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KDrama Script: Ep3

 Remember 03

 

1.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앞 / 오후

 

계단 앞의 인아. 열려진 문틈으로 보이는 사무실 분위기.

평범한 변호사 사무실 느낌이 아니다. 덩치들도 보이고-

그러다 한 켠에 진우와 박동호가 보인다. 진우가 백팩에서 돈다발을 바닥에 쏟아버리는데-

눈동자 휘둥그레지는 인아의 얼굴에서-

 

2.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문 밖 / 오후 (교차)

 

바닥에 만원권, 5만원권이 흩어져 있다. 그걸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박동호.

 

박동호 내 쓰려면 1억에 천만원 더 있어야 된다.

진우 (물러서지 않는) 그럼 기다려요. 더 구해올 테니까.

박동호 니가 천을 더 구해 온다꼬? 그럼 내가 필요한 건 12천이다.

진우 (표정 굳는)

박동호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나? 게임 끝났다. 가라. (편 사무장에게 눈짓)

 

편 사무장이 덩치들에게 내보내라고 손짓한다. 덩치들, 진우 양 옆으로 붙잡고

끌어내려 한다. 문 밖에서 그 모습 보던 인아, 망설이다 허겁지겁 들어온다.

의아한 얼굴로 인아 보는 박동호와 편 사무장.

 

진우 (끌려가는 와중에 인아를 보자 눈이 커다래지고) !

인아 (덩치들에게) 이거 놔요! 얘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요?

박동호 (흥미롭게) 그럼 아가씨가 얼른 데리고 가이소. 내도 저 고삐리한테

일 없으니까.

인아 (박동호 노려보더니, 진우 부축하며) 진우야. 가자.

 

하지만, 진우 오히려 인아의 팔을 뿌리치고 박동호를 향해 달려든다.

 

진우 (울분에 찬) 다 필요 없고 돈이라며! 죄 없는 거 돈으로 증명하라면서!

근데 내 돈은 왜 안 돼! !!!

 

박동호, 진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참다못한 덩치들이, 진우와 인아를 함께 문밖으로 거세게 밀어낸다!

 

3.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건물 앞  / 오후 (교차)

 

문 밖으로 순식간에 내동댕이쳐지는 진우와 인아.

 

인아 (아파하며) !!

 

진우 앞으로 백팩을 던져 버리는 편사무장. 그럼에도 진우, 포기하지 않고 다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편사무장이 문을 잠가버린다.

 

진우 (문 거세게 두드리며) 문 열어!! 문 열라고!!!

편 사무장 (사무실 안에서) 아놔 어린놈이 지독허네.

4.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밖 / 오후

 

백팩을 매고 걸어가는 진우. 팔을 문지르며 거리 두고 걷던 인아가 진우 앞에 선다.

 

인아 , 저 사람이 뭐 길래 이렇게까지 하는데?

진우 내 일이야. 신경 쓰지 마. (걸어가 버리는)

인아 (다시 앞에 서서) 왜 하필 저 사람이야? 진짜 변호사 맞아?

진우 (화가 나서) 그 쪽이 뭔 상관인데? 내가 누굴 만나든 말든!

 

진우, 인아 내버려두고 먼저 간다.

멀어지는 진우 모습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인아 얼굴에서-

 

5. 박동호 사무실 /

 

불 꺼진 박동호 사무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는 박동호의 얼굴 위로-

 

인서트>

241씬 상황이다. 장례식장 외부.

장대비가 퍼붓고 있다. 석주일 차량이 출발하자 두 손을 펼치고 막아서는 박동호.

박동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인서트>

250씬 상황이다. 납골당 밖.

박동호가 탄 차가 출발하자 두 팔 벌려 차를 막아서는 진우. 진우의 절박한 표정.

 

(진우) 다 필요 없고 돈이라며! 죄 없는 거 돈으로 증명하라면서!

 

그 위로, 편 사무장의 목소리가 끼어든다.

 

(편 사무장) 행님. 뭔 걱정 있으십니꺼?

 

다시 현재 박동호 사무실이다. 천천히 눈을 뜨는 박동호.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에서-

 

6. 형사합의부 법정 / 오전

 

자막 - 국민참여재판 공판 기일 제 2

 

까칠한 수염, 메말라 부르튼 입술을 한 서재혁이 피고인석에 앉아있다.

 

판사 변호인 측 증인 신청이 한 명도 없네요. 서류가 누락된 겁니까?

송 국선 (여전히 말 더듬는) 혀혀혀..현재.. 로선... 증인이 없습......

 

판사, 송 국선이 한심하다는 듯 두 눈을 감는다. 방청석의 인아는 진우를 안타깝게 본다.

 

7. 호텔 커피숍 / 오전

 

박동호가 스테이크를 썰고 있다. 맞은편 고객(이하, 재벌사모)은 핸드폰을 보고 있다.

카메라 든 남자들이 침대 위의 속옷차림 남녀에게 들이닥친다. 한바탕 벌어지는 소동.

 

박동호 강남역에 있는 20층 빌딩. 소송 끝나면 사모님 앞으로 등기 치게

되실 겁니더. 회장님하고 사는 동안 당하신 설움들. 원금에 이자까지

탈탈 털어 받아야지요.

재벌사모 (얼굴에 화색이 돌며) 박변만 믿을게요. 재판 때 제가 준비할 건요?

박동호 법정에서 지금 보신 영상 틀 겁니더. 판사가 사모님 쪽으로 고개

돌릴 때 눈물만 쪼매 흘려주시면 됩니더. 제 백 마디보다 사모님 눈물

한 방울이 효과 직방입니데이. 연습해두이소.

 

박동호, 스테이크를 다 먹어치우더니 냉수로 입안을 헹군다.

그때, 박동호의 핸드폰 진동음이 울린다. ‘편 사무장이라고 찍혔다. 받아드는-

 

편 사무장 행님 촉이 맞았십니더.

박동호 내 뭐라캤나? 남규만이가 공사판옥상까지 기어 올라간 이유가

있다니까.

편 사무장 오정아 아십니까?

박동호 갑자기 그 이름이 여서 와 튀 나오노?

편 사무장 들으면 행님 더듬이가 바짝 서실 겁니더.

박동호 뜸 들이지 말고 퍼뜩 말해라.

편 사무장 그 오정아가 말입니데이...

 

사무장의 다음 말에 초집중하는 박동호의 표정에서-

 

8. 도로 위 / 오전

 

굉음을 울리며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박동호의 고급세단. 그 위로-

 

(박동호) 그니까... 남규만이 열었던 금수저 파티에 오정아가 초대 받았단 말

아이가? 그것도 살해된 전날 밤에.

 

9. 법원 로비-> 복도 / 오전

 

법원 로비에 들어서는 박동호. 형사합의부 법정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간다.

이어셋으로 편 사무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편 사무장) 애들이 남규만 미행하다 별장에 들어가는 것까지 봤다고 합니더.

박동호 확실하나?

(편 사무장) 확실합니더. 헌데... 행님 지금 어디십니꺼?

박동호 이제 몇 발짝만 더 가면 고삐리 법정이다.

(편 사무장) (놀라서) 예에? 그 재판 안한다면서요?

 

핸드폰을 툭 끊고 심호흡 한번 하더니, 굳게 닫힌 법정의 문을 열어젖히는 박동호.

 

10. 형사합의부 법정 / 오전

 

법정 정문으로 당당히 등장하는 박동호.

판사부터 홍무석, 배심원석의 여경까지 고개를 돌려 박동호를 바라본다.

 

인아 (눈 커다래지며) ?

 

박동호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표정되는 인아. 진우도 놀란다.

 

박동호 (앞으로 걸어 들어가며 진우 향해) 내 왔다. 많이 기다렸제?

진우 (금세 밝아지는 얼굴)  !!!

박동호 (판사에게) 서재혁 피고인의 변호인입니더. 오늘부터.

 

방청석에서 그 말을 들은 인아.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박동호, 변호인석에 선다. 홍무석 검사와 눈빛 마주친다. 둘 사이 팽팽한 기운 지나가고-

 

판사 (서재혁에게) 공동 변호인, 사전에 합의된 사항입니까?

 

판사의 질문에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는 서재혁. 뭐라 답할지 모르겠다.

박동호, 서재혁에게 둘만 들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박동호 박동호 변호사라고 합니더. 오늘 날짜로 아드님에게 서재혁씨

변호인으로 선임됐십니더.

 

서재혁,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송 국선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송 국선 (버럭) 선배님.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이 자리 내 자리라구요!

박동호 멀쩡하네. 이젠 말 안 더듬나?

송 국선 변론할 때만 더듬는다고 말했잖아요.

박동호 우리 후배님이 눈치가 너무 없으시네. 내가 판 뒤집었다 아이가.

청심환 챙겨 집에 가란 소리다!

판사 (둘의 실랑이를 보다가 땅땅) 둘은 정숙하세요! (서재혁에게) 피고인의

변호사가 맞습니까? 아니면 법정 소란죄로 내보내겠습니다.

