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The Signal
<13부>
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제작
시그널(The Signal) 13부
씬/1 D, 현재, 국과수 특수부검실
차가운 스테인레스 침대위에 탁 소리와 함께 놓여지는 백골사체의 뼈에서
화면 서서히 빠지면, 하나두개씩 침대위에 놓는 연구사의 손길에 따라
침대위에 시신모양으로 완성되는 재한의 백골사체.
어깨에 박혀 있는 철심.
씬/2 D, 현재, 특수부검실 밖 복도
조용한 복도 밖에 앉아있는 해영과 수현.
해영, 굳은 얼굴로 있다가 천천히 수현을 바라보면
수현의 손과 눈빛, 애써 참으려 하지만, 미미하게 떨리고 있다.
그런 수현의 모습에서
씬/3 D, 과거, 형기대 건물 복도
‘타타탁’ 복도를 뛰는 경쾌한 발걸음. 신난 듯 보이는 과거, 1999년의
수현의 얼굴이다. 계단도 한두걸음으로 파파팍 뛰어 올라간다.
씬/4 D, 과거, 형기대 사무실
‘쾅’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환한 미소로 들어서는 수현.
수현 좋은 아침입니다!
하지만, 재한도 정제도 보이지 않는 형기대 사무실 안,
형사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밝은 얼굴로 들어서던 수현, 들어서서
수현 왜요?
형사들, 수현 눈치보며 우물쭈물하는데
수현, 주변 둘러보는데, 재한도 정제도 보이지 않는다.
수현 (보다가)오늘.. 인주팀 복귀하는 날 아니에요?
근데.. 다들 아직 출근전이신가?
뒤숭숭한 느낌의 분위기 사이, 인주로 내려가지 않은 형사3,
수현을 보며
형사3 정제 사표냈다.
수현 (놀라서 멈칫하는)사표..요? 왜요?
형사3 나도 모르지. 다짜고짜 사표 던지고는 짐만 챙겨서 나갔어.
이재한도 무단결근이고.. 분위기 진짜 싱숭생숭하다.
수현, 불안한 얼굴로 재한의 빈 책상을 바라본다.
씬/5 D, 과거, 재한부의 시계방 앞
‘전진사’라는 간판에서 빠지면 여기가 맞는지 긴가민가 두리번 거리며
걸어오던 수현, 시계방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간다.
씬/6 D, 과거, 재한부의 시계방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수현
수현 실례합니다...
그러나 시계방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아담하고 소박한 시계방의 내부 보여지고.
수현, 주변을 두리번대다가 벽면에 붙어있는 달력이 눈에 띄는데
2월 26일에 빨간 동그라미가 크게 쳐져 있다.
그때, 수현의 등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재한부(소리) 시계 맡기러 오셨어요?
돌아보면 시계방 안으로 들어와 막 문을 닫고있는 재한부.
수현 저...이재한 선배님을 뵈러 왔는데
재한부 우리 아들인데. 무슨 일로...
수현 (퍼뜩 90도로 인사하는)아! 아버님 안녕하세요!
재한부, 어리둥절해서 수현을 바라본다.
씬/7 D, 재한의 방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적고 있는 재한. 한쪽 옆에 놓인 봉투 위에는
‘사직서’라고 적혀있다. 그때, 드르륵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재한, 허걱 놀라서 사직서 쓰던 종이 반대로 엎는데, 들어서는 재한부.
재한부 손님 왔다.
그런 재한부 뒤로 들어서는 수현과 시선 마주치는 재한.
재한 (놀라서 멈칫하는)너 뭐야?
재한부 숙녀한테, 너가 뭐냐.
(수현 흡족하게 보며)난 가게 나가볼테니까.. 오래 얘기하다 가요.
재한부, 묘한 미소와 함께 돌아서서 방문 굳게 닫고 나가고,,
재한 그런 재한부를 기가막힌 듯 보다가 수현 보며
재한 여기까지 왜 왔어?
수현, 재한 보다가.. 책상 위에 놓여진 사직서라고 적힌 봉투를 가리키며
수현 저거..뭐에요?
재한 됐으니까, 신경끄고 왜 왔는지나 얘기해.
수현 김정제 선배님도 올라오자마자 사표내고, 선배님까지 왜 이래요?
무슨 일 있어요?
재한 (보다가)...남이야 사표를 내건 말건 무슨 상관인데?
수현 (서운한 기색을 감추며)남이 사표를 내건 말건 상관하고 싶진
않지만, 이건 아니죠.
아버지 생일날 사표 내는 아들이 어딨어요
재한 ..(멈칫)뭐?
수현 달력에 동그라미쳐져 있던데 오늘이 아버님 생신 아니예요?
선배님 생일은 4월이잖아요
재한, 급히 벽에 걸린 달력을 보면, 바빠서 못 뗀 듯, 1월 달력이다.
달력 넘겨서 확인해보면 2월 26일, 붉게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아차싶다.. 이런것도 챙기지 못했구나.. 눈빛 가라앉는데..
수현 미역국이나 제대로 끓여드린 거에요?
재한 ...(미안함에 말문이 막히는)
수현 (그런 재한 얼굴 보면서)봐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지금까지 한번도 미역국 끓여 드린 적 없죠?
씬/8 D, 과거, 재한의 집 인근 도로
재래시장을 굳은 얼굴로 빠르게 걷고 있는 재한, 그 뒤를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따라붙고 있는 수현. 재한, 자꾸 따라붙는 수현이 귀찮은 듯,
힐끔 보다가 갑자기 멈춰서서 뒤돌아보며
재한 너 왜 자꾸 따라와.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수현 알아서 어떡할려구요? 설마 사드리려는 건 아니죠?
재한 (찔리지만 당당하다)그래, 사 드릴꺼다. 제일 맛있는 미역국으로
수현 와.. 진짜 양심없다. 지금까지 키워주신 태산같은 은혜를
돈 몇 천원으로 막으시겠다?
재한 (말문이 막히는)
수현 생일상은요 맛이 아니라 정성이라구요. 제가 도와드릴테니까
그냥 따라오시기나 하세요.
씬/9 D, 과거, 재래시장 일각
먼저 앞장서서 걸어가는 수현. 그런 수현을 보다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따라가고 있는 재한.
재한 너 진짜 요리 할 줄은 알아?
수현 그럼요. 절 뭘로 보고
저 앞쪽으로 보이는 건어물 가게.
잔뜩 진열된 물건들 가운데 자신있게 뭔가를 집어드는 수현.
수현 (한 뭉치 집어들며)미역 좋네. 파릇파릇한게..
그때 가게 안에서 나오는 가게주인.
가게주인 다시마 사시게?
수현 (자기도 이게 다시마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재한 (옆에서 보다가)미역이라며?
가게주인 미역은 그 옆에 있는게 미역이지
재한, 수현을 미심쩍게 보면, 수현 슬쩍 다시마를 내려놓고 미역을
집어든다.
수현 이게 미역이죠.. 이런게 미역이야.
씬/10 D, 과거, 재한의 집 부엌.
칼로 마늘을 자르는 재한, 마치 소꿉장난하듯 어설프게 조각조각 내고
있는데, 옆쪽에서 마치 불이 난 듯 하얀 연기가 올라온다.
보면 냄비에 고기볶고 있던 수현, 고기들이 냄비 바닥에 들러붙고,
점점 심해지는 연기에 어쩔줄을 몰라하는..
그러다가 연기가 올라오는 냄비에 허둥지둥하다가 냄비에 찬물을
들이붓는다. 옆에서 보던 재한, 이건 아니다 싶은 얼굴로 바라보다가
수현과 시선 마주치는
씬/11 N, 과거, 재한의 집 거실
거실 한가운데에 놓인 밥상 위에 차려진 저녁상. 미역국과 각종
반찬들인데, 꽤나 밥상이 단촐하다.
밥상에서 빠지면 상 주위에 둘러앉은 재한부와 재한, 수현.
재한부 (그저 흐뭇)아이구 이거, 내가 생일상을 다 받아보고..
(수현이 보는)형사답지 않게 이쁘고 싹싹하고 어디서 이런 색시를
다 구했냐.
재한 뭔 소리에요. 애가 오해하겠네.
하자, 수현보면 수현, 실실 웃고 있다.
재한 넌 뭐가 좋다고 웃어.
재한부 아, 웃는 사람을 왜 뭐라 그래. 웃으면 좋은거지.
자, 먹자! 먹자구!!
다들 미역국을 한 입 떠먹는데, 모두들 미리 짜기라도 한 듯 멈칫한다.
놀랄정도로 맛이 없다. 재한부, 정말로 먹지 못하겠지만, 다시 미소
만개하며
재한부 우리..밥 말고 반주나 한잔 할까?
수현 예! 제가 한잔 따르겠습니다.
재한 뭔 술을.. 얘 술 못해요.
수현 (눈 똥그랗게 뜨고)저 술 잘합니다!
