 방에 누워있다. 편 사무장, 싱크대 수납장을 여는데-
편 사무장 (텅 비어있는 수납장 보는) 아. 라면이 다 떨어졌네예.
하씨 입맛도 없고, 괜찮아요.
편 사무장. 이런 때일수록 잘 챙겨묵어야 합니더. 사장님.
지 잠깐 슈퍼 좀 댕기 올게예. 쉬고 계시소.
편 사무장, 밖으로 나간다. 그때,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자가 들어온다.
놀라 벌떡 일어나는 하씨 얼굴에서-
45. 살롱 부르주아 입구 / 밤
인아가 룸살롱 ‘살롱 부르주아’ 앞에 다다른다. 인아, 간판을 확인한다.
인아 (E) (조심스럽게) 송하영씨. 남규만.. 아시죠?
46. 살롱 브루주아-룸 안 / 밤
인아가 룸에서 하영(송하영, 24세)을 만나고 있다. 짙은 메이크업으로 가렸지만
앳되어 보이는 하영.
하영 그때, 아무도 제 얘길 들어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절 꽃뱀이라 몰아세우고...
인아 지난 일은 법조인으로서 유감이에요.
하지만 그냥 넘어가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하영 그만 괴롭히세요. 또... 시달리고 싶지 않아요.
인아 아픈 일 들춰내서 죄송합니다. 하영씨. 근데, 이 사건, 무혐의 처분으로
하기엔 문제가 많았어요.
하영 (외면하며) 돌아가세요. 이제 와서, 다 소용없는 짓이에요.
인아 남규만이 송하영씨와 비슷한 사건으로 사람을 죽였어요.
하영 (인아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하지만)
인아, 명함을 건네지만 하영이 받지 않는다. 인아, 명함을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진실은 사실을 이긴다’라고 적힌 인아의 명함이다.
애써 외면하는 하영을 바라보는 인아의 간절한 얼굴에서-
47. 안전 가옥 / 밤
라면 봉지 들고 들어오는 편 사무장. 하씨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엄습하는 편사무장. 급히 휴대폰을 꺼내 박동호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박동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편 사무장 (다급한) 행님, 왜 전화를 안 받으십니꺼. 큰일 났네!
마음이 급한 편 사무장의 모습에서-
48. 살롱 부르주아-룸 / 밤
하영이 룸에서 넥타이남에게 술시중을 들고 있다. 넥타이남의 손이 하영의 몸을 더듬으려는데- 하영, 순간 움찔해 넥타이남의 몸을 밀쳐낸다. 넥타이남, 빈정 상한 얼굴로
하영의 따귀를 때리자 하영, 남자 손님을 노려보는데-
넥타이남 이 년이! 내가 누군 줄이나 알아!
하영, 순간적으로 과거 남규만과의 기억이 떠오른다.
인서트>
남규만 집무실(다른 장소도 가능). 하영의 따귀를 때리는 남규만.
마약에 취해 눈이 살짝 풀린 느낌이다.
남규만 어디서 반항이야!
남규만이 하영에게 몹쓸 짓을 하려고 한다. 몸서리치며 괴로워하는 하영.
/ 다시 현재.
하영, 따르던 술을 팍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넥타이남 (씩씩거리며) 아니, 뭐 저런 게 다 있어!
49. 남규만 집무실 / 밤
집무실 소파에 앉아있는 남규만과 홍무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뒤에 안 실장도 보인다.
남규만 배철주 알죠? 지금 감옥 들어가 있는 놈.
홍무석 네. 세현그룹 아드님.
남규만 걔네 계열사 하나랑 작전 짜고 있던 거 접어버리세요.
홍무석 (의아하게 보고)
남규만 앞으로는 배철주네 회사랑은 절대 엮일 일 만들지 말구요.
홍무석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문을 열고 석주일이 들어선다.
석주일 (남규만 향해 목례하며) 쪼매 늦었습니더.
석주일, 홍무석과는 본 척도 하지 않고 소파에 앉는다. 홍무석, 살짝 어이없어하고-
남규만 안에서 고생 많았어요.
석주일 금방 나왔습니더. 모두 회장님 덕분이지예.
홍무석 석주일 사장, 또 말로만 떼울 생각인가요? 회장님께 은혜를 받았으면
보답을 해야죠.
석주일 (쓰린 표정 참으며) 그라믄요.
남규만 석 사장, 나가있는 동안 서진우가 감히 날 함정에 빠트렸어요.