 

박동호, 가방에서 수임계약서를 꺼내 서재혁 앞에 내민다.

 

박동호 이거 수임계약섭니더. 여기에 싸인 하면 이 법정에서 서재혁씨를

위해 싸울겁니더.

 

서재혁, 방청석의 진우를 쳐다보자, 서명하라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인다.

 

서재혁 (서명을 하며, 판사에게) 제 변호인이 맞습니다.

 

그 말에 의자를 걷어차고 법정 밖으로 나가버리는 송 국선.

방청석의 인아, 놀라서 눈동자가 커진다!

 

박동호 (방청석 맨 앞에 있는 진우에게 다가서며) 니 이름 뭐라 했노?

진우 .. 서진우요.

박동호 그래. 진우야. 점심 좀 먹고 오느라 쪼매 늦었다. 내가 허기가 지면

말빨이 딸리거든. 그래도 그렇게 나쁜 타이밍은 아니제?

진우 (울컥해지는 감정) 첫 등장... 나쁘지 않아요. 근데 안 온다면서요?

박동호 가까이 와봐라. (진우가 가까이 오자 속삭이는) 진우야.

잘 들으래이. 니는... 감당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놈이 이 재판하고

연루돼 있다. 알겠나?

진우 (영문 몰라서) ?

박동호 (한층 날카로운 표정으로) 내가 냄새를 맡았다 아이가!!!

 

진우와 박동호, 두 사람의 눈빛이 뜨겁게 부딪힌다.

그 모습 방청석에서 바라보던 검은 양복 남자. 핸드폰 꺼내며 밖으로 나간다.

 

11. 남규만 집무실 / 오전

 

출장 마사지사가 남규만에게 안마를 해주고 있다.

뒤에 있던 안 실장, 핸드폰 통화를 마치더니 굳은 표정 된다.

 

안 실장 변호사가 교체됐답니다.

남규만 (성가신) 그게 뭐?

안 실장 바뀐 변호사가... 하필... 그때 그 놈입니다.

 

마사지 받느라 누워있던 남규만.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12. 형사합의부 법정 / 오전

 

땅땅! 판사가 판결봉을 내리친다.

 

판사 변호인! 변호인석으로 돌아오세요. 경고하겠습니다.

 

박동호, 그 말 들으며 느긋하게 변호인석으로 향한다.

 

판사 (심기 불편하지만) 변호인 변론 시작하세요.

박동호 (기다렸다는 듯) 재판 연기를 신청합니더.

 

박동호의 말에 전체 분위기가 술렁거린다. 인아는 황당한 표정이다.

 

판사 (화가 나서) 변호인으로 첫 발언이 고작 재판 연기입니까?

박동호 그렇습니더.

판사 뭡니까? 이유가?

박동호 재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증인이 있는데 현재 소재파악 중입니더.

판사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소재 파악 중이라고요?

박동호 하루면 됩니더. (힘주어)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더.

판사 검사, 변호인의 재판 연기 신청에 이의 있습니까?

홍무석 저도 그 증인 얼굴이 궁금하네요. 이의 없습니다.

 

방청석의 인아, 박동호를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13. 법원 복도 / 오후

 

2차 공판이 끝나고 술렁거리는 분위기. 공판이 끝나 복도로 나오는 박동호.

진우 지나쳐 먼저 나온 홍무석에게 다가간다.

 

박동호 홍무석 검사님. 일전에 그랬지요. 악연은 서로 이바구 까면서

푸는 거라꼬. 말이 씨가 됐네요.

홍무석 그러게요. 박변하고 내가 같은 법조인이 된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같은 재판으로 붙는다는 게... 뭐랄까 참 재밌네요.

박동호 같은 생각입니더. 재판다운 재판 함 해보입시더.

홍무석 근데... 증인같은 거 없죠?

 

그 말에 옆에 있던 진우의 표정이 굳는다.

 

박동호 (웃으며) 눈치 채셨으면서 재판 연기 동의하신 이유가 궁금하네요.

홍무석 5분 전에 합류했으니 경찰 수사기록도 못 읽었을 거고... 승부를 보려면

공평하게 해야죠.

박동호 제가 증인 구해올지 아니면... 아예 진짜 범인을 잡아다 법정에

세울지는 두고 보면 아실 겁니더.

홍무석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진범이라고 한 겁니까?

박동호 맞게 들으셨네요. 다음 공판 때 보입시더. (거리 두고 떨어져있던

진우에게) 진우야. 가자. 아부지 보러 가야지.

 

박동호 뒤를 따라가는 진우.

14. 법원 앞 길가 / 오후

 

재판이 끝나고 몰려나오는 방청객과 배심원들. 그 속에 인아와 여경도 있다.

 

여경 재판이 무슨 쇼야? 말더듬이에 이젠 양아치까지. 저런 인간이 무슨

변호사라구... 격 떨어져.

인아 (혼잣말) 저 사람 분명히 거절했는데.....

여경 (그 말 듣고) , 저 변호사 알아?

인아 (당황해서) 알긴...

여경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째려보는) ...

인아 그냥.. 다들 꺼리는 사건 맡은 게 이상하잖아.

여경 꺼리는 사건 맡은 이유가 뭐겠어?

인아 (보는) ...

여경 돈이지 뭐. 저 인간 이쪽 바닥에선 질 안 좋은 변호사로 유명해.

수임료만 많이 주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달려드는 인간이라구.

 

여경, 앞에 차가 멈추더니 태워간다. 남겨진 인아, 여경 말이 계속 신경 쓰이는 얼굴이다.

이때 박동호 차량이 인아를 지나친다. 뒷좌석의 진우를 보게 되는 인아. 표정이 어둡다.

 

15. 구치소 변호사 접견실 / 오후

 

마주앉은 서재혁과 박동호. 진우도 뒤에 있다.

 

박동호 인사가 늦었습니더. 박동호라고 합니더.

서재혁 서재혁입니다.

박동호 자랑은 아니지만... 형사 사건에서 져 본적이 없습니더.

이번에 서재혁씨 덕분에 기록 깨지게 생겼지만.

서재혁 (고개 푹 숙이며) 죄송합니다.

박동호 (사람 좋게 웃으며) 농담도 몬하겠네. 지가 뭐 억지로 맡은 것도

아이고. 진우가 참 똑똑하네요. 아들 참 잘 두셨습니더.

서재혁 (그제야 환하게 웃는) 고맙습니다.

 

진우, 서재혁의 손을 꼭 잡는다. 따뜻한 시선을 나누는 두 사람.

박동호, 가방에서 서류철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박동호 재판 들어가기 전에 정확히 답해 주실 게 있습니더. 여긴 법정이

아니니까... 사실대로 말씀 하이소.

서재혁 .

박동호 (갑자기 눈빛 매서워지더니) 서재혁씨가 오정아 죽인 거 맞지요?

서재혁 (표정 굳는)

박동호 오정아 죽여 놓고 기억 안 난다는 작전으로 나갈 거라면 변호사하고

손발을 맞춰야지요. 제가 그런 거는 억수로 마이 해봐서 장단 맞춰

드릴 수 있습니더.

서재혁 (격양된) 변호사님!

박동호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비밀유지의무 형법 제 317조에 적혀 있습니더.

변호사법 제 26조에도 따로 있고요. 변호사 또는 변호사였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분위기가 험악하다. 보다 못한 진우가 끼어든다.

 

진우 우리 아빠 못 믿어요? 아저씨까지 이러면 형사 검사하고 뭐가 달라요?

박동호 (버럭) 입 다물어라! 니 아버지 변호인은 내다. 넌 끼어들지 마.

 

진우, 그 기세에 더는 끼어들지 못한다. 박동호, 날카롭게 서재혁을 다시 몰아붙인다.

 

박동호 오정아 죽였다고 고백해도 제가 어디 가서 말 못합니더. 대신 진실이

알고 싶습니더. (테이블 위 자술서 들이밀며) 이 자술서에 뭐라 쓰여

있습니꺼? 오정아 죽였다고 적었지요? 이래도 발뺌하실 겁니꺼?

서재혁 (입술을 꾹 깨무는)

박동호 대답 못할 거면 살인한 거 인정 하이소. 그래야 심신미약 우발적

살인으로 작전 짤 거 아입니꺼? 아무리 형사들이 강압적으로

취조했다 해서 사람 죽인 걸 허위로 인정하는 사람이 세상 천지에

어딨습니꺼? ?

서재혁의 잔뜩 말라있던 입술이 쩍 갈라진다.

 

서재혁 (부들부들 떨며) 제가 도저히 버틸 수 없는 협박을 당했습니다.

 

화면은 서재혁이 형사들에게 체포되었던 날로 간다.

 

16. (과거) 폐창고 전경 /

 

인적이 거의 없는 도로에 버려진 건물.

 

17. (과거) 폐창고 /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 뜨는 서재혁. 문 열리면서 곽 형사가 들어온다.

 

곽 형사 아직도 자술서에 뭐 적을지 생각 안 났어요?