씬/12 N, 과거, 거리일각
거리를 달리고 있는 택시, 그런데 끼이익, 급브레이크를 밟고 한켠에
멈춰서고는 내려서는 기사. 짜증 이빠이 얼굴로 뒷자리 문을 열면,
그제서야 보여지는 뒷좌석의 풍경. 재한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지만,
수현 만취가 된 개가 되어서 ‘인형의 꿈’을 불러제끼고 있다.
수현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대~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기사 돈 안 받을테니까, 내려요. 아 진짜, 시끄럽게...
재한 (할 말이없다)..죄송합니다. 얘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기사 내리시라고!
재한 예.
씬/13 N, 과거, 수현의 집 인근 도로일각
끙끙거리며 수현을 업고 도로를 걷고 있는 재한.
뒤쪽에 업힌 수현은 재한의 목을 꼭 감고 잠이 들어 있다.
재한 하, 진짜.. 쩜오 넌 내일 일어나면 죽었어.
그때, 수현 눈은 감은 채로 마치 잠꼬대인 듯
수현 ....선배님.
재한 깼냐? 야 너 이제 웬만하면 좀 내려서
수현 (말 끊으며)경찰 그만두지 마요
재한 (멈칫)
수현 선배님이 그랬잖아요. 경찰도 할만하다구...
재한 ......
수현 나는 못 그만두게 해놓구 혼자만 그만두는거 반칙이에요
재한 ...나는 형사 자격 없는 놈이야
수현 선배님이 자격이 없으면 세상에 형사 할 사람 아무도 없겠네..
재한 ......
수현 나한텐 이재한이 최고의 형사란 말이예요..
그러니까 절대로 그만두면 안돼요..
수현, 다시 스르륵 잠이 든다. 쓴웃음을 짓는 재한..
씬/14 D, 현재, 국과수 특수부검실 밖 복도
전씬의 수현의 모습에서 현재, 떨려오는 눈빛의 수현으로 오버랩되고..
그때, 복도 끝쪽에서 들려오는 발걸음소리.
그 소리에 고개 들어 복도 끝을 보면 연락을 받고 온 듯,
떨리는 눈빛의 재한부다.
수현 오셨어요..
해영, 수현의 말투에 재한의 아버지임을 직감하고 바라보는..
재한부, 터벅터벅 다가와서
재한부 ...찾은.. 거야?
수현 ...그게..
그때, 복도 끝쪽에서 다가오는 윤서의 구둣발 소리.
해영, 수현, 재한부 그쪽을 바라보는데..
윤서, 굳은 얼굴로 다가온다. 손에는 DNA감정결과지가 들려있다.
모두들 윤서를 바라보는데,
해영 어떻게 됐나요?
윤서 백골사체 DNA.. 일치했습니다. 백골사체는 실종된.. 이재한씨가
맞아요.
예감은 했지만, 마음이 쿵 내려앉는 해영과 수현,
그리고 천천히 눈가가 붉어지는 재한부 휘청한다.
옆에 서 있던 수현 재빨리 부축해주는..
재한부 ...(벌벌 떨리지만, 최대한 정신을 수습하려는)
재한이.. 우리... 아들.. 어딨나?
씬/15 D, 국과수 특수부검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천천히 들어서는 재한부와 재한부를 부축한 수현.
그리고 그 뒤의 해영.
재한부, 침대위에 놓여진 재한의 백골사체를 가만히 바라본다
재한부 ....우리.. 아들... 이제야.. 왔구나...
수현 (안타까운)아버님..
재한부, 애써 슬픔을 참아보려 하지만, 백골이 되어 돌아온 아들의 모습에
결국 무너지고.. 그런 재한부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수현.
재한부 ...고마워... 우리 아들.. 찾아줘서 고마워..
이제 됐어.. 그래도 나 죽기 전에 이 놈 제삿밥은 지어멕일 수
있겠어
수현, 눈물을 흘리는 재한부를 위로하듯 보듬는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해영, 다시 한번 재한의 백골사체를
바라본다.
-인서트
-4부, 45씬~51씬
-재한의 방에서 무전을 하던 재한.
재한 범인 잡았냐구 묻잖아요. 범인 잡았어요?
(참았던 분노가 끓어오르며 이성을 잃는)내가 가서 죽여버릴테니까
대답하라구!!/
(떨려오는)사진으로만 봤겠지.. 그저.. 사진 몇 장에 희생자 이름..
직업, 발견장소, 시각.. 그게 당신이 아는 전부겠지만.. 난 아냐..
-4부, 93,94씬.
옥탑방, 옥상에서 무전중인 해영
해영 형사님 덕분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형사님이 증거를 남겨줬어요./
형사님이 범인을 잡은 거에요./
늦었지만... 범인을 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
-6부, 84씬, 85씬.
-과거, 차 안
재한 (말하다보니 울컥한)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짓을 해도 잘 먹고 잘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 ...그렇죠?
-7부, 25씬.
형기대 건물 비상구에서 무전을 하던 재한.
재한 경위님! 경위님! 이 무전이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지만,
죄를 지었으면 돈이 많건 빽이 있건 거기에 맞는 죗값을 받게
해야죠. 그게 경찰이 해야 되는 일이잖아요.
-10부, 33~35씬.
-현재, 차 안에서 무전중인 해영.
해영 그런데 형사님. 그건..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금.. 2015년에 형사님은 어떻게 돼 있는지...
-과거, 홍원동 거리일각에서 무전하는 재한.
재한 ...난요. 우리 아버지가 점보러 다니는 것도 질색인 사람입니다.
앞으로 잘 살든 못 살든, 그거 알아서 뭐합니까. 어차피 내가
내 인생 사는건데... 혹시라도 그때 나 만나서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한 대 주먹질이나 해주세요. 정신 차리라고..
-11부, 67씬
해영 형사님한테.. 부탁이 있습니다. 그때 1999년 인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게 그 사건의 진실을 말씀해 주세요.
제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2부 37씬. 해영의 시점에서 들리는 무전.
재한(소리) 박해영 경위님... 나는 이게 마지막 무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들리는 ‘탕’하는 총소리.
-현재로 돌아와서 차가운 철제침대위에 말없이 놓여진
재한의 백골사체를 가만히 바라보는 해영.
처음 보는 재한이다.
씬/16 N, 장례식장 건물 앞
작고 허름한 장례식장 앞으로 다가오는 상복을 걸친 굳은 얼굴의 해영.
건물을 올려다 보다가,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씬/17 N, 장례식장 앞
‘고인 이재한, 상주 이철용’이란 팻말이 적힌 장례식장으로 다가가는 해영.
장례식장 앞에 서 있는 정복 차림의 수현을 발견하고 멈춰선다.
‘고인 이재한’이란 이름 석자를 바라보는 수현의 시선,
천천히 시선 옮기면 화환 하나 없고, 조문객 한 명 없는 텅빈
빈소 앞에 멍하니 앉아있는 재한부를 바라본다. 공허하고 슬픔이 묻어난다.
그런 수현을 가만히 보던 해영, 천천히 다가가서 옆에 서며
해영 괜찮습니다.
수현 (보는)
해영 화환 하나 없고, 찾아오는 조문객도 없고, 비리형사라는 누명을
쓰고.. 15년만에 백골사체로 발견됐지만..
그 긴 시간동안.. 잊지 않고, 기다려준 사람이
있으니까.. 이재한 형사님께는 충분히 위안이 될꺼에요.
수현, 해영의 얘기를 듣다가... 천천히 고개 돌려 다시 빈소쪽을 보는
수현 둘이서... 제대로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 그렇게..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뭐라도 남겨 둘걸.. 그게.. 제일 후회돼..
씬/18 과거, 몽타쥬
-낮, 2000년, 재한이 실종된 직후, 감사관실 직원들 진양서 강력계
사무실에서 재한의 책상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주변에서 굳은 얼굴로
지켜보고 있는 강력계 형사들(윤정이 사건때 같이 있던 형사들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소식을 듣고 뛰어온 듯 놀란 얼굴로 뛰어들어오는 수현.
수현 도대체 지금 뭐하는..
하다가 멈칫하는 수현. 감사관실 직원들이 딴 굳게 자물쇠가 잠겨있던
재한의 책상 가장 아래칸 서랍에서 돈다발들이 쏟아져 나온다.
놀라는 수현의 눈빛.
-낮, 2000년, 시계방에서 꺼이꺼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재한부과
그런 재한부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수현.
재한부 그놈이.. 도대체.. 그놈이 어쩌다가..
수현 아뇨. 선배님, 그럴 분 아니에요. 제가 꼭 선배님 찾아낼께요.
제가 찾아낼께요.
-낮, 2000년, 재한의 방.
박스안에 담겨진 사무실에 있던 재한의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는 수현.
그 안에서 나오는 수현이 갖고 있는 진양서 수첩.
수첩을 살펴보지만, 단서가 없는 듯 표정 어두워지는
다른 물건들을 살펴보기 시작하는데..
-낮, 2000년, 13번 국도변에 위치한 직판장 앞, 주인에게 재한의 사진을
보여주는 수현. 하지만, 주인,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낮, 2000년, 13번 국도의 다른 가게에서 재한에 대해 묻고 있는 수현.