석주일 (듣는)
남규만 이번엔 서진우 확실히 처리해요. 지난번처럼 실수하지 말고.
석주일 (잠시 고민하더니) 네. 그리 하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는데)
남규만 그리고, 처리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어요.
석주일 (걸음 멈추는)
석주일을 빤히 쳐다보는 남규만. 석주일, 굳은 얼굴로 남규만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데-
50. 옥팁시무실 밖 / 밤
박동호가 진우 사무실 앞에 복잡한 얼굴로 서 있다.
51. 옥탑 사무실 / 밤
박동호, 안으로 들어서는데, 책상에 앉아있던 진우와 눈이 마주친다. 살짝 놀라는 진우.
진우 당신이 여긴 웬일이야?
박동호 진우야. 니랑 거래 하나 하러 왔다.
진우 거래?
박동호 이제 내는 일호를 나와서 일호를 치려고 한다.
진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박동호, 하씨에게 받은 녹음테이프와 X파일 서류들을 건네며-
박동호 이걸로 남일호를 기소할 계획이다. 살인교사 혐의로.
진우 (파일 살펴보며) 이거 가지고 가능하다고 생각해?
박동호 그래서 내가 니를 찾아온 거 아이가. 진우야. 내랑 한 배 탈 생각 없나?
진우 (피식 웃는) 같이 남씨 일가를 무너뜨리자?
박동호 내가 일호로펌에서 4년동안 있지 않았나. 니한테도 분명 도움이
많이 될 끼다.
진우 마침 잘 됐네. 나도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송하영이라고 기억하나? 5개월 전 남규만이 강간상해를 입혔던 여자.
박동호 연예인 지망생 송하영이?
진우 교묘하게 꽃뱀으로 몰아서 잘 덮었더군. 나는 그 사건을 통해서
남규만을 법정에 세울 거야.
박동호 내가 도울 일이 있겠네. 이제 철저히 내를 이용해라. 그래야 니가
제대로 남씨 일가를 주저앉힐 수 있지 않겠나.
진우 그러다 또 뒤통수 맞으면?
박동호 이젠 내를 믿지 마라. 대신.. 내 행동을 믿어라.
진우 (말없이 잠시 생각에 잠기는데) ....
박동호 송하영 정보는 내가 갖고 있는 거 다 넘길 기다. 그라고 남규만 법정에
세우려면 영장 쳐 줄 검사가 필요하제?
그 말에 진우가 박동호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52. 옥탑사무실-비밀의 방 / 밤
화면 가득 채진경의 기사와 사진이 보인다. 그 사진을 보며 대화중인 진우와 인아.
진우 채진경,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
인아 검찰 조직을 개인보다 우선시하고, 정확히 계산해 본 다음 움직이는
스타일.
진우 그럼 박동호랑 나와 함께 하겠다는 것도, 다 계산기 두드려본 결과다?
인아 (끄덕이더니) 사람 자체를 믿을 만하다고는 못 하겠어.
그치만, 그 사람 능력만큼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
진우 (가만히 보면)
인아 남규만을 피고석에 앉히는데.. 박동호와 채진경은 큰 힘이 될 거야.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진우의 얼굴에서-
53. 나이트클럽 / 밤
과거 석주일의 아지트였던 나이트클럽. 석주일이 부하들을 데리고 회식을 하고 있다.
그때, 박동호와 편 사무장이 들어온다.
박동호 (신경 긁는) 뒷주머니라도 제대로 찼나 보네예. 여서 회식을 다하고!
석주일 (버럭 화내며) 그기 말이라꼬!
석주일의 부하들, 일어나려하자 석주일, 부하들에게 괜찮다는 몸짓을 한다.
박동호 (힘주어) 하 사장, 어디다 빼 돌맀습니꺼?
석주일 이번엔 번짓 수 잘 못 짚었다!
박동호 그새 잊었습니꺼? 행님은 구라칠 때 티 마이 난다꼬!
석주일 (비꼬는) 그라믄, 니 눈썰미 마이 죽었네. 볼 일 없으니 돌아가라!
박동호 (석주일을 쏘아보는) 정말 이럴 깁니꺼?
석주일 (같이 쏘아보는) 건널 수 없는 다리는 니가 건넜다.
박동호 인자 더 이상은 지한테 행님 소리 듣기 힘들 낍니더!
주먹 불끈 쥐는 박동호. 휙 나가 버린다.