서재혁 ...적을 게 없습니다.

 

곽 형사, 갑자기 권총을 꺼내더니 서재혁 이마에 총구를 댄다.

두려움에 떨리는 서재혁의 눈동자.

 

곽 형사 사람 죽였으면서... 적을 게 없다?

서재혁 (필사적으로) 죽이지 않았어요. 정말입니다.

 

곽 형사가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듯 위협해도 서재혁은 버틴다.

결국, 권총을 테이블에 올려놓는 곽 형사.

 

곽 형사 서재혁씨. 1년에 실종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9만 명 넘어요.

그 중에 89천명이 집에 돌아오는데.. 천 명은 돌아오지 않아.

영원히. (사이) 가족이 아들 하나였던가?

 

그 말에 폐공장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진다.

곽 형사, 서류철에서 뭔가를 꺼내 보여준다. 몰래 찍은 진우 사진들이다.

 

곽 형사 우리가 실종자 찾는 사람들인데... 실종자 명단에 아들 이름 하나 쓱

끼워 넣어 드릴까?

서재혁 (벌벌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보는)

곽 형사 한강 다리 밑에 시체 하나 떠올라도... 신원미상으로 처리하면 그만이고!

 

그러자, 곽 형사에게 달려드는 서재혁. 비명과 함께 발악을 한다.

 

서재혁 우리 아들은 아무 것도 몰라! (애원이 울부짖음으로 변하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곽 형사 (입 꼬리 올리는) 그니까 오정아 죽인 거 인정한다고 몇 줄만 쓰라고.

 

바닥을 기어 볼펜을 잡는 서재혁, 실성한 사람처럼 백지를 마구 채워 넣는다. 그 위로-

 

18. 구치소 변호사 접견실 / 오후

 

가만히 떨리는 서재혁의 어깨. 참담한 얼굴로 고개 숙이고 있다.

젖은 눈으로 보던 진우, 서재혁의 어깨를 안아준다. 서재혁의 어깨가 더욱 들썩인다.

박동호, 부자의 모습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고 있다.

 

서재혁 (고개 들어서) 변호사님. 머리에 기억되지 않아도... 마음에 새겨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박동호 (보는)

서재혁 제 말이 우습게 들릴 겁니다. 이렇게 밖에 말하지 못하는 저도

괴롭습니다. 하지만 죽은 정아를 떠올릴 때마다 죽이지 않았다는 걸

느끼는데 어떡합니까! ... 죽이지 않았습니다. (눈시울 붉어지며)

절 믿지 못하겠으면 변론 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서재혁을 말없이 바라보던 박동호. 진우, 숨죽여 박동호의 대답을 기다린다.

 

박동호 좋습니더. 끝까지 함 가보입시더.

 

19. 박동호 사무실 전경 / 저녁

 

어둑해지는 거리. 사무실 간판에 불이 들어온다.

 

20.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저녁

 

테이블을 마주하고 있는 박동호와 진우.

 

진우 (매고 있던 백팩을 벗어서 내밀며) 수임료 드릴게요.

 

박동호의 눈에 잠시 갈등하는 빛이 스치다가, 백팩을 진우에게 밀어 준다.

 

박동호 약속 하나만 하자. 아버지 몸 성히 꺼내주면 니가 가진 능력, 오직 내를

위해서만 쓴다꼬.

진우 (생각지 못한 제안이라) ?

박동호 ... 뭐랬더라? 절대기억력? 과잉기억 증후군? 니가 마음만 먹으면

내가 10년 걸려 딴 변호사 자격증도 속성으로 딸 수 있을 기고...

 

진우를 보는 박동호의 얼굴에 묘한 생기가 돈다. 박동호, 백팩에서 지폐 5만원 한 장만

쏙 뽑아 볼펜으로 뭔가를 적는다. 그 행동, 의문스럽게 바라보는 진우.

 

박동호 (5만원권 확 들이밀며) . 계약서다. 싸인 해라.

진우 5만원에 사려구요?

박동호 나도 5만원 받고 법정에 서잖아. 얼마나 공평하노?

 

진우, 박동호를 잠시 보더니 결심한 듯 5만원권 계약서에 슥슥 서명을 한다.

 

박동호 (흡족한 표정으로) 오케이. 거래 성사. 이건 내가 갖는다. 그리고...

진우 (보는)

박동호 돈은 돌려주는 게 좋을 기다.

진우 그럴게요. (잠시) 갑자기 마음 돌린 이유가 뭐에요? 돈도 아니라면....

박동호 니가 변호해달라면서 내 차 막고 서 있을 때... 한 사람이 떠올랐다.

진우 그 사람도 저처럼 무모하고... 절박했어요?

박동호 그래. 너하고 닮았다.

진우 그게 누군데요?

박동호 그건 니가 알 거 없다.

 

그렇게 대답을 들었지만, 진우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은 표정에서-

 

21. 인아의 방 / 저녁

 

인터넷 검색창에 박동호 변호사라 치는 인아.

 

(여경) 저 인간 이쪽 바닥에선 질 안 좋은 변호사로 유명해.

 

인아, 스크롤을 내리면-

승률 100% 뒤에 가려진 더러운 진실

김우선 검사 박동호는 돈만 주면 다 하는 속물인터뷰

박동호, 돈이 없으면 죄도 짓지 말아야! 발언 변협 파문등의 기사가 보인다.

 

박동호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점점 심각한 표정이 되는 인아.

 

인아 (노트북 확 덮어 버리며) ! 신경 쓰지 말자. 누가 변호를 하던

나랑 상관없잖아.

 

인아, 덮은 노트북을 응시하다가 다시 노트북을 열 거 같은 행동을 하는데-

이내 정신 차린 인아가 고개를 저으며 노트북 위에 엎드린다.

 

인아 아냐. 이럼 안 돼... ... (하다가 고개를 들며) 한번 보기만 (하다)...

 

복잡한 마음에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리는 인아의 모습에서-

 

22.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진우 근데... 아까 법정에서 말한... 제가 감당하지 못할 그 사람.

그거 정아 누나 죽인 사람 말하는 거죠?

박동호 앞서 가지 마라. 내는 니 아버지 무죄 밝히는 사람이지, 진범 잡는

형사는 아이다.

진우 진범 잡아야 아버지 무죄가 밝혀지잖아요.

박동호 아직 심증만 있으니까 확실해지면 말해줄게. (잠시) 니는 지금부터

내하고 할 일이 있다. 니 기억력을 총동원해서 아버지가 집에

안 들어온 날 이후부터 기억하는 모든 걸 말해라. 사소한 것까지

모두 다 정확하게.

 

진우, 집중하는 모습에서-

 

23. 인아의 방 +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교차)

 

인아의 방. 탁상시계는 어느덧 AM 2시를 넘어가고 있고- 책상에 쌓여있는 커피 잔들.

인아, 퀭한 눈에 머리도 헝클어져 있다. 졸음을 쫓으려 기지개를 켜는 인아.

노트북 화면에 서촌여대생살인사건관련 자료와 사건현장 지도가 떠있다.

벽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사건을 구성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벽이 채워져 가고-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진우가 뭔가를 계속 말하고 있고,

박동호는 눈을 빛내며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칠판에 메모하고 있다.

 

진우 아빠 체포한 형사가 차고 있던 권총. 정아 누나 장례식 때 봤어요.

박동호 (눈빛이 번뜩이는)

 

각기 다른 공간에서 밤을 지새우는 인아와 진우, 박동호의 모습에서-

 

24. 도시 전경 / 아침

 

날이 밝는다.

 

25. 호텔 사우나 / 오전

 

사우나 내부가 뜨거운 증기로 뿌옇다. 석주일의 벗은 상체가 온통 용 문신으로 덮여있다.

사우나에 들어오는 손님들, 석주일의 용 문신을 보고 흠칫 놀란다.

그 뒤로 들어서는 박동호의 용 문신까지 보더니 슬그머니 나가는 손님들.

 

석주일 밤새 뭘 했길래 꼴이 그 모양이고?

박동호 진술 정리하느라 밤 꼴딱 샜습니더.

석주일 뭔 재판인대?

박동호 실은 행님 똥줄 타게 만든 남규만이가 이 재판하고 연결돼 있습니더.

석주일 (눈 커지며) 확실한 기가?

박동호 남규만이가 자기 별장에 금수저 친구들 싹 다 불러가 지랄병 떨었는데

경찰 조사 때 누구 하나 이름 오르내리지 않았습니더. 근처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말이지요.

석주일 암만 꾸린내를 풍겨도... 그 놈아는 쉽지 않을 거다. 겁 안나나?

박동호 (웃으며) 탯줄 믿고 덤비는 놈, 얼마든지 오라 하이소. 내가 겁내나!

석주일 그럼 니... 그 후레자식 때문에 재판 맡았나?

박동호 딱히... 그건 아입니다.

석주일 그라믄 이유가 뭔데?