하지만 역시 고개를 젓는 주인. 수현, 천천히 가게를 걸어나온다.
문득 멈춰서서 끝없이 뻗은 13번 국도를 가만히 바라본다.
막막함과 재한에 대한 그리움, 간절함이 섞인 지친 수현의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하다. 그런 수현의 모습위로
현재수현(소리) 죽었을 꺼라고 생각했어..
씬/19 N, 현재, 장례식장 앞
빈소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나가는 수현.
수현 죽지 않았다면.. 가족과 동료를 그렇게 저버릴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백골사체가 들어오기만 하면 국과수로
달려갔어.. 그런데.. 그래도..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
문이 열릴때마다.. 저 문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 이름을 부르면서.. 들어와 줬으면..
그랬으면..
떨려오는 수현을 가만히 바라보는 해영.
씬/20 N, 장례식장
빈소 앞에 국화를 놓고, 뒤로 물러서서 미소짓고 있는 재한의 영정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는 수현.
-인서트
1부, 11씬
재한 이번주 주말쯤은 해결될 것 같아.
수현 (보는)예?
재한 다 끝나면, 그때 얘기하자.
-현재, 빈소로 돌아오면, 재한의 사진을 바라보는 수현의 시선.
수현(소리) 주말까지만 기다려 달라더니...15년 걸렸어요.
먼저 약속 어겼으니까 선배님... 나한테 욕먹어도 할 말 없어요
재한의 사진을 바라보는 수현의 눈가가 붉어진다.
그런 수현을 안쓰러운 시선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해영.
빈소 옆에서 그런 수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재한부.
씬/20-1D, 현재, 재한의 방
재한이 사용하던 책상위에 영정사진을 내려놓는 재한부.
그 뒤에서 재한부를 모시고 온 듯,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수현과 해영. 재한부, 책상위에 영정사진을 내려놓고 눈물짓고..
어두운 얼굴로 그런 재한부를 바라보는 해영. 주변을 둘러본다.
벽에 걸린 낡은 정복. 재한이 사용했을 책상.. 처음 보는 재한의 공간이다.
씬/21 N, 장기미제 전담팀.
불꺼진 텅 빈 전담팀 사무실로 들어서는 수현.
불도 켜지 않고, 가만히 책상에 가서 앉는다.
시선에 들어오는 배트맨 액자를 바라보는 수현의 시선에서..
씬/22 D, 과거, 재한의 방
18씬, 재한의 방에서 박스안에 담긴 재한의 사무실 책상에 있던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는 수현의 모습에서 이어지는..
진양서 수첩을 보다가 내려놓고, 박스 안 다른 물건들을 살펴보다가
박스 가장 아래쪽에 놓여진 배트맨 액자를 발견한다.
(이 액자는 형기대 책상에는 없고, 진양서로 자원해서 왔을때부터
재한이가 갖고 있었던 걸로 생각했습니다)
액자위에 적혀진 ‘수갑 하나당 짊어진 눈물이 2.5리터다’라는 글귀.
수현, 재한이 생각나는 듯, 눈빛 가라앉으며 천천히 그 액자를 들어
찬찬히 바라보다가 멈칫.. 약간 비스듬하게 끼어있는 배트맨 사진 사이로
다른 사진이 있는 듯 하다.
수현, 혹시나 재한이 뭔가 숨겨놓은 게 아닌가? 서둘러 액자를 분리해서
배트맨 사진 뒤에 끼어있던 사진을 확인하는데, 눈빛이 흔들린다.
수현과 재한이 함께 찍은 홍보사진이다.
수현 이게...왜...
씬/23 N, 현재, 장기미제 전담팀
배트맨 액자 안의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수현.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파온다.
그간 꾹 참고 있던 감정이 터지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수현.
씬/24 N, 해영의 차 안
차 안에 앉아서 뭔가를 의아한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해영.
해영의 손에 들린 건 낡은 껍데기집 명함이다.
-인서트
-20-1씬에 이어지는 느낌으로 재한부를 쉬게 하러 나간 듯
수현도 재한부도 보이지 않는 재한의 방.
방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 해영. 그때, 책장 한켠에 놓여진 명함들을
꽂아놓은 박스에 시선 멈칫. 가장 앞쪽에 놓여져 있는 낡은 껍데기집
명함을 의아한 얼굴로 들어올리는 해영.
-다시 차 안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명함을 내려다보고 있는 해영.
해영 이재한 형사님이.. 이걸 왜...
씬/25 D, 과거, 재한의 차 안
한적한 국도. 재한이 차를 운전하고 있다.
씬/26 D, 과거, 국도 휴게소 내, 편의점.
캔커피를 사고있는 재한. 계산을 하려다가 보면 매대 옆에 비치된
신문이 눈에 띈다.
-시간경과되면
편의점 한켠에 마련된 간이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넘겨보던 재한 멈칫하는데, 보면 ‘인주 집단 성폭행사건 오늘 판결’ 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생각에 잠기는 재한.
씬/27 D, 과거, 1999년, 인주시 법원 건물 뒤편.
건물 옆에 세워진 호송차량 주변, 기자들과 몰려든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다. 사람들이 몰려들자, 차량 주변 교도관들이 ‘돌아가세요’
하면서 뒤로 밀고 있는데.. 그 사이, 어린 해영 사람들 사이로
나와서 형을 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때, 사람들의 웅성거림 더욱 커진다. 건물 입구 보면
법원 경찰들의 호송을 받으며 건물을 빠져나오는 선우와 가해학생들.
해영, 수의를 걸치고 수갑에 포승줄에 제압된 채 걸어나오는 선우를 보자,
그 모습만으로도 충격을 받은 듯 눈빛 떨려오는데..
가해학생들이 나타나자, ‘야, 이 미친놈들!’ ‘저놈들 아주 죽여버려!’
가해학생들을 비난하는 구경꾼들의 목소리.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세례들.
어린 해영은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파랗게 질린 채, 소리도 못 내고
있는데..
그 중, 갑자기 교도관을 밀치면서 가해학생들 앞을 막아서고 다가가려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혜승부(40대, 남). 허름하고 남루한 차림새에 술에 취한 듯, 붉게 충혈된 눈빛이다.
혜승부 우리 딸년은 인생 쫑나버렸는데.. 뭐? 소년원? 1년?
이런 개같은 경우가 어딨어! 내가 이 꼬라지로 산다고 내가
우습게 보여?
교도관들, 그런 혜승부를 뒤로 밀쳐보려 하지만, 워낙 거세게 반항한다.
그 뒤쪽에는 그저 오열하고 있는 혜승모의 초췌한 모습.
혜승부 야, 이 나쁜 새끼들아. 우리 딸래미 인생 책임져!!
책임지라구! 이거 놔!!
그런 혜승부의 난동 때문에 잠시 멈춰선 선우일행.
선우, 이 모든 상황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듯 넋이 나간 얼굴로
혜승부를 보다가... 순간,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는 어린 해영과 시선
마주치자, 이 상황이 현실처럼 느껴지는 듯, 눈빛 거세게 흔들려 버린다.
해영, 역시 찰나같은 순간, 슬퍼 보이는 선우를 바라보다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를 내뱉는다.
해영 우리 형... 아닌데.. 우리 형... 잘못하지 않았어요..
선우, 눈가가 붉어지는데, 혜승부를 겨우 뒤로 밀친 교도관들.
호송차량을 향해 빨리 가라는 듯 등을 미는 경찰들.
선우, 굴비처럼 엮어져서 호송차량에 올라탄다.
해영, 그런 선우 얼굴을 마지막이라도 보려고 사람들 사이 쿵쿵
부딪치면서도 아득바득 호송차량쪽으로 다가가며..
해영 형!!...형!!
유리창문 너머 해영을 슬픈 눈빛으로 보는 선우.
출발하는 호송차량.
호송차량이 떠나자,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하는 구경꾼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 해영.
해영 우리.. 형.. 아니에요. 우리 형.. 아닌데..
그런 해영의 모습을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
보면 법원 앞 멀리에 서서 그런 해영을 굳은..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재한이다.
-인서트
11부 67씬
해영 형사님한테.. 부탁이 있습니다. 그때 1999년 인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게 그 사건의 진실을 말씀해 주세요.
제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다시 법원 건물 앞으로 돌아오면
아무도 보듬어 주지 않는 어린 해영, 홀로 남아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다.
그런 해영을 떨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재한.
재한 박선우...박해영... 설마..
씬/28 D, 과거, 인주서
재한에게 선우의 등본을 갖다주는 관할형사1.
형사1 말씀하신 박선우 등본입니다.
등본을 확인하는 재한, 가족관계에 엄마와 선우 단 둘 뿐이다.
재한 엄마랑.. 둘이 살아요? 동생이나 다른 가족은 없어요?
형사1 동생이 하나 있긴 있었죠. 아빠가 다르긴 했지만..
멈칫해서 보는 재한.
씬/29 D, 과거, 인주시 해영의 집 앞
손에 들린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보면서 떨리는 시선으로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오는 재한.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멈칫한다.