석주일, 쓰리게 술잔을 들이키는 모습 위로 남규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규만 (E) 박동호가 요즘 아버지 뒷조사 하고 다니는 거 알죠?
인서트>
50씬 다음 상황. 남규만 집무실.
집무실 밖으로 나가려던 석주일. 그 자리에서 서있다.
석주일 (굳은 얼굴로 대답 하지 않는)
남규만 우리 아버지 목, 조르겠다고 달려드는 놈을 두고 볼 순 없잖아.
아들인데.
석주일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겁니꺼?
남규만 박동호, 죽여 버려. 석 사장 손으로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석주일의 얼굴에서-
/ 다시 현재. 석주일, 테이블에 있던 술잔을 벽에 던져버리는데-
54. 남일호 저택-서재 앞 응접실 / 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는 남일호. 그때, 소란스런 소리 들린다. 경호원들 달라붙어 박동호를 제지하지만 뿌리치는 박동호. 박동호,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차 비서가 박동호를 막을 틈도 없이 남일호 앞에 가는 박동호.
남일호, 계속 책을 향해 시선을 떼지 않으며-
남일호 그래, 박 변. 진행하고 있는 일은 잘 되나?
박동호 하 사장, 지금 어디 있습니꺼?
남일호 (책 덮으며 박동호 보는)
박동호 사람... 또 죽이셨습니꺼?
남일호 자넨 사람 죽이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나?
박동호 사람 목숨값, 흥정하는 물건쯤으로 여기는 분이라는 거 잘 압니더.
남일호 흥정 안 되는 물건은 값어치가 없다는 것도 잘 알겠군.
박동호 말장난 그만 하이소. 하 사장, 어딨습니꺼?
남일호 (박동호 뒤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박동호, 남일호의 시선방향을 바라보면 배형사가 턱 서 있다.
박동호와 눈이 딱 마주치는 배형사.
두 눈이 커지는 박동호와 이를 여유롭게 보고 있는 남일호.
55. 남일호 저택-응접실 앞 복도 / 밤
박동호, 배 형사의 멱살을 잡아 올린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박동호.
박동호 하 사장, 배 형사님이 빼돌맀습니꺼?
배 형사 해치진 않았으니까 걱정 마.
박동호 어딨습니꺼? 말 하이소.
배 형사 외국으로 보냈어. 내가 형산데 죽일 순 없잖아.
박동호 (뒤통수 맞은) 언제부터였습니꺼? 대체 언제부터! 남일호의
개가 됐냐 말입니더!
배 형사 (박동호의 손 쳐내며) 박 변. 내가 자네 아버지 사건 파다가
좌천당했다고 한 거 기억나지?
박동호 (죽일 듯이 노려보고)
배 형사 자넨 내가 그 일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를 거야.
젊은 날의 객기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
박동호 배 형사님도... 진실을 알고 싶으셨던 거 아입니꺼!!
배 형사 (헛웃음지으며) 진실이 밥이라도 줘? 누구든 돈이 최고 아냐?
박동호 (죽일 듯이 노려보는)
배 형사 니가 내 돈 해줄 것도 아니잖아?
박동호 배 형사!!
박동호, 금방이라도 배 형사를 주먹으로 때릴 기세다. 여유로운 배 형사.
배 형사 자네도 후회하기 전에 정신 차려. (다시 응접실에 들어가는)
배 형사를 노려보며 꽉 쥔 주먹이 떨리는 박동호의 모습에서-
56. 채진경의 검사실 / 낮
박동호와 채진경이 단 둘이 소파에 마주보고 앉아 있다.
박동호 남일호가 하 사장을 처리해 버렸다.
채진경 (얼굴이 굳는) 17년 전 사건이고, 거기다 대기업 회장인데, 녹음 테이프 만으로 기소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박동호 (잠시) 남일호의 손발을 묶을 수 없다면, 남규만의 손발을 묶어버리는 것도 괘안은 작전이 될 기다.
채진경 남규만 사장?
박동호 그룹 사장인 남규만의 손발만 묶어 버리면, 남일호도 결국은 휘청일 수 밖에 없다.
채진경 그런데 뭘 재료로 남규만을 묶을 건데?
박동호 재료는 진우가 다 마련해 놨을 끼다.
채진경 (생각에 잠기더니) 서진우 변호사? 그 재료, 제대로 써먹을 수 있겠어?
박동호 채 검사가 놀랄 만큼 남규만 재료들은 확실할 기다.