박동호 완전 사기 캐릭터 한 놈 있습니더. 뭐든 기억하고, 놓친 거 하나라도

있으면, 다시 돌아가 기억하고...

석주일 가가 돈이라도 된다 그 말이가?

박동호 (진우 생각나 웃으며) 고삐리 한 놈하고 비싼 계약 좀 했습니더.

 

입가에 미소 돋는 박동호의 얼굴에서-

 

26. 숲 길 (살인현장) / 오후

 

오정아 시체가 발견된 현장을 중심으로 폴리스라인이 쳐있다.

이곳에 도착하는 박동호와 편 사무장.

 

박동호 (사방을 둘러보며) 이리저리 꿰맞춘 사건이라면 현장에

답이 있을 텐데... 통 모르겠네.

편 사무장 그럼 어떡합니꺼?

박동호 망원경 가온나.

 

사무장이 미리 준비한 망원경을 건넨다.

박동호, 망원경으로 멀리 떨어진 남규만 별장을 본다.

 

박동호 저 별장이 여서 얼마나 떨어져 있노?

편 사무장 직선거리로 1.5킬로 정도 될 겁니다.

박동호 살해된 장소는 여기고, 오정아가 그날 밤 별장에 왔었다는 건데...

살해당일 오정아의 동선이 상상된다는 박동호의 표정에서-

 

27. 법정 복도 / 오후

 

박동호, 휘파람을 불며 여유롭게 법원 안으로 들어선다.

그 앞에 인아, 사뭇 긴장된 표정이다. 짧게 심호흡 한 번 하더니 박동호를 가로 막는다.

 

박동호 (살짝 놀라며) 아가씨 내한테 관심 있어요?

(인아 위아래로 스캔하더니) 내 스타일은 아인데...

인아 (기가 막히고) 돌려 말하지 않을게요. 그거 그 애 돈 아니에요.

박동호 진우요?

인아 아무리 돈이 좋아도, 상황 봐 가면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린 애 간절한 맘까지 등쳐먹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만하잖아요!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지만 식은 땀 흘리며 용기 내고 있는 인아.

 

박동호 (눈썹 찌푸리며) 요즘 뒤통수가 억수로 가렵다했더니...

(섬뜩한 표정으로) 아가씨.... 내 뒷조사 하고 다녔나?

인아 (침 꿀꺽 삼키며 태연한 척 애쓰지만 얼굴에 드러나는) ...

박동호 (씨익 미소 지으며) 내 의뢰인이랑 뭔 사인지 몰라도...

오늘 재판 끝까지 보고 가이소.

 

인아를 향해 뒤돌아서 손 흔들며 사라지는 박동호. 휘파람이 다시 이어진다.

인아, 반감이 서린 눈빛으로 박동호 뒷모습 보는. 그 위로, 판사의 격양된 목소리.

 

(판사) 변호인!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증인이 있다면서요?

 

28. 형사합의부 법정 / 오후

 

자막 - 국민참여재판 공판 기일 제 3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판사의 얼굴.

박동호 (여유부리며) 금방 나올 겁니더.

판사 (불쾌한 얼굴로) 그럼 검사 측 증인 나오세요.

 

서재혁을 체포했던 곽 형사가 걸어나와 앉는다. 방청석엔 인아, 배심원석에 여경이 보인다.

 

곽 형사 피고인을 체포하고 진술서를 받아낸 곽한수 형사라고 합니다.

홍무석 피고인을 체포하게 된 경위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곽 형사 동네에서 오래 살았단 양반이 자기 집 앞에서 길을 잃었다는 게

의심스러웠습니다. 죽은 오정아도 잘 알면서 기억 못한다고 했고.

홍무석 피고인의 집과 살인현장이 3킬로 내외라고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곽 형사 .

 

방청석의 진우와 인아, 배심원석의 여경의 모습 보이고-

 

홍무석 피고인을 현장에서 발견했을 당시 특이사항이 있었다고 했죠?

곽 형사 피고인이 술에 잔뜩 취해있었습니다. 술 냄새가 풀풀 났죠.

홍무석 경찰에 신고했을 당시 피고인이 만취 상태였다는 거군요.

 

방청석의 진우, 말도 안 된다는 표정 짓는다.

 

박동호 (일어나서) 피고인의 음주 여부는 경찰조서에 없는 사항입니더.

증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니 기록에서 삭제해 주이소.

홍무석 당시 피고인은 용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조사받아 조서에 없던

겁니다. 증인의 말은 신빙성이 있습니다.

 

팽팽하게 맞서는 박동호와 홍무석.

 

판사 검사 측 계속하세요.

홍무석 이런 추론이 가능하군요. 만취 상태였던 피고인 서재혁은 오정아 양을

살해한 뒤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척 한다?

곽 형사 같은 생각입니다.

홍무석 이상 질문 마칩니다.

판사 변호인 측은 증인 없는 거죠?

박동호 (걸어 나오며) 있습니더. 제가 나온다고 했지요?

저희 증인은 바로 저 형사님입니더.

판사 (황당한 표정)

박동호 증언에 앞서 말씀드립니더. 위증을 할 경우 중한 처벌 받는 거 알지예?곽 형사 .

박동호 좋십니더. 피고인을 3일 동안 불법 구금해서 자술서를 강제로 쓰게

했죠?

곽 형사 (단호하게) 그런 사실 없습니다.

박동호 정말 피고인을 강제로 감금한 사실이 없습니꺼?

곽 형사 저 범인 잡느라 바쁜 형삽니다. 거짓말 하러 여기까지 왜 나옵니까?

 

방청석에서 분노하는 진우의 얼굴. 지켜보는 홍무석, 입가에 미소 스친다.

 

박동호 자술서 받아내는 과정에서 총구를 피고인 이마에 대고 협박한

사실은요?

곽 형사 피의자를 취조할 때는 권총을 소지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박동호 취조실에 권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말입니꺼?

곽 형사 .

 

그 말에 서재혁이 벌떡 일어나 울분을 토한다.

 

서재혁 왜 거짓말 해? 사실을 말해! 사실을!

판사 (땅땅)

 

법정정리들 달려와 서재혁을 강제로 앉힌다.

 

박동호 법정출석도 공무 중이니 권총을 휴대하고 있지요? 잠깐 보여주시죠?

곽 형사 (재킷 지퍼를 열려는데)

박동호 잠깐! (곽 형사 행동 멈추자) 혹시 그 권총이 38구경에 총알 6

들어가는 리볼버 권총 아닙니꺼?

곽 형사 . 우리나라 형사들한테 지급되는 권총 중 열에 여덟이 그겁니다.

박동호 그라믄 지가 쪼매 더 맞춰볼까요?

 

이때, 증인석의 진우. 어제 박동호에게 말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29. (과거)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진우가 기억들을 최대한 떠올리고 있다.

 

박동호 그러다 머리 터지는 거 아이가?

 

박동호 말처럼, 과부하가 된 것처럼 진우 이마에 땀이 흥건하다.

 

진우 권총 손잡이 부분이 불에 탄 것처럼 검게 그을려 있고...그 중심부에

하얀색 네임펜으로 G.H.S라는 이니셜이 적혀있는데...

 

30. 형사합의부 법정 / 오후

 

전 씬의 진우 말 이어서 말하고 있는 박동호.

 

박동호 제일 끝에 S글자는 거의....지워져서 보일랑 말랑 하지 않나요?

G.H.S. 형사님 이름 곽한수. (잠시) 이젠 권총을 보여주시지요.

 

곽 형사의 눈빛이 흔들리자, 그 찰나를 포착하는 박동호.

곽 형사, 재킷 지퍼를 열어 권총집에 있던 권총을 보여준다. 박동호가 말한 그대로다!

 

박동호 똑같지요? 제가 어떻게 형사님의 총 모양을 이리 정확하게 알겠습니꺼?

 

라면서, 보란 듯이 방청석의 인아에게 시선을 맞추며 변론한다.

 

박동호 (쐐기 박듯) 피고인이 자백을 강요당할 때 봤던 총 모양을 말해준

겁니더.

곽 형사 (말 문 막힌)  !!!

박동호 증인은... 아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겠다고 협박 했지요?

인아 (박동호의 시선을 받아내며, 적잖이 놀라는 얼굴)

 

홍무석에게 제대로 카운터펀치 날린 박동호.

 

홍무석 이의 있습니다. 지금 변호인은 유도신문을 하고 있습니다.

박동호 (버럭) 유도라뇨? 형사소송규칙 24. 거짓증언을 가려내려는

신문이라 문제없습니더!

판사 (난감해하는 표정)

박동호 (배심원의 여경을 바라보며) 배심원 여러분. 어느 부모가 자식이 위험에

처하는데 끝까지 협박을 견딘단 말입니꺼? 강요와 협박으로 작성한

자술서는 증거로 사용되어선 안 됩니더. 철회를 요구합니더.

 

인아, 박동호의 그 모습을 인상적으로 본다.

희망을 발견한 진우가 서재혁과 밝은 시선을 맞춘다.