담벼락과 대문에 ‘짐승새끼 죽어라’ ‘인주에서 꺼져라’ ‘죽어’ 따위의 글귀가 붉은색 파란색 락카들로 정신없이 낙서돼 있는 해영의 집이다. 떨리는 시선 으로 그런 집을 보다가.. 활짝 열린
대문 안을 바라보면, 깨진 유리창이 보이고, 그런 유리조각들을 치우고
있는 해영모(40대)가 보인다. 지친 표정이 역력한 해영모, 문득 고개 들어
대문앞에 서 있는 재한과 시선 마주친다. 재한, 해영모 보다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씬/30 D, 과거, 인주시 해영의 집 안
초라한 거실. 한켠에 놓여진 앉은뱅이 책상같은 곳 위에는 선우가 붙혀
놓은 듯, 선우와 해영이의 사진 한 장이 압정같은 걸로 벽면에 붙혀져
있다. 그런 거실에 차도 없이 마주앉아 있는 해영모와 재한.
재한 ...이혼 하셨다구요.
해영모 ...뭐 더 나쁜꼴을 보겠다구 계속 살겠어요.
큰 애야 전남편 사이에 낳은 자식이니, 내가 거두는게 맞지만..
걔 때문에 작은 애까지 손가락질 받게 할 순 없잖아요.
지 아버지랑 떠나는 게 지한테두 좋을 꺼에요..
해영모, 얘기하다가 벽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다가 울컥하는
해영모 집이 가난해서,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이일 저일..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도시락도 하나
제대로 못싸주구.. 그래두 둘이 얼마나 끔찍했는데.. 서로 형,동생
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나한테는.. 똑같은 내새낀데...
눈물을 흘리는 해영모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재한.
씬/31 N, 진양시 산동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있는 재한, 번짓수를 살피면서 걸어올라가는데
손에 들고있는 쪽지에는 ‘진양시 미경동 136-8’ 이라고 적혀있다.
계단을 오르던 재한, 뭔가를 발견한 듯, 우뚝 걸음을 멈춘다.
재한이 바라보는 곳, ‘미경동 136-8’이라는 문패에서 아래로 화면
떨어지면, 대문 옆 담벼락, 가로등 아래 기대 서 있는 해영이다.
힘없고 어두운 표정의 해영, 저걱저걱 발장난만 할 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재한.
-시간경과되면
기운이 없는 듯, 대문 앞에 무릎을 모으고 쪼그려 앉아 있는 해영.
아래쪽 길 모퉁이에 몸을 숨긴 채 여전히 해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재한.
그때, 재한의 아래쪽 계단에서 올라오는 아저씨의 인기척이 들리자...
해영 (반가운 얼굴로)아빠야?
하지만, 전혀 모르는 아저씨를 보고 다시 어두워지는 해영.
아저씨는 그런 해영을 그냥 스쳐 지나가고..
다시 힘없이 자리에 앉아 무릎을 모으고 앉는 해영.
기운이 없는 듯 쪼그려 앉은 무릎 위에 얼굴을 묻고 있는 해영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재한, 그런 해영이 안타깝고 안됐다.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려는데,
해영, 고개를 들어 잠시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계단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해영을 피해 잠시 모퉁이 안쪽으로 몸을 숨겼던
재한, 그런 해영의 뒷모습을 보다가 천천히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씬/32 N, 과거, 산동네 일각
산동네를 내려와 보면 조금은 넓은 골목이 나온다.
골목을 터벅터벅 걷는 해영. 주변을 둘러보는데, 늦은 시각이라
불 켜진 상점이 거의 없다. 분식집, 식당은 거의 문을 닫고 골목에
불을 켜고 영업중인 가게는 ‘껍데기집’이라고 적힌 가게 하나가 유일하다.
해영, 그런 껍데기집 밖에서 까치발을 들고 유리창을 통해 안을 바라본다.
멀리서 그 뒤를 따라오던 재한, 쟤가 뭘하지? 보는데,
해영, 그러다가 갑자기 껍데기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재한 쟤가.. 저기가 어디라구..
당황한 재한, 곧바로 해영의 뒤를 따른다.
씬/33 N, 과거, 껍데기 집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껍데기들, 희뿌옇게 가게 안을 채우고 있는
고기 굽는 연기. 두어개의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껍데기와 소주를 먹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가게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해영.
손님들도 주인아줌마도 그런 해영을 의아한 듯 보는데
타박타박 들어와서 테이블에 앉는다.
주인아줌마 너, 여기 왜..
해영 (하는데)오므라이스 주세요
주인 뭐?
하는데,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재한, 해영과 시선 마주칠 듯 하자
문가의 테이블에 등돌리고 앉고, 주인아줌마 그런 재한에게 ‘어서오세요’
하면서 다가가려고 하는데 해영,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서너장을 꺼내서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며
해영 저 돈 있어요. 오므라이스.. 주세요.
그런 해영의 목소리를 듣는 재한의 눈빛, 가라앉는다.
주인 (기가막힌)얘가 지금 장난치나.. 너, 집이 어디니? 엄마한테 가자.
도대체 애가 지금이 몇신데..
하는데, ‘여기요’ 손드는 재한.
주인 너 잠깐 있어.
하고, 재한에게 다가오는데 재한, 해영 보이지 않게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 장 꺼내 주인에게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재한 오므라이스 좀 해 줘요. 이걸로 재료값하시구
주인 (해영과 번갈아보며)애 아빠유?
재한 내 아들이면 이러고 있겠어요?
주인, 재한을 미심쩍게 보면, 재한이 만원짜리 한 장을 더 꺼내 건네며
재한 애가 배고파서 저러는 것 같은데, 좀 해줘요. 이건 수고비. 응?
주인 (보는)
-시간경과되면
해영 앞에 놓여지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오므라이스.
해영, 배가 많이 고팠는지 침 한번 꿀꺽 삼키고 숟가락을 들고 와구와구
맛있게 먹다가, 순간 멈칫한다.
형이랑 엄마 생각이 나는 듯 멈칫하고 글썽거리는...
문가에 등돌리고 앉은 재한, 유리창에 비친 그런 해영을 바라본다.
해영, 다시 눈물 닦고 씩씩하게 오므라이스를 먹기 시작한다.
그런 해영을 짠하게 바라보는 재한.
씬/34 N, 현재, 동장소
전씬의 과거와 거의 흡사한 현재의 껍데기집.
과거에 비해 손님이 없이 파리를 날리고 있는 껍데기집에서 이제 나이가
먹은 주인아줌마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현재의
해영.
주인 (문소리에 잠깬)어서오.. (하다가 해영임을 확인하고는)
왔어? 오랜만이네. 오므라이스 해줘?
해영 (그런 주인에게 다가와서 명함을 내미는)이거 여기 명함 맞죠.
주인 우리 꺼 맞네.
해영 (재한의 사진 꺼내보여주면서)혹시, 이런 분 아세요? 이 명함을
갖고 있던데..
주인 (사진 보다가)..그 사람이네.
해영 (멈칫해서 보면)
-인서트
33씬에 이어지는.. 밥을 다 먹은 듯 일어서는 해영. 가게문을 나선다.
재한, 해영을 기다린 듯, 바로 일어나서는 주인에게
재한 (지갑에서 돈 있는데로 꺼내 주인에게 건네며)
앞으로도 저 꼬마 오면 밥 좀 해줘요.
하고 해영 따라 나가면서 가게 명함 한 장 챙기며
재한 제가 계속 연락할 테니까, 부탁 좀 할께요.
-다른 날 밤, 껍데기 집에서 또 다시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는 어린 해영.
그 모습을 먼 테이블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는 재한의 모습 위로
주인(소리) 자기 자식도 아닌데, 이상한 사람이다 싶었지.
너한텐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그랬었어.
-다시 현재, 껍데기 집으로 돌아오면 해영, 멍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는..
주인 그런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연락두 없이 안 와서 나두 까먹고
있었네..
그랬구나.. 재한의 숨겨진 배려를 알게된 해영, 눈빛 떨려온다.
씬/35 N, 현재, 가게 앞 거리
천천히 껍데기집 문을 열고 어두운 거리로 나오는 해영.
가만히 서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져있는
예전 해영의 집으로 연결된 골목쪽을 바라보면 환상처럼 보이는
과거의 어린 해영과 그런 해영의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 재한.
현재의 해영, 그런 재한의 뒷모습을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해영(소리) ...혼자라고.. 혼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제일 힘들었었는데..
씬/36 과거, 몽타쥬
-과거, 2006년, 학교 옥상.
옥상에 마주보고 있는 고등학생 해영과 불량학생들.
불량1 소문 다 들었어. 니네 형 멋지더라.
해영 한 마디만 더하면.. 죽는다.
기가막힌 듯 웃는 불량학생들.
불량1 왜 니 형이 쪽팔리냐?
순간, 뒤에 놓여 있던 가방을 집어 불량1의 얼굴을 향해 집어던지면서
돌진하는 해영.
불량학생들과 4대 1로 몸싸움이 붙어 버린다.