진우 생각에 미소짓는 박동호의 모습에서-
57. 옥탑사무실 / 낮
인아 혼자 집무 책상에서 서류를 보며 일하고 있다. 이때 사무실 안으로 조심스레
하영이 들어선다. 지난 번과 달리 수수한 차림의 하영. 인아, 하영을 보고는 놀라며
일어선다.
인아 하영씨..
시간경과>
소파에 앉아 있는 하영. 많이 지치고 불안한 얼굴이다. 이때 인아가 커피를 들고 와
하영 앞에 놓아준다. 인아, 하영 앞에 마주보고 앉은 채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데-
인아 (하영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며) 와줘서 고마워요.
하영 (잠시) 그런데 왜 변호사님은 제 일에 관심이 있는 거예요?
인아 (살짝 당황하며) 네?
하영 그때 남규만이 저를 폭행했을 때는 아무도 제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어요.
인아 고소건도, 매스컴도 남규만쪽이 미리 손쓴 거예요.
하영 (커피잔만 매만지며 가만히 인아의 얘기를 듣는)
인아 안에서는 그쪽 검사와 변호사가 입을 맞춰 고소취하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밖에서는 하영씨를 꽃뱀으로 만들어 찌라시를 뿌리며
마녀사냥했을 거구요.
하영 (울음이 터질 듯 고개를 떨구고 마는)
인아 전 남규만 사장의 은폐된 진실에 대해 그 죄를 물으려고 해요.
하영 (걱정스레) 정말, 그럴 수 있는 거예요?
인아 남규만에게 죄를 묻지 않으면, 남규만은 앞으로도 계속 똑같은 짓들을 되풀이할 거예요. 하영씨처럼 피해자들은 계속 생길 거고요.
하영, 인아의 얘기를 곰곰이 듣더니 마음을 정한 듯 천천히 얘기를 시작한다.
하영 그러니까 5개월 전이었어요...
58. (과거) 남규만 집무실 (다른 장소도 가능) / 밤
5개월 전. 소파에 누워있는 하영. 인상쓰며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시간경과>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는 남규만.
남규만 (지갑에서 수표 꺼내며) 이거면 됐지? 우리 서로 원해서 한 거야.
하영 (베게에 머리 박고 눈물 흘리는)
남규만, 수표 던지고 나간다. 울고 있는 하영의 얼굴에서-
59. 옥탑사무실 / 낮
얘기를 다 마친 하영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아도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다.
조심스레 하영의 손을 잡는 인아. 하영, 천천히 인아를 바라보며 명함 하나를 건넨다.
하영 전 매니저예요. 이 사람 때문에 남규만을 만나게 됐거든요.
인아 (명함 받는)
‘매니저 김찬’이라고 적힌 명함이다.
인아 제가 남규만 꼭 벌 받게 할게요.
하영씨의 억울함, 꼭 풀어주겠습니다. 약속해요.
말없이 끄덕이며 눈물흘리는 하영. 그런 하영을 바라보며 결의를 다지는 인아의 얼굴에서-
60. 카페 / 낮
진우와 인아가 김찬(송하영 전 매니저, 30대 남)과 소파에 앉아 있다.
진우 (명함 건네며) 서진우라고 합니다. 송하영씨 매니저셨죠?
김찬 (받아들며) 네. 그랬었죠.
진우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송하영씨는 데뷔준비중인 신인배우였는데,
고급 룸살롱에 출입한 경위가 궁금합니다.
김찬 궁금할 게 뭐가 있나요? 얼굴 반반한 어린여자애가 스폰서 잘 물어서 한방 하겠다는 거죠. 이 바닥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잖아요?
진우 (불쾌한 얼굴로) 송하영씨 강간치상 사건 때 증언을 하셨더라구요?
김찬 (경계하며) 송하영 걔가 돈을 많이 밝혔어요. 암코양이처럼 돈냄새만
맡았다하면 달려들었죠. (휴대폰 울리는) 그럼 바빠서 이만.
김찬, 전화통화하며 자리를 뜬다. 뭔가 수상쩍은 표정 짓는 진우와 인아의 얼굴에서-
61. 교도소 면회실 / 낮
진우가 곽 형사를 면회하고 있다.
진우 남규만을 옆방에 넣어주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됐어.
곽 형사 실망스럽네. 그래도 니가 여기 그냥 왔을 리는 없겠지.
그 찌질이 새끼한테서 또 뭐라도 잡았나?
진우 김찬이라고 혹시 알아?