 

31. 법원 앞 로비 / 오후

 

박동호가 로비로 나오자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든다. 기자들에게 에워싸인 박동호.

 

박동호 자술서를 강제로 작성한 형사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더.

그라고... 진범은 따로 있습니더!!

 

그 말이 나오자 박동호 얼굴에 카메라 플래시가 격렬히 터진다.

 

박동호 이 뉴스를 보고 있다면... 당장 죄를 뉘우치고 자수 하이소.

안그라믄... 내가 찾아갑니데이!

 

그 모습, 멀리서 홍무석이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32. 법원 1층 주차장 / 오후

 

밖으로 나오는 박동호와 진우. 기다리던 홍무석이 박동호에게 다가간다.

 

홍무석 재판 재밌어지네요.

박동호 앞으론 더 재밌어 질 겁니더. (옆에 있는 진우 보고) 우리 의뢰인 없는 죄 덮어씌운 거까지 밝혀지면 말이지요. 그럼 바빠서 먼저 갑니데이.

홍무석 어이! (돌아서는 박동호 향해) 진짜 속셈이 뭐야? 도무지 파악이

안 되네. 당신... 돈 안 되는 거 절대 안 하나는 변호사잖아.

박동호 (걸어 나가다 멈춰 서는)

홍무석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까 명성 좀 얻겠다는 건가? (피식 웃으며)

진우 (홍무석을 노려본다)

박동호 지금 마음껏 웃어 두이소. (진우와 어깨동무하며) 나는 재판 이기고

마지막에 딱 한번 웃을 테니까!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홍무석 가버리자-

 

박동호 (진우에게) 니도 내랑 마지막에 같이 웃는 거다.

진우 (미소 지으며) .

박동호 (따라 미소 짓는)

진우 근데... 변호사가 법정에서 거짓말 해도 되요?

박동호 (보는)

진우 총 모양... 아버지가 아니라 제가 기억한 거잖아요.

박동호 저 놈들 한 만큼 고대로 돌려준 기다. 없는 사실 강제로 쓰게

만든 놈들인데 이 정도는 암 것도 아이지.

진우 (입가에 엶은 미소가)

박동호 내 먼저 간데이. 가는 길에 양복도 좀 맞추고...

 

박동호, 진우 머리 털 듯 쓰다듬어주고는 걸어간다. 그때, 진우 핸드폰이 울린다.

 

진우 (표정 심각해져서) 지금 바로 갈게요!

 

33. 병원 전경 / 오후

 

34. 병원 / 오후

 

뇌 단층 사진이 여러 장 붙어 있다.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진우.

 

의사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보통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병인데

아버지처럼 이른 나이에 증상이 나타나면 진행이 몇 배 더 빨라.

진우 (충격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혹시 아버지가 선고를 받고...

(떨리는) 그래서 감옥에 가면 어떻게 되죠?

의사 감옥에서는 치료를 제대로 받기 힘들다.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진우 (무너지는 느낌이다)

의사 법정에서 의사로서 내 소견이 필요하면 불러라. 증언할게.

진우 (인사 꾸벅하며) 고맙습니다.

 

35. 거리 / 오후

 

거리를 걷고 있는 진우. 얼굴에 슬픔이 가득하다. 이하, 서재혁의 알츠하이머 증상 장면-

 

인서트>

153씬 상황이다.

진우, 서랍장을 급하게 연다. TV에 있는 새 핸드폰 박스와 똑같은 게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서랍 안에는 전기면도기, 면도크림, 소화제 등등.. 반복해서

구입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충격에 빠진 진우의 얼굴.

 

인서트>

152씬 상황이다. 병원.

 

곽 형사 (서재혁에게) 죽은 오정아씨는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서재혁 처음 본 사람입니다.

진우 (표정이 굳어지며) 아빠, 정아 누나잖아!

 

다시 현재. 거리를 걷고 있는 진우, 눈동자가 슬픔으로 떨리고 있다.

 

36. 구치소 면회실 / 오후

 

서재혁과 마주한 채 앉아 있는 진우.

 

서재혁 진우야. 변호사님 정말 잘 하시더라.

 

재판이후, 처음으로 밝은 얼굴의 서재혁. 그런 서재혁을 보는 진우, 슬픔이 밀려온다.

 

진우 (꾹 참고) 그치? 한 번도 져본 적 없대. 아빠 곧 풀려날 거야.

서재혁 (갑자기 생각난 듯) 근데 정아 아버진 어떻게 됐니?

법정에서 끌려갔잖아.

진우 구치소에서 오늘 나오실 거야.... 남은 재판은 보지 못한대...

서재혁 (안타깝고) 나라도... 널 그렇게 잃었으면... 그런 짓 했다고 믿는 놈...

그냥 법정에서 보고만 있진 못했을 거다.

진우 아빠...

서재혁 하나밖에 없는 내 새끼 그렇게 한 놈... 어떻게 용서해?

 

그 마음 다 안다는 듯 희미하게 미소짓는 진우. 서재혁을 바라보며 계속 머뭇거리다가-.

 

진우 근데... 오늘 의사 선생님이 (하는데)

 

순간, 서재혁의 눈빛이 멍해진다.

 

진우 (걱정 돼서) 아빠, 왜 그래?

서재혁 아냐 아무 것도... (사이) 내가 여기서 나가면...

당장 핸드폰 사줄게. 최신형으로. (순하게 미소 짓는)

진우 (눈빛 흔들리며) 아빠....

서재혁 액정 깨진 거 모를 줄 알았지? 난 우리 진우 일이라면 다~ 안다.

진우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

서재혁 내내 마음이 쓰이더라. 진작에 핸드폰 사줄 걸.

 

슬픔 꾹 참아가며 서재혁을 바라보는 진우의 얼굴에서-

 

37. 오정아의 집 대문 앞 / 저녁

 

진우, 오정아의 집 대문 앞에 서있다.

잠시 후, 초췌한 모습으로 걸어오는 오정아 부가 보인다.

 

진우 (다가가며) 아저씨.

오정아 부 (무시하고 지나가는)

진우 (붙잡고) 아저씨. 우리 아빠가 안 그랬어요.

 

그 말에 오정아 부가 진우를 거세게 내팽개친다.

 

오정아 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썩 꺼져.

진우 (흔들리는 시선) ...

오정아 부 니 애비는 내 딸만 죽인 게 아니야. 나까지 죽인 거야.

 

오정아 부, 울분 가득한 얼굴로 대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린다.

진우, 대문을 두드리며 소리친다. 이때, 걸어오던 인아가 진우를 발견하는데-

 

진우 아저씨! 저 우리 아빠 무죄인 거 꼭 밝힐 거예요!

 

뒤에서 그 모습 흔들리는 눈빛으로 지켜보는 인아.

 

진우 약속할게요! 진범도 찾아서 그 죗값 꼭 받게 한다고... 아저씨랑...

정아누나한테 제가 약속할게요. 기다려 주세요!

 

진우, 오정아의 집을 슬픈 얼굴로 본다. 그런 진우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인아.

 

38. 남일호 저택 전경 / 오전

 

39. 남일호의 서재 / 오전

 

남일호 회장이 일상을 보내고, 집무를 보는 공간이다. 앤틱한 느낌의 가구들.

일각에 TV를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소파가 있고, 검도 투구와 죽도가 벽에 걸려 있다.

커다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는 남일호. 여경이 남일호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여경 내가 어제 다 풀어놨는데 그새 또 뭉쳤네.

 

그때, 남규만이 들어온다.

 

남규만 (평소와는 다르게 깍듯한) 부르셨습니까?

남일호 (맘에 안 드는 듯) 너는 요즘 뭐 하고 다니는 거냐?

여경 (남규만 들으라는 듯) 오빠 또 사고 쳤지? 그래서 아빠 어깨가

이렇게 뭉친 거지?

남규만 (싫은 표정으로 여경 바라보는)

남일호 저 녀석 사고 칠 때마다 아주 담이 걸릴 지경이야.

여경 그때마다 내가 풀어주면 되잖아.

남일호 (눈 지그시 감으며) 아이고.. 시원하네.

 

남규만, 애교부리는 여경을 아니꼽게 본다. 이때, TV에서 재판 관련 뉴스가 나온다.

 

여경 내가 배심원 한다는 거 있잖아. 저 재판이야.

남규만 (그 말에 멈칫하는) !!!

남일호 (다정하게) 그랬어?

 

TV 뉴스에서 박동호가 취재진 앞에서 소리치는 뉴스가 나온다.

(박동호) 진범은 따로 있습니더! 이 뉴스를 보고 있다면... 당장 죄를 뉘우치고

자수 하이소. 안그라믄... 내가 찾아갑니데이!

 

남규만, 가슴이 쿵 내려앉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애쓴다.

 

남일호 (낮은 목소리로) 규만이 너.

남규만 (화들짝 놀라서) ?

남일호 그룹 승계 과정 진행되고 있으니까 제발 몸 좀 사려라.

어디든 빈틈 생기면 치고 들어온다는 거 잘 알잖아!