처음엔 불량학생들, 어버버 당하지만, 수적인 열세를 어쩔 수 없는 듯
한 대, 두 대 맞기 시작하지만, 해영, 다른 학생들은 안중에도 없고
불량1만 조진다. 다른 학생들, 그런 해영을 떼보려 하지만,
오히려 해영이 발로 까버리고 한 대 먹이자, 뒤로 나가떨어지고..
이미 기싸움에서 진 불량1, 바닥에 나뒹군 채, 뒤로 물러서는데
그런 불량1을 주먹으로 까다가 분이 안 풀리는 듯 주변 둘러보면
저 옆쪽으로 놓여져 있는 중간 크기의 화분을 한손으로 들어
불량1을 향해 내려치려는데..
불량1 (겁먹고 얼굴 가리며)그만..! 그만..해.. 잘못했어.
해영, 거친 숨을 내쉬며 그런 불량1을 내려다보다가..
화분을 든 손, 부들부들 떨린다.
불량학생에 대한 화인지, 아니면 세상에 대한 울분인지
‘으악!!’ 고함을 지르며 바닥을 향해 화분 내려치고,
산산 조각이 나버리는 화분.
해영,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옥상을 나가버린다.
-밤, 과거, 2006년, 껍데기집
락음악 들으며 껍데기집으로 들어서는 해영.
자기집 안방처럼 테이블에 앉으며
해영 여기, 오므라이스요.
아저씨들, 오므라이스? 뭔가 의아한 얼굴로 주인아줌마를 보는데,
주인아줌마, 아무렇지 않게 반 오픈된 주방안으로 들어가서 오므라이스를
만드는
-시간경과되면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오므라이스를 내놓는 주인아줌마.
주인 좀 일찍일찍 다녀. 지금이 몇신데..
대답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우적우적 먹기 시작하는 해영.
아줌마 돌아서는데, 아저씨 중 한 명
아저씨 아들이야?
주인 하이구.. 아들은.. 단골이야. 5년 진상단골.
아저씨 그런데, 왜 멀쩡한 집 놔두고 껍데기집에서 저런걸 찾는데..
주인 남일에 신경끄고 퍼뜩 먹고 들어가요.
그런 주변의 얘기들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여전히 시끄러운 음악이
흐르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묵묵히 밥만 먹고 있는 해영.
-밤, 과거, 2006년, 해영의 집 앞
해영의 집이 있는 오래되고 허름한 골목길.
터벅터벅 음악 들으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해영.
뭔가를 발견하고 멈춰선다.
보면, 자신의 집 앞에 오랫동안 기다린 듯, 발발 떨면서 서 있는
단정한 차림의 모범생 반장, 한도연(17세, 여)이다.
도연, 인기척에 돌아보다가 해영과 시선 마주치고.. 본다.
눈빛에 지금까지 기다린 불만, 해영과 별반 친하지 않은 듯,
서먹함이 섞여 있다.
해영, 그런 도연을 보다가 뚜벅뚜벅 다가와서는 아는 척도 안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도연 (기가막힌)야. 나 너 두시간도 넘게 기다렸어.
해영, 아랑곳하지 않고 열쇠구멍에 열쇠 집어넣고 돌리는데,
도연, 그런 해영의 팔을 잡아 제지하다가
뭐야? 하는 표정으로 보는 해영과 시선 마주치자
어색해하며 잡은 팔 내리며
도연 나두 좋아서 온 거 아냐. 담임이 가보라고 해서 온거지.
해영 (다시 들어가려고 문 열면서)반장 노릇두 힘들겠네.
도연 너 내일도 안 나오면 정학이야.
해영 (들어가버리는)
도연 (기가막힌 얼굴로 문안에 대고 소리지르는)
정학이라구. 정학!...
-과거, 2006년, 인주시, 당구장.
해영, 일진1 일행과 패싸움 벌이다가 피투성이가 돼서 쓰러진 상태에서도
당구장을 떠나려는 일진1의 다리를 붙잡고 붇는
해영 ...누구야...우리 형한테 누명씌운 새끼들...
일진1 ...니가 알면 어쩔건데..
해영 가만 안둬.. 우리 형 그렇게 만든.. 놈들.. 가만 안둘 거야..
일진1 니 형이 왜 누명을 썼는지 알아?
돈 없고 빽 없고 힘이 없어서야.
해영 ....(떨리는 시선)
-과거, 2006년, 도연의 집앞
새벽, 평범한 단독주택 외곽.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는 도연의 목소리 들려오고
문 열리면서 가방매고 나오는 도연. 문 밖으로 나오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히이익!’ 놀라는..
보면 문 옆에서 밤새 앉아있었던 듯한 피떡지 진 해영이다.
도연 야, 너...뭐야.
해영 (도연을 기다리고 있던 듯 도연이 나오자 묵묵히 일어서는)
도연 너 뭐냐니까..
해영 대학 갈려면 어떡해야 되냐?
도연 ..뭐?
해영 대학 갈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구.
-D, 과거, 2006년, 학교 운동장 일각
도연과 해영의 고등학교 운동장 일각.
철봉 밑에 쭈그리고 마주앉아 있는 해영과 도연.
도연, 나뭇가지로 바닥에 글씨 그려가며 해영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도연 그러니까 대학 어디쯤 생각하는데?
해영 아무나 갈 수 있는 대학 말구, 좋은 데.
도연 (기가막힌 듯 보는)니가? 수능이야 그렇다치고, 내신은 어쩔려구?
아무리 고1 성적이 15프로 반영된다구 해도 니 성적 완전
안드로메다급이잖냐. 앞으로 2년 동안 미친놈처럼 공부한다고
해도.. 가망이...
해영 미친놈처럼 한다구.
도연 그래서 아무나 못가는 대학 어디?
해영 ...아무나 못 가고.. 등록금도 싸면 좋고...
도연 (보는)얼굴도 이쁘고 성격도 좋고 몸매도 잘 빠지고 너한테만
잘하는데 이왕이면 부잣집 딸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국립대 밖에 없어. 아무나 가는 데 말고 정말 좋은
국립대면.. 서울대는 너 내신으론 죽었다 깨나도 안되고 육사,
공사 해사는 학생기록부를 보니까 그것도 안되고
그럼.. 경찰대 어때? 등록금 전액면제에 숙식까지 해결해
준다는데...
해영 (얼굴 차갑게 굳으며)경찰대? 나보고 경찰이 되라구? 미쳤구나.
거긴 절대 안가.
도연 (보다가 파하하 기가막혀 웃는)야, 안 가는게 아니라, 못가는 거야.
경찰대가 어디 피씨방인줄 아냐? 아무나 가게?
-과거, 2006년, 껍데기집
주인아줌마, 카운터에서 졸고 있고
한쪽에서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는 해영.
먹다가 문득..
해영 아줌마.
주인 (졸다가)응, 왜? 짜? 물 줘?
해영 나... 경찰대 갈까?
주인 ...(보는)
해영 왜?
주인 ...사람이 분수를 알아야지. 깡패새끼 안되도 감지덕진데 경찰?
그것도 모자라서 경찰대? 아이구 이놈아.
니가 거기 가믄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해영 (피식 미소)그렇지. 경찰은 무슨..
서서히 미소사라지는.. 생각에 잠기는 해영의 얼굴에서..
씬/37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전씬의 과거의 해영의 모습에서 현재 옥탑방에서 껍데기집 명함을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해영으로 변하는 화면.
그때, 치치칙 무전기의 잡음이 들려온다.
11시 23분을 가리키는 시계.
울리기 시작하는 무전기를 바라보는 해영.
뭐라고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다.
씬/38 D, 과거, 재한의 차 안
산동네 일각에 세워진 차 안의 재한 역시 가만히 무전기를 바라본다.
재한, 역시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영(소리) ...인주사건 말입니다
재한 (멈칫)
씬/39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그거...
재한(소리) 끝까지 가 볼 생각입니다
해영 (보는)
씬/40 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제가 중요한 걸 잊고 있었습니다.
저야말로 포기하고 외면하면 안되는 거였어요.
씬/41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가만히 무전기를 내려다본다.
씬/42 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누군가 포기하기 때문에 미제사건이 만들어진다고 그러셨죠.
이 사건,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겁니다.
씬/43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저는 형사님께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씬/44 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의외의 해영의 목소리에 멈칫해서 무전기를 본다.
씬/45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형사님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 수 있어요
씬/46 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저도 경위님이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씬/47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뜻밖의 대답에.. 멈칫하는)
씬/48 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가난하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한 지붕 아래서 따뜻한 밥상에
둘러 모여서 함께 먹고.. 자고.. 외롭지 않게.. 남들처럼 평범하게..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씬/49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가만히 무전기를 바라보는 해영의 모습에서
-인서트
-35씬, 과거의 어린 해영과 그런 해영의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 재한.
현재의 해영, 그런 재한의 뒷모습을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해영.
-다시 옥탑방으로 돌아오면, 해영, 재한을 죽게 놔둘 수 없다...