곽 형사 김찬? (잠시 생각하더니) 혹시.. 그 양아치 매니저?
진우 (고개 끄덕이면)
곽 형사 주로 신인배우들 관리하던 매니저다. 지금은 기획사 대표로 있고.
돈 많은 자들에게 아가씨 알선하는 놈이지.
곽 형사를 보는 진우의 진지한 표정에서-
62. 남규만의 집무실 / 밤
텅빈 남규만의 집무실에 앉아있는 안 실장. 생각이 복잡한 얼굴이다. 그 위로-
인서트>
안 실장이 남규만에게 굴욕당한 씬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12부 40씬. 남규만 집무실 상황. 안 실장, 배철주에게 다시 인사하려는데,
남규만이 안 실장의 고개를 꾹 눌러 90도 인사하게 만든다.
/7부 47씬. 남일호저택-서재 상황. 남규만, 죽도를 휘두른다. 자리에 주저앉는 안 실장.
죽도로 안 실장의 몸을 내치더니- 안 실장, 남규만에게 얻어터지는 모습.
/15부 13씬. 남규만 집무실 상황.
남규만, 지갑에서 수표 6장 꺼내 안 실장의 자켓 주머니에 넣어주며-
남규만 (E) 앞으로도 내 밑 닦는 거 잘 부탁한다, 친구야.
/다시 현재. 안 실장, 오프너나이프를 숨겨둔 곳으로 다가간다.
헝겊에 쌓인 오프너나이프를 꺼내더니 뭔가 결심한 표정이 되는데-
63. 석규의 판사실 / 밤
서류를 살펴보던 석규. 안 실장이 들어온다. 가방을 들고 있다.
석규 (살짝 놀라서) 수범아, 밤중에 웬일이야?
안 실장, 대답도 안하고 소파에 털썩 앉는다. 이상한 기운 느낀 석규.
안 실장의 정면에 가서 앉는다.
안 실장 (굳은 얼굴로 석규를 쳐다보다가) 석규야. 그때 니가 그랬지.
오정아 사건에 나하고 규만이 이름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잠시) 미안하다.
석규 ....
안 실장 너한테 줄 게 있다.
안 실장, 가방에서 헝겊에 쌓인 ‘오프너 나이프’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놀라는 얼굴의 석규.
석규 그게 어떻게 너한테 있어? 재판에 나왔던 건?
안 실장 서재혁씨 사형 때린 그 흉기는 가짜였어.
석규 (멍하게 놀라며) 뭐?
석규를 보는 안 실장의 복잡한 얼굴 위로 남규만의 목소리가 깔린다.
남규만 (E) 너, 나 대신 이거 뒤집어쓸래?
64. (과거) 숲길 / 낮
이하, 4부 14씬 상황 이어진다. 안 실장이 덜덜 떨리는 눈빛으로 오정아 시체를 보고 있다.
남규만 아니잖아.... (안 실장 얼굴 기분 나쁘게 툭툭 치며) 넌 오지랖 떨지
말고 나나 신경 써.
안 실장, 그 말에 모멸감을 느끼지만 꾹 참는다.
남규만 (시신 옆의 오프너 나이프를 발로 툭 차며) 이것도 잘 처리하고.
안 실장, 멀어지는 남규만의 뒷모습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
잠시 후,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오프너 나이프’ 끝 부분을 집는 안 실장.
65. (과거) 서촌별장 주방 / 낮
텅 빈 주방에 들어서는 안 실장. 주방 집기류를 모아놓은 서랍들을 정신없이 연다.
포크, 나이프, 스푼, 냅킨 등등이 보인다. 그러다 마지막 서랍에 대 여섯 개의
다양한 ‘오프너 나이프’가 있다. 그 중 한 개를 냅킨으로 감싸 집어 드는 안 실장.
오정아를 죽인 ‘오프너 나이프’와 똑같다. 테이블에 놓인 똑같은 ‘두 개의 오프너 나이프’를 보며 음모를 꾸미는 듯한 안 실장의 얼굴에서-
66. 석규의 판사실 / 밤
/ 다시현재다.
안 실장 이게 진짜야. 규만이가 이걸로 오정아를 죽였어.
석규 (심각한 얼굴 되는)
안 실장 누가 너 같은 판사를 건드리겠냐? 그래서 가져온 거다.
석규, 잠시 아무 말도 못하다가 이내-
석규 잘 생각했어. 수범아. 그때, 강압적인 상황이었잖아.
죄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정상참작은 될 거야.