 

뭔가 경고하는 듯한 남일호의 음성. 이때, 남규만 핸드폰에서 경박한 벨소리가 울린다.

남규만, 급히 끄려다 긴장해서 핸드폰, 바닥에 떨어뜨린다. 액정에 배철주찍히고-.

 

남일호 (못마땅한 눈으로 보는)

여경 (고소한 표정으로 보는)

남규만 (조아리며) 쉬세요. 아버지. (주눅 든 채 나가는)

 

40. 남규만의 방 / 오후

 

남규만, 안 실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규만 그 새끼가 TV앞에서 지껄인 거 들었지? 뭔 냄새 맡고 저러는 거 아냐?

안 실장 그놈 수법 알잖아. 뻥카 치는 거야. 저번처럼 말려들면 안 돼.

남규만 뻥카 아니고 진짜라면 어떡할래?

안 실장 (표정 굳는)

남규만 아버지 귀에 들어가는 일 없도록 해. .... 법정에 서는 것보다

아버지한테 찍히는 게 더 살 떨리니까.

안 실장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럼~ 잘 알지.

 

41.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오후

 

박동호,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옆에는 편 사무장.

 

박동호 니 오늘 알바 안 할래? 오빠가 일당 많이 쳐주께. 퍼뜩 온나.

 

박동호, 전화 끊자 진우가 들어온다. 많이 초췌해 보인다.

 

박동호 (무슨 일인가 싶고) ?

 

진우, 눈으로 편 사무장을 의식하고 있다. 박동호, 뭔가 있다 싶어 편 사무장에게

눈짓 보낸다. 밖으로 나가는 편 사무장.

 

진우 아빠... 검사 결과 나왔어요.

박동호 (불길함 직감하고) 아부지.. 마이 안 좋드나?

진우 .... 알츠하이머래요.

박동호 !! (쉽게 말 꺼내지 못하고)... 설마 싶었는데.. 우째 따블로 맞바람이

몰아치노...

진우 (고개 떨군 채 말이 없는)...

박동호 진우야, 그래도 넘 걱정마라. 아직 아부지 나이 젊으시고..

지금 이런 말 그렇지만.... 재판엔 유리할 기다. 내도 의사 함 만나 볼게.

진우 고맙습니다.

박동호 (가엾게 보며) 근데... 니 밥은  묵었나?

 

42. 식당 / 오후

 

진우와 박동호 앞에 삼계탕이 놓여 있다. 아버지 생각에 제대로 먹지 못하는 진우.

 

박동호 팍팍 먹으래이. 아버지 돌아오실 텐데... 건강한 모습 보여줘야지?

진우 .... (박동호 말에 숟가락 드는)

박동호 내 처음 봤을 때 다짜고짜 했던 말 기억나나? 그때 납골당에서.

진우 어떤 범죄자라도 모두 풀어주는 변호사라고 그랬잖아요.

 

그때, 생각나는지 박동호 입가에 엷은 미소가-

 

박동호 내가 나쁜 놈 같제? 근데 말이다. 만약에 살인범이 칼에 찔려 병원에

실려 왔다 치자.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죽는다. 니가 의사라면,

살인범을 치료할 기가, 아님 죽게 내버려 둘 기가?

진우 (고민하더니) .... 치료해야겠죠.

박동호 ?

진우 의사니까요.

박동호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판단 안 한다. 판사가

하지. 그래서 내는 의뢰인들한테 진실을 물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진우 (보는)

박동호 니 아부지한텐 물어보고 싶었데이. 이번만은 유죄라고 생각하면서 변호

하긴 싫었다. (분위기 돌리듯) 가뜩이나 5만원 받고 하는데...

 

진우, 박동호의 말에 진심이 느껴져서 엶은 미소를 짓는다.

 

박동호 진우야. 내는 니가 참 부럽다.

진우 (고개 들어 보는)

박동호 이 세상에 지키고 싶은 아버지가 있다는 거.

 

그 말에 새삼 박동호를 보는 진우. 따뜻하게 웃는 박동호의 얼굴에서-

 

43. 동네 정류장 / 오후

 

버스가 멈추고 인아가 내린다. 걸어가려다 문득 멈칫한다.

저만치 박동호 차에서 진우가 내리고 있다.

박동호가 힘내라는 의미로 진우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모습 보이고-

인아, 그런 진우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는데.

 

44. 동네 골목길 / 오후

 

집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는 진우. 그 뒤를 조심스레 따라가던 인아.

뭔가 결심한 듯 인아가 진우를 향해 말을 건넨다.

 

인아 그 변호사 너무 믿진 마.

진우 (놀라서 뒤돌아보는) ....

인아 내가 알아봤는데 평판이 안 좋아.

진우 (담담하게) 지금 나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은 그 아저씨야.

우리 아빠 무죄 밝혀줄 사람.

인아 나도 너희 아버지가 범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치만, 아직 뭐가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진우 (표정 굳어지며) 진실?

인아 내 말이 냉정하게 들리는 거 알아. 그치만 계속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시잖아. 다른 사람들 보기에 그게 어떨 거 같애? 정말 기억 못하는 건 맞나 의심할 수도 있다구!!

 

그 말이 진우의 가슴에 아프게 박힌다. 잠시 진우,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진우 (힘겹게) .... 우리 아빠... 알츠하이머야.

인아 (그 말에 충격을 받는) !!!

진우 기억 못 하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기억 못 한다구...

인아 (놀라서 봤다가 마음이 아파지는) ....

진우 (차오르는 슬픔과 두려움을 애써 누르는)

 

진우, 인아를 두고 가버린다. 무거운 시선으로 진우 뒤를 쫓는 인아의 얼굴에서-

 

45. 권투 체육관 / 오후

 

권투복 차림의 박동호. 땀에 흠뻑 젖은 채 상대와 스파링을 하고 있다.

젊고 날렵한 상대지만, 박동호는 빈틈을 노려 회심의 펀치를 날린다.

수고했다는 의미로 스파링상대의 헬멧 탕 쳐주고 링 밖으로 나온다.

 

편 사무장 (허겁지겁 달려와서) 행님. 준비 다 됐습니더.

박동호 (글러브 벗으며) 그래, 함 가보자.

편 사무장 근데... 이거 불법 아입니꺼?

박동호 문디 자슥아. 내가 하면 다 합법이다. 퍼뜩 가자!

 

46. 고급 룸살롱 전경 /

 

도착하는 남규만의 고급 승용차. 차키를 돌리며 걸어 들어간다.

 

47. 고급 룸살롱 /

 

남규만이 아가씨들을 끼고 술을 마시고 있다. 테이블에 올려놓은 차키를 집어 든다.

 

남규만 니들 이거 갖고 싶냐? 그럼 개처럼 짖어!

 

안주가 담긴 접시에 양주와 맥주를 부으며-

 

남규만 멍멍 왈왈 소리 내면서 마시면... 퇴근할 때 이 차 끌고 간다.

 

남규만, 아가씨들을 보며 계속 멍멍’ ‘왈왈거린다. 아가씨들 얼굴에 굴욕감이 가득하다. 누구하나 나서지 않는 분위기에 한 아가씨가 나선다. 19씬에 나온 박동호의 까운녀다.

 

남규만 너 누구니? 처음 보는 앤데?

까운녀 (쿨하게) 돈 벌려구 나왔어요.

 

까운녀, 개 짖는 소리를 내며 접시에 담긴 폭탄주를 혀로 핥는다.

좋다는 소리 연발하는 남규만. 까운녀는 굴욕감을 참아가며 완수한다.

 

까운녀 주세요. 차키.

남규만 도전 실패!

까운녀 (어이없어서) 시킨 거 다 했잖아요.

남규만 개처럼 네 발로 엎드려 먹었어야지. 꼬리도 살살 흔들고. (낄낄 거리며)

한심하다. 한심해. 그래서 니들이 안 되는 거야.

 

그런 남규만을 증오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까운녀. 그때, 남규만 친구 배철주가 들어온다.

 

남규만 (아가씨들에게) ! 니들 다 나가있어.

 

까운녀가 담뱃갑을 일부러 놓고 간다.

 

48. 박동호의 차 안 /

 

남규만 룸에서 나온 까운녀가 룸살롱 앞에 주차된 차로 들어간다.

박동호와 편 사무장이 있다. 까운녀, 박동호에게 울먹이며 안긴다.

 

까운녀 (서러움이 복받쳐) 오빠. 엉엉. 저 미친놈이... 나한테... 나한테...

박동호 (등 두르려 주며) ! 니가 당한 건 오빠가 백배 천배로 갚아 줄게.

편 사무장 얘기 시작합니더.

 

편 사무장이 보고 있는 핸드폰 화면에 남규만 룸이 보인다.

 

49. 고급 룸살롱 /

 

룸 안에 남규만과 배철주 둘 만 있다.

 

남규만 (짜증 가득한) 오정아 그 년이 내 기분을 잡치잖아. 젠틀하게 해주는데

지 주제도 모르고... 나 뚜껑 열리면 어떻게 되는 지 모르냐?