해영 형사님. 인주 사건.. 그만하세요. 그 사건 때문에 형사님이
위험해 질 수도 있어요.
씬/49-1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멈칫하지만)상관없습니다. 강력계 형사가 그딴 거 겁낼 것
같아요?
씬/49-2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답답한)우리 무전은 89년이 처음이 아니였어요.
이 무전을 처음 보낸 건 내가 아니라 형사님이였어요.
2000년 8월 3일, 형사님이 아무것도 모르는 나한테 무전을
보냈다구요.
씬/49-3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의아한)첫 무전을.. 내가 보낸 거였다구요?
해영(소리) 맞아요. 그때, 형사님은 죽어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내게
다시 무전이 시작될꺼라고.. 89년의 형사님을 설득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89년의 형사님과 무전이 연결된 거에요.
재한, 눈빛 혼란스럽다... 하지만.. 무전기의 송신버튼을 눌러서 해영의
말을 끊는 재한.
재한 됐습니다. 거기까지만 들을께요.
씬/49-4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무전기를 보는데..
씬/49-5D, 과거, 재한의 차 안
재한 ...난... 포기하지 않을꺼에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씬/49-6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답답한)형사님.. 하지만..
하고 보면, 이미 무전은 끊겨 있다. 해영, 안타깝고 불안하다.
씬/50 D, 과거, 재한의 차 안
역시 작동하지 않는 무전기를 바라보고 있는 재한. 마음을 다잡은 듯
서서히 미소가 가시고 얼굴 표정이 굳는다.
씬/51 N, 현재, 회의실
마주앉아 있는 해영과 수현.
수현 지난번에 니가 그랬지. 경찰조직을 믿을 수 없다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해?
해영 예.
수현 (보는)
해영 이재한 형사님의 시신이 발견되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즉각적으로
움직였지만, 결국 김성범 체포에 실패했죠
-인서트
성범의 사무실. 쾅 문을 열고 들이닥치는 형사들. 그러나 사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사람이 있었던 듯 컴퓨터가 켜져있고
마시던 커피잔이 놓여져 있다.
해영(소리) 불과 몇 분 차이로 김성범을 놓쳤습니다. 지금까지도 김성범은
잠적상태구요
-돌아와서
해영 그 짧은 시간 안에 김성범이 눈치를 챘다는건 보고체계에서 정보가 샜단거예요.
분명히 경찰 조직 안에 선이 닿아있는 누군가가 있는겁니다.
수현 ...(생각에 잠기는)
해영 광수대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안치수 계장이 이재한 형사님을
죽였고, 거기에 김성범이 가담했다. 계장님을 누가 죽였는지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요.
수현 광수대엔.. 절대 알려선 안돼.
해영 (보는)
수현 안치수계장님이 돌아가시고, 현재 광수대의 실질적인 책임자는
김범주 국장이야.
해영 (멈칫해서보는)
수현 모든 시작은 인주사건이었다.. 계장님이 그러셨다면서?
인주사건을 지휘한 책임자도 바로 김범주 국장이었어.
해영 ...김범주 국장이 연관이 있다는 건가요?
-인서트
-재한의 장례식장 건물 앞.
천천히 다가와 멈춰서는 자동차. 뒷유리문 천천히 내려가는데,
뒷좌석에 앉아서 차가운 시선으로 장례식장을 바라보는 범주다.
그런 범주의 모습위로
수현(소리) 김범주 국장, 머리회전 빠르고, 정치력도 탁월해.
-다시 옥탑방으로 돌아오면
수현 말단순경으로 시작해서 경찰청 수사국장까지 올라가는 동안
파격적인 인사 때문에 말도 많았어. 뒤에서 쉬쉬하는 얘기론
정치권이나 재계인사들과도 꽤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소문도
있고..
해영 (보다가 흥분하며)김범주 국장을 더 파보면 뭐든 나올겁니다.
인주사건의 책임자였다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수현 (말 자르며)경솔하게 행동하지마. 어디까지나 심증 뿐이야.
해영 하지만..
수현 만약 니 추측이 맞는다면, 그 사건 때문에 경찰이..
두 명이나 죽었어. 그만큼 감춰진 비밀이 크다는 얘기겠지.
다른 어떤 사건보다 훨씬 더 조심해서 움직여야 해.
서로를 바라보는 수현과 해영의 모습에서
씬/52 D, 현재, 장기미제 전담팀
책상에 앉아있는 계철, 헌기에게 인주 성폭행 사건과 관련된 서류들을
나눠주고 있는 수현. 계철과 헌기 서로 시선 마주치고는 다시 수현을
본다.
수현 알아. 미친 짓이지. 계장님 사건 때문에 다들 눈알
벌개져 있는데 인주사건을 수사한다. 맞아. 미친짓이야.
그때, 헌기 말없이 일어나서 화이트 보드판을 스르륵 끌고 와서 벽을
만든다.
헌기 미치더라도 조용히 미칩시다.
수현 (보는)
헌기 (목소리 낮추며)계장님 사건 얘기 듣고 인주사건 좀 알아봤어요.
그때 진범으로 체포된 범인이 박프로 친형이라면서요?
그 사건 때문에 그렇게 경찰들을 싫어했던 거 맞죠?
계철 다들 그래. 자기 가족이 범인으로 몰리면 억울하다,
내 가족은 아니다. 그런다구. 뭐.. 그 어린 나이에 자살한 건
안됐지만..
수현 (계철보는)선배도 알아봤나봐? 인주사건?
계철 뭔 소리야. 난 몰라.
수현과 헌기, 계철을 본다.
계철 그래, 알아봤다. 뭐.. 살펴봤는데.. 증인들의 증언이
모두 일치했잖아.
수현 그래. 증인들의 증언. 그거 밖에 없었어.
그러니까, 반대로 하자면 증인들이 모두 거짓말을 했다면
진범은 다른 사람이였다는 거지.
계철 그래서 뭐? 그걸 밝혀봤자, 성폭행은 이번 공소시효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어. 벌써 공소시효가 끝나버렸다구.
수현 이 사건을 풀면, 계장님을 누가 죽였는지 밝혀낼 수도 있어.
계장님은 인주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다 돌아가신 거니까..
계철 날고 기는 광수대 애들이 뛰고 있잖아. 왜 우리가 밝혀.
수현 광수대는 박해영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어.
하지만, 난 박해영이 계장님을 죽였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계철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계장님이 어떤 사람인데..
강력계 형사가 프로파일러한테 당할 리가 있겠어.
헌기 맞아요. 박프로 몸도 호리호리하니 나랑 캐릭터가 비슷하잖아.
수현 좋아. 그럼 정헌기는 당시 인주서 감식팀에 있던 사람들
통해서 당시 압수된 증거물 감식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고
선배는 당시 피해자 신병 좀 파악해 줘.
씬/53 몽타쥬
- 밤. 회의실, 51씬에서 이어지는 느낌으로
해영 강혜승.. 당시 사건 피해자를 찾아내는게 먼저에요.
수현 넌? 너야말로 그 피해자를 찾아왔을 꺼 아냐.
해영 그 동안 할 수 있는만큼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주소지도 허위로 기재됐고, 본인 명의로 된 신용카드, 핸드폰도
없었어요.
수현 ...사람 찾는 건 프로파일러가 아니라 강력계 형사한테 맡겨야지.
-낮, 장기미제 전담팀 사무실(51씬과 다른 날 느낌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들어서는 계철의 모습위로
수현(소리) 사람찾는 덴 김계철 선배만한 사람이 없어. 선수 중에 선수지.
-낮, 사무실 수현과 마주앉아 얘기중인 계철.
계철 (여전히 주변 눈치보며 낮은 목소리로 속닥거린다)
강혜승, 찾아봤는데, 쉽지가 않아. 주소지도 허위로 기재됐고,
신용카드, 핸드폰도 없어. 게다가 엄마 아빠까지 사망했고
인주 살던 친구들하고도 연락을 끊은지 꽤 됐더라구.
커넥션이 완전 끊어진거지.
수현 그래서? 못 찾겠다구?
계철 어허, 성질 급하긴..
(책상 밑으로 의료보험공단에서 조사한 서류를 건네며)
딴 건 몰라도 의료보험은 피해갈 수 없지.
지속적으로 신경정신과를 다녔더라구.
수현 영장도 없이 용하네.
계철 나 김계철이야.
-낮, 해영의 옥탑방 밖 옥상.
해영, 이불을 터는 척, 자연스럽게 옥탑방 난간쪽으로 나와서
힐긋, 아래를 보면 해영의 집 밖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
안에 광수대 형사들의 모습이 언뜻 보이고..
-낮, 해영의 집. 행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해영.
-낮, 해영의 옥탑방 옥상. 가방 메고 집을 나와 광수대 형사들의
눈을 피해 난간을 너머 옆집 옥상으로 건너뛴다.
그런 해영의 모습위로
수현(소리) 광수대 형사들이 널 주시하고 있어. 조심해야 해.
-첫번째 인서트에서 이어지는 장례식장 일각
수현 우리가 인주 사건을 재수사하는 건, 외부에는
절대 알려져선 안돼.