안 실장 너만 믿는다.
믿음을 주는 석규의 얼굴에서-
67. 옥탑사무실 / 밤
옥탑 사무실 안에 박동호와 채진경, 진우와 인아가 소파에 앉아있다.
채진경 (진우에게) 서진우 변호사... 사무실이 아담하고 좋네요.
진우 (불편하게 시선 맞추는)
박동호 (인아보고) 이인아 변호사, 오랜만입니더.
인아 (건조하게) 이렇게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박동호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입니꺼?
인아 남규만을 피고석에 세우는 재판인데 변호사한테 기소권이 없어서
아쉽네요.
채진경 (인아에게) 검사라도 증거가 없으면 기소권은 쓸 수가 없지.
진우 증거는 여기 있어요.
진우, 서류 뭉치를 채진경에게 건넨다.
진우 송하영 강간치상사건 자룝니다.
채진경 (서류 받아드는)
박동호 내가 당시 조사했던 자료도 이 안에 다 넣었다.
진우 송하영 사건과 마약파티 사건으로 기소해서, 남규만이 지은 죄
하나하나 다 법정에 쏟아낼 겁니다.
박동호 잘 생각했다. 일단 누구든 남규만을 피고석에 세우는 기 가장
중요한 거 아이가.
채진경 (자료를 넘겨보며 미소 짓는) 역시 재료들은 충분하네요.
인아 남규만 쪽에서는 당연히 홍무석 변호사가 나올 거고...
진우 오정아처럼 송하영도 억울하게 만들 수는 없어요.
결연에 찬 진우의 얼굴. 그런 진우를 보는 인아와 박동호, 채진경의 모습에서-
68. 일호그룹 앞 / 낮
승용차 한 대와 그 뒤로 경찰 승합차 한 대가 일호그룹 앞에 멈춰 선다.
승용차 안에서 내리는 채진경. 경찰 둘과 수사관 대여섯을 이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그들 뒤로 먼발치에 진우의 차도 멈춰 서는데-
69. 남규만 집무실 / 낮
남규만이 홍무석과 앉아 대화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뒤에는 안 실장이 서 있고.
이때, 안으로 들이닥치는 채진경과 수사관들. 남규만은 얼굴이 굳고, 홍무석은 의아한
얼굴이다. 안 실장도 크게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데, 채진경이 남규만 앞에 바짝 다가선다.
홍무석 (채진경 올려다보며) 채 검사,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채진경 (구속영장 보이며) 송하영 강간치상 및 마약투약혐의로
남규만 사장님에게 구속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남규만 (피식 웃으며) 뭐? 나한테 구속영장이 떨어졌다고?
채 검사, 이거 아침부터 조크가 너무 심하잖아.
채진경 회사에 보는 눈들이 많습니다. 조용히 사장님 모시고 갈 수 있게
협조해 주십시오.
남규만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이 나오며) 협조? 니가 지금 나한테 협조라고
했어? 나, 남규만이야. 알아 들어?
채진경이 물러섬없이 뒤에 있던 수사관들에게 신호를 보내자, 수사관들이 남규만에게
다가가 단번에 수갑을 채운다.
남규만 (당황하며) 야, 니네 이거 안 풀어? 어?
채진경 (무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고만 있는)
홍무석 (채진경을 강하게 노려보며) 채 검사, 앞으로 벌어질 일들 단단히
각오하세요.
홍무석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나가는 채진경. 그 뒤로 남규만, 수갑을 찬 채 수사관들에게 끌려간다. 그 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안 실장과 굳은 얼굴로 지켜보는 홍무석.
70. 일호그룹 로비 / 낮
채진경이 로비를 나온다. 그 뒤로는 수갑을 차고 있는 남규만이 수사관들에게
양쪽으로 붙잡힌 채 끌려 나오고 있다.
남규만 (발악하고 몸부림치며 수사관들에게) 야, 니네 이거 안 놔?
내가 니들 얼굴 똑똑히 다 기억해 뒀어. 어?
로비 곳곳의 일호그룹 직원들, 남규만이 수갑찬 모습과 고함치는 소리에 놀라며
여기저기 몰려나오고 수군거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남규만 앞으로 유유히 걸어 오는 진우와 인아가 남규만 앞에 선다!
남규만 둘을 보더니, 섬뜩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물러섬없이 남규만을 똑바로 보고 있는 진우와 인아.
셋이 팽팽하게 마주보는 모습에서 엔딩!
-15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