배철주 그래서 죽였어?

 

남규만, 목이 타는지 양주를 물처럼 벌컥벌컥 들이킨다.

까운녀가 놓고 간 담뱃갑 몰카가 대화를 고스란히 촬영하고 있다.

 

남규만 걔가 먼저 내 얼굴 확 그었거든?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을지 내가

알았겠냐?

배철주 하여간... 미친놈. 니 대신 감방 가게 생긴 사람은 또 뭔 죄냐?

남규만 쥐뿔도 없는 게 그 인간 죄야. 누가 대신 감방 가달랬냐?

뭣도 없으니까 그 모양이지.

배철주 (테이블 위의 담뱃갑 들며) 뉴스에 나온 그 변호사 놈. 그 때 너한테

얻어터진 그 놈 맞지?

 

헌데, 들고 있던 담뱃갑이 이상하다. 담배 상표 부분에 숨겨진 렌즈를 발견한다. 그 위로-

 

(편 사무장) 아이고 아까버라. 저게 얼마 짜린데?

 

50.   박동호의 차 안 /

 

박동호가 보고 있던 화면이 끊긴다. 아쉬운 표정의 편 사무장.

 

편 사무장 형님. 들켜버렸네요.

박동호 상관없다. 빼도 박도 몬할 멘트는 땄다. 이젠... 저 놈아가 알아서

찾아 올 거다.

편 사무장 그걸 우예 장담 하십니꺼?

박동호 찔리는 게 많고.. 잃을 게 많은 놈 아이가?

 

확신에 찬 박동호의 얼굴에서-

 

51. 인아의 방 /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있는 인아. 자세를 계속 바꿔보다가 이내 몸을 일으킨다.

어두운 방, 벽에 기대어 앉는 인아. 복잡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는데-

그 위로 들리는 진우의 목소리.

 

(진우) 기억 못 하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기억 못 한다구...

인아 (마른세수하다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하아...

 

52. 진우의 동네 전경 / 아침

 

푸르스름하게 날이 밝아오고 있다.

 

53. 진우의 집 앞 / 오전

 

이른 아침. 제대로 못 자서 푸석해 보이는 인아의 얼굴. 주저하다가 초인종을 조심스레

누른다. 그 옆으로 서재혁에 대한 욕설로 가득한 담벼락을 바라보는 인아.

인아, 낙서들을 살필수록 얼굴이 어두워진다. 이때 대문 열리는 소리.

 

진우 (또 무슨 일인가 싶고)...

인아 (힘겹게) 진우야....

 

54. 동네 놀이터 / 오전

 

놀이터에는 진우와 인아만 있다. 나란히 그네에 앉아 있는 둘.

진우는 땅에만 시선을 두고 있다. 인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가-.

 

인아 ... 소매치기로 오해했을 때, 그때 니가 그랬어.

앞으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판단하지 말라고...

진우 (조금 고개를 드는) ....

인아 누군가의 인생이 달린 일이라면 더더욱....

진우 (인아를 슬며시 바라보는) ....

인아 진우야... 미안해. 네 아버지... 왜 기억 못하냐고 했던 말 (하는데)

진우 (일어서며) 나도 우리 아빠가 아니었다면... 계속 기억 안 난다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의심했을 거야. 분명히...

인아 진우야...

진우 (인아 돌아보며) 그래도 무조건 범인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건 아니잖아.

인아 (살짝 미소) 분명 다른 진실이 있을 거야. ... 이번 만큼은..

내 눈으로 정확히 본 걸 믿고 싶어. 진짜 진실.... 알고 싶어.

 

진우도 그 마음 조금은 알 거 같다. 진우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머문다.

 

55. 박동호 사무실 앞 / 오전

 

남규만의 고급 차량이 도착한다. 뒷좌석에서 내리는 남규만.

 

56. 박동호 사무실 / 오전

 

책상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던 박동호. 문 열리면서 남규만과 안 실장이 들어온다.

 

박동호 아이고, 남규만 상무님. 이래 누추한 곳까지 직접 와주셨네예.

지가 찾아간다켔는데 말이지요.

남규만 (박동호 앞까지 와서 멈추는)

박동호 내일 재판인 거 아시지요? 마침 재판 서면 준비하고 있습니더.

방금 따끈따끈한 증거물이 입수됐는데.. 함 들어보실랍니꺼?

 

책상에 있던 증거물 1라벨 붙여진 하얀색 CD를 노트북에 넣으며-

 

박동호 마태복음 1026절에 이런 말이 있지예.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남규만이 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노트북 화면 돌려주며-

 

박동호 아무 죄 없는 사람, 살인자 맨든 기분은 어떻습니꺼?

 

노트북에서 남규만과 배철주 몰카 화면이 나온다. 그러자 남규만, 머리 꼭지가 돌아

노트북을 집어서 바닥에 던져 부숴버린다. 뒤에서 지켜보던 안 실장의 표정도 굳고-

 

박동호 (서랍에서 하얀 CD 꺼내 놀리듯) 여기 복사본 또 있네요!

 

남규만, 설득조로 나온다.

 

남규만 너 돈 좋아하지? 이 재판 얼마 받고 해? 니가 받은 수임료에 공 두 개

더 붙여서 줄게.

박동호 아이고야! 공을 두 개나 붙여서 주신다고요? (웃으며) 지가 얼마 받고

이 재판 하는지 아시면 놀라 까무라치실 겁니더.

 

박동호, 자리에서 일어나 남규만에게 다가가며-

 

박동호 이번에 지하고 내기한번 한번 하실랍니꺼?

남규만 ?

박동호 지가 한때는 도박을 엄청 좋아했는데.. 변호사 되고 나서 싹 다 끊었다

아입니꺼?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꺼? (더 몰아붙이는) 재판이라는

거 사람 인생 걸고 하는 도박 아입니꺼? 평생을 빵에서 썩을 수도

있고... 평생 모은 돈을 다 털릴 수도 있지예. 제 말 한 마디에!

남규만 (표정 굳는)

박동호 그게 얼마나 스릴있는 건지 상무님은 모를 겁니더. 이번 판에 누구

목숨이 달려있을까요?

 

박동호, 남규만에게 천천히 다가와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박동호 어느 쪽에 걸겠습니꺼? 내가 이기는 쪽에 걸겠습니꺼?

 

그 말에 흥분한 남규만, 박동호에게 달려들자 편 사무장이 막는다.

그러자 안 실장이 남규만을 보호한다. 잔뜩 일그러진 남규만의 얼굴에서-

 

57. 달리는 남규만의 차안 / 오전

 

남규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어서 주체를 못한다. 옆에 있는 안 실장에게.

 

남규만 저 똘아이 새끼. 어떻게 죽여 버릴 수도 없고! (초조해서)

이거 가만히 놔둘 거야? 나한테 피해가는 일 없다며!

안 실장 (생각에 잠긴)

남규만 (버럭) . 대답 안 해? 내 말 씹어?

안 실장 내가 잘 처리할게.

남규만 그때 그거는 어떡했어?

안 실장 지문도 깨끗이 닦아서 잘 버렸어.

남규만 너 못 믿어. 내가 직접 간다. 별장으로 차 돌려.

 

58. 서촌별장 근처 / 오전

 

모퉁이에서 고개를 스윽 내미는 인아와 진우. 별장 정문을 지키고 선 경호원들이 보인다.

 

인아 그 날...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있던 곳이 여기라고?

 

진우, 고개 끄덕인다. 하지만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둘의 모습에서-

 

59. 서촌별장 진입로 / 오전

 

고급세단이 잘 정리된 진입로에 들어선다. 차 안, 뒷좌석에는 남규만과 안 실장이

타고 있다. 남규만의 시선이 저만치 별장 입구를 향한다.

 

60. 서촌별장 근처 / 오전

 

-정문 앞에 남규만의 세단이 도착한다. 경호원이 차문을 열어준다. 남규만과 안 실장이

 내린다. 경호원들이 남규만와 안 실장을 따라 별장 내부로 같이 들어간다.

 

-잠시 동안 입구가 비어있다. 절호의 타이밍을 잡은 진우와 인아. 그 틈을 이용해

 별장 내부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가는데-

 

61. 서촌별장 복도->파티장 / 오전

 

-인기척 없는 긴 복도를 조용히 걷고 있는 인아와 진우.

 

-파티장에 인아와 진우가 들어선다.

 깔끔하게 정리된 내부 모습이 펼쳐지고.

 

-그때, 다른 쪽 문 열리더니 남규만과 안 실장이 들어선다!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버리는 인아. 진우가 인아를 끌어다 커다란 테이블 아래 숨는다.

 

-숨죽인 채 테이블 아래에 숨어있는 인아와 진우. 남규만과 안 실장이 지나쳐간다.

 

62. 서촌별장 드레스 룸 / 오전

 

인아와 진우, 드레스 룸에 들어선다. 꽤나 고급스럽게 꾸며진 거울과 옷장들.