씬/54 D, 거리일각
거리에서 초조한 시선으로 수현을 기다리고 있는 해영.
그때, 저 앞쪽에서 다가오는 수현의 자동차.
해영, 주변 한번 두리번 거린 뒤, 차에 올라탄다.
곧바로 출발하는 수현의 차.
씬/55 D, 차 안
차를 출발시키는 수현, 해영에게 계철에게 받은 의료보험공단 서류를
넘긴다.
수현 김계철 선배도 거기까지 밖에 알아내지 못했어.
지속적으로 신경정신과를 다녔나봐.
해영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렸을 겁니다.
불면증이나 우울증 때문에 약을 처방받아야만 했을 꺼에요.
수현 신경정신과 주소는 근처 신도시야. 하지만 거기까지야.
병원에 전화해 봤는데, 거기도 허위주소로 기재해놨어.
다음 번 예약도 잡지 않아서 언제 올지도 모르고..
해영 병원 근처일 겁니다.
씬/56 D, 몽타쥬
-달리는 차 안의 두 사람의 모습위로
해영(소리) 다수의 사람들, 특히나 다수의 남자들을 볼 때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꺼에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꺼릴 겁니다. 걸어서 병원에
올 수 있을만한 거리에 살 가능성이 높아요.
-신경정신과 건물 앞에 도착하는 두 사람.
태블릿 피씨에서 주변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해영(소리) 파출소나 경찰서 같은 공무원을 회피하는 마음도 강할 겁니다.
자신이 노출되는 것도 꺼릴 꺼에요. 원룸 지역이나 직장인들이
잠만 자고 출근하는 동네쪽을 수색해 봐야해요.
-원룸이 모여있는 거리 쪽 부동산에 혜승의 고등학생 시절 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수현, 하지만 고개 가로젓는 주인.
-수현과 나눠져서 다른 쪽 원룸 동네 주변 슈퍼마켓에 들리는 해영.
여주인에게 혜승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고개 젓는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 위로
해영(소리) 신경정신과에 1년 정도의 주기로 한번씩 들려서 우울증 약을
사갔어요. 한달 치 정도의 약으로 1년을 버텼다는 건 어느 정도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을 이겨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를 잊고 새출발을 했을 겁니다.
직업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거리를 두리번거리면서 수색중인 해영의 모습위로
해영(소리) 지속적으로 사람을 접촉하는 사무직은 아닐겁니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서 집중하는 일은 힘들꺼에요. 남자들을 자주 만나야
하는 직업도 아닐꺼고 전문적인 직업도 기술을 가진 정도의
직업일 꺼에요. 가급적 여성을 상대로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일 가능성이 큽니다.
해영, 초조한 시선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걷는데, 동네에 위치한
아담한 화장품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30대 중반의 단정하고 얌전한
인상의 땅을 보고 걷는 여자가 해영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순간, 멈칫하는 해영. 돌아서서 뒤를 돌아보면 화장품가게로 다가가서,
열쇠로 문을 열고 있는 30대 중반의 여자.
해영, 화장품 가게를 본다.
해영(소리) 가급적 여성을 상대로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
열쇠를 따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30대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해영.
해영, 다급히 다가가서
해영 강혜승씨.
30대여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돌아보며)예? 누구요?
해영 강혜승씨.. 아닌가요?
30대여 아닌데요.
해영, 살짝 목례한 뒤 답답한 얼굴로 뒤돌아서는..
-동네, 네일샵에서 나오는 해영.
그때 해영의 핸드폰 울린다. 보면, 031-700-8990. 모르는 번호다.
그냥 무시하는 해영
-옷 수선집에서 나오는 답답한 얼굴로 나오는 해영.
그때, 해영의 앞쪽 건물 화장실에서 나오는 혜승(30대 중반).
건물 1층의 미용실로 걸어가는데, 저 앞쪽에서 남자 아저씨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다가오자 옆으로 슬쩍 비켜서 걸어가다가 미용실로 다가가는데..
해영, 그런 혜승을 지켜보다가 다가가는
해영 ...강혜승씨..
혜승 (멈칫해서 뒤돌아보는 눈빛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런 혜승을 보자 맞구나, 직감하는..
해영 (신분증을 조심스레 꺼내서 보여주는)서울청 박해영 경윕니다.
혜승 (겁먹은 얼굴로 뒷걸음질 치는)
해영 99년 인주사건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혜승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온다.
혜승 난 할 말 없어요
해영 힘드신거 압니다. 오래 안 걸릴거예요.
혜승 가세요. 난.. 할 말 없다구요.
혜승, 돌아서려는데..
해영(소리) 박선우는 기억하시죠?
혜승 (멈칫, 돌아보는)
해영 박선우.. 그때, 진범으로 몰렸던.. 박선우가.. 내 형이에요.
혜승 (놀라서 바라보는)
해영 최소한 저한테는 해줄 얘기가 있지 않나요?
혜승, 선우에 대한 죄책감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씬/57 D, 현재, 카페
해영의 연락을 받고 온 듯, 함께 마주앉아 있는 혜승과 수현,
해영.
수현 이 자리 불편하신거 압니다. 짧게 여쭤볼게요.
인주사건의 주범이 박선우가 맞습니까?
혜승 ......
수현 강혜승씨
혜승 ......선우는.. 나를 진심으로 대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씬/58 N, 과거, 인주시 일각
으슥한 공원 한켠에 앉아서 들고 온 비닐봉투에서 캔맥주를 꺼내는
고등학생 혜승. 어두운 얼굴로 캔맥주를 따려는데, 느껴지는 인기척
저 앞쪽으로 혜승을 향해 걸어오는 교복차림의 선우다.
혜승, 또 귀찮아지겠구나 짜증나는 얼굴인데
혜승 어떻게 매번 찾아오냐? 너 나 감시해?
선우 그러는 너는 왜 매번 집을 나오는데
혜승 선도부놀이는 학교에서나 해
선우 오늘은 집에 들어가. 계속 이러다가 사고나
혜승 잘난척 적당히 해라.
선우 잘난척이 아니라 너 걱정하는거야
혜승 걱정해? 나를?
혜승, 선우를 보다가 소매를 걷어서 맨살을 보여주는데, 혜승의 팔목을
본 선우가 멈칫한다. 보면, 혜승의 팔은 멍들고 베인 상처로 얼룩덜룩 하다.
혜승 아빠란 사람이 술먹고 해 논 거야. 집안이 하루종일 술냄새에
쩔어있다구. 그런데도 내가 집에 가야돼?
선우 ......
혜승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아는 것처럼 나대지 마
혜승, 선우를 무시하고 캔맥주를 따려는데.. 그런 혜승의 손에서 캔맥주를
뺏는 선우.
혜승 뭐하는거야
선우 술냄새 싫다면서. 계속 이렇게 살면 너 인생 망가져
혜승 그래서 뭐
선우 집에 안 들어갈거면 혼자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지.
내가 도와줄게
혜승 니가 뭘 어떻게
선우 기초지식 정도는 알아야 뭐라도 쉽게 배울거야.
너 공부하는거 이제부터 내가 봐줄게
혜승 (보는)
선우 이래봬도 성적은 전교권이야
선우, 혜승을 향해 씨익 웃는다. 혜승, 그런 선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씬/59 D, 현재, 카페
혜승 날.. 진심으로 대해준 건.. 선우뿐이였어요.
날... 살린 것도.. 선우였죠.
씬/60 D, 과거, 인주고 복도
교실과 복도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수근대는 아이들.
“그 게시판 얘기 들었어?” “버드나무집?” “그거 3반에 걔라며”
복도 끝에서 아이들의 수근거림을 듣는 혜승, 절망에 가득찬 얼굴로
뒷걸음질 치다가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 11부, 75씬, 옥상을 향해 뛰어
올라가는 혜승이의 모습으로 연결되고..
씬/61 D, 과거, 인주고 옥상
쾅 옥상 문이 열리고 난간을 향해 무작정 뛰는 혜승.
난간을 향해 뛴다. 금방이라도 몸을 날리려는데, 순간, 아슬아슬하게
혜승이의 팔을 잡는 누군가.. 보면 선우다.
혜승 (거의 패닉이 돼서 손목을 빼려는)놔! 이거 놔!!
선우, 그런 혜승이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선우 혜승아!
혜승 이거 놔!!
선우 니 잘못 아냐!
혜승 (보는)
선우 니 잘못 아냐. 니가 죽을 이유 하나도 없어.
혜승 (눈물이 흘러내린다)
선우 니 잘못.. 아냐.
현재혜승(소리) 그때 선우는 죽을 뻔한 나를 살려줬는데..
....그런 선우를 내가 배신했어요...
씬/62 과거, 몽타주
-낮. 병원.
침대 위에 앉아있는 혜승을 향해 무섭게 윽박지르고 있는 혜승부
혜승부 너 어디가서 쓸데없는 소리 하면 내 손에 먼저 죽을줄 알어!
-낮. 범주의 차 안
운전석에 앉아있는 범주, 조수석에는 혜승이 앉아있다.
12부 46씬 혜승이가 인주서에서 조사받기 직전의 상황.
범주 니 인생은 니가 결정하는거야. 현명하게 결정해.
-12부 46씬.
혜승 걔가... 맞아요...
(눈물 한줄기 뚝 떨어지며)박선우.. 걔가 그랬어요..
씬/63 D, 현재, 카페
혜승 그때... 난 너무 어렸고, 무서웠어요...
그렇게 하면 모든 게 끝난다고 해서.. 그저.. 빨리 모든 걸
끝내고 인주를.. 그 지옥같은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해영을 보며)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수현 그럼 박선우에게 누명을 씌운 진짜 주범은 누구였죠?
혜승 (표정 굳는)
씬/64 D, 과거, 인주 태진의 집 앞
* 자막 - 2000년 2월
높은 담장이 있는 고급 양옥집이다. 대문 앞에는 고급 승용차가 한 대
서 있는데 그때 철컥 대문이 열리면서 나오는 교복과 책가방 차림의 태진.
운전기사가 열어주는 자동차 뒷좌석에 자연스럽게 올라탄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맞은편 길모퉁이에서 굳은 얼굴로 그런 태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재한이다.
씬/65 D, 과거, 인주시 거리일각
마치 대장처럼 거리를 걷고 있는 태진, 그 뒤쪽으로 태진의 눈치를 보면서
함께 걷고 있는 인주고 간부회 학생 서너명.
그런 모습을 열받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재한의 모습위로
현재해영(소리) 인주 시멘트 사장 장성철 아들, 장태진이요?
씬/66 D, 현재, 카페
굳은 시선으로 떨리는 눈빛의 해영을 바라보고 있는 혜승
혜승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씬/67 D, 과거, 동진의 집
주방 식탁 의자에 혼자 앉아있는 혜승. 선우를 기다리며 무료하게 공책에
낙서를 하고 있다. 그때 주방으로 들어서는 동진.
동진 아무래도 오늘은 선우 못오나봐. 그냥 가라
집에 손님도 있고..
동진, 거실 쪽의 눈치를 살피는데, 혜승도 살짝 고개 빼서 보면 거실
소파에 대충 기대앉아있는 태진의 뒷모습이 보인다.
혜승 알았어
혜승,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참고서 따위를 가방에 챙겨넣고,
겉옷 챙겨입은 뒤, 빨간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나가려는데..
태진(소리) 박선우가 과외한다는 애가 얘냐?
혜승과 동진이 보면, 주방 입구쪽에 비스듬히 기대 서 있는 태진이다.
태진의 교복 위에 ‘장태진’이라는 이름이 실로 수가 놓여있다.
동진 예?...예
태진 (비웃는)왜. 서울대라도 가려고?
혜승, 기분 상하지만 대꾸 않고 나가려는데..
태진 박선우라는 놈은 학교에서나 밖에서나 꼴값을 떠는구나
혜승, 우뚝 멈춰서서 태진을 향해 돌아서며
혜승 그러는 오빤 뭐가 그렇게 잘났어요?
태진 (보는)
혜승 오빠 전교1등 하는거 다 과외해서 그런거잖아요
태진 (어이없는 헛웃음)뭐?
혜승 선우는 자기 혼자 공부해서 전교3등해요. 진짜 똑똑한 사람은
아빠 빽만 믿고사는 오빠같은 사람이 아니라 선우라구요.
태진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지고, 눈에 광기가 돈다.
-시간경과되면
내팽겨진 듯, 바닥에 떨어져 있는 혜승이의 가방. 그 안에서 떨어져있는
참고서들. 동진, 방문 앞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방 안쪽에서는 몸싸움을 벌이는 듯, 쿵 하는 소리와
혜승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씬/68 D, 현재, 카페
혜승이의 얘기를 들은 해영, 부들부들 분노로 떨려온다.
해영 인주 시멘트 사장 아들.. 장태진.. 그 사람이었다구요..
혜승 ...맞아요.. 장태진.. 그 사람이에요.
해영 그... 한마디.. 그 한마디 였으면 됐는데..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우리 형한테..
수현 박해영, 그만해.
해영 우리 형이 어떻게 됐는데요? 진짜 죄진놈은 지금도 떵떵거리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는데.. 우리 형은 아무죄도 없는데..
그 어린나이에 죽어버렸다구요.
혜승, 선우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자, 소스라치게 놀란다.
혜승 ...선우가...선우가.. 죽었다구요?
해영 그래요.. 자살했습니다. 15년 전에
혜승 자살이라니..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
한참뒤에 정신을 차리고 선우를 찾아갔었어요.
씬/69 D, 과거, 소년원 면회실
수의를 입은 선우와 혜승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혜승은 차마 선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인 채로 앉아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선우 혜승아
혜승 (움찔)
선우 그때 내가 했던 말. 진심이었어...니가 잘못한거 아니야
혜승 (눈물 그렁그렁해서 선우 보면)
선우 널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따로 있어.
그러니까 전부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해
혜승 (눈물 뚝 떨어지는)
선우 (미소짓는)괜찮아. 나도 다시 시작할거야.
나, 내 인생 포기하지 않아
혜승 (왈칵 눈물 쏟는)...미안해...미안해....
씬/70 D, 현재, 카페
혜승 마지막으로 본 선우는.. 절대 자살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어요. 밝은 얼굴로... 날 위로해 줬는데..
선우의 그 말 덕분에 견뎠어요. 다 잊어버리고..잊어버렸다고..
그렇게 믿으면서 살았는데..
해영 강혜승씨는 그렇게 살았겠죠.. 하지만, 우리 형은 아니었어요.
소년원을 나오자 마자, 자기 손으로 손목을 그어버렸다구요.
혜승 그럴 리가..
해영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형의 결백을 밝혀주세요.
그러려면 강혜승씨의 증언이 꼭 필요해요
혜승, 충격과 혼란에 패닉이 된다.
혜승 ...아니요.. 저 못해요..
남편이랑 딸이 있어요...어떻게 얻은 가족인데...
또 다시 가족을 잃을 순 없어요.
해영 강혜승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강혜승씨는 피해자에요.
혜승 ..그때, 내가 가장 힘들었던게 뭔지 알아요? 내 잘못이 아닌데..
사람들은 날 손가락질 했어요. 여자애가 처신을 어떻게
했길래.. 몸을 어떻게 굴렸길래..
15년전도.. 지금도 똑같아요. 난.. 그런 일을 또 다시 당하고
싶지 않아요.
해영 그럼 우리 형은요!
수현 그만해 이제
해영 강혜승씨!
혜승 죄송합니다...
급히 일어나 도망치듯 카페를 나가는 혜승.
해영이 뒤쫓아가려는데 수현이 해영을 붙잡는다.
수현 박해영! 성폭행 공소시효는 이미 끝났어. 증언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해영 (형에 대한 기억으로 감정이 폭발하는)
장태진이 어떤 인간인 줄 알아요? 아버지는 인주시멘트 사장이고
큰 아버지는 국회의원 장영철이에요. 지금도 인주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산다구요
수현 ......
해영 우리 형은 그 어린 나이에 죽었는데! 누명을 쓰고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버렸는데 정작 범인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그동안 나는... 나는...
수현 어쩔 수 없어...
해영,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
해영 ..아직 기회가 있어요. 지금은 몰라도 과거라면...
뭔가 방법이 있을거예요. 그때 진범을 잡는다면, 우리 형도..
이재한 형사님도 살릴 수 있을 수도 있어요.
수현 (멈칫)그게 무슨 소리야?
해영, 수현의 말에 대꾸도 없이 말릴 새도 없이 카페를 나가버린다.
수현, 그런 해영을 다급히 뒤쫓아 나가는데
택시에 올라타서 멀어지는 해영.
그런 해영을 바라보는 수현의 눈빛.
씬/71 N, 해영의 옥탑방
손에 쥐고있는 무전기를 바라보는 해영. 시계를 보면, 11시 21분이다.
해영, 다시 무전기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해영 (간절한)형사님 제발...제발....
씬/72 N, 과거, 기동차량 안
기동차량 뒷좌석, 재한의 옷자락 안에서 치치칙 무전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씬/73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계단
옥탑방 건물 계단을 올라가고있는 수현,
건물을 미심쩍은 표정으로 올려다본다.
-인서트
해영 ..아직 기회가 있어요. 지금은 몰라도 과거라면...
뭔가 방법이 있을거예요. 그때 진범을 잡는다면, 우리 형도..
이재한 형사님도 살릴 수 있을 수도 있어요.
-돌아오면, 수현, 건물을 올려다보는
씬/74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해영, 무전기에 대고 다급하게 말을 걸고 있다.
해영 이재한 형사님!! 형사님!!!
씬/75 N, 현재, 해영의 옥탑방 밖
해영의 문을 두드리려던 수현, 안에서 들려오는 ‘이재한 형사님!’ 하는
해영의 다급한 말소리에 멈칫한다.
수현 ...이재한 형사?
13부 끝