날카로운 눈빛으로 드레스 룸을 둘러보던 진우. 옷장을 열자 고급 드레스들이 걸려있다.

그러다 멈칫하는 진우.

 

진우 이 드레스들.... 봤던 기억이 나.

인아 정말? 언제?

 

진우, 기억의 방으로 들어간다.

 

63. (기억) 버스 정류장 / 오후

 

119씬 상황이다. 버스정류장.

진우가 아버지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그 순간 진우가 보고 있는 핸드폰 화면,

즉 화상 통화하는 서재혁의 배경 뒤로 이동식 행거가 지나간다. 드레스 서너벌이

일렬로 걸려있다. 제일 앞에 걸려있는 빨간색 드레스. 까만색 꽃코사지가 가슴에 달려있다.

진우, 찰나에 보였던 기억의 단서들을 놓치지 않는다.

 

64. 서촌별장, 드레스룸 / 오전

 

다시 드레스 룸으로 돌아온 진우. 옷장의 옷들을 살펴본다.

 

진우 그런데 옷 하나가 없어.

 

65. (기억) / 오전

151씬 상황.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숲길에 도착한 진우. 오정아의 시체가 보인다.

죽은 오정아가 입고 있는 빨간 드레스. 까만색 꽃코사지까지! 그 위로, 진우의 목소리-

 

(진우) 정아 누나가... 죽기 전에.... 이 별장에 있었어.

 

66. 서촌별장, 드레스룸 / 오전

 

다시 현재로 돌아온 진우. 기억을 한꺼번에 불러들이느라 지친 기색이다.

 

인아 정아가 여기에 있었다고?

진우 여기 있던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까!!

인아 (놀라서 커지는 눈으로) 정아가 죽기 직전에 여기 있었다면...

 

그때- 복도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인아 (작은 목소리로 진우에게) 누가 왔나봐!

 

67. 서촌별장 내부 / 오전

 

별장에 들어오는 남규만과 안 실장.

 

남규만 (주변 둘러보며) 경찰들 낌새나 매스컴은...?

안 실장 둘 다 조용해. 다들 엄한 놈한테 눈 돌아가 있잖아.

남규만 (머리 마구 헝클어트리며) 아우씨. 그 조폭 똘아이 새끼한테만

안 걸렸어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건데...

 

그때, - 드레스 룸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남규만 (놀라며) 뭐야?

안 실장 내가 가볼게.

 

안 실장. 근처에 있는 골프채를 들고 밖으로 나선다.

 

68.   서촌별장 드레스 룸 / 오전

 

바닥에 떨어져있는 폴행거. 놀란 표정의 진우와 인아.

문 밖으로 안 실장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진우, 문 밖으로 살며시 살피는데 안 실장이 골프채를 든 채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인아 (깜짝 놀라 진우를 보는) !!

 

이때, 안 실장이 드레스 룸 손잡이를 잡는다. 손잡이 돌아가고-

진우, 측면에 나있는 다른 문을 열고 인아의 손을 잡아끌며 뛰어 나간다.

간발의 차이로 안 실장이 드레스 룸에 들어온다. 안에는 아무도 없다.

 

69. 서촌별장 주방 / 오전

 

아까 그 문은 드레스 룸에서 주방으로 나 있는 문이었다.

텅 빈 주방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가는 인아와 진우.

 

70. 서촌별장 게스트 룸 / 오전

 

가운데 퀸 사이즈 침대가 놓인 게스트 룸에 들어온 안 실장.

몸을 숙여 침대 밑으로 손을 뻗는다. 헝겊에 쌓인 뭔가를 조심조심 꺼낸다.

겉을 두르고 있는 헝겊을 풀면, 혈흔이 말라붙어 있는 오프너 나이프'

안 실장, 핸드폰을 꺼내드는 모습에서-

 

71. 박동호의 사무실 앞 / 오후

 

사무실에 급하게 들어오는 인아와 진우. 매우 분주한 분위기다.

덩치들 서넛이 창고에서 쇠파이프를 꺼내고, 배에다 철판을 대는 모습들.

그 모습 황당하게 보는 인아. 그 사이에 편 사무장이 보인다.

 

편 사무장 진우 왔나?

진우 (마음이 급해) 변호사 아저씨는요?

편 사무장 일보러 나가셨다. 우짠 일인데? (하는데)

 

준비 다 끝낸 덩치들이 우르르 나가고, 그 중 한명이 편 사무장에게-

 

덩치 1 행님은 뭐합니꺼? 쪽수 모자릅니더! (억지로 쇠파이프 쥐어주는)

 

엉겁결에 쇠파이프 들고 같이 나가게 되는 편 사무장. 나가면서 진우에게-

 

편 사무장 (사뭇 비장한) 내 살아 돌아올 때까지, 사무실 좀 잘 지키고 있어라.

 

사무실에 남겨진 진우와 인아.

 

시간경과>

박동호 사무실 구경하는 인아. 벽은 온갖 자료가 두서없이 덕지덕지 도배가 되어있고,

책상에 파일과 서류더미가 선처럼 쌓여있다. 그러다 한 쪽에 있는 서류를 보고 멈칫한다.

서촌여대생살인사건 재판자료파일이다!

인아, 진우 쪽을 보는데 진우는 반대편에서 박동호의 사진과 트로피를 보고 있다.

 

맨 첫 장을 살짝 넘겨보는 인아. 깨알 같은 글씨로 적힌 재판관련 서류들이 나오고-

그러다 남규만의 파파라치컷들이 나온다!

 

인아 (혼잣말) 누구지? 이 사람?

 

호기심 당기는 인아. 남규만 사진을 넘겨보는 손이 빨라진다.

그러다 (사건당일) 서촌별장 파티장에 들어오는 남규만 사진에서 일순 멈춘다!

 

인아 여기? 별장인데... (사진 밑의 날짜를 확인하는) 날짜는...

(눈동자 커지며) 정아 죽은 날?

 

이제는 호기심을 넘어 본능적인 이끌림으로 서류를 몇 장씩 넘겨가던 인아.

그러다, 증인 목록에 ㅇㅇ병원 신경정신과 ㅇㅇㅇ원장.’ 그리고...

증거 1라는 라벨이 붙은 하얀색 CD가 서류에 끼어있다.

떨리는 손으로 CD를 집어드는 인아.

 

한편, 사무실 반대편에서 박동호가 아버지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던 진우. 그때-

 

(남규만) 오정아 그 년이 내 기분을 잡치잖아!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도는 진우. 노트북 스피커에서 나온 남규만의 목소리다.

인아 앞으로 달려와 노트북 화면을 보는 진우. 몰카 화면에 남규만과 배철주가 나온다.

 

남규만 지 주제도 모르고... 나 뚜껑 열리면 어떻게 되는 지 모르냐?

배철주 그래서 죽였어?

남규만 걔가 먼저 내 얼굴 확 그었거든?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을지 내가

알았겠냐?

 

인아, 자기도 모르게 마우스를 꼭 움켜잡는다. 진우의 눈빛은 파르르 떨리고 있다.

화면 속 남규만을 보던 진우.

 

배철주 하여간... 미친놈. 니 대신 감방 가게 생긴 사람은 또 뭔 죄냐?

남규만 쥐뿔도 없는 게 그 인간 죄야. 누가 대신 감방 가달랬냐?

뭣도 없으니까 그 모양이지.

 

인아, 고개를 돌려 진우를 본다. 진우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이글거린다.

핸드폰 들어 박동호에게 거는 모습에서-

 

72. 한옥 요정 전경 / 오후

 

고급스러운 한옥 요정 전경.

 

73. 한옥 요정 룸 / 오후

 

한복을 입은 여자 종업원이 쟁반 들고 룸에 들어온다. 정갈하게 담겨진 음식을

상에 내려놓으면 박동호가 보인다. 핸드폰 진동음이 울린다.

 

박동호 (받아들면)

진우 (떨리는 목소리로) 정아 누나 죽인 그놈... 남규만 맞죠?

 

핸드폰 들고 있는 박동호. 흔들리는 눈빛. 그러다 차분하게 대답한다.

 

박동호 진우야. 쪼매 있다 통화해야겠다.

 

조용히 핸드폰 끊는 박동호. 아예 핸드폰 전원을 끊어버린다.

화면, 넓게 빠지면 박동호 앞에 남일호 회장이 앉아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박동호를 보던 남일호. 마침내 입을 연다.

 

남일호 (묵직한) 난 자넬 도울 수 있고... 자넨 날 도울 수 있네.

 

웃음기 하나 없는 박동호의 묘한 표정에서-

 

74. 박동호 변호사 사무실 / 오후

 

끊어진 핸드폰 들고 있는 진우. 다시 박동호 번호를 눌러보지만

전원이 꺼져있다는 멘트만 흐른다.

핸드폰 들고 있는 진우의 손이 크게 떨린다. 그런 진우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인아.

진우와 인아, 남일호 앞에 있는 박동호를 분할로 나눈 화면에서-

 

-3